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날짜 : 2023년 7월 23일 (일요일)
■ 진행 : 이성규 교수
■ 대담 : 고금란 아동권리보장원 부원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잠시만요] 아동권리보장원 고금란"주체자로서 함께 성장 해야 긍정양육"
◇ 이성규 교수(이하 이성규)> 미신고 영아 사망 사건 들어보셨죠? 태어났지만 출생신고를 하지 않고 영아의 시신을 유기했던 아픈 사건인데요. 출생신고가 이뤄지지 않은 이른바 ‘유령 영아’에 대한 전수조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세상에 나와 제대로 살아보지도 못하고 죽어간 아이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픕니다. 보호받아야 할 소중한 생명이자 우리나라의 미래인 아이들이 아파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에서 이야기 나눌 주인공은 아동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과 연구를 하고 계신 분입니다. 고금란 아동권리보장원 부원장과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고금란 아동권리보장원 부원장(이하 고금란)> 네, 안녕하세요. 아동권리보장원의 고금란입니다.
◇ 이성규> 청취자 여러분께 짧게 인사 한마디 해주시죠.
◆ 고금란> 저를 표현하기를 ‘아동 정책을 전문으로 다루는 사람이다’라고 요즘은 표현을 하고 있는데요. 아동권리보장원에서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반가운 소식으로 인사드렸으면 좋았을 텐데, 우선은 사회적으로 조금 마음이 아픈 일들이 생기고 있어서요. 그래도 이렇게 만나 뵙고 인사드리면서 내용들을 좀 풀어가면 어떨까 합니다.
◇ 이성규> 먼저 기관, 아동권리보장원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이게 어떤 곳이죠?
◆ 고금란> 저희 기관명에 저희가 하는 일이 어떤 것인지 잘 담겨 있는 것 같은데요. 일단 아동도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그런 사회가 되도록 정책과 복지를 제공하는 곳. 이렇게 알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 일들을 지금 실행하고 있습니다.
◇ 이성규> 나라마다 아동을 규정하는 연령도 좀 다르고 할 텐데, 우리나라 법에서 규정하는 아동은 만 18세까지인가요? 청소년 포함해서요.
◆ 고금란> 네, 맞습니다. 영아부터요.
◇ 이성규> 아동권리보장원에서는 이 스펙트럼에 들어오는 모든 아동들을 전부 다 고객으로 생각하고 정책과 프로그램을 연구하나요?
◆ 고금란> 그렇습니다. 영아에서, 그리고 지금은 조금 더 확대돼서요. 임산부에게까지도 저희 정책을 적용하는 부분들이 좀 있고요. 그리고 자립 준비 청년이라고 해서 24살까지도 정책에 포함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식은 영아에서 18세까지가 아동의 범위이지만 그 앞뒤로 아동 정책이 필요한 대상이라면 함께 지원하고 있습니다.
◇ 이성규> 그리고 정책 지원을 다양하게 하실 텐데, 정책 범위가 어떻게 돼요?
◆ 고금란> 정책 범위가 굉장히 넓습니다. 아동이라고 하는 모든 대상은 다 포함이 된다고 보시면 되고요. 이제 아동도 정책을 하다 보니 구분을 해야 할 상황들이 생기거든요. 가정 내에서 양육하고 보호하는 아동, 그리고 가정이 아닌 그 외의 돌봄을 필요로 하는 아동. 이래서 가정 내 양육과 가정 외 양육까지 모두를 포함하는 대상을 정책으로 좀 다루고 있습니다.
◇ 이성규> 어떤 활동을 하시는지 청취자 여러분께 설명 좀 해주시죠.
