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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진행: 이성규 / PD: 박준범 / 작가: 이혜민
[잠시만요] 최은주 서울시립미술관장"세계 미술계, 서울에 관심 높아"
2023-08-22 16:03 작게 크게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날짜 : 2023820(일요일)

진행 : 이성규 교수

대담 : 최은주 서울시립미술관 관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잠시만요] 최은주 서울시립미술관장"세계 미술계, 서울에 관심 높아"

 

이성규 교수(이하 이성규)> 우리 삶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미술, 어떻게 하면 미술관이 우리 사회에 더 나은 역할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해 늘 고민하고 계신 분입니다. 오늘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의 주인공은 최은주 서울시립미술관 관장님입니다.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최은주 서울시립미술관 관장(이하 최은주)> , 안녕하세요.

 

이성규> 요즘 바쁘시죠? 호퍼전 때문에.

 

최은주> 많이 바빴습니다.

 

이성규> 청취자 여러분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최은주> 저는 지금 서울시립미술관 관장으로 일하고 있는 최은주라고 합니다.

 

이성규> 간단하게 소개하셨는데 올해에 부임하셨죠?

 

최은주> , 3월에 부임했어요.

 

이성규> 그리고 1990년대 초반부터 국립현대미술관에서 20년 넘게 계셨더라고요. 계속 이쪽 일을 하고 계신데 서양화를 전공하셨다고 그러더라고요.

 

최은주> , 그림 그렸습니다.

 

이성규> 지금도 그리고 계시죠?

 

최은주> 못 그려요.

 

이성규> 일이 바쁘시군요.

 

최은주> 전시 기획하고 그러는 게 그림 그리는 일하고 비슷해요.

 

이성규> 기획도 그림이죠? 설계고요.

 

최은주> 그렇죠. 이렇게 빈 캔버스 놓고 첫 구상 하고 그다음에 구체화시키고 완성시킬 때까지 과정 비슷하다고 생각을 해요.

 

이성규> 그런데 서양화와를 들어가실 때가 궁금해요. 어떻게 해서 들어가셨어요?

 

최은주> 열심히 그림 그렸어요. 제가 80년대 초반 학번인데요. 그때도 그림 그리는 학생들 청소년들은 사실은 서양화와를 가는 게 제일 큰 목표였어요. 그때는 아직 사회가 이렇게 다변화 안 돼 있으니까 일단 그림 그리겠다 하면 서양화와를 가서 인체도 그리고 풍경도 그리고 이래 가면서 자기 세계를 찾아보겠다 하는 학생들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아무튼 서양화와에 들어가게 됐고 대학교 4년 내내 열심히 그렸고요. 대학원 때도 그림 그리고 그러다가 큐레이터가 됐습니다.

 

이성규> 어떤 마음으로 그렇게 하셨어요?

 

최은주> 대학 졸업하고 나서 대학원을 가려고 하는데 굉장히 고민했어요. 제 진로에 대해서. 정말 어렸을 때부터 그림을 그렸어요. 제 기억에는 벌써 초등학교 2학년 때는 그림을 그리고 있었던 것 같아요. 초등학교 2학년 때 선생님이 계시고 초등학교 4학년 이럴 때부터는 본격적으로, 이제 지금은 아주 유명한 화가신데 선생님 작업실에 가서 학교 끝나고서는 노상 그림을 그렸어요. 그림 그리고 그랬는데 준비 잘해서 대학 갔고 졸업을 할 때가 됐는데 고민을 많이 한 거예요. 뭐냐면 내가 정말 그림만 그리고 평생을 살 수 있는가, 그리고 그만한 열정이 있는가 스스로한테 물어본 거예요. 그런데 제가 제 자신을 관찰을 해봤을 때 책 보는 게 더 맞는 것 같았어요. 책을 봐야겠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그 생각을 하면서 좀 변명 아닌 변명을 속으로 저 혼자 하고 있었던 건 뭐냐 하면, 그림을 잘 그리려면 대학원에 가서 한 2년 동안 책을 열심히 보고 공부를 열심히 해서 좋은 그림을 그려야 되겠다. 이런 생각도 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대학원 전공 선택을 할 때 저희 서양화과 전공 안에 서양화 실기 전공하고 미술 이론 전공이 있었어요. 그런데 미술 이론 전공을 택한 거예요. 그렇게 공부를 시작을 했고 2년 열심히 책을 봤어요. 책 보고 논문 쓰고, 그러고서는 이제 어느 정도 미술사, 미술 이론, 미술 비평에 대한 기본적인 틀은 갖춰졌다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지도교수님이 저한테 전화를 하신 거예요. 제가 졸업은 2월에 했겠죠. 근데 5월에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처음으로 시험을 통해서 큐레이터를 뽑겠다. 이런 공고를 낸 거예요. 그래서 그 문서를 보여주시면서 너 이거 꼭 해라. 지도 교수님이 사실은 좀 이끌어 주셨어요. 그 당시에 그 공문이 총장 추천으로 각 학교마다 두 사람을 추천을 받아서 특별 채용 시험을 보는 거예요.

