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일 : 2026년 09월 14일 (월)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유한규 변호사
- '강북 오피스텔 살인' 피의자, 투약 후 50대 지인 여성 살해
- 피해자, 가족도 동거관계도 아닌 지인..그런데 왜 살인까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원화 변호사 (이하 이원화) : 처음엔 그 누구도 이게 살인사건일 것이다, 생각진 못했을 겁니다. 시작, 마약 관련 첩보였죠. 첩보를 받고 CCTV를 추적하던 경찰은 바지에 피를 묻은 남성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그가 다녀온 오피스텔에선 5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죠. 경찰은 처음엔 살인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하지만 수사 과정에서 금품을 노린 정황이 드러나자 혐의를 강도살인으로 변경했죠. 특히 범행 전, 인터넷으로 수갑과 결박 도구를 검색하고 흉기까지 미리 준비한 정황도 확인됐습니다. 이미 재범 위험성이 높다고 평가돼, 전자발찌 부착 명령까지 받았던 사람. 그런데 결국 또다시 강력범죄, 이번엔 살인사건의 피고인으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이 정도로 재범 위험성이 지적돼 온 사람이라면 우리 관리 시스템은 왜 이번 범죄를 막지 못했을까요? 그리고 혹여 이 남성이 마약에 취해 정상적 판단을 할 수 없었다 심신미약을 주장한다면, 감형될 수도 있을까요? 오늘 사건엑스파일에서 이 사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사건엑스파일, 이원홥니다. 로엘 법무법인, 유한규 대표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변호사님, 어서오세요.
◇ 유한규 변호사 (이하 유한규) : 네, 안녕하세요. 로엘법무법인의 유한규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사건부터 정리해보죠. 처음엔 마약 관련 첩보로 시작했는데 따라가다 보니 살인사건이 드러났습니다. 일단,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설명을 해주시죠.
◇ 유한규 : 네, 보도에 따르면 마약 관련 첩보를 입수한 경찰이 피의자의 동선을 추적하면서 CCTV를 확인하던 중 새벽 시간대에 바지에 피를 묻히고 흉기로 추정되는 물건을 든 채 이동하는 피의자를 발견했습니다. 경찰은 즉시 동선을 추적해 강북구에 있는 오피스텔 지하 주차장에서 피의자를 긴급체포했고, 그가 다녀온 오피스텔로 올라가 보니 50대 여성 피해자가 숨진 채 발견됐던 겁니다.
◆ 이원화 : 그래서 처음 경찰이 적용한 혐의는 살인이었습니다. 그런데 수사가 진행되면서 이게 바뀌었죠? 왜, 어떻게 바뀐 겁니까?
◇ 유한규 : 네, 수사기관은 이후 수사과정에서 피의자가 평소 현금을 다량 보유하던 피해자의 금품을 노리고 계획적으로 접근한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피의자가 범행 전 인터넷으로 '수갑'이나 '결박 도구'를 검색하고 사냥용 칼 등 흉기 여러 자루를 미리 준비해 침입한 것으로 확인됐거든요. 결국 피의자의 혐의는 처벌 수위가 훨씬 무거운 ‘강도살인’으로 변경됐고, 결국 구속 기소되었습니다.
◆ 이원화 : 살인과 강도살인. 이름은 한 단어 차이지만 처벌의 무게는 상당히 다르죠? 그런데 여기서 법적으로 중요한 게 사람을 살해하고 돈을 가져갔다고 해서, 무조건 강도살인이 되는건 아니잖아요. 결국 돈을 빼앗을 목적이 언제 생겼냐가 중요할 것 같은데, 이번 사건은 어떻게 봐야합니까?
◇ 유한규 : 살인죄는 사형, 무기징역 이외에도 5년 이상의 유기징역형이 가능하지만, 강도살인죄는 사형 또는 무기징역만 규정돼 있는 중범죄 중의 중범죄입니다. 구별의 핵심은 ‘돈을 빼앗을 목적이나 의도’, 즉 ‘강도의 고의’가 살인 전에 미리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만약 살인 후에 갑자기 돈을 발견해 가져갔다면 살인죄와 절도죄로 처벌받겠지만, 이번 사건처럼 금품을 노리고 사전 조사를 한 정황이 있다면 살해하기 전에 돈을 빼앗을 목적이 있었다고 인정돼 강도살인죄가 성립합니다.
