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일 : 2026년 10월 07일 (수)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권은택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원화 변호사 (이하 이원화) : 적반하장이란 말이 있습니다.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도리어 큰 소리를 친다는 뜻이죠. 최근 학교 현장에선, 교원단체들이 실제 이 표현까지 써가며 답답함을 호소한 사건들이 잇따랐습니다. 최근,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이 담임 선생님의 머리채를 잡고 얼굴과 머리를 때리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도 남아 있었죠. 그런데.. 이후. 학생의 부모가 담임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학생에게 폭행을 당한 교사가 오히려 가해자로 형사절차를 밟게 된 거죠. 그런데 비슷한 논란은 이것뿐이 아니었습니다. 도대체 왜 이 학생의 학부모는 교사들을 아동학대로 고소했던 걸까요. 최근엔 또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교실에서 교육활동 하다 학생이 다친 사고였죠. 그런데 최근, 이 사건이 다시 주목받은 건, 사고가 난 지 2년이 지난 시점에, 교사가 형사고소를 당했기 때문인데요. 오늘 사건엑스파일에서는 최근 잇따른 교사 상대 형사고소 사건들,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 이원화 : 안녕하세요. 사건엑스파일, 이원홥니다. 로엘 법무법인, 권은택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변호사님, 어서오세요.
◇ 권은택 변호사 (이하 권은택) : 안녕하세요, 로엘법무법인 권은택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첫 번째 사건부터 짚어보겠습니다. 학생에게 폭행당한 교사가, 오히려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무슨 일이 있던 겁니까?
◇ 권은택 : 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일 아침, 충북 청주의 한 초등학교 5학년 교실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발단은 그 전날이었다고 합니다. A양이 나눠준 시험지가 더럽다면서 담임선생님께 욕설을 했고, 그 일로 귀가 조치를 받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선생님이 “시험을 다시 보자”고 안내하자, 그 자리에서 선생님 머리채를 붙잡고, 얼굴과 머리를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차기까지 했다는 겁니다. 담임선생님은 60대셨다고 합니다. 말리러 온 교감선생님, 다른 선생님들한테도 욕설과 폭행을 이어갔다고 전해집니다. 이 장면이 영상으로 남아 언론에 공개되면서 크게 알려졌고, 피해 선생님은 충격으로 지금까지 출근을 못 하고 계시다고 합니다. 그런데 바로 다음 날인 3일, 학생 부모가 담임선생님과 교감선생님, 그리고 교직원 한 명까지, 모두 세 명을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알려진 바로는 고소장에 ‘시험지를 바꿔달라는데 안 바꿔주고 소리를 질렀다’, ‘말리는 과정에서 교감이 정서적 학대에 해당하는 말을 했다’, 이런 주장이 담겼다고 합니다.
◆ 이원화 : 이 사건, 아동학대로 볼 여지가 있을까요. 학생이 폭력을 쓰는 상황에서 교사도 당연히 제지를 하게 될 텐데 이런 상황에서 어디까지가 정당한 생활지도고 어디서부터, 아동학대가 될 수 있습니까?
◇ 권은택 : 먼저 짚어드릴 건, 아이가 속상했다, 아이한테 불리한 일이 있었다, 이것만으로 아동학대가 되는 건 아니라는 겁니다. 특히 이번처럼 ‘정서적 학대’가 문제 될 때, 법원은 아이의 정신건강과 발달에 ‘현저한 위험’을 줄 정도였는지를 봅니다. 때리거나 방치한 것에 맞먹을 만큼 심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단순히 목소리를 높였다, 단호하게 제지했다, 이 정도만으로는 곧바로 학대가 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2023년 서이초 사건 이후 법이 바뀌어서, 법령과 학칙에 따른 교사의 정당한 생활지도는 아동학대로 보지 않는다고 명시가 됐습니다. 그럼 어디까지가 ‘정당한’ 지도냐. 저는 세 가지를 봅니다. 첫째, 목적. 폭력을 멈추고 다른 학생이나 본인을 보호하려던 거냐. 둘째, 방법. 필요한 만큼만 했느냐. 붙잡아서 떼어놓는 건 제지지만, 상황이 다 끝났는데 때리거나 모욕을 주면 그땐 학대 소지가 생깁니다. 셋째, 당시 상황이 얼마나 급박했느냐. 이 사건은 보도 내용대로라면 학생이 먼저 폭행을 했고 선생님들은 맞아가면서 말린 상황입니다. 그 과정에서 목소리가 커진 걸 두고 정서적 학대라고 보긴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고소장에 선생님의 특정 발언이 언급됐다고 하니, 그 말이 정확히 뭐였는지는 수사에서 확인할 부분입니다.
