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라디오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06:47~06:57, 12:47~12:57, 19:47~19:57)

■ 진행 : 이승우 변호사

■ 방송일 : 2024년 2월 13일 (화요일)

■ 대담 : 김미강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친족간에 일어난 강제추행, 처벌 수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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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우 변호사(이하 이승우) > 사건파일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생활속 법률 히어로 이승우 변호사입니다! 오늘 함께 열어볼 사건 파일은 ‘강제추행’ 사건입니다. 강제추행 사건은 항상 객관적인 증거가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성범죄 사건은 대체로 진술과 진술이 부딪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오래전에 발생한 강제추행 사건은 더욱 그렇습니다. 천안 동남경찰서 스토킹솔루션협의회 위원인 김미강 형사 전문 변호사와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변호사님?

◆ 김미강 변호사(이하 김미강) > 네. 안녕하세요.

◇ 이승우 > 바로 사건 파일을 열어보죠. 친족 간에 일어난 강제추행 사건이었죠?

◆ 김미강 > 그렇습니다. A는 10여년 전인 2009년부터 2010년에 걸쳐 당시 중학생이었던 사촌 동생을 추행하였다는 혐의를 받고 있었습니다. 나름대로 많은 사람들을 만나왔다고 생각했지만, 처음 만난 A는 참 표정이 허무해 보였습니다. 사촌동생이라지만 고소인과 나이 차가 많이 나서 이렇다 할 친분도 없었는데, 순식간에 자신이 10여년 전 고소인을 추행한 피의자가 된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하였습니다. A는 오직 진실을 밝히겠다는 간절한 마음뿐이었습니다.

◇ 이승우 > 갑자기 10여년 전에 강제 추행을 했다는 혐의를 받으면 굉장히 당황스러울 것 같은데요. 먼저 혐의에 대해서 하나하나 짚어보죠. 친족강제추행에서 이 ‘친족’의 범위를 어디까지 볼 수 있는 건가요?

◆ 김미강 > 성폭력특례법에 따르면 친족강제추행에서 ‘친족’의 범위란 4촌 이내의 혈족, 인척, 그리고 동거하는 친족을 포함할 뿐만 아니라 ‘사실상’의 관계에 의한 친족도 포함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관계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가 있으면 사실혼 관계도 친족으로 인정되는 것이지요. 즉, 사실혼 관계에 있는 배우자의 청소년 자녀를 추행하였을 경우 ‘친족강제추행’으로 가중처벌받게 됩니다.

◇ 이승우 > 오늘 사건은 10년도 지난 시점에서 고소가 진행됐는데요. 다른 혐의라면 공소시효가 지날 수 있는데, 친족강제추행은 다른 것 같네요?

◆ 김미강 > 친족강제추행의 공소시효가 언제부터 진행되는지 일반인의 입장에서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친족 간 성범죄는 사건 당시 피해자가 아동, 청소년일 경우 그들이 성인이 된 날로부터 10년의 공소시효가 진행되며, 추행 당시 피해자가 13세 미만 미성년자일 경우 공소시효 자체가 아예 적용되지 않습니다.

◇ 이승우 > 피해자가 성인이 되고부터 공소시효가 진행된다는 점이 특징인데, 일반 강제추행 혐의보다 처벌도 더 높게 진행되죠?

◆ 김미강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5조 제2항은 ‘친족관계인 사람이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제추행한 경우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일반 강제추행과 달리 벌금형 규정이 없는데, 친족을 대상으로 한 범죄인 만큼 그 중대성을 고려하여 강력하게 처벌하고 있는 것입니다.

◇ 이승우 > 다시 사건으로 돌아갑시다. 10여년 전 일로 고소를 한 만큼 변호 과정이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어떻게 사건이 진행되었나요?