◆ 고금란> 저희 기관을 나눈 부서를 보면 조금 더 설명이 잘 되지 않을까 싶어요. 대한민국 모두에게 있는 권리를 아동도 그대로 누려야 한다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저희 부서에서는 아동의 권리를 다루기 위한 부서와 그다음에 아동을 보호할 수 있는 부서, 그리고 아동을 발달을 돕기 위한 부서, 그리고 정책을 평가할 수 있는 부서, 그리고 요즘은 입양을 다뤄야 하기 때문에 입양을 다루고 있는 부서까지 나누고 있는데요. 이 나누는 기준들이 모두 정책을 펼치는 실행 단계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전국 지자체 17개 시도 단위에서 펼치고 있는 정책을 평가하기도 하고요. 그리고 또 아이들의 발달, 보호, 돌봄. 이 모든 것들을 지금 하고 있습니다.
◇ 이성규> 그러니까 광역을 포함해서 평가를 하시나요?
◆ 고금란> 네, 하고 있습니다. 기초단체는 광역에서 또 별도로 평가하고 기준을 만들고 있습니다.
◇ 이성규> 실종아동 캠페인도 하시나요?
◆ 고금란> 하고 있습니다. 실종아동 캠페인 같은 경우는 사실 현대에 들어와서 아동을 잃어버리는 수는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예전에 아동을 잃어버리거나 가족이 안타깝게 헤어지고 나서 다시 만날 수 있도록 돕는 역할들을 지금 하고 있고요. 그리고 실종을 예방하는 사업에도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 이성규> 실종 예방, 얼마 전에 기사를 보니까 43년 만에 헤어진 자매가 극적으로 상봉했다고 하더라고요.
◆ 고금란> 네, 진짜 ‘극적인 상봉’이라는 표현이 맞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그 상봉이 정말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우리는 공공에서 모든 정책을 다 펼칠 수가 없거든요. 민관이 협력했을 때 가장 좋은 정책을 펼치는데, 덕신하우징하고 같이 협력을 한 사업이 좀 있습니다. 민간 기업에서 계속해서 실종아동에 후원을 해주셨어요. 그러니까 본인들의 홈페이지나 본인들의 브로셔, 이런 데에다가 계속해서 실종 아들을 찾는 걸 했거든요. 그런데 그걸 보고 찾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갔고요. 그리고 공공에서는 유전자를 서로 대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데 그 시스템을 맞춰보니까 극적으로 상봉을 이룰 수 있게 됐어요. 그래서 유전자 검사가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이성규> 그러니까 민간의 좋은 의도와 공공의 시스템이 융합이 된 거죠. 미신고 출생 영아 사망 사건이 알려지면서 많은 분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어요. 이와 관련된 사업도 좀 있나요?
◆ 고금란> 이걸 사업이라고 표현해야 하는지는 참 무거운 마음인데요. 저희도 좀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미신고 출생이라는 게 아이가 퇴원하고 나면 임시 번호를 부여를 받아요. 그런데 이 임시 번호하고 출생번호하고 매칭되지 않는 아동들이 있는데요. 이걸 감사원에서 전수조사를 하면서 어느 정도인지 알게 됐고, 그리고 이게 사건화되고 정말 마음 아픈 일들이 벌어졌는데요. 미신고 출생 아동들을 쭉 데이터를 찾아가다 보면 친생 부모님들이 입양을 보내기도 하고요. 그리고 생명에 무리 없이 안전하게 키우기도 하는데요. 그것들을 계속 매칭시키는 역할들을 지금 하고 있습니다. 친생자입양확인서, 이런 것도 좀 발부를 하고 있고요. 그리고 지자체에서 필요로 하는 서류들이 이제 생겨날 거고 앞으로 매뉴얼도 만들어야 하는데 보장원에서는 좀 그런 일들을 해갈 것 같습니다.
◇ 이성규> 보장원에서 생각하면 지금 논의되는 정책 방향, 병원에서 의무적으로 한다. 이런 게 좀 바람직한 방향인가요? 좀 더 보완이 돼야 되나요?