◆ 이원화 : 이제 마약 이야길 좀 해보죠. 애초에 마약 관련 첩보로 시작된 사건이었고 피고인에게서 필로폰과 대마 성분도 확인됐습니다. 그러면 강도살인과는 또 별개의 혐의가 적용되는 거죠? 이번 사건은 어떻게 될까요?
◇ 유한규 : 물론입니다. 강도살인과 별개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가 함께 적용되는거죠. 이번 사건에서 피고인이 체포되었을 때 소지품과 차량 등에서 마약류로 추정되는 물건이 발견됐고, 국과수 정밀 감정 결과 필로폰과 대마 모두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보도되었습니다. 따라서 피고인은 하나의 재판에서 강도살인죄와 마약류관리법위반 혐의에 대해 모두 처벌을 받게 됩니다.
◆ 이원화 : 그런데 만약 재판에서 피고인이 “마약에 취해 정상적 판단을 할 수 없었다, 기억도 제대로 안 난다” 이렇게 심신미약 주장하면 이에 따라서 감형까지도 될 수 있을지, 어떻게 보십니까?
◇ 유한규 : 마약에 취해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었다면 심신미약으로 감형이 될 수도 있습니다만, 이번 사건에서 심신미약 감형을 받기는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왜냐하면 이번 사건에서 피고인은 사전에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한 정황이 뚜렷하기 때문에 사물 변별 능력이나 의사 결정 능력이 미약했다고 인정받기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만약에 일부러 마약을 투약하거나 술을 마시고 심신미약 상태를 만들어서 범죄를 저질렀다면 소위 ‘원인에 있어서 자유로운 행위’에 해당해 감형 규정이 적용되지도 않습니다. 특히 양형 기준상으로 폭력범죄나 성범죄 등 일부 사안에서는 일부러 술을 마셔서 만취상태를 야기했다면 오히려 가중처벌 인자로 반영하도록 하고 있고, 과거 경험상 술에 취하면 사고를 칠 가능성을 인지할 수 있었다면 감경인자로 반영하지 않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 이원화 : 변호사님께서 판사로 재판하실 때도 피고인이 술이나 약물 때문에 기억이 없다, 제정신이 아니었다 주장하는 사건들을 많이 보셨을 것 같은데 판사 입장에서 이런 주장이 나오면 뭘 가장 먼저 뭡니까? 이 사람이 정말 판단 능력이 떨어졌던 게 맞나를 가르는 결정적인 포인트 이런 게 있을까요?
◇ 유한규 : 재판부에서는 범행 당시뿐만 아니라 범행 전후의 행동까지도 전반적으로 살펴보고 판단능력이 있는지 살펴보게 됩니다. 정말로 술이나 약물에 취해서 심신미약 상태였다면 충동적인 방법으로 범행을 저질렀어야 할텐데, 이 사건과 같이 계획적으로 범행에 나아갔다면 판단능력이 떨어졌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결국 그런 ‘간접증거’들로 ‘사건 당시에 피고인이 심신미약의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인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 이원화 : 그리고 피고인의 과거 범죄 전력도 상당합니다. 13세 미만 아동을 대상 성폭력 범죄 전력이 여러 차례 있었고요. 전자발찌 부착 명령도 받았습니다. 이후에도 아동 청소년 성착취물 소지, 음주운전까지. 그런데 이번 범죄는 강도살인이잖아요. 범죄의 종류가 서로 달라도 이런 과거 전력들이 형량을 정할 때 중요하게 작용하나요?
◇ 유한규 : 물론입니다, 전과 유무는 매우 중요한 양형조건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말씀해 주신 피고인의 과거 범죄 전력이 이번 강도살인과 직접적인 동종의 범죄는 아닐지라도, 이처럼 반복적으로 범법행위를 저질러 오는 등 법질서를 경시하는 듯한 태도와 높은 재범의 위험성 때문에 이 사건에서 엄벌을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 이원화 : 판사로 계실 때 어땠습니까? 전과가 많은 피고인이 다시 법정에 섰다. 재판부가 실제 더 무겁게 보는 건 어떤 대목입니까?
◇ 유한규 : 형벌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응보적인 측면, 즉 죄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는 것도 있지만, 형벌을 통해 피고인의 교화를 기대하는 것도 있습니다. 그런데 전과가 많다는 것은 이미 갱생의 기회를 주었거나 몇 번의 형사처벌을 받았음에도 교화가 되지 않고 있다, 즉 그럴 가능성이 낮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재판부 입장에서는 교화보다 엄벌에 주목하게 되고 피고인을 더 장기간 사회와 격리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보게 되어 중형을 선고하게 되는 것이죠.