 

이성규> 한정 특별 채용이네요?

 

최은주> 그렇죠. 그래서 기억나요 시험 과목이 7과목이었어요.

 

이성규> 어우, 왜 이렇게 많아요?

 

최은주> 다 기억나요. 뭐냐 하면 국어, 영어, 한국사, 문화사, 국민 윤리.

 

이성규> 국민 윤리요?

 

최은주> 공무원으로 뽑는 거니까요. 그래서 5과목은 오지선다 시험이고요. 두 과목은 논문 시험이에요. 그래서 저 같은 경우에는 서양미술사하고 현대미술론 시험을 봤고 패스를 해서.

 

이성규> 그때 한 분 뽑으셨어요?

 

최은주> 아니요. 다섯 사람 뽑았어요. 다섯 사람 뽑았는데 세 분은 그전에 미술관에서 계약직으로 일했던 분이고 두 사람이 뚫고 들어갔죠. 그래서 다섯 사람이 일을 시작을 했습니다. 정확하게는 1989년 그때부터 학예사가 되죠.

 

이성규> 그분들이 주로 초창기 선구적인 큐레이터군요. 여기저기 다 활동하시겠네요?

 

최은주> , 작가로 돌아가신 분도 있고요. 지금 사립미술관 관장으로 일하고 있는 사람도 있고요. 그다음에 미술사로 더 매진하셔서 대학 교수 되신 분들도 있어요.

 

이성규> 그 미술에 대한 관심이 그래도 예전보다는 많이 높아진 것 같아요. 이게 사회 발전하고 같이 맞물려 가나요?

 

최은주> 당연하죠. 제가 그때 큐레이터로 초창기 활동했을 때 국민소득이 1인당 만 불이 안 됐었던 걸로 기억해요. 8천 불, 막 이랬어요. 근데 90년대 초반부터 제가 세계 여러 나라를 돌아다닌 거예요. 전시 기획하기 위해서 영국도 가고 일본도 가고 또 벨기에, 이런 나라도 가보고 하는데 저희하고 사는 방식이 틀려요. 그런데 물론 문화 예술 기획자고 그림을 전공했기 때문에 그랬는지 모르지만 제 눈에 뭐가 보였냐면 미술 영역에서만 봐도 이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 미술이 완전히 녹아있네? 이런 생각을 한 거예요. 그런데 그때 그래서 조금 더 들여다보니 적어도 국민소득이 3만 불 넘어가는 나라는 그런 문화 예술적인 저변이 형성이 돼 있더라고요. 그래서 그때부터 돌아와서 제가 동료 큐레이터들하고 대화를 하면서 이런 얘기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뭐냐 하면 국민소득이 3만 불 넘어가면 우리는 달라질 거다. 그런 얘기를 했거든요. 그런데 코로나 시기를 겪었는데 그 이전에 3만 불이 넘었잖아요. 그리고 아마 올해가 35천 불, 이런 정도인 것 같은데 사회 현상이라는 게 여러 현상들이 겹쳐지죠. 겹쳐지는데 특히 이 COVID-19 이 시기를 경과를 하면서 사람들이 문화예술에 대한 어떤 접근, 이런 부분에 더 적극적으로 변한 거 아닌가. 이런 걸 느껴요. 근데 그 기저에는 우리의 소득 수준 그다음에 소득 수준에 맞게 사람들이 선택하는 어떤 삶의 방식들, 이런 것들도 작용하고 있구나. 이렇게 느끼고 있습니.

