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날짜 : 2023년 8월 13일 (일요일)
■ 진행 : 이성규 교수
■ 대담 : 최백호 가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잠시만요] 최백호"요즘 정치인들 쇼하는 듯, 국민은 극단으로 분열...걱정 돼"
◇ 이성규 교수(이하 이성규)> 여러분은 가장 오래 해보신 일이 무엇인가요? 얼마나 오래 해보셨나요? 46년 동안 노래를 불러온 사람이 있습니다. 꾸준함이 없다면 좋아하는 일이어도, 잘 하는 일이어도 그 오랜 세월 동안 지속하기 쉽지 않을 겁니다. 아이유, 지코, 타이거JK 등 젊은 뮤지션들과 협업도 하고 또 세대를 뛰어넘는 음악 활동을 종횡무진 이어오고 있는 분입니다. 오늘의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의 주인공은 가수 최백호 씨입니다.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최백호 가수(이하 최백호)> 네, 안녕하세요.
◇ 이성규> 건강하시죠?
◆ 최백호> 이제 나이가 드니까 여기저기 조금씩 아픕니다.
◇ 이성규> 청취자 여러분께 인사 한번 해주시죠.
◆ 최백호> 안녕하세요. 46년을 어떻게 해왔네요. ‘꾸준함’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저는 꾸준함이라기보다는 팔자다. 팔자가 다른 걸 못하게, 못 떠나게, 다른 걸 해보려고 많이 시도를 해봤는데 다 실패를 하고 다시 돌아오고 이렇게 오랫동안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 이성규> 노래도 노래지만 사실은 진행자도 오래 하셨는데 ‘최백호의 낭만시대’ 진행하시는 분을 또 모셔놓으니까 아주 제가 긴장이 좀 됩니다. 라디오 하신 지 얼마나 되셨죠?
◆ 최백호> 이제 16년 차에 들었습니다.
◇ 이성규> 16년 차, PD도 버스 타고 집에 갈 때 늘 들었다고 하던데 16년 차이시군요.
◆ 최백호> 버스나 택시에서 많이 들으신다고 얘기 들었습니다.
◇ 이성규> 이거는 오랫동안 46년 동안 노래하신 선생님한테 적합한 질문일지는 모르겠는데 노래가 왜 좋으셨어요? 언제부터 하셨어요?
◆ 최백호> 저는 어릴 때는 노래를 안 했습니다. 그러니까 어디 가서 노래 잘하는 아이들 있잖아요. 그런 아이는 아니었고 저는 어릴 때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었어요. 그래서 그림을 그리고 했지 어디 가서 노래를 한 기억은 없거든요. 그 20살에 어머님이 돌아가셨는데 그 이후로 운명이 이렇게 바뀌었어요. 그러니까 물론 그때는 이제 다 기타를 칠 수 있으니까 기타를 치고는 했지만 기타를 치면서 가수가 되리라는 꿈은 전혀 가지지도 않았어요. 그런데 그때부터 묘하게 그러니까 노래가 좋아서라기보다는 생계를 위해서 노래를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시작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노래를 좋아해서 가수가 될 거야, 이런 생각은 전혀 없었습니다.
◇ 이성규> 그러면 생계로 시작을 하셨으면 처음에 통기타를 메고 무대에서 불러주는데 가셔서 막 노래하시고 그러셨겠네요?
◆ 최백호> 네, 그때는 많이 있었거든요. 저희 때는요. 60년대 후반, 70년대 초반에는 정말 기타 못 치면 간첩이라고 했죠. 기타 치면서 노래 조금만 하면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어요.
◇ 이성규> 그 당시는, 그런 카페들이 지금은 이제 많이 없어졌는데.
◆ 최백호> 지금 많이 없어졌죠.
◇ 이성규> 라이브 카페 이런 게 꽤 많았죠.
◆ 최백호> 그렇습니다.
◇ 이성규> 그럼 그때는 그 선생님 노래 아닌 다른 사람 노래도 처음에는 좀 하셨겠네요?
◆ 최백호> 물론이죠. 그때는 제 노래가 없었죠. 그러니까 제가 많이 부른 건 물밀듯이 밀려오는 팝송, 올드 팝송 그리고 송창식 선배, 이장희 선배 이런 분들 노래를 많이 했죠.
