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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전문

방송시간[월~금] 05:40, 12:40, 18:40
제작진진행: 이원화 변호사 / PD : 김양원 / 작가 : 강정연
"경찰, 연인원 1,800명..90번 넘게 수색하고도 못찾은 시신이 떠올랐다"[사건X파일]
2026-08-27 00:03 작게 크게
■ 방송 : FM 94.5 (05:45~06:00, 13:40~13:55, 18:40~18:55)
■ 방송일 : 2026년 08월 27일 (목)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임태혁 변호사

- '시신없는 살인사건' 두물머리 시신유기 30대, 1심 징역 27년형 불복 항소
- 시신 없이 1심 진행중 피해자 시신 발견
- 피고인 '살해했다' 자백에도 시신 감정서에 쓰인 사인은 '불명', 왜였을까?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원화 변호사 (이하 이원화) : 한집에서 함께 살던 지인을 살해한 뒤 시신을 남한강에 유기한 30대 남성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검찰은 무기징역을 구형했죠. 그런데 이 사건에는, 재판 내내 풀리지 않은 문제가 하나 있었습니다. 그건 바로 이른바 시신 없는 살인사건이었죠. 살인죄를 판단하려면 피해자가 어떤 이유로 숨졌는지, 피고인의 행동과 사망 사이에 어떤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그런데 시신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부검을 통해 사망 원인을 확인할 수가 없죠. 물론 누군가는 범인이 자백했는데 그게 중요하냐고 할 수 있지만 자백만으로 살인죄를 인정할 순 없습니다. 그렇게 재판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던 어느 날, 사건 발생 약 6개월만에 피해자의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오랜 시간 물속에 있던 탓에 얼굴을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부패한 상태였죠. 그런데 시신이 발견됐을 당시, 1심 재판은 이미 변론을 모두 마친 상태였습니다. 결국 1심 법원은 부검 결과 없이 기존 증거만으로 판결을 내려야했죠. 보도에 따르면 피고인은 피해자가 먼저 공격해 이를 제지하려 했을 뿐,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 주장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검찰과 피고인 양쪽 모두 최근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는데요. 1심 판결 이후 새롭게 나온 부검 결과는 과연 항소심 판단과 형량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오늘 사건엑스파일에서 이 사건의 법적쟁점,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사건엑스파일, 이원홥니다. 로엘 법무법인, 임태혁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변호사님, 어서오세요. 

◆ 임태혁 변호사 (이하 임태혁) : 네, 안녕하세요. 로엘 법무법인 임태혁 변호사입니다. 반갑습니다.

 ◇ 이원화 : 먼저 사건부터 짚어보죠. 피고인과 피해자, 어떤 관계였고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 임태혁 : 네. 보도에 따르면 두 사람은 모두 30대 남성으로 사건이 나기 약 2년 전부터 오토바이 배달 일을 함께 하며 알게 된 사이였습니다. 사건 몇 주 전부터는 서울 강북구에 있는 피고인의 집에서 함께 살았다고 하고요. 그러다 지난 1월13일, 피고인과 피고인의 여자친구, 피해자가 함께 식사를 하다가 일이 벌어집니다. 피해자가 잔반 정리를 제대로 안 한다는 정말 사소한 이유로 피고인이 격분한 겁니다. 판결문에 따르면 피고인은 피해자의 정강이를 걷어차기 시작해 한 시간 넘게 폭행했습니다. 자다 깬 피고인의 어머니가 '이러다 애 죽는다'며 말릴 정도였는데도 멈추지 않았고요. 피해자가 쓰러진 채 '잘못했다, 그만해 달라.' 애원하는데도, 결국 뒤에서 팔로 피해자의 목을 감아 졸랐고, 피해자는 그렇게 숨을 거뒀습니다.

 ◇ 이원화 : 그런데 두 사람의 관계가 평범한 친구 사이는 아니었던 것 같거든요. 피고인이 평소에도 피해자를 굉장히 억압해왔다는 것 같던데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이었습니까? 