 

이성규> 이쪽에도 수렴 이론 이런 게 약간 적용이 될 수 있을지 생각이 드네요. 그러면서 또 미술도 대중화가 되고 있는 거죠?

 

최은주> , 잠깐 말씀하셨지만 호퍼전. 지금 에드워드 호퍼라고 미국의 국민화가죠. 그 전시를 하고 있는데 이제 곧 30만 명이 넘을 것 같아요.

 

이성규> 원래 목표는 몇 명이었어요?

 

최은주> 30만 명, 근데 30만 명 넘어서 한 32~33만 명까지 가지 않을까. 이렇게 기대를 하고 있거든요. 근데 제가 전시장에 거의 매일 나가보는데 정말 젊은 층들이 많이 오는 거예요. 요즘 MZ 세대라고 하는 그들이 오는데 자발적으로 오는 게 느껴져요. 친구들하고 혹은 가족들하고 오는 게 보이는데 그들의 어떤 접근을 보면 미술 문화가 이제는 어느 일정 계층만 누리는 그런 영역이 아니라 정말 이 사람들이 보고 싶어서 오는구나. 어떤 이 기회를 갖고 싶어 하는 거를 발견하게끔 하는 대중성이 보이는 거예요. 그래서 요즘 영화관 관객이 줄었잖아요. 미술계에선 뭐라고 하냐면 영화관에 가는 사람들이 미술관으로 오고 있다라는 얘기를 합니다. 지금 그런 기점에 서있다고 생각이 돼요.

 

이성규> 그렇게 대중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저는 아직도 미술이 어려워요. 어떻게 감상해야 될지, 뭐 그리는 건 저는 엄두도 안 나고.

 

최은주> 제가 그런 분들한테 이런 말씀 드리죠. 제가 미술관 투어를 수천 번을 했거든요. 정말 많이 했죠. 정말 어린아이들하고도 같이 돌기도 하고 대학생들하고 돌기도 하고 또 VIP들하고 돌기도 했는데, 미술관을 쭉 돌고 나면 이런 반응들이셨어요. “아유 뭘 봤는지 모르겠네.” 너무 많이 봐서. 두 번째 어떻게 봐야 될지 모르겠네. 하나도 이해가 안 되네.”

 

이성규> 딱 제 말씀을 하시는 것 같네요.

 

최은주> 그리고 심지어 어떤 분들은 어지럽고 메스꺼워.” 이런 얘기도 하세요. 왜냐면 갑자기 모르던 정보들이 막 들어오니까. 저기 뮤지엄 전문 용어로는 뮤지엄 퍼티그(Museum Fatigue)라고 그래요.

 

이성규> 열병, 피로감.

 

최은주> , 그런 용어가 있어요. 그렇게 돌고 나서 드린 말씀이 있어요. 뭐냐 하면 정말 오늘 많은 그림들 보셨는데, 또 설명도 많이 들으셨는데 다 잊어버리셔도 좋다. 그런데 오늘 본 그림 중에 한 장의 그림이라도 생각이 나신다면 그 그림을 한 번 곱씹어서 생각을 해보시고 그 이미지도 떠올려보시라고 말씀을 드리거든요. 그래서 집으로 돌아가셔서 눈을 감고 생각해도 그 그림이 생각이 나고 천정을 봐도 그 그림이 생각이 나고 하면 왜 내가 이 그림에 이렇게 끌렸을까, 그게 시작인 거예요. 그래서 그 끌린 그림에 대해서, 또 그 그림을 그린 작가에 대해서 하나씩 좀 알아가시잖아요. 그러면은 어 느 틈엔가 길이 보이죠. 길이 보이고 관심이 생기고 그리고 요즘은 정보도 접근하기만 하면 넘쳐나는 세상이잖아요. 그러니까 그렇게 하나씩 하나씩 얹어가시면 어느 틈엔가 미술 애호가가 되실 수 있어요.

 

이성규> 그런 와중에 장애인 소외계층, 이런 쪽에 대한 기획. 이런 부분들도 하셨더라고요?