◇ 이성규> 그런데 또 얼마 전에 또 에세이집을 하나 내셨더라고요?
◆ 최백호> 네, 책을 냈습니다.
◇ 이성규> <잃어버린 것에 대하여>, 글도 좀 평상시에 좀 잘 쓰시나요?
◆ 최백호> 공부를 참 못했으니까요. 그래서 글을 잘 쓰지는 않았는데 어느 날 노래 가사를 제가 쓰기 시작하면서 노래 가사를 쓰다 보니까 조금 더 긴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제가 살면서 느꼈던 것. 또 제가 독특한 직업이니까 독특한 경험을 많이 하게 되잖아요. 그런 얘기들을 이제 글로 한번 남겨보자 해서 조금씩 조금씩 써서 모아두었던 것들로 책을 만들었습니다.
◇ 이성규> 그러니까 모아둔 세월은 쌓였고, 꽤 된 거를 정리해서 내신 거군요.
◆ 최백호> 네, 그렇습니다.
◇ 이성규> 노랫말 쓰시고 이런 과정 얘기도 있습니까?
◆ 최백호> 네, 그렇습니다.
◇ 이성규> 갑자기 영감이 어떻게 떠오르고, 그래서 후다닥 일어나셔서 쓰고. 막 이런 것도 있고요?
◆ 최백호> 네, 자다가 꿈 속에서도 어떤 책을 읽게 되고 그 책 내용을 기억했다가 깨서 막 일어나서 쓴 가사들도 있고, 그런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영화를 보다가 어떤 감동적인 장면에서 느끼는 제 감정이나 다른 분은 시를 읽다가도 영감을 떠올리기도 하고요.
◇ 이성규> 또 책 중간, 중간. 아까 그림 말씀을 하셨는데 그림도 직접 그리셨더라고요?
◆ 최백호> 네, 제가 그린 그림들과 사진도 좀 넣어뒀고 그냥 일반적인 에세이집하고는 조금 다릅니다.
◇ 이성규> 그런데 또 전시회는 언제 어디서 하셨어요?
◆ 최백호> 전시회는 지금 한 7번 정도 했습니다. 개인전은 한 7번 정도 했고 그림은 어릴 때부터 쭉 그려왔으니까 언제 기회가 되면 그림을 그리겠다라고 하다가 나이 조금 들어서 시작을 했어요. 거의 60살이 넘어서 시작을 했으니까. 노래도 이렇게 많이 만들어 놓으면 쌓여 있으면 불안해요. 그러니까 이걸 빨리 앨범을 내든지 발표를 해야 되듯이 글도 자꾸 쌓이니까 그렇고, 그림도 제 작업실에 막 쌓여 있으면 ‘이거 어떻게 처리를 해야 되는데’ 하는 그런 조바심이 들어서 전시회를 하게 되고 그렇게 해왔습니다.
◇ 이성규> 그 말씀을 들으니까 에세이집을 처음 내신 건 한동안 참았다 내신 거네요. 농익었겠어요?
◆ 최백호> 그건 제 전문이 아니니까 아무래도 긴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 이성규> 그리고 어느 인터뷰 기사를 봤더니 늘 같은 시간에 일어나셔서 노래 부르시고, 또 그림도 그리시고. 그걸 어떻게 규칙적으로 매일 그렇게 하세요?
◆ 최백호> 의식적으로, 규칙적으로 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고 아침에 잠이 없어서 좀 일찍 일어나는 편입니다. 한 6시쯤 일어나면 작업실이 바로 가까이 있으니까 작업실에 가서 그냥 그림도 그리고 책도 읽고 노래도 만들고, 그런 일을 1시간 내지 2시간 정도 합니다. 그렇게 하고 나면 굉장히 마음이 정리가 됩니다. 안정이 되고, 그래서 하루 일을 하는 데 굉장히 도움이 되죠.
◇ 이성규> 그러니까 그렇게 하신 뒤에 그다음에 아침을 드시나요?
◆ 최백호> 네, 그 이후에 아침을 먹고 조그만 공연이 있으면 공연도 하고 그리고 저녁에 라디오 방송하고요.
◇ 이성규> 그러니까 일과가 이제 주로 그렇게 흘러가는군요. 그리고 어디 또 출연하실 때는 좀 특별히 또 가시고요.