◆ 임태혁 : 네, 보도를 종합하면 친구라기보다는 사실상 일방적인 착취 관계였습니다. 피해자는 판단력이 다소 부족해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던 분이었다고 하는데요. 피고인은 자기 오토바이를 피해자에게 비싼 값에 떠넘겨 빚을 지운 다음 자기 대신 배달을 시키고 수익금을 가로챘습니다. 유족이 확인한 것만 최소 396만 원이고, 피해자 어머니에게 '아들이 도박에 빠졌다' 며 150만 원을 받아 가기도 했습니다. 폭행도 일상이어서, 동료 기사들 사이에서' 두 사람을 분리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는 법정 증언도 있었고요. 그런데 사망 사실이 드러난 것도 바로 이 동료들 덕분이었습니다. 1월21일, 피해자가 일주일째 보이지 않자 동료 라이더가 실종 신고를 하면서 평소 동거인에게 폭행을 당해 왔다는 이야기를 함께 한 거예요. 여기에 전화는 안 받고 문자만 온다는 점도 수상했죠. 경찰은 곧장 피고인을 용의자로 특정해 신고 약 4시간 만에 긴급체포했습니다.

 ◇ 이원화 : 피해자의 지인이 신고한 뒤에 피고인은 비교적 빨리 잡혔어요. 본인도 범행 자체는 어느 정도 인정했던 것으로 보이는데요?

◆ 임태혁 : 네, 피고인은 경찰에서 '다투다가 화가 나 목을 졸랐고, 시신은 강가에 버렸다'는 취지로 범행 자체는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처음부터 우발성을 강조한 거죠. 그런데 범행 뒤 행적을 보면 우발적이라는 말이 무색합니다. 보도에 따르면 피고인은 피해자가 숨지자 피해자 명의로 휴대전화를 새로 개통하고, 그 전화로 경차를 빌립니다. 다음 날 저녁 시신을 차에 실어 경기 양평 용담대교로 간 다음, 10미터 아래 한겨울 남한강으로 던져 유기했습니다. 그러고는 항공권을 알아보고, 월급을 미리 당겨 받고, 여자친구와 어머니에게 돈을 받아 해외 도피 자금까지 마련했어요. 가족이 자수를 권했지만 거절했다고 합니다.

 ◇ 이원화 : 그 과정에서 피해자 행세를 했다면서요? 

◆ 임태혁 : 그렇습니다. 피고인은 피해자의 휴대전화로 가족과 지인들에게 피해자가 살아 있는 것처럼 문자를 계속 보냈습니다. 판결문에 소개된 대화를 보면요, 범행 닷새 뒤에 피해자 어머니가 '춥지 않느냐, 감기는 다 나았느냐' 하고 안부를 묻자 '약 먹었다, 배달 일은 그만두고 친구랑 해외 나가서 일하고 올까 싶다'고 답하기까지 해요. 어머니는 아들이 세상을 떠난 줄도 모른 채 대화를 나눈 겁니다. 결국 검찰은 지난 2월, 피고인을 살인과 사체유기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습니다.

 ◇ 이원화 : 그런데 이 사건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피해자의 시신을 결국 찾지 못한 채 재판이 시작됐단 점입니다. 듣는 분들은 시신은 없어도 피고인이 범행을 자백하지 않았냐, 그럼 된 거 아니냐, 할 수 있지만 재판이 자백만으로 끝나는 건 아니잖아요. 피고인이 범행을 자백했어도 자백만으로 살인죄가 인정되지 않는 이유, 뭔가요?

◆ 임태혁 : 네, 우리 형사재판에는 '자백이 유일한 증거일 때는 그것만으로 유죄로 삼을 수 없다'는 대원칙이 있습니다. 자백보강법칙이라고 하는데요. 자백에만 기대면 허위 자백으로 인한 오판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살인죄는 피해자가 언제, 어떻게 숨졌는지, 피고인의 행위 때문에 숨진 게 맞는지까지 증명해야 하는데 시신이 없으면 부검으로 확인할 길이 없죠. 다만 대법원은 시신이 발견되지 않았더라도 간접증거를 종합해 살인을 인정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이 사건에서는 집 안에 남은 혈흔, CCTV와 차량 기록, 휴대전화 위치 정보, 현장에 있었던 가족의 진술 같은 간접증거를 촘촘히 쌓는 게 핵심이었습니다. 그런데 증거를 아무리 쌓아도 피고인이 '고의'를 다투면 이야기가 또 달라집니다. 이 사건이 딱 그랬습니다.

