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일 : 2026년 08월 25일 (화)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임흥준 변호사
- 숨진 11살 아동, 2번이나 교회 빠져나와 도움 요청했지만, 다시 교회로 보내져
- 법원, 경찰이 신청한 외할머니 접금금지 신청 기각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원화 변호사 (이하 이원화) : 그날 새벽에도, 11살 A군은 몰래 그곳에서 빠져나왔습니다. 그리고 500미터쯤 떨어진 편의점을 찾았죠. 아이의 얼굴과 몸 곳곳에는 멍이 있었습니다. 특히 눈 아래쪽 멍이 눈에 띄었다고 하죠. 이상하게 여긴 한 손님이 아이에게 다가가 물었습니다.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손님은 아이를 자신의 차에 태워 경찰서로 데려갔죠. 하지만 어쩐 일인지 아이는 그날 다시 자신이 빠져나왔던 교회로 돌려보내졌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날, 아이는 또다시 교회를 빠져나왔죠. 이번에는 인근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그렇게 아이는 다시 경찰서로 향했고, 또 한 번 “외할머니에게 맞았다” 말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또다시 교회로 돌아가게 됐죠. 경찰은 외할머니의 접근을 막아달라며 법원에 임시조치를 신청했지만 이마저도 기각됐습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아이는 더 이상 교회를 빠져나오지 않았습니다. 아니.. 못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아이가 밖으로 나가는 걸 막는단 이유로 침대 등에 결박한 상태였고, 이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사망했습니다. 두 번이나 교회를 빠져나와 도움을 요청했던 아이, 아이는 왜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야 했을까요. 오늘 사건엑스파일에서 이 사건,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사건엑스파일, 이원홥니다. 로엘 법무법인, 임흥준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변호사님, 어서오세요.
◆ 임흥준 변호사 (이하 임흥준) : 안녕하세요. 로엘 법무법인의 임흥준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오프닝에서 아이가 숨지기 직전의 상황부터 짚어봤는데 시간을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 보죠. 11살 아이, 이 아이가 부모와는 함께 살지 않았던 걸로 보이고요. 평소에 어디에서 누구와 어떤 생활을 하고 있었던 건가요.
◆ 임흥준 : 먼저 이 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사실상 교회에서 자랐습니다. 친모가 미성년자였고, 가출을 하면서 아이를 외할머니에게 맡겼고 외할머니는 다시 이 아이를 교회에 맡긴 거죠. 그러니까 아이한테는 교회가 집이었던 겁니다. 학교도 다니지 않고 홈스쿨링을 했고요. 2023년에는 지적장애 판정을 받아서 특수교육 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는데, 이후에 취소가 됐습니다. 그리고 놀라운 건, 이 아이가 생전에 장애수당이나 생계수당 같은 복지 급여를 단 한 번도 받지 못했다는 겁니다. 신청 자체가 없었던 거죠. 아이를 돌봐야 할 어른들이 아이의 권리를 전혀 챙기지 않았던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이원화 : 그런데 이 아이를 둘러싼 위험신호가 몇년전부터 있었던 것 같던데 언제부터 어떤 신고들이 있었던 거죠?
◆ 임흥준 : 일단 신고 이력이 무려 네 차례나 됩니다. 2021년에 처음으로 아이를 방치하고 있다는 신고가 들어왔고, 천안시가 세 차례 현장 조사를 해서 아동학대로 판단하고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이관했습니다. 그리고 2024년 3월에는 외할머니가 아이를 때렸다는 신고가 또 들어왔어요. 이때도 시가 조사를 해서 아동학대 정황을 확인했고, 외할머니는 실제로 기소돼서 형사처벌까지 받았습니다. 그런데도 아이의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올해 8월, 아이가 직접 교회를 뛰쳐 나와 도움을 요청하는 신고가 두 차례 더 들 어왔습니다. 결국 총 네 번의 신호가 있었는데 그 어느 것도 아이를 지키는 데 충분하지 않았던 겁니다.
◇ 이원화 : 그러니까 이미 몇 차례나, 아이가 아동보호 시스템 안으로 들어왔던 셈인데, 특히 이번에는 아이가 두 차례나 직접 교회를 빠져나와서 도움을 요청했음에도 보호가 제대로 안 됐었던 거잖아요. 가장 궁금한 게 이 부분인데요. 왜 아이가 두 번이나 자신이 빠져나왔던 교회로 다시 돌아갈 수밖에 없었던 겁니까?
◆ 임흥준 : 경찰 입장에서는, 학대 행위자로 지목된 외할머니가 교회가 아닌 다른 곳에 살고 있었기 때문에 아이를 교회로 돌려보냈다고 해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건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아이를 돌려보낼 때 따져야 할 건 가해자의 주소지가 아니라, 그 장소가 지금 아이에게 안전한지 이잖아요. 또 아이의 지적장애로 인한 행동·심리 특성 때문에 당장 받아줄 시 설을 구하기 어려웠다는 사정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게 아이를 위험한 곳으로 돌려보내는 이유가 될 수는 없는 것이죠.