◆ 최백호> 그렇습니다.
◇ 이성규> 독서라는 게 명상과 생각의 정리를 같이 수반하는 활동 같은데, 책을 많이 읽으신다고 하더라고요?
◆ 최백호> 책을 많이 읽었다기보다 신문을 많이 읽었어요. 어릴 때부터 시골에서 자랐으니까 책들이 그렇게 많지 않았고, 저희 어머님이 초등학교 선생님이셨으니까 그 학교에 오는 신문들 그리고 끝나고 나면 신문들 가져오시기도 했습니다. 그 신문들을 참 많이 읽었어요. 그래서 그게 습관이 돼서 어른이 돼서도 밥 먹을 때 항상 신문을 들고 밥을 먹었어요. 신문을 읽으면서. 그 정도로 소설이나 시, 이런 일정한 장르를 좋아한 게 아니고 닥치는 대로. 저는 또 어릴 때 만화를 많이 만화가 손에 잡히고, 특별히 보는 만화, 연재되는 만화도 있으니까 만화도 읽는다든지. 그게 아마 제가 정신적으로 약간 머리가 복잡하고 이러니까 책을 읽는다든지 글을 읽을 때 안정을 느끼니까 그래서 많이 읽었던 것 같아요.
◇ 이성규> 그리고 자연을 소재로 해서 주로 그림을 그리셨더라고요. 바다, 나무를 주로 그리시고 그리고 아까 전시회 7번 하셨다고 그러고 또 노래도 하시고, 글도 쓰시고. 어떻게 이 많은 일들을 다 감당해내시나 궁금증이 있습니다.
◆ 최백호> 글쎄요. 제 바탕에 아마 그렇게 태어났지 않나. 글 읽는 걸 좋아하고 쓰는 걸 좋아하고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고, 거기다 노래까지 하게 되는 건 저희 부모님의 영향도 있는 것 같고요. 그 시간이 제일 즐거우니까요.
◇ 이성규> 그런데 부모님 중에 아버님은 독립운동을 하셨지 않아요?
◆ 최백호> 아버님은 정치를 하셨어요.
◇ 이성규> 정치도 하시고 그전에 항일 운동 쪽에 계셨죠?
◆ 최백호> 고등학교 다닐 때 노다이 사건이라고 부산의 일본 심판에 대한 응징을 했던 사건이 있었는데 그 사건에 아마 아버님이 연루되었던 것 같고, 그런데 아버님이 가졌던 정치적인 성향도 있습니다. 저한테 그게 아주 강하게 남아 있고요.
◇ 이성규> 그런데 정치와 무대가 통하잖아요.
◆ 최백호> 그렇죠. 제가 요즘 정치판을 보면 저것도 일종의 쇼다.
◇ 이성규> 공연이다.
◆ 최백호> 네.
◇ 이성규> 무대죠, 무대. YTN 라디오 이성규의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오늘은 가수 최백호 씨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최 선생님, 우리가 이때쯤 노래를 하나 듣거든요. 청하신 최백호의 <영일만 친구> 듣고 오겠습니다.
♫ 최백호 - <영일만 친구>
◇ 이성규> 최백호의 <영일만 친구> 듣고 오셨습니다. 이성규의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바로 가수 최백호 씨입니다. 최 선생님, ‘영일만 친구’ 그러면 딴 분들이 ‘고향이 포항인가?’ 그런 생각도 하고, 이 곡이 언제 만들어졌죠?
◆ 최백호> 제가 만들기는 1978년도쯤에 만들었고 발표가 된 건 1979년에 발표가 됐었어요.
◇ 이성규> 아들 낳은 것 같은 느낌의 노래가 아닌가.
◆ 최백호> 이 노래는 실제 영일만에 살던 제 친구의 얘기입니다. 지금 세상을 떠났는데 시인이었고 그림도 잘 그리고 모 방송국에 편성부장을 했어요. 아주 삶이 낭만적인 친구였는데 그 친구에 대한 노래를 만들어보자고 해서 그 친구와 또 다른 친구와 모여서 가사를 쓰고, 멜로디는 제가 지방 공연을 한창 다녔는데 지방에 가면 지방 여관방에서 기타를 치면서 만들었던 노래입니다.