 

최은주> ,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제가 직접 한 거는 아니고 제가 이제 서울시립미술관에 와서 여러 기록들을 보니까 정말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어요. 뭐냐면 일단은 작품을 이해하게 하는 해석의 문제, 혹은 작품을 접근하게 하는 접근성의 문제를 위해서 미술관이 정말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도슨트라고 그러잖아요. 작품을 설명해주는 안내자죠. 도슨트를 아예 수어 도슨트를 도입을 한다든가 혹은 시각장애인을 위해서는 전시장에 왔을 때 직접 체험을 하게 하는 촉각적인 전시를 기획을 한다든가, 더 적극적인 방식은 뭐냐면 작품에 대한 해설, 전시에 대한 해설을 할 때 아예 서울시립미술관은 쉬운 설명 글쓰기를 하고 있어요. 그래야만 이 미술관에 오는 분들이 저항감을 안 가지고 혹은 격리감을 안 가지고 미술에 쉽게 접근할 수가 있잖아요. 그래서 그런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고요. 그리고 또 어떤 경우에는 발달장애인들하고 미술을 기반으로 하되 몸으로서 미술을 이해하기 같은 체험적인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도 해요. 혹은 시니어 계층을 위해서는 특히 알츠하이머, 파킨슨씨병 앓는 분들을 위해서 미술을 통한 좋은 자극을 줄 수 있는 시도도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프로그램들은 연중 계속 삽입되고 있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그런데 자료를 보다가 아주 재미있는 자료를 발견을 했어요. 2년 전, 20216월에 저희 미술관 분관 중에 하나인데요. 노원구에 북서울미술관이 있습니다. 거기가 커뮤니티 중심 미술관이거든요. 거기서 너무 좋은 전시를 기획을 했더라고요. 전시 제목이 너무 흥미로웠는데 <길은 너무나 길고 종이는 조그맣기 때문에> 이런 전시를 했어요.

 

이성규> 길은 너무나 길고 종이는 조그맣기 때문에.

 

최은주> , 그리고 초청 작가들은 누구였냐 바로 발달장애인을 비롯한 아주 특수한 영역에 속한 그분들의 예술 세계. 그래서 그들을 예술가로 인정하고 큰 전시를 기획을 했거든요. 근데 그 전시가 반응이 좋았습니다.

 

이성규> 앞으로도 계속 이런 일을 좀 더 활발하게 하시겠죠?

 

최은주> 당연하죠. 왜냐하면 이제는 미술관이라는 곳이 그냥 일방적으로 작품을 보여주고 끝나는 곳이 아니라 정말 사람들의 삶하고 같이 가는 공간이거든요. 근데 서울시립미술관이 추구하고 있는 가치, 그거를 더 좁히면 의제 중에 하나가 연결성이에요.

 

이성규> YTN 라디오 이성규의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오늘은 최은주 서울시립미술관 관장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관장님, 우리가 이때쯤 노래를 하나 들어요.

 

최은주> 고민을 했는데요. 나이를 먹었는지 요즘 운전하다가 노랫말이 탁탁 귀에 들어오는 경우가 있어요. 그런데 조용필 선생님의 <바람의 노래>, 그 가사가 대단하던데요.

 

이성규> 한 소절 좀 소개시켜주시겠어요?

 

최은주> 어떤 내용이냐면 이제는 알게 될까.’ 그러니까 이게 젊은 사람들을 위한 노래는 아니에요. 어느 정도 나이를 먹어서 이렇게 세상을 살아본 사람들이 느끼는 그런 감수성을 전하고 있는데요. 결론은 결국은 세상을 사랑으로서 바라보자.’ 이런 얘기예요.

 

이성규> 조용필의 <바람의 노래> 듣고 오겠습니다.

 

조용필 바람의 노래

 

이성규> 최은주 관장께서 소개하신 조용필의 <바람의 노래> 듣고 오셨습니다. 이성규의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서울시립미술관의 최은주 관장입니다. 관장님, ‘미술관 그러면 우리는 뛰지 마세요.’, ‘만지지 마세요.’ 이 생각이 많이 나는데. 노키즈존, 그런데 지금 서울미술관에서는 좀 다른 존도 있다면서요?

 

최은주> , 굉장히 개방적이죠. 심지어 그 지금 <터치미텔>이라는 전시도 진행 중이에요. 그거는 만져보라는 거예요.

 

이성규> 그리고 얘기하라.