◆ 고금란> 우선은 지금 방향으로 진행되는 게 맞습니다. 의료기관에서 출생한 모든 아동들이 다, 누구 하나 배제되지 않도록 출생신고를 마치는 게 맞고요. 이렇게 하게 되면 또 어려운 부분들도 생길 거예요. 의료기관을 찾지 않고 출생하는 아동들, 그리고 위기 상황에 놓이게 되는 임산부들, 그리고 생존을 담보 받지 못하는 영아들이 생기게 될 텐데요. 이것들은 반드시 법제적으로 보완을 해 줘야 할 상황입니다.
◇ 이성규> 아까 지자체 말씀하셨는데, 서울시와 아동권리보장원이 함께 자립 준비 청년을 위한 사업을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이게 어떤 이야기죠?
◆ 고금란> 자립 준비 청년이라는 의미가 사실은 준비해야 할 게 많다는 얘기예요. 자립을 준비하기 위한 청년들이니까. 주거나 교육이나 복지나 경제활동까지, 그런데 서울시에서도 유사한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특히 주거 관련해서는 서로 정책을 주고받기도 하고요. 그리고 자립 준비 청년 지원을 좀 보완하기 위해서 대책을 마련하기도 하고요. 이런 것들을 서울시하고 지금 같이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 이성규> 주거는 청년주택이나 이런 부분들을 그쪽으로 할애하나요?
◆ 고금란> 지금 LH에서도 좀 진행을 하고 있는 부분이 있고요. 서울시에서도 진행을 하고 있는 부분들이 있어요. 그래서 그 부분을 어떤 식으로 매칭해서 가야 하는지 보완을 해나가고 있는 상황이고요. 이미 주거 신청이 풀로 찼다고 해야 하는 표현이 맞나요?
◇ 이성규> 더 확대해야 될 입장이죠.
◆ 고금란> 그런 부분까지 논의 과정을 거치고 있습니다.
◇ 이성규> 직업 안내나 이런 부분들, 또는 창업 쪽으로도 프로그램이 돌아가고 있나요?
◆ 고금란> 네, 있습니다. 진짜 자립은 경제 활동을 스스로 할 수 있을 때 생기는 거기 때문에 저희가 한전하고 8곳인가 맺어서 진행했던 부분들이 있어요. 그래서 어떤 식으로 창업을 준비할 것이고, 취업을 할 것이고, 면접은 어떻게 할 건지. 그런 것들을 하고 있는데요. 전국적으로도 확대를 할 계획입니다.
◇ 이성규> 그리고 그 외에 자립 준비 청년 말고 일반 청년들에게도 뭔가가 있죠?
◆ 고금란> 아직 저희가 일반 청년까지는 적용하기가 좀 어렵고, 지금은 자립 준비 청년들을 대상으로 해서 정책을 많이 펼치고 있어요. 이게 확대가 되면 일반 청년들이 같이 정책에 참여하는 방향을 해볼 필요는 있을 것 같습니다.
◇ 이성규> 그리고 서울시가 수도라서 그런지 재정력도 좀 있고 해서 시범사업 같은 걸 많이 하고 앞서가는 것 같긴 한데, 다른 지자체하고 하시는 것도 있죠?
◆ 고금란> 다른 지자체도 유사한 사업들을 좀 하고 있어요. 그런데 우선 자립 수당 지원하는 건 지자체마다 약간 금액이 다르긴 해도 지원을 하고 있고요. 자립 정착금 지원도 지자체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지금 말씀하신 대로 그 시에서 어느 정도 경제적 자립을 가지고 있느냐. 그것에 따라서 지원금이 달라집니다. 그리고 공공주택 지원하는 부분도 하고 있고요. 멘토링 사업도 하고 있고 자립 관련해서는요.
◇ 이성규> 멘토링은 사회에 먼저 나간 분들하고 매치를 해서 서로 돕도록 하는 건가요?
◆ 고금란> 네, 맞습니다. 상담도 하고 서로 의견도 주고받고, 이런 사업들도 좀 하고 있습니다.