◇ 이성규> 그런 사연이 있군요. 아버님께서 정치를 하셨다고도 말씀하셨는데 요즘 정치를 보면 너무 양극화가 진영 싸움같이 돼 있고 그래서 또 좀 답답해하는 국민들도 많을 텐데요.
◆ 최백호> 잘 모릅니다마는 우리 국민들이 약간 중독이 돼 있는 것 같아요. 뭔가 극단적인 상대가 없으면 불안한가 봐요. 그 극단적인 상대를 만드는 것 같아요. 그래서 어떤 한 쪽에 확실하게 서 있어야 자기가 편한 거죠. 굉장히 안 좋은 것이죠. 제가 아직 발표는 하지 않았는데 노래를 하나 만들었는데 <같은 얼굴>이라는 노래예요. 우리는 같은 말, 같은 얼굴이다. 왜 자꾸 이렇게 편을 가르느냐. 정치는 잘 모르지만 하여튼 이 선생님 말씀처럼 너무 극단적으로 가고 있지 않나.
◇ 이성규> 이 노래가 좀 빨리 발표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사회에 큰 메시지를 줄 것 같아요.
◆ 최백호> 같은 말, 같은 글, 같은 얼굴들이야. 그런 가사의 노래입니다.
◇ 이성규> 그리고 아이유, 지코, 타이거JK 이런 젊은 뮤지션들하고 일을 같이 하셨더라고요?
◆ 최백호> 제가 의도한 건 아닌데 아무래도 그 후배들이 나이 든 목소리가 필요했나 봐요. 드라마에도 노인 역이 필요하듯이, 그래서 연락이 오면 제가 곡을 들어보고 곡이 좋으면 같이 부르는 쪽입니다. 그런 작업들을 많이 했네요.
◇ 이성규> 그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이 있나요?
◆ 최백호> 인상 깊었던 작품이 에코브릿지라는 젊은 싱어송라이터가 있는데 피아니스트이기도요. 에코브릿지라는 친구가 어느 날 연락이 와서 자기가 만든 노래를 한번 들어보고 마음에 들면 불러달라. 그래서 노래를 들어보니까 보내온 노래가 <부산에 가면>이라는 노래가 있었어요. 그래서 제가 딱 듣자마자 ‘아 이건 내 거다’ 이런 생각이 들어서 그 노래를 불렀는데 천천히, 천천히 좋아하시는 분들이 꽤 많아지셨어요. 그러다가 그 친구하고 다시 두 번째 작업을 한 게 <바다 끝>이라는 노래인데요. 그 노래도 저는 음반을 해서 막 PR를 하고 이런 걸 못하니까. 저는 매니저가 없어서 그 작업을 못 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서서히, 천천히 반응이 오는 것 같아요.
◇ 이성규> 앞으로도 이런 젊은 분들하고 계속 작업을 이어나가실 것이죠?
◆ 최백호> 물론요. 좋은 곡들이 오면 언제라도 제가 참여를 할 계획입니다.
◇ 이성규> 몇 주 전에 이 방송에 출연했던 젊은 가수 중에 정재욱 씨가 있는데요. 그래서 정재욱 씨한테 “존경하는 선배 뮤지션이 누구냐?” 그랬더니 최백호 선생님이라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잘 아냐?” 그랬더니 자기는 선생님을 잘은 모르는데 그 노래를 하다가 보니까 그분이 존경스럽더라고 그러더라고요?
◆ 최백호> 정재욱 씨하고 지금 생각해 보니까 어떤 TV프로그램에 멀리 가서 찍었던 데 같이 출연을 한 번 했던 것 같기도 합니다.
◇ 이성규> 그래요?
◆ 최백호> 그런데 후배들은 그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제가 오래 하니까, 나도 최백호 선배처럼 오래오래 하고 싶다. 그런 뜻이 아닌가 싶어요.
◇ 이성규> 후배들하고 늘 소통하시고 독립 음악가들한테도 많은 도움을 주시고 그러시니까 그런 것들이 또 잔잔하게 마음으로 스며드는 게 아닌가 싶어요.
