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일 : 2026년 10월 01일 (목)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안수진 변호사
- 늦은 밤 대리운전으로 귀가한 만취 피해자, 기계식 주차장에 차량 입고..1시간 뒤 하차하다 추락사
- 피해자 차에 둔 채 입고한 대리기사 vs 입고 버튼 누른 입주민 vs 경비원 vs 본인...가장 큰 책임은 누가질까?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원화 변호사 (이하 이원화) : 운전하는 분들이라면 공감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차를 넣으면 리프트가 움직여 빈 공간으로 차량을 옮겨주는 기계식 주차장... 이용할 때마다, 혹시 기계가 멈추진 않을까, 갑자기 쿵 떨어지는 건 아닐까, 괜히 무서울 때가 있죠. 오늘 이야기 나눌 사건도 기계식 주차장에서 벌어졌습니다. 그런데 기계가 고장 나 벌어진 사고는 아니었죠. 술을 마신 뒤 대리운전으로 귀가한 A씨. 대리기사는 A씨 요청에 따라 기계식 주차장 앞에 차를 세운 뒤 자리를 떠났고, A씨는 그렇게 뒷좌석에서, 그대로 잠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잠시 뒤. 입주민은 차 안을 살펴봤지만, 뒷좌석에서 자고 있던 A씨를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입고 버튼이 눌렸고, A씨가 뒷좌석에서 잠든 차량은, 약 15층 높이에 해당하는 곳까지 올라갔죠. 그리고 잠시 뒤. 자신의 차가 기계식 주차장 15층 높이에 올라가 있단 사실을 까맣게 몰랐던 A씨는, 뒷좌석 문을 열고 내리려다 그대로 추락했고 결국 숨졌습니다. 그런데 이 사고, 과연 누구의 책임이 가장 클까요. 차 안을 확인하고 직접 입고 버턴을 누른 입주민일까요. 술 취해 차 안에서 잠든 A씨에게도 책임이 있을까요? 또, A씨를 차 안에 남겨두고 간 대리기사는 어떨까요. 결국 이 사건, 대법원까지 갔는데요. 그리고 기계식 주차장에서 발생하는 추락, 사망사고, 비단 이 사건만 있는 건 아닌데요. 오늘 사건엑스파일에서 관련 이야기,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 이원화 : 안녕하세요. 사건엑스파일, 이원홥니다. 로엘 법무법인, 안수진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변호사님, 어서오세요.
◇ 안수진 변호사 (이하 안수진) : 안녕하세요. 안수진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기계식 주차장에서 벌어진 사건들, 짚어볼까 하는데 일단 첫 번째 사건부터요. 사람이 차 안에 있는 줄 모르고, 주차장에 차를 입고했다가 결국 숨지는, 아주 끔찍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사고 경위부터 정리해주시죠.
◇ 안수진 : 보도에 의하면 피해자 A씨는 2023. 1월경 회신을 마치고 대리운전을 이용해 본인이 거주하는 오피스텔에 도착했다고 합니다. 대리기사는 A씨의 요청에 따라 차량을 기계식주차장 내에 진입한 상태로 주차한 뒤 A씨로부터 대리비를 지급받고 귀가하였고, A씨는 차량 뒷좌석에서 잠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잠시 뒤 같은 오피스텔에 살던 한 입주민이 본인의 전기차 충전을 마치고 나오다가 A씨의 차량을 발견했는데요. 차량에 접근해 확인하였으나 A씨를 보지못한 입주민은 경비실로 가 일지를 작성중이던 경비원에게 “차만 있고 사람이 없으니 제가 올리겠습니다”라고 말하였는데, 경비원은 직접 나와서 확인하지 않은 채 이를 허락했습니다. 입주민은 입고 버튼을 눌렀고, A씨의 차량은 뒷좌석에 A씨가 탑승한 상태로 아파트 약 15층 높이에 주차되었습니다. 약 한시간 뒤 잠이 깬 A씨는, 본인의 차량이 주차장에 들어가 있는 줄은 꿈에도 모르고 하차를 위해 문을 열었다가 그대로 추락하여 목숨을 잃게 되었습니다.
◆ 이원화 : 이 사건, 그래서 누구 책임이 가장 큰거냐, 법적으로 책임을 따져봐야 할 텐데, 관계된 사람이 꽤 많죠?