 ◇ 이원화 : 그래서 피고인도, 범행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가장 중요한 부분에서는 검찰과 맞섰습니다. 죽이려던 의도는 없었다, 먼저 공격해오는 걸 제지하려고 그랬다, 주장했단 거잖아요. 심지어 구치소에서는 “살인에서 상해치사로 죄명을 바꾸면 더 빨리 나갈 수도 있다”는 취지의 이야기도 했다, 알려졌는데요. 이런 발언을 보면 피고인도 두 죄의 차이를 알고 형량을 줄이는 데 몰두한 걸로 보이거든요. 이 부분은 어떻게 봐야할까요?

◆ 임태혁 : 네, 살인이냐 상해치사냐의 문제입니다. 결과는 똑같이 사람이 숨진 것이지만 법적으로는 차이가 있습니다. 상해치사는 때리긴 했지만 죽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경우고, 살인은 ‘죽을 수도 있겠다’라는 것을 알거나 ‘죽어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행위를 한 경우입니다. 즉 미필적 고의까지 포함합니다. 형량도 상해치사는 3년 이상의 징역인데, 살인은 5년 이상에 무기징역, 사형까지 가능하니까 피고인 입장에선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부분이죠. 그런데 법원은 고의를 판단할 때 피고인 말이 아니라 객관적인 정황을 봅니다. 목은 급소 중의 급소입니다. 한 시간 넘는 폭행으로 저항할 힘도 없는 사람의 목을 뒤에서 조르면 어떻게 되는지는 누구나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119 신고 한 통 없이 곧바로 시신을 유기했다면, '죽일 생각은 없었다'는 말을 그대로 믿기는 어렵습니다. 1심 내내 바로 이 지점에서 공방이 벌어졌습니다.

 ◇ 이원화 : 그런데 1심이 한창 진행되던 중, 사건발생 6개월 만에 시신이 발견됐죠?

◆ 임태혁 : 네, 지난 7월1일이었습니다. 남한강 옆 도로를 지나던 운전자가 '용담대교 밑에 마네킹 같은 게 떠 있다'며 119에 신고했는데 확인해 보니 사람이었습니다. 연인원 1,800명이 90차례 넘게 수색하고도 못 찾았던 피해자가 결국 피고인이 지목했던 용담대교 교각 사이에서 발견된 겁니다. 여섯 달을 물속에 있어 얼굴을 알아볼 수 없는 상태였지만 옷차림과 DNA 감정으로 신원이 확인됐고, 유족은 그제야 장례를 치를 수 있었습니다. 시신은 곧바로 국과수 부검에 맡겨졌는데요. 보도로 공개된 부검감정서를 보면, 목 앞쪽의 목뿔뼈와 방패연골이 부러져 있었습니다. 목이 강하게 눌릴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흔적입니다. 오른쪽 광대뼈와 턱뼈는 함몰될 정도로 부러졌고, 갈비뼈도 세 대 이상 연달아 부러져 있었고요.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었습니다.

 ◇ 이원화 : 문제는 뭐였나요?

◆ 임태혁 : 부검 결과를 1심 판결에 쓸 수 없었다는 겁니다. 시신이 발견됐을 때 1심은 이미 변론이 끝나고 선고만 남은 상태였고, 부검감정서도 선고 일주일 전에야 나왔거든요. 형사재판에서 어떤 자료가 유죄의 증거가 되려면 법정에서 정식 증거조사를 거쳐야 하고, 그러려면 변론을 다시 열어야 합니다. 그런데 당시는 피고인의 1심 구속기간 만료가 코앞이라, 선고가 밀리면 피고인을 석방한 채 재판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습니다. 결국 부검감정서는 참고자료로 제출됐을 뿐 증거로 채택되지 않았고, 1심은 기존 증거만으로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감정서에 적힌 최종 사인이 '불명'이었습니다. 시신이 오래 물속에 있어 부패가 심했던 탓에, 부검 소견만으로는 사망 원인을 특정하기 어렵다고 본 겁니다.