◆ 최백호> 시작을 좀 어렵게 했으니까 지금 여러 가지 음악적인 재능은 있는데 그걸 펼 기회를 못 가진 후배들, 젊은 음악가들한테 기회를 만들어주기 위해서 한동안 ‘뮤지스탕스’라고 마포에 레코딩 스튜디오하고 작업실, 조그마한 무대도 있고 연습실. 이런 시설을 제가 운영했었어요. 물론 제가 마포에 있는데 마포구하고 문광부하고 같이 운영을 했는데 그쪽에 계신 정치하시는 분이 자기가 가까운 사람을 ‘이게 뭔가 괜찮은가?’ 싶어서 넣으려고 조금 노력을 하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계약 기간이 10년이었는데 5년 만에 제가 쫓겨났죠. 참 그게 아쉽습니다. 그 시설이 지금은 저희 때는 굉장히 열심히 돌아갔는데 제가 ‘무소속 프로젝트’라고 해서 소속이 없는 팀들 모아서 경연도 하고 상금도 주고 레코딩도 해주고 그런 걸 했는데 그게 다 없어졌어요.
◇ 이성규> 그러니까 거기도 정치 논리 이런 게 좀 들어간 것이죠.
◆ 최백호> 네, 그래서 저는 정치하는 사람들 싫어합니다.
◇ 이성규> 후배들이 다 존경한다고. 가수들, 김오중, 아이유, 방탄소년단 뷔. 이 사람들이 계속 최백호 선배님을 존경한다고 그랬는데, 존경을 이렇게 한 몸에 받으시는데 최백호 선생님이 존경하는 사람은 누구예요?
◆ 최백호> 가수로서는 송창식 선배를 제일 존경합니다. 송창식 선배 음악들은 요즘은 음반을 새로 발표를 안 하시니까 그게 굉장히 아쉬운데 1970년대에 나왔던 그 정말 주옥같은 음악들. 저는 우리 한국 가요사의 최고의 음악인으로 인정을 해야 된다라고 제 개인적인 견해입니다마는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송창식 선배의 노래도 즐겨 부르고 또 인간적으로 굉장히 존경스러운 면이 참 많습니다. 송창식 선배를 그래서 아주 좋아합니다.
◇ 이성규> 46년 동안 이제 노래도 하시고 그 영역에서 글도 쓰시고 그림도 그리시고, 이게 딱 일맥상통하는 활동이란 말이에요. 이런 거를 쭉 이어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아까 팔자라고 하셨는데, 그거 말고 뭔가 에너지원이 있을 것 같아요?
◆ 최백호> 제 성격이 좀 가만히 쉬지를 못합니다. 그래서 어디 아주 바다가 좋은 데 가서 해먹을 걸어놓고 책을 읽는다든지, 그건 상상도 못합니다. 막 바삐 계속 움직여야 돼요.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서 작업실에 가서 뭘 하는 게, 아침에 일어나서 좀 편안하게 쉬고 맛있는 아침도 먹고 음악도 듣고 이래야 되는데 그걸 못 합니다. 내가 막 움직여야 돼요. 그러니까 뭐 없으면 책이라도 읽고, 신문이라도 읽고, 요즘 또 인터넷까지 스마트폰에 잘 나오니까 막 그걸 본다든지. 그게 어떤 면에서는 ‘이 사람이 열심히 사는구나’ 하는 인식을 줄 수 있지만 사실은 제가 정서적으로 불안한 면이 있지 않나, 저한테 그런 면 때문에 열심히 움직인다.
◇ 이성규> 최 선생님이 자기를 그렇게 자각하시면서도 움직이시는 거는 타고난 에너지 같습니다. 제 생각에 그것도 타고나셨는데.
◆ 최백호> 팔자죠.
◇ 이성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면 마지막으로 듣고 싶습니다.
◆ 최백호> 없습니다. 저는 특별한 계획은 없고 아침에 일어나서 오늘 하루에 해야 될 일들에 대한 계획, 그 외에는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 뭘 하겠다. 라디오 진행하고 있는 것도 언제 그만두라 할 수도 있고 또 제가 후배들도 있으니까 적당한 때 그만둬야 되겠다는 정도의 생각이고, 어떤 특별한 계획은 없습니다.
◇ 이성규> 이런 사람은 또 없습니다. 가수 최백호 씨 모시고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최 선생님, 좋은 말씀 대단히 감사합니다.
◆ 최백호> 네, 오늘 이 선생님 뵙게 돼서 즐거웠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