◇ 안수진 : 네 그렇습니다. 주취상태에서 차량 내에서 잠이 든 피해자 A씨, A씨를 두고 귀가를 한 대리기사 B씨, 차량에 가까이 가 확인하고 직접 입고시킨 입주민 C씨, 별도 확인없이 입고처리를 허락한 경비원 D씨, 현장에는 없었지만 포괄적인 관리책임을 지는 관리소장 E씨가 이 사건의 관련자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 이원화 : 하나씩 좀 보죠. 가장 직접적인 행동을 한 건 입주민이죠. 차량 내부를 확인하고, 사람이 없는 것 같다, 경비원에게 말을 했고, 직접 입고 버튼까지 눌렀으니까요. 이 입주민의 경우, 법적 책임을 지게 되나요? 어땠습니까.
◇ 안수진 : 법원은 입주민에 대해서도 업무상과실치사의 책임이 있다고 보아 1심에서 벌금 1천만 원을 선고하였습니다. 입주민 측에서는 “나름대로 차 안을 둘러보고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한 뒤 입고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법원은 당시 야간 시간이고 피해자의 차량에 선팅이 강하게 되어 있어 육안으로 차량의 뒷좌석을 면밀히 볼 수 없었다고 하더라도 문을 직접 잡아당겨 열어보거나, 문을 두드리거나, 차량 소유자인 피해자의 전화번호로 연락하여 차량 내 실제 사람이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해보았어야 한다는 이유를 들며 입주민의 주장을 배척하였습니다. 이 외에도 법원은 입주민이 경비실 CCTV를 통하여 차량이 해당 장소에 주차될 당시 상황을 확인해볼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입고해도 된다’는 경비원의 말만 듣고 차량을 입고한 것 역시 문제였다고 지적하였습니다. 입주민은 1심과 같은 근거를 들며 항소하였으나, 항소심은 입주민에게 법적 책임은 인정되지만 양형이 과중했다는 이유로 벌금액수를 500만 원으로 감경하였고, 상고가 기각되어 항소심에서의 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 이원화 : 그런데 남의 일 같지 않은 게 우리도 비슷한 상황에 놓일 수 있잖아요. 이럴 땐 어떻게 해야 사고도 막고, 법적 책임도 피할 수 있을까요. 어디까지 확인해야 합니까.
◇ 안수진 : 사실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도움을 주고자 행동했다가 오히려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은데요. 앞서 법원에서 판시한 바와 같이 단순히 눈으로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문을 열거나 차주의 연락처로 전화를 걸어보는 등의 적극적인 확인절차가 필요하겠습니다. 무엇보다 안전한 것은 해당 주차장을 관리감독하는 경비원이나 관리인에게 상황을 알리고 직접 조치하도록 요청하시는 게 필요하겠습니다.
◆ 이원화 : 주차장을 관리하는 경비원은 어떻습니까?
◇ 안수진 : 경비원 역시 업무상과실치사의 책임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1심 법원은 경비원의 업무범위 내에 이 사건 기계식주차장의 입출차 관리까지 포함된다고 보아 경비원에게 금고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였는데요. 경비원은 별도로 해당 판결에 불복하지 않아 그대로 확정되었습니다.
◆ 이원화 : 그런데 이 경비원의 경우, 관리인 교육을 받지 않았다고 해요. 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은 사람에게 사망사고 책임까지 물을 수 있는 건가요? 오히려 교육시키지 않은 사람의 책임이 더 큰 것 아닙니까?
◇ 안수진 : 이 사건 경비원이 관리인 교육을 받지 못했다는 사정으로 인하여 오피스텔 관리소장까지 업무상과실치사 책임을 지게 되었는데요. 따라서 1심에서 관리소장에게 경비원과 동일한 금고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였습니다. 이후 관리소장은 이 판결에 대하여 항소하였는데, 항소심은 양형부당 주장만을 받아들여 벌금 1천만 원으로 감형하였고, 상고가 기각됨에 따라 항소심 판결내용이 확정되었습니다.
◆ 이원화 : 한쪽에서는 그대로 두고 간 대리기사 그리고 피해자 본인의 책임도 이야기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 부분은 법적으로 어떻습니까?
◇ 안수진 : 실제로 법원은 1심 판결문에 ‘피해자에게도 이 사건 사고의 발생 또는 피해의 확대에 상당한 책임이 있어 보인다’라는 점을 기재하였는데요. 피고인들 중 일부가 불복한 항소심 판결문에서도 피고인들의 양형부당 주장을 받아들이는 근거 중 하나로서 언급되기도 하였습니다. 다만, 대리기사의 책임에 관련하여, 대리기사가 피해자의 명확한 요청에 따라 차량을 정차시키고 하차하였다면 곧바로 피해자가 사망한 결과에 대한 책임을 묻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의적인 측면이나 민사상 책임에서는 손님을 안전하게 인도했는지 여부가 다투어질 여지는 있겠습니다.
