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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전문

방송시간[월~금] 06:40, 12:40, 19:40
제작진진행: 이원화 변호사 / PD : 김세령 / 작가 : 강정연
'아내 팬티 줄까' 미끼 물었다…서울대 N번방 가해자 처벌 수위는?
2024-05-27 14:42 작게 크게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

■ 방송 : FM 94.5 (06:40~06:55, 12:40~12:55, 19:40~19:55)
■ 방송일 : 2024년 5월 27일 (월요일)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황근주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원화 : 이른바 N번방 사건. 다들 기억하실 겁니다. 당시 용의자의 신상을 공개하고 포토라인에 세우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의 청원 글은 역대 최다인 2687천여 명의 동의를 얻었고, 식을 줄 모르는 국민적 공분을 잠재우기 위해 경찰과 검찰, 정치권, 법조계까지 모두 손발을 걷어붙였습니다. N번방 사태가 우리 사회를 뒤흔든 지도 벌써 4년여의 세월이 흘렀는데요. 과연 현재 대한민국은 어떤 상황일까요? 정부 당국이 자신했던 대로 제2, 3N번방 사태는 더 이상 없었을까요? 또다시 터지고야 말았습니다. 이번에는 서울대판 N번방 사건인데요. 도대체 왜 이 악질적인 범죄들은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걸까요? 오늘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 X파일에서 이 내용 짚어보겠습니다. 오늘도 로엘 법무법인 황근주 변호사와 함께합니다. 변호사님 어서 오세요.

 

황근주 : 안녕하세요. 로열 법무법인의 황근주 변호사입니다.

 

이원화 : N번방 사건 아마 많은 분들이 기억하고 계실 겁니다. 당시 우리 사회를 정말 뒤흔들다시피 했던 사건이고 이 사건으로 법도 많이 개정됐잖아요?

 

황근주 : 정말 엄청난 사건이었죠. 범행 수법도 굉장히 악랄했고요. 어떻게 인간이 인간을 상대로 이런 범죄를 저지를 수 있을까 하는 생각까지 하게 한 사건이었습니다.

 

이원화 : 4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고 합니다만 그 상처가 여전히 아물지 않았다고 보거든요. 그런데 이번엔 서울대판 N번방 사건이 터졌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황근주 : 이번에 터진 서울대판 N번방 사건은요. 서울대 졸업생과 동문 등 5명의 남성이 서울대 여학생 등 60여 명에 달하는 여성들의 얼굴에 음란물을 합성해서 배포한 사건입니다. 이 중 가해자와 같이 서울대에 재학하거나 졸업한 피해자만 20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주범으로 알려진 박 씨와 강 씨는 학교에서 알게 된 피해 여성들의 SNS 프로필 사진 등에서 얼굴을 가져와 나체 사진과 같은 음란물에 합성하고 텔레그램을 통해 유포했습니다. 현재까지 서울대판 N번방에서 유포된 사진과 영상만 4천 건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원화 : 알려지기로는 피해자가 직접 찍은 영상은 아닌 것 같고요. 피해자의 사진을 이용한 딥페이크 영상이라고 하는 것 같더라고요.

 

황근주 : 네 그렇습니다. 박 씨와 강 씨를 비롯한 가해자들은 서울대 동문 여성들의 졸업 사진이나 SNS 사진 등을 나체 사진이나 성기 사진과 합성한 이른바 딥페이크 합성물을 제작해서 유포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원화 : 그런데 사건은 어떻게 드러나게 됐을까요?

 

황근주 : 옛말에도 꼬리가 길면 잡힌다고 했잖아요. 이 사건 피해자 중에 한 명이 영화 예매 정보를 얻으려고 텔레그램 어플을 설치를 했는데 다음 날부터 메시지 알람이 쉴 새 없이 울렸다고 합니다. 그 메시지에는 자신의 얼굴이 합성된 음란물로도 가득했다고 합니다. 이 여성이 메시지를 확인만 하고 답장이 없으니까 상대방은 너 이거 신고해봤자 못 잡아 나 잡을 방법이 딱 하나 있는데 답장하면 알려줄게라면서 피해자를 조롱하는 듯한 메시지도 보냈다고 합니다. 피해자가 상대방으로부터 계속 메시지를 받다 보니 이상하게 자기 주변에 있는 사람인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고, 피해자는 얼마 후에 같은 학교 친구들과 얘기하던 중에 친구들 중에서도 이런 일을 겪은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여기서 단서를 얻고 유사한 피해를 받은 사람들이 더 있는지 수소문을 해보니까요. 서울대 4개 학과 소속에 총 20여 명에 달하는 피해자들이 모두 유사한 메시지를 받은 것으로 확인이 되어서 추적의 단서가 잡히게 되었습니다.