◇ 이성규> YTN 라디오 이성규의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고금란 아동권리원 부원장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부원장님, 이쯤에서 우리가 노래를 하나 들어요. 어떤 노래 추천하시겠습니까?
◆ 고금란> 제가 자우림 노래를 참 좋아하는데요. 그중에 ‘팬이야’라는 곡이 있어요. 살아가면서 힘들 때 힘이 되는 곡입니다. 그래서 같이 들어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 이성규> 이 노래가 힘을 주나요?
◆ 고금란> 힘을 줍니다.
◇ 이성규> 그러면 고금란 부원장님이 추천하신 자우림의 ‘팬이야’ 듣고 오겠습니다.
♫ 자우림 - ‘팬이야’
◇ 이성규> 자우림의 ‘팬이야’ 듣고 오셨습니다. 이성규의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고금란 아동권리보장원 부원장입니다. 아동권리보장원에서 요즘 가장 초점을 맞춰서 심혈을 기울이는 사업은 어떤가요?
◆ 고금란> 요즘 이슈 혹은 초점을 가져야 될 사업은 아무래도 6월 30일에 통과된 법들이 좀 있는데요. 이 법에 맞춰서 정부 정책에 결을 좀 맞춰야 할 것 같습니다. 입양 법률이 통과가 됐어요. 입양 법률이 통과됐다는 의미는 공적 영역에서 우리 아동들을 더 세밀하게 보겠다는 의미이거든요. 그래서 사무국 설치도 해야 하고요. 해외 입양을 보낼 때 필요한 부분, 국내 입양을 활성화할 수 있는 부분. 이런 것들을 좀 중점으로 다뤄야 할 상황입니다.
◇ 이성규> 그러니까 법이 생기기 전, 후에 가장 큰 변화는 그 중에 어떤 거죠?
◆ 고금란> 입양 매뉴얼이 좀 바뀌어야 되고요. 그리고 법적으로 우리 아동들이 해외로 입양이 될 때는 어떤 프로세스를 거쳐서 나가야 하는지, 그리고 또 우리도 외국 아동들을 받기도 하거든요. 그 아동들이 들어올 때 부모의 자격 요건은 어떻게 갖춰야 하는지. 이런 것들을 좀 보고 있습니다. 전에 애초에 우리의 입양은 어떻게 보면 전쟁이라는 특수성 속에서 국가에서 놓치고 간 부분들이 좀 있어요. 이 부분을 좀 더 명확하게 하겠다라는 의미입니다.
◇ 이성규> 이제 사무국도 또 별도 설치를 해야 되고요.
◆ 고금란> 별도 설치해야 합니다. 그리고 입양에 관련된 기록도 좀 이관을 받아야 하고요. 과거의 기록으로부터 앞으로 미래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 이성규> 그러면 기구가 더 커지겠네요?
◆ 고금란> 커지죠. 커지고 중요해지고 절차도 좀 많아질 거고요.
◇ 이성규> 그런데 제가 신문 기사를 찾아봤더니 인터뷰 기사가 있던데요. 부원장님에 대해서요. 원래 특수교육을 하시고 그다음에 환경·조경 디자인을 하셨어요? 어떻게 아동 권리에 관심을 갖게 되셨어요?