 

최은주> 얘기하라. 그러니까 왜 이렇게 신체에 대해서 사실은 금기시하는 것들이 많잖아요. 그런데 적극적으로 만져보고 그거를 미술의 영역 안에서 소화해보고 아이들이 참여해서 자신의 체험을 얘기하는 그런 전시도 기획을 하고 있어요. 그만큼 개방성을 갖고 있다는 거고 시도하고 있다는 거고요.

 

이성규> 그거 언제쯤 그게 실현될까요?

 

최은주> 그런데 작품마다 다를 수 있어요. 예를 들면 작품도 사람하고 비슷하거든요. 예민한 작품은 건들면 안 되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작품은 그렇게 가게 해야 되는 거고요. 하지만 서로 상호작용하게 하는 그런 영역에 속해 있는 작품들은 큐레이터들도 굉장히 적극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사실은 그런 영역이 어디까지, 어떤 한계를 넘을까는 계속 저희한테도 도전 과제인 것 같아요. 더 많이 시도할 것 같아요. 소리도 들어보게 하고 냄새도 맡아보게 하고 절대로 눈으로만 보지 않는 어떤 미술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성규> 아까도 시각장애인에 관한 프로그램 말씀도 하셨고, 여러 가지 보니까 이런 분들을 동행 파트너로 삼아서 같이 가자는 커다란 서울시 동행 프로그램 안에 들어가 있는 느낌도 들고요. 그런데 이런 프로그램들이 이제 앞으로 좀 더 다양하게 발전해야 되지 않겠어요?

 

최은주> 그래서 저희가 사실은 자문도 많이 구하고 있어요. 이게 미술 영역에서만 어떤 일들을 바라보는 사람들하고 직접 장애와 관련된 실질적인 일에 종사하시는 분들하고 보는 차원이 다르잖아요. 그래서 저희가 적극적으로 자문도 받아가면서 어떡하면 이런 보이지 않는 장애들을, 그러니까 문화 예술을 체험하게 하는 그 장애물을 얘기해요. 그런 것들을 극복해 나갈까. 더 개방적으로 갈까. 더 적극적으로 갈까를 끊임없이 얘기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결과로 뭔가 작은 프로그램에서부터 큰 크기의 프로그램까지 계속해서 제공될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성규> 앞으로 정체성 중에서도 어떤 점에 가장 중점을 두고 미술관을 운영할 계획이십니까?

 

최은주> 이 서울시립미술관, SeMA(세마)라고 하는 이 기관을 사실은 들여다보는 시간이 있었어요. 무슨 생각을 했냐면 대한민국에 굵직한 미술관들이 있거든요. 국립현대미술관, 삼성리움미술관 그리고 전국 단위로 보면 지자체마다 대표하는 미술관들이 있어요. 서울시립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이렇게 쭉 있는데 그중에 서울시립미술관은 어떤 위치에 있으며 어떤 정체성을 가질 것이냐. 이런 고민을 하잖아요. 그런데 제가 지금 집중해서 보고 있는 지점은 뭐냐면 서울시립미술관은 명실상부하게 정말 세계적인 도시 서울의 단 하나뿐인 시립미술관이거든요. 현대미술을 다루는. 그래서 이런 어떤 대표성, 상징성, 정체성을 누구나 인정하는 그런 수준까지 끌어올리고 싶습니다. 그 얘기는 뭐냐면 런던에 가면 테이트미술관이 있고 뉴욕에 가면 모마, 휘트니, 구겐하임이 있잖아요. 그래서 세계인들이 봤을 때 서울에 가면 세마를 꼭 가야겠다. 세마를 가면 서울의 문화예술의 지형도를 한 번에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서울 시민들의 문화 예술의 수준을 알 수 있다. 이런 기관으로 성장시키는 게 저의 목표고 또 세마가 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성규> 그런 여정에서 향후 계획과 함께 마무리 말씀 부탁드립니다.

 

최은주> 요즘 세계 미술계에서 서울에 대한 관심이 정말 높아요. 저한테도 메일이 계속 들어오는데 정말 서울에 오고 싶어해요. 그리고 세마하고 같이 일을 하고 싶어요. 이런 분위기, 이런 상황에서 정말 수준 높은, 그 해에 최고의 전시가 세마에 있었다. 그 해 최고의 교육 프로그램이 세마에서 진행됐다. 이런 얘기를 듣고 싶은 거예요. 그렇게 가고자 합니다.

 

이성규> ,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서울시립미술관의 최은주 관장과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최 관장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최은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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