 

이원화 : 피해 여성들이 모여서 가해자가 누군지 직접 찾아냈다면서요?

 

황근주 : 네 맞습니다. 피해 여성들은 도대체 누가 이런 짓을 했을까 생각을 했는데요. 합성된 사진이 모두 자신들의 SNS나 졸업 앨범에 있는 사진이었단 말이죠. 그렇다면 결국 자신의 SNS나 서울대 졸업 앨범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이 저지른 범행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피해 여성들끼리 공통적으로 알고 있는 사람을 추적해 보았는데요. 피해 여성들의 연락처에 공통적으로 저장되어 있던 한 사람을 찾았는데 그 사람은 한 씨였습니다. 결국에 피해 여성들이 모여서 가해자를 찾아낸 거죠.

 

이원화 : 그런데 그 시점, 그러니까 피해자들이 가해자를 추적해서 경찰에 신고한 시점이 언론에 보도된 최근이 아니라 훨씬 전에 일어난 일이라고 하던데 왜 이제야 난리가 난 겁니까?

 

황근주 : 피해 여성들이 텔레그램으로 이상한 메시지를 받았을 시점에는요. 경찰에 개별적으로 신고를 해서 수사가 진행이 됐던 것 같고요. 당시 수사로는 가해자 신상이 특정되지 않았고요. 그래서 피해 여성들이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한 씨를 찾아내서 경찰에 알렸지만 경찰에서는 한 씨와 해당 메시지 간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찾을 수가 없고, 한 씨의 휴대전화 등을 분석해도 관련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며 증거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피해자들은 이에 반발해서 이의신청과 항고도 제기했지만 모두 기각되었고요. 최종적으로 피해자들이 재정 신청을 했고 법원이 지난해 1121일 피해자들의 재정 신청을 인용해 한 씨는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이원화 : 여기서 재정 신청이라고 하셨는데 재정 신청이 뭔가요?

 

황근주 : 재정신청이라는 것은요. 우리 형사소송법 제260조에 규정된 제도인데요. 범죄 사실을 고소한 고소권자가 검사로부터 공소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통지를 받게 되면 법원에 곧바로 그 불기소 결정의 당부를 판단해 달라고 신청하는 제도를 의미합니다.

 

이원화 : 변호사님도 잘 아시겠지만 재정 신청이 받아들여진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황근주 : 네 그렇죠. 고소인으로서는 고소한 사건이 기소가 되면 좋겠지만 아시다시피 우리나라는 고소를 하는 데 별다른 법률적 제약이 없거든요. 그래서 고소 사건의 상당수가 불기소 결정이 되기도 하는데요. 불기소 결정에 대해서 재정 신청을 하려면 먼저 항고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재정 신청은 이 항고 절차까지 거친 다음에야 할 수 있기 때문에 재정신청이 받아들여지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이원화 : 최근에 보도에 나온 핵심 피의자 박 씨는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들과는 다른 사람인 거죠.

 

황근주 : 네 다른 사람입니다. 피해 여성들이 찾아낸 인물은 한 씨라는 인물이고요. 이 한 씨라는 인물이 재정신청이 인용되어 재판에 넘겨진 사람입니다. 지난달 구속된 인물은 박 씨라는 인물인데요. 현재 한 씨와 박 씨가 서로 연관이 있는지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만약에 서로 연관이 없다면 서울대판 N번방이 사실은 두 군데 이상에서 운영이 된 것이어서 상당한 파장이 일 것으로 보입니다.

 

이원화 : 가해자 중에서도 박 씨는 구속이 됐던데 왜 박 씨만 구속된 겁니까?

 

황근주 :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박 씨만 구속이 된 것은 아닙니다. 박 씨는 조사 과정에서 같은 서울대 동문인 강 씨로부터 딥페이크 합성물과 피해자들의 신상 정보를 받아 텔레그램에 유포한 것이라고 진술했습니다. 이 강 씨라는 인물도 최근에 구속 송치되었습니다. 이 외에도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A라는 인물도 마찬가지로 딥페이크 합성물을 제작해 구속된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발표된 바에 따르면 주범인 박 씨가 약 1800, 강 씨가 약 60여 개, A씨가 약 2000개 상당의 합성물을 제작했다고 합니다. 박씨, 강씨, A씨 이외에도 딥페이크 합성물 제작 및 배포에 관여한 범인이 2명 더 있다고 합니다.

 

이원화 : 경찰이 수사를 하고 있습니다만 걱정이 되는 게 N번방 사태를 돌이켜 보면요. 텔레그램이라는 어플리케이션의 특수성 때문에 수사가 어려움을 겪기도 했잖아요. 현재 진척 상황은 좀 어떻습니까?