◆ 고금란> 특수교육은 학부 때 했던 거고요. 이 특수교육을 통해서 제가 접한 아동들이 아무래도 일반 아동과의 차이점이 좀 있다 보니까 거기에서 사회를 보는 시선은 조금 더 확장되지 않았을까 싶고요. 그리고 특수교육으로 직업은 한 2년 정도 뿐이 못 가졌어요. 제가 바로 결혼도 하게 되고 좀 어려운 부분도 있고 해서 그건 못하게 됐는데, 환경·조경이라는 부분은 그냥 저의 내적 관심사에서 시작을 했고 지금도 실은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데요. 제가 그 공부를 하면서 들은 이야기 중에 하나가 “이 도시 설계를 누구의 시점으로 한 것 같느냐”는 교수님의 질문이 딱 주어지더라고요. 그리고 나서 한참 고민을 했는데 30대 남성 엘리트가 설계한 게 우리의 도시라고 하더라고요. 그러면 이 엘리트 남성들을 제외하고는 많은 분들이 불편함을 겪게 돼요. 그런데 특히 아동 계층 같은 경우는 정말 불편한 것이 우리가 무심코 지나가는 인도와 차도의 차이 있잖아요. 이것도 두 살, 세 살 된 아동들은 올라가기 힘들어요. 그런데 이런 걸 이제는 비로소 볼 수 있는 사회적 합의를 이뤄가는 시기인 것 같고요. 제가 의원 활동을 하면서도 도시에 관련된 특별위원회 활동을 굉장히 오래도록 했는데 많은 요구사항들이요. 아동의 관점에서 보면 해결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아동과 도시를 연결해서 지금 정책을 이관하는 데에 매진을 하고 있습니다.
◇ 이성규> 그리고 또 오늘 주제가 다양하기도 하지만 좀 또 가슴 아픈 부분이 아동들의 가정 내 학대, 이 부분도 아동권리보장원의 이슈 중에 하나겠습니다?
◆ 고금란> 아주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사업인데요. 왜냐하면 아동학대는 한 번에 그치는 경우가 드물어요. 가정 내에서 재학대가 일어나거든요. 사례 관리를 통해서 보면 재학대를 예방하기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이 참 많아요. 아동 학대 피해자도 그렇지만 가해자도 예전에는 피해자였던 경우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걸 상담 치료도 해야 하고요. 서로 매칭하기도 하고 아주 극단에는 분리를 하기도 해서요. 아동학대를 예방하는 사업들을 좀 많이 힘쓰고 있습니다.
◇ 이성규> 참 어려운 일인데, 그중에 예방책으로 어떤 걸 한번 들어볼 수 있을까요?
◆ 고금란> 예방책을 제가 실제 예를 들기는 어렵지만 우리 사회 전체가 가져야 할 예방책은 저는 분명히 있다고 생각하는 게, 예전에는 저희들 부모님이 하시는 말씀에 무조건 “네”였거든요. 그런 사회적 분위기였어요. 부모는 아이들을 양육하기 위해서 혼낼 수 있다. 그런데 2020년도에 징계권이 이미 폐지가 됐습니다. 징계권이 폐지가 됐다는 얘기는 일방적으로 ‘훈육’이라는 이름으로, ‘양육’이라는 이름으로 아동들에게 체벌을 가할 수 없다는 얘기예요. 그래서 이걸 좀 모두가 인식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렇게 아동들을 체벌하는 데에는 어린아이들은 부모가 소유하고 가르쳐야 된다라는 인식이 깔려 있는데 혼내지 않아도 충분히 긍정 양육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긍정 양육을 펼치는 게 좀 필요하지 않을까. 이 인식이 첫 번째 예방 대책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저희가 긍정 양육이라는 걸 만들었어요. 아동학대만을 자꾸 얘기하다 보니까 “그럼 아이를 어떻게 가르칠 거냐”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지금 저희가 긍정 양육에 관련된 걸 만들어서 보급을 하고 있습니다.
◇ 이성규> 그러네요. 팜플렛을 하나 주셨는데요.
◆ 고금란> 하나 건네드렸죠.
◇ 이성규> 민법 제91조 징계권 폐지, 이런 것도 들어가 있네요.
◆ 고금란> 그렇습니다.
◇ 이성규> 아동 관련된 표현들 중에 ‘00린이’, 또 ‘잼민이’. 이런 말들도 이제 안 써야 되겠죠?