◆ 김미강 > 이 사건에서 A는 ‘사촌동생을 추행한 사실이 없었다’는 점에서 자신의 결백을 믿어달라고 얘기하였지만, 10여년 전의 일이었던 만큼 해당 행위가 ‘없었다’라는 사실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 역시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A와 상당히 많은 시간을 들여 상담, 대화, 면담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고소인이 사건 발생일로 특정한 날의 전·후 시점에 관하여 최대한 구체적인 진술을 확보하였으며, 당시 사건이 발생한 주택에 함께 거주하거나 방문하였던 친족들의 진술을 취합함으로써 기초적인 사실관계를 파악하였습니다. 이후 의뢰인의 경찰 조사과정에 동석하여 고소인 주장 및 A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한 사정들을 살폈고, 조사 후에는 곧바로 서로 배치되는 두 사람의 주장을 정리하였습니다. 다툼이 없는 사실관계와 고소인 진술을 꼼꼼하게 비교한 결과, ‘피해 시점’이나 ‘사건 당시 의뢰인 가족의 생활 습관’ 등에 비추어 고소인 진술이 상당 부분 모순되는 점을 발견하였습니다.

◇ 이승우 > 오래된 사건일수록 진술 확보와 사실 관계 파악이 중요하죠. 어떤 부분에서 고소인과 차이가 났나요?

◆ 김미강 > 가령, 고소인은 외가 식구들이 의뢰인의 집에 모이는 날이면 각자 자는 자리가 정해져 있어, 매번 거실의 같은 자리에서 A와 잠을 잤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고소인 진술과는 달리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A는 학업을 위해 방이 따로 마련되어 있었기 때문에 의뢰인이 식구들과 다 함께 모여 자는 일은 없었습니다. 당시 거주하던 주택의 평면도 및 사진 역시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해주었습니다. 또한, 고소인은 이 사건 범행이 한겨울에 거실에서 다 같이 모여 잠을 자던 중 발생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위 주택은 ‘에어컨’이 달려있어 할머니가 쓰고 있던 큰방, ‘고등학생’인 A의 학업을 위해 따로 마련한 의뢰인방, 거실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즉, 개인 방이 있는 할머니와 A를 제외한 식구들은 여름에는 모두 거실에 모여 잤으나 겨울이 되면 추운 날씨 탓에 의뢰인을 제외하고는 큰 방인 할머니방에 모두 모여 잠들곤 하였습니다. 따라서 ‘겨울’에 모든 식구가 ‘거실’에서 잠을 잤다는 피해자의 증언은 더욱 신빙하기 어려웠습니다.

◇ 이승우 > 범행이 일어났다고 주장한 장소에 모순이 발생했었고, 여기에 추가로 결정적인 포인트가 남아있었죠?

◆ 김미강 > 고소인의 고소 동기가 의심스러운 정황도 존재했습니다. 고소인은 어린 시절 부모님을 잃고 고소인의 외삼촌이 사실상 아버지 역할을 하며 고소인을 돌보아 왔습니다. 그런데 고소인이 성인이 되어 결혼을 한 후에도 고소인은 계속하여 외삼촌에게 생활비를 요구하였습니다. 결국 외삼촌은 더 이상의 지원을 거절하였습니다. 고소인은 외삼촌의 지원이 끊긴 후에 연락조차 하지 않고 지내던 의뢰인의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하였는데 의뢰인의 어머니가 이를 거절하자 돌연 의뢰인을 고소하였습니다. 결국 경찰단계에서 변호인의 주장을 받아들여 의뢰인에게 혐의 없음의 불송치 결정을 받았고 누명을 벗을 수 있었습니다.

◇ 이승우 > 오늘 친족강제추행 무혐의 사건을 다뤄봤는데요. 이 사건을 통해 청취자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 김미강 > 오늘 살펴본 사례는 결백을 밝혀야 하는 입장이었지만, 사실 친족강제추행은 친족이라는 특성 때문에 피해자의 범죄신고율이 낮습니다. 어릴 적 발생한 친족 간 성범죄로 지금이라도 가해자를 처벌하기 원한다면 앞서 말씀드린 공소시효를 확인해보시고, 법리적인 검토에 어려움을 겪으실 경우 법률전문가인 변호사의 상담을 통해 법적 대응에 나서시기를 권합니다.

◇ 이승우 >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김미강 변호사와 함께 했습니다.

◆ 김미강 : 감사합니다.

◇ 이승우 > 내일도 사건에서 여러분들을 구해줄 사건파일, 함께 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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