◆ 이원화 : 비슷한 기계식 주차장 사고인데, 완전히 다른 결론이 난 사건도 있습니다. 이 사건 역시 안에 사람이 있는 줄 모르고 기계를 작동했다가 사람이 숨졌는데, 기계를 작동한 사람에게 무죄가 선고됐거든요. 일단 어떤 일이 있었던 건지부터 설명해주시죠.
◇ 안수진 : 네, 2017년도 사건인데요. 보도에 의하면, 서울의 한 다세대주택 기계식주차장에서 20대 주민이 밤늦게 본인의 차를 꺼내기 위해 장치 버튼을 눌렀다가, 주차장 내부에 있던 피해자 A씨가 기계에 눌려 사망한 사건이었습니다. 이에, 버튼을 눌렀던 주민은 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 이원화 : 앞선 사건은 유죄였는데, 이 사건은 왜 무죄였던 겁니까?
◇ 안수진 : 핵심은 ‘사고를 예견하고 피할 수 있었는지’였는데요.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이 사건에서 재판부와 배심원단은 사고 당시 주차장 내부 하단이 매우 어둡고 조명도 없어서, 사람이 눈으로 살피더라도 내부에 쓰러진 사람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무죄의 사유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계를 조작하려던 일반인이 ‘혹시라도 어두운 주차장 구석에 알 수 없는 이유로 의식을 잃고 쓰러진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까지 예견하여 조치할 의무는 없다고 본 것입니다.
◆ 이원화 : 또 다른 사건도 있죠. 제주의 한 호텔 기계식 주차장에서 발생한 사고, 어떤 사건이었죠?
◇ 안수진 : 네, 2021년 제주 서귀포의 한 호텔에서 일어난 사고입니다. 30대 관광객이 렌터카를 몰고 호텔 기계식주차장에 차량을 입고하려다가 목숨을 잃은 사건인데요. 피해자는 이 사건 호텔의 진출입로를 통해 기계식주차장치 바로 앞까지 직진하던 중 잠깐 차량을 정차한 후 차에서 내렸는데, 그 순간 차량이 기계식주차장치 출입문으로 움직였고, 피해자가 급히 차량에 탑승하여 정차시키려 하였으나 뜻대로 되지 않아 차량에 탑승한 채 약 7.3m아래로 추락하게 되었습니다.
◆ 이원화 : 당시 현장에 교육 받은 관리인도 없었고 안전관리에도 여러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거든요. 그런데 형사에선 유죄가 인정됐는데 민사에선 피해자 책임도 30% 봤거든요. 형사상 과실과 민사상 과실비율, 판단 기준이 다른가요?
◇ 안수진 : 네, 당시 재판과정에서 밝혀진 바에 의하면, 사건발생시 해당 호텔의 기계식주차장은 당초의 설계와 다르게 변경되어 있었으며, 차량이 대기할 수 있는 정류장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지 않았고, 기계식주차장치 관리인 교육을 이수한 관리인이 상주하지 않았던 것이 드러났습니다. 피해자의 과실에 대하여 형사재판과 민사재판에서의 판단이 약간 다른데요. 형사재판은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해야 하는가’의 문제라면 민사재판은 ‘발생한 손해를 얼마나 배상할 것인가’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의 경우 형사재판에서 호텔 지배인에 대해서는 금고 10월, 호텔을 운영한 주식회사의 대표는 징역 1년 4월, 해당 주식회사는 벌금 300만 원의 형사판결을 선고받았는데요. 형사재판에서도 피해자의 과실이 참작사유로 언급되었지만 피고인들에 대해 유죄의 판결을 선고한다는 결론 자체가 변경되지는 않습니다. 한편, 민사재판에서는 운전자 역시 낯선 환경에서 차량을 운전할 때 제동장치를 정확히 확인하는 등 스스로 주의를 기울였어야 했다며 피고들의 책임을 70%로 제한한다는 1심 판단이 있었는데요. 이는 형사상 유죄가 인정되더라도, 손해배상액을 산정할 때는 피해자의 주의 의무 소홀 정도를 반영해 배상액을 깎는 '과실상계'를 적용하기 때문입니다
◆ 이원화 : 사건엑스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엑스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YTN 라디오 김양원 (kimyw@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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