◆ 고금란> 안 쓰는 게 맞죠. 어린이에서 따온 ‘린이’를 어리고 미약하고 능숙도가 떨어진다라는 의미로 자꾸 쓰시는 거예요. 주식을 처음 하는 분한테 ‘주린이’, 운동을 처음 배우는 골퍼들에게 ‘골린이’ 이런 이야기를 자꾸 쓰는데요. 아동들이 그 말 싫어해요. 우리 그렇게 폄하하지 말아달라고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아동 권리 존중 용어 사전이라는 것도 제작을 했습니다. 그래서 아동들을 존중할 수 있는 용어들, 하지 않아야 될 용어들 이런 것들을 좀 정리를 했고요.
◇ 이성규> 그 중에 하나만 소개시켜주시겠어요?
◆ 고금란> 우선은 ‘잼민이’도 피해야 할 단어이고요. 그리고 급식을 먹는 친구들의 ‘급식충’ 이것도 안 되고요. ‘초딩’, ‘중딩’, ‘고딩’ 이렇게 쓰는데 이것도 바람직하지 않은 표현입니다. 그러니까 ‘초등학생’, ‘고등학생’ 이렇게 써주시는 게 맞는 표현인 거죠. 그리고 언론에도 저희가 권고 기준도 마련을 했어요. 특히 학대 사건을 다룰 때 어느 정도까지 수위를 조정해 주십사. 너무 자극적이거나 그리고 이 학대 사건에는 반드시 직접 피해자도 있지만 그 공간 안에 있는 어린이도 피해자가 될 수 있거든요. 그런 것들에 대한 권고 기준도 마련해서 언론에도 배포를 하고 있습니다.
◇ 이성규> ‘긍정 양육’, 이 언어가 상당히 많은 뜻을 내포하고 있는데 인식을 바꾸는 작업이 포함될 것 같아요.
◆ 고금란> 네, 맞습니다.
◇ 이성규> 그런데 인식 바꾸는 게 DNA 바꾸는 것만큼 힘들잖아요?
◆ 고금란> 그렇죠. 가치를 바꿔야 하는 거기 ,때문에 그래서 제가 ‘가치’라는 말에 힘줘서 얘기한 이유가 ‘아동도 부모도 동등한 인격체이다’라는 가치에서 출발하는 것. 이게 긍정 양육의 시작인 것 같습니다. 동등한 인격체라면 부모도 부모를 잘 알아야 하고, 부모가 아동도 잘 알아야 하고, 아동이 부모도 잘 알 수 있도록 설명해 줘야 되고. 이런 것들이 긍정 양육의 시작인 것 같습니다.
◇ 이성규> 그러니까 무조건적인 보호, 아까 사업 중에 보호도 있고 권리도 있고 그랬는데. 이 아동을 주체적인 인격체로 생각해야 사회의 인식도 바뀌고 아동에 대해서 새로운 프레임으로 정책도 마련되고 그런다는 말씀인 거죠?
◆ 고금란> 그렇죠. 무조건적인 보호의 대상으로 본다면 반드시 거기에 상응하는 뭔가가 뒤따라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거든요. 그런데 그런 무조건적인 것이 아니라 주체자로서 함께 성장한다는 의미를 가지면 훨씬 더 서로에게 유익한 양육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이성규> 내일의 납세자들인데 주체적이죠. 마지막으로 부원장님이 꿈꾸시는 세상, 어떤 세상입니까?
◆ 고금란> 물론 아동이 행복한 세상입니다. 그런데 아동이 행복한 세상은 결국은 우리 사회가 모두 행복한 세상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제가 도시에 무한 관심을 가지고 있고 도시 설계를 하고 그걸 환경으로 풀어가고자 하기 때문에 그런 세상을 꿈꾼다는 건 아마 도시 설계, 개발부터 아동을 중심으로 해서 진행을 하면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 싶고요. 자연스럽게 권리라는 것에도 맞닿을 거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이성규>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고금란 아동권리보장원 부원장과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좋은 말씀 대단히 감사합니다.
◆ 고금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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