◆ 이원화 : 그런데 결과적으로 아동학대가 아니었다고 결론 나오면, 교사를 고소한 학부모는 무고죄 처벌, 받을 수 있나요? 왜냐하면... 드라마 참교육 보신 분들, 기억하시겠지만 거기서 “무혐의 나면 어쩌려고 이러시냐” 하니까 학부모가 “사과해야죠. 그게 끝이에요. 그게 법이에요” 이렇게 말하는 장면이 나오거든요. 의심만으로도 아동학대 신고가 가능하니 무고로 처벌할 수 없다란 논린데 진짜 그렇습니까?
◇ 권은택 : 드라마 속 그 대사, 제가 보기엔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무고죄는 상대를 처벌받게 할 목적으로, ‘거짓인 줄 알면서’ 신고했을 때 성립합니다. 그래서 실제로 있었던 일을 두고, 부모가 ‘이거 학대 아닌가’ 판단해서 신고했는데, 결과적으로 학대가 아니었다. 이건 무고가 아닙니다. 사실 자체는 맞는데, 법적인 평가만 달랐던 것이니까요. 여기까지는 그 대사가 맞습니다. 그런데 “사과하면 끝, 그게 법이에요”, 이건 틀립니다. 없던 일을 지어냈거나, 일부러 크게 부풀렸거나, 앞뒤 다 자르고 유리한 부분만 신고했다면, 그건 허위 신고라 무고죄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제주에서는, 초등학교 담임교사 등 교직원 10명을 아동학대로 고소한 학부모가, 교사들이 모두 혐의없음이나 불송치 결론을 받은 뒤, 거꾸로 무고와 협박 혐의로 구속영장까지 신청됐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 이원화 : 두 번째 사건으로 가보겠습니다. 이번에는 중학생이 본인 SNS에 올려선 안 될 내용들을 버젓이 올린, 그리고 지우라고 했는데도, 한참 지나서야 이 글을 삭제했던 사건인데..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구체적 내용, 전해주시죠.
◇ 권은택 : 보도에 따르면 경기 북부의 한 중학교 1학년 여학생 이야기입니다. 지난달 16일, 이동 수업 문제로 선생님들한테 생활지도를 받았는데, 그게 마음에 안 들었던 모양입니다. 그때 선생님들 모습을 몰래 찍었고, 다음 날인 17일 저녁, 그 영상을 캡처해서 인스타그램과 스레드에 올렸다고 합니다. 담임선생님을 포함해 선생님 네 분이었는데요. 얼굴 사진, 이름, 휴대전화 번호는 물론이고, 담당 과목, 성별, 결혼 여부까지 올라갔다고 하고, 거기에 “미친 XX”, “늙은 XX”, “죽어라”, “역겹다” 같은 욕설이 함께 적혀 있었다는 겁니다. 지워달라는 요청에도, 게시물은 사흘 뒤인 20일에야 삭제됐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게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이 학생은 지난 1학기에도 다른 선생님을 상대로 비슷한 일을 벌여서 출석정지 처분을 받은 적이 있다고 합니다. 피해 선생님들은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였고, 교육청은 교권보호전담관과 변호사를 보내서 지원에 나선 상황입니다.
◆ 이원화 : 이 사건은 조금 다르게 보이는 게 학생이 단순히 욕설에 그친 게 아니라, 선생님들의 개인정보를 공개했단 말이죠. 이 정도면 형사책임까지 문제될 수 있나요?
◇ 권은택 : 네, 행위만 놓고 보면 문제 될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먼저 욕설이죠. 얼굴과 이름이 다 나와 있으니 누구를 향한 건지 분명하고, SNS는 여러 사람이 보는 공간이니까, 모욕죄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욕설을 넘어 선생님에 대한 어떤 사실을 들어서 깎아내렸다면,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까지도 검토될 수 있고요. 그리고 말씀하신 대로 개인 휴대전화 번호까지 공개했다는 건, 욕 한마디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모르는 사람들한테 연락이 오고, 신상털기로 번질 수 있는, 피해가 계속 이어지는 행위거든요. 수업 중에 선생님을 몰래 찍어서 올린 것도 초상권 침해 문제가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변수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나이입니다. 중학교 1학년이면 대부분 만 12살, 13살. 만 14세가 안 되면 이른바 ‘촉법소년’이라 형사처벌은 받지 않고, 소년부로 가서 보호관찰이나 사회봉사 같은 보호처분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형사처벌을 안 받는다’가 ‘아무 책임이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학교 안에서는 교육활동 침해로 교권보호위원회 조치를 받게 되는데, 이미 한 번 출석정지를 받고도 또 그랬으니 학급교체나 전학 같은 더 무거운 조치가 나올 수 있고요. 민사적으로는 자녀를 제대로 감독하지 못한 부모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 이원화 : 세 번째 사건으로 넘어가보죠. 이 사건은... 앞선 사건들과는 성격이 조금 다른 부분이 있는 것 같은데 일단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부터 설명해주시죠.