 

황근주 : 현재 이미 박 씨, 강 씨를 비롯한 주범 5명은 확인이 된 상황이고요. 박 씨와 강 씨가 운영한 대화방은 금전을 목표로 한 대화방이 아니라고 합니다. 순전히 성적 욕구를 목적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합성물에다가 음란 행위를 하는 영상을 재촬영해서 서로 공유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박 씨가 검거된 것도 아내의 속옷을 주겠다는 식으로 유인한 덕분이었습니다. 박 씨와 강 씨가 운영한 대화방이 20개에 달하는 데다가 한 채팅방에는 50명이 넘는 인원이 있었다고 알려졌는데요. 채팅방에 참여한 인원들에 대한 수사도 이루어져야 할 것 같습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사건의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원화 : 변호사님께서 검찰에 계시지 않았습니까? 현재 돌아가는 상황 쭉 보면서 뭔가 좀 주목할 만한 지점이라든지 특이한 점 같은 건 혹시 없나요?

 

황근주 : 이런 종류의 사건은 주범이 검거된다고 해서 종결되는 것이 아닙니다. 결국에는 해당 대화방에 참석해서 합성물을 받아간 사람들도 또 다른 범죄를 저지른 것이거든요. 특히 이 사건의 경우에는 아동청소년과 관련된 합성물도 있었다는 것 같고요. 아마도 경찰은 이 대화방에 참석했던 사람들까지 끝까지 추적을 해서 합성물 공유 및 배포에 대한 여부를 수사할 것으로 보입니다. 유사한 사건에서도 마찬가지지만 텔레그램이나 트위터 같은 SNS를 사용한다고 해서 잡히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이원화 : 앞서 잠시 언급했습니다만 N번방 사건 이후에 성폭력 처벌법부터 형법까지 굉장히 많은 법안들이 개정됐었잖아요. 그래서 이걸 통칭해서 ‘N번방 방지법이렇게 부르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궁금한 건 딥페이크를 활용한 음란물이잖아요. 물론 피해자의 얼굴을 활용하긴 했습니다만 이 부분 때문에 혹시 처벌 수위나 혐의가 달라지지 않을까 우려스럽기도 하거든요?

 

황근주 :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의 2 규정에 따르면 딥페이크를 활용한 허위 영상물도 단속의 대상이 됩니다. 또한 대법원 양형위원회 양형 기준에 따르면 딥페이크를 이용한 범죄나 단순 촬영물을 이용한 범죄나 양형 기준이 그리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는 것 같아요. 일단 두 범죄의 법정형을 비교를 해보더라도 사람의 신체에 대한 직접적인 촬영 및 배포 행위는 각 징역 7년 이하, 허위 영상물의 제작 및 배포 행위는 각 징역 5년 이하에 해당하거든요. 그런데 이번 사건과 같이 피해자가 수십 명에 이르고 제작된 영상도 수천 건인 데다가 사실 피해자가 겪는 고통의 정도도 실제 사람의 신체냐 아니면 딥페이크 영상물이냐에 따라서 그리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아마도 향후 재판 과정에서 법원도 이러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해서 형을 선고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원화 : 그리고 N번방 사건 때도 논란이 된 부분입니다만 대화방에 들어와서 해당 영상을 보고 소지하고 대화도 하면서 동조했던 이들도 공범으로 봐야 한다, 이들 역시 가해자다 이런 비판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이번에도 사실 마찬가지거든요. 이 부분 법적으로 처벌 가능할까요?

 

황근주 : 이 부분은 해당 음란물이 무엇이냐에 따라서 다를 것 같습니다. 현행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는 허위 영상물을 단순 시청 및 소지한 경우까지 처벌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해당 영상물에 아동청소년이 등장한다면 소지 및 시청 사실만으로도 형사 처벌 대상이 됩니다. 여기서 주의하셔야 할 것이 이 사건에서는 피해 여성들의 SNS 사진을 합성했다고 했잖아요. 그렇다면 피해 여성들의 얼굴에 아동 청소년처럼 보이는 신체를 합성한 합성물도 있을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이 경우에는 소지 또는 구입 또는 시청한 것만으로도 범죄행위가 됩니다. 그리고 대화방 참가자들이 해당 합성물에다가 다시 음란 행위를 하는 장면을 촬영해서 공유하기도 했다고 말씀을 드렸는데요. 이러한 행위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3조 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 행위에 해당되어 형사처벌의 대상이 됩니다. 이러나 저러나 대화방 참가자들도 형사 처벌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원화 : 사건 X파일 오늘은 서울대판 N번방 사건 짚어봤습니다.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인 상황이라 앞으로 또 어떤 범죄 사실들이 밝혀질지 놓치지 말고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오늘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 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X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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