 ◇ 이원화 : 재판부가 변론을 다시 열고 정식증거로 채택할 수도 있었지만 굳이 그렇게 하지 않은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 같고요. 방금 말씀하신 대로 구속 기간 만료 부분이 가장 크겠죠. 또 1심 결과를 보면, 재판부가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거든요. 시신도 부검결과도 없는 상태에서 법원이 피고인의 주장이 모순이다 라고 판단한 이유, 뭔가요?

◆ 임태혁 : 네, 판결문을 보면 재판부는 객관적인 기록과 피고인 스스로의 말로 판단했습니다. 먼저 피고인은'1월14일 오후에 다투다 목을 졸랐고, 30분간 심폐소생술도 했다'고 주장했는데요. CCTV상 그날 오후 피고인이 집에 머문 시간은 다 합쳐도 20분이 안 됐습니다. 반대로 피해자는 13일 아침 집에 들어간 뒤 나온 기록이 없는데, 피해자의 휴대전화는 13일 밤 피고인 일행이 간 치킨집 근처에서 신호가 잡혔습니다. 13일에 이미 피해자가 숨졌고, 피고인이 그 전화를 들고 다녔다는 뜻이죠. 재판부는 13일 현장에 있었던 어머니와 여자친구를 보호하려고 날짜를 바꿔 진술한 것으로 봤습니다. '제지하려 했을 뿐'이라는 주장도 그렇습니다. 피고인은 '피해자가 항복 표시를 하자 바로 풀어줬다'고 했지만, 정작 '허벅지로 조이고 있어서 갈비뼈가 폐를 찔러 죽은 건지, 목을 졸라 죽은 건지 모르겠다'고 말한 사실이 드러났거든요. 팔까지 결박한 채 목을 졸랐을 가능성을 스스로 인정한 셈입니다. 결국 재판부는 살인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해 징역27년을 선고했습니다.

 ◇ 이원화 :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죠. 양쪽 모두 항소했습니다. 그리고 항소심에 더 눈길이 가는 이유는 1심에서 쓰이지 못했던 부검감정서가 정식 증거로 제출될 예정이다 라는 점인데요. 피고인에게 불리하지 않을까 싶다가도 최종 사인이 결국 불명으로 기록됐단 점이 좀 걸리는데 어떻게 보세요?

◆ 임태혁 : 언뜻 보면 피고인에게 유리해 보이지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국과수가 사인을 불명으로 남긴 건 '왜 숨졌는지 알 수 없다'기보다는 부패가 심해 부검 소견만으로는 단정할 수 없으니 수사로 확보된 다른 정황과 함께 해석하라는 취지거든요. 그런데 부검에서 확인된 목뿔뼈와 방패연골 골절은 목 눌림 질식에 부합하는 소견이고, 얼굴과 갈비뼈 골절도 1심이 인정한 '무차별 폭행 뒤 목을 졸랐다'는 범행 경과와 맞아떨어집니다. 사인은 부검 하나만이 아니라 모든 증거를 종합해 판단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감정서는 오히려 공소사실에 힘을 실어 주는 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물론 피고인 측은 '사인 불명'이라는 문구를 붙들고 다투려 하겠죠.     

 ◇ 이원화 : 변호사님, 마지막으로 한 개만 더 여쭤보겠습니다. 항소심에서 형량이 더 높아질까요?

◆ 임태혁 :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더 높아질 수 있는 구조입니다. 피고인만 항소한 사건에서는 1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할 수 없다는 원칙이 있는데, 이 사건은 검찰도 형이 가볍다며 항소했기 때문에 그 제한이 없습니다. 검찰이 구형했던 무기징역까지도 법적으로는 열려 있는 거죠. 그래서 항소심에서는 부검감정서가 증거로 어떻게 평가받을지, 살인의 고의 공방이 어떻게 정리될지, 그리고 스무 건에 이르는 전과와 반성 없는 태도가 형량에 얼마나 반영될지, 이 세 가지를 눈여겨보시면 좋겠습니다. 끝까지 지켜봐야겠습니다.
               
◇ 이원화 : 사건엑스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엑스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YTN 라디오 김양원 (kimyw@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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