◇ 권은택 : 네, 보도에 따르면 서울 금천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2024년 6월, 4학년 교실에서 수업 시작 전에 7~8분 정도 몸을 푸는 ‘아침 열기’ 활동을 하고 있었는데요. 콩주머니를 천장 쪽으로 던지고, 박수를 몇 번 친 다음, 다시 받는 놀이였습니다. 그런데 한 학생이 이걸 하다 미끄러져 넘어졌고, 무릎뼈가 빠지는 슬개골 탈구 등으로 6주 넘게 치료를 받았습니다. 부모 측은 지금도 통증과 붓기, 저림이 반복되고 있다고 하고요. 당시 담임은, 정년퇴직하신 뒤 시간강사로 이 반을 잠시 맡고 계시던 선생님이었다고 합니다. 부모는 이 선생님을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 사건이 논란이 되는 건, 사고 내용보다도, 고소 시점 때문입니다.
◆ 이원화 : 고소시점이 어땠길래요?
◇ 권은택 : 사고는 2024년 6월에 났는데, 고소는 올해 6월에 들어갔습니다. 딱 2년이 지나서죠. 그리고 선생님은 최근에야 경찰 조사를 받았다고 합니다. 이미 퇴직하시고 잠시 그 반을 맡았던 선생님 입장에선, 2년 전 아침 활동 시간의 일로 갑자기 형사 피의자가 된 셈입니다.
◆ 이원화 : 사고가 난 지 2년이 지났는데, 고소가 가능한가요? 교사 책임이 인정되려면 무엇이 확인돼야 하고, 이 사건 같은 경우는 어떻게 될까요.
◇ 권은택 : 먼저 시기부터 말씀드리면, 법적으로는 가능합니다. 업무상과실치상은 피해자가 ‘몇 달 안에 고소해야 한다’는 제한이 있는 범죄가 아니고요, 공소시효도 7년이라 2년이 지난 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후유증이 계속되니 뒤늦게라도 책임을 묻겠다고 했을 수 있고요. 다만 말씀하신 대로, ‘아이가 다쳤다’는 결과만으로 교사가 형사책임을 지는 건 아닙니다. 크게 세 가지가 확인돼야 하는데요. 첫째, 이런 사고가 날 수 있다는 걸 교사가 미리 예상할 수 있었느냐. 둘째, 예상할 수 있었다면, 그걸 막을 수 있었는데 필요한 조치를 안 했느냐. 셋째, 그 잘못 때문에 실제로 다친 거냐, 인과관계입니다. 이 사건에 대입해 보면, 전 학년이 하던 활동이고, 교육청 연수에서도 다룬 프로그램이고, 던지는 높이까지 제한해서 안내했다는 선생님 설명이 사실이라면, 과실을 인정하긴 쉽지 않아 보입니다. 결국 쟁점은 당시 바닥 상태가 실제로 어땠는지, 그리고 선생님이 그걸 알 수 있었는지가 될 겁니다. 하나 덧붙이면, 수업 중 사고에 대한 치료비나 배상은 학교안전공제회나 국가가 책임지는 구조가 따로 있습니다.
◆ 이원화 : 결국 중요한 건, 무조건 교사편, 학부모편이 아니라 실제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제대로 가려내는 걸텐데요. 아무튼, 정당한 생활지도까지 아동학대 신고로 이어지는 문제를 두고, 교원단체들이 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잖아요. 뭘 바꿔달라는 거고 실제 보완이 필요한 대목, 뭐라고 보세요?
◇ 권은택 : 교원단체들 요구는 크게 두 가지로 정리됩니다. 첫째, 교사의 교육활동은 아동복지법이 아니라, 교육 관련 법을 중심으로 판단해달라는 것입니다. 둘째, 콩주머니 사건처럼 정상적인 교육활동 중 일어난 안전사고엔 업무상과실치상죄를 적용하지 말아달라는 요구도 나왔습니다. 제 생각을 말씀드리면, 우선 아동복지법상 ‘정서적 학대’ 기준이 너무 넓고 모호하다는 게 근본 문제라, 법원의 판단기준을 법에 좀 더 분명하게 담을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안전사고 형사책임을 아예 없애자는 건 조금 신중해야 한다고 봅니다. 중대한 부주의까지 면책할 순 없으니까요. 대신 ‘매뉴얼대로 했다면 책임을 묻지 않는다’처럼 기준을 명확히 하는 방향이 현실적입니다. 억울한 교사는 빨리 벗어나게 해주고, 진짜 학대는 확실히 잡아내는 것. 법 개정도 결국 이 두 가지를 같이 가져가는 방향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이원화 : 사건엑스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엑스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YTN 라디오 김양원 (kimyw@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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