◆ 이원화 : 아무튼 이번 사건, 단순한 살인사건은 분명 아닙니다. 강도살인 혐의에, 계획범죄 정황, 마약 투약까지. 여기에 과거 전과도 있고요. 현재까지 알려진 사실관계가 재판에서 그대로 인정된다고 하면 어느 정도의 중형이 예상되는 사건입니까?
◇ 유한규 :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강도살인죄는 중범죄 중의 중범죄입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사실관계에 따르면 거기에 마약까지 투약했고 전과도 다수입니다. 때문에 법원으로서는 피고인을 사회와 영원히 격리할 필요가 있다라고 인정할 가능성이 높은데요. 다만 사형 선고가 마지막으로 확정된 지도 벌써 10년이 넘었고 그 사이에 발생한 다른 여러 잔혹한 범행들에 대해서도 사형이 아니라 무기징역이 선고되어 왔던 사례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에서 검사가 사형을 구형한다고 하더라도 실제 법원의 판결은 무기징역으로 선고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됩니다.
◆ 이원화 : 그런데 피고인 측에서 형량을 조금이라도 낮추기 위해 어떤 부분을 주장할 수 있을까요? 범행 인정, 반성, 피해 회복. 피해가 회복될 수 있는 범죄인지 모르겠지만요. 유족과의 합의 여러 사정들이 있을 텐데 이 사건에 대해 현실적으로 재판부가 참작할 만한 요소 얼마나 뭐가 있다고 보세요?
◇ 유한규 : 현실적으로 재판부가 참작해 줄 만한 요소가 거의 없다고 보입니다. 피고인 측에서는 말씀해주신 대로 반성문 제출이나 합의를 시도하겠지만,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사건이고 유족들이 엄벌을 탄원하는 상황에서 단순히 반성한다는 태도만으로 감형은 어렵습니다. 알려진 범행수법과 범죄전력도 매우 불리하기 때문에, 설령 유족들과 합의가 된다고 하더라도 제한적으로만 참작될 것으로 보입니다.
◆ 이원화 : 그런데 이 재판부가 심정적으로 검찰의 주장에 상당 부분 동의할지라도 검사가 결정적인 부분을 제대로 입증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잖아요. 가령 이번에도 살인은 맞는데 처음부터 돈을 노리고 범행했다는 점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는다 그러면 재판부가 심증만으로 강도 살인을 인정할 수는 없죠.
◇ 유한규 : 그렇습니다. 피고인을 유죄로 인정하려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의 증명이 필요하기 때문에 단순히 심증만으로 강도살인을 인정할 수는 없습니다. 결국 돈을 노리고 범행에 이르렀다는 점에 대해 입증이 안 되면 결국 살인죄와 강도죄로 판결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 사건에서 수사기관이 이미 금품 갈취 목적 및 사전 준비 정황에 대한 보완수사를 충분히 진행해 기소하였으므로, 혐의 입증에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 이원화 : 이 사건을 보면, 결국 이 질문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피고인, 과거 법원에서 이미 재범 위험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아 전자발찌 부착 명령까지 받았던 사람이잖아요. 부착 기간이 끝났다면 아무리 고위험 전과자들이라고 해도 관리를 따로 하진 않는 겁니까?
◇ 유한규 : 전자발찌 부착명령 제도는 피고인에게 중대한 신체적, 장소적 제약을 가하기 때문에 따로 판결로 선고해야 할 만큼 엄격한 요건 하에 시행되는 것이라서 부착기간이 종료되면 강제적인 위치추적이나 관리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 피의자처럼 준수사항 위반 전력도 있는 다중범죄자의 경우 단순히 전자발찌 부착기간이 끝났다는 이유만으로 재범의 위험성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사후적인 관리제도가 필수적이라고 생각됩니다. 이전에 고위험 성폭력범죄자에 대해서 거주지를 지정할 수 있게 하는 법률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가 결국 폐기된 적도 있었는데요. 향후 다시 의견 수렴을 통해 고위험군 전과자에 대한 사후 모니터링, 위험요인 관리를 필요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가능하게 하는 제도의 정비가 시급하다고 봅니다.
◆ 이원화 : 사건엑스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집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 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엑스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YTN 라디오 김양원 (kimyw@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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