◇ 이원화 : 그런데 아이가 직접 맞았다고 이미 이야기를 했고요. 몸에도 멍이 있었던 상황이잖아요. 이런 경우,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지 않고도 다른 곳으로 분리해서 보호할 수 있는 제도가 없었을까요?
◆ 임흥준 : 있습니다. 아동학대처벌법에는 경찰이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아이를 분리할 수 있는 응급조치 제도가 있고요. 긴급임시조치라고 해서 법원의 결정 없이도 경찰이 직접 가해자를 피해아동으로부터 격리하거나 접근을 금지할 수 있는 조치도 있습니다. 그리고 아동복지법에도 1년 이내에 두 번 이상 학대 신고가 접수된 아동에 대해서는 재학대 우려가 있으면 일시보호조치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은 그 요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었어요. 그런데 실제로는 이런 제도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 이원화 : 왜 작동을 안한겁니까?
◆ 임흥준 : 경찰이 외할머니에 대한 접근금지 임시조치를 법원에 신청했는데 법 원이 이를 기각했습니다. 대전지법 천안지원에서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였는데요. 아동학대 임시조치는 범죄 여부를 따지는 게 아니라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막기 위한 예방적 조치입니다. 아이가 직접 폭행 피해를 호소하고, 몸에 멍까지 있는 상황에서 기각이 됐다는 건 법원의 판단 기준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 이원화 : 이 부분이 좀 규명이 돼야겠습니다. 아무튼 결국 아이는 교회로 다시 돌아갔고요, 경찰은 아이가 밖으로 나가는 걸 막는단 이유로 장시간 결박돼있었던 것으로 판단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아이가 계속 밖으로 나가서 그랬다, 보호나 훈육을 위한 조치였다 이런 이유를 대면요. 아이를 장시간 묶어두는 행위, 제가 질문드리기도 좀 민망한 수준인데, 정당화될 수 있습니까?
◆ 임흥준 : 당연히 절대 안 됩니다. 아동복지법은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신체의 건강 및 발달을 해치는 신체적 학대 행위를 명백히 금지하고 있습니다. 아이가 밖에 나간다는 이유로 38시간 동안 침대에 묶어두는 건, 어떤 이유로도 훈육이나 보호라고 볼 수 없습니다. 이건 명백한 신체적 학대이고 형법상 감금죄에도 해당할 수 있으며 아동학대 처벌법상 아동학대 범죄에도 해당합니다.
◇ 이원화 : 일단 교회 목사와 외할머니가 구속됐고요. 혐의는 어떤 혐가, 적용된 상태죠?
◆ 임흥준 : 교회 목사와 외할머니 모두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아동학대치사죄는 아동학대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그 행위로 아동을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에 적용되는 죄인데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할 수 있는 중한 범죄입니다. 단순히 학대를 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학대 행위와 아이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며 사망에 대한 예견가능성, 즉 과실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38시간 결박, 탈진, 고열 등의 정황이 있기 때문에 인과관계 입증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 이원화 : 앞으로 수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확인해야 할 부분 뭔지 뭐 어떤 증거들이 또 핵심이 될 만한 것인지 왜 그럴 건지까지 설명해 주시죠.
◆ 임흥준 : 가장 중요한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사망 원인, 즉 결박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입니다. 국과수 1차 소견에서는 골절 등 특이 소견이 없다고 했는데, 결박으로 인한 탈진, 고열, 순환 장애 등이 사망에 기여했는지를 정밀하게 밝혀야 합니다. 부검 결과와 의료 기록이 핵심 증거가 되겠죠. 둘째는 각 피의자의 역할과 고의 수준입니다. 아동학대치사는 결과적 가중범이라 살해 고의까지는 필요 없지만, 만약 사망 가능성을 인식하고도 방치했다면 아동학대살해죄로 더 무겁게 처벌받을 수도 있습니다. 대법원도 피해아동의 심각한 건강 악화를 알면서도 중한 학대를 계속하고 구호조치 없이 방치한 경우에는 살해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수 있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 이원화 : 그리고 이 사건 당시 여기가 집이 아니라 교회잖아요. 목사나 외할머니 말고도요 다른 성인들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고 경찰도 가담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 같은데 만약 직접 아이를 묶은 사람과 그걸 지시한 사람 알고도 방치한 사람 구경한 사람도 있을 수 있고요. 그 책임을 각각 어떻게 지게 되는 겁니까? 직접 손을 대지 않은 사람도 아동학대 치사의 어떤 책임을 함께 질 수 있게 되는 건지 궁금한 궁금합니다.
◆ 임흥준 : 충분히 가능합니다. 형법상 공동정범은 직접 손을 댄 사람만이 아니라, 공모하거나 지시한 사람도 같은 죄책을 집니다. 그리고 직접 행위는 하지 않았더라도 옆에서 알고도 방치한 경우, 즉 보호 의무가 있는 사람이 학대를 막지 않은 경우에는 부작위에 의한 공동정범이나 방조범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교회에 함께 있던 성인 3명에 대해 경찰이 수사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실제로 유사한 사건에서 법원은 친부가 계모의 학대를 인지하고도 적극적 조치 없이 방임한 경우, 아동유기·방임죄의 죄책을 인정한 바도 있습니다.
◇ 이원화 : 그리고 부연 설명드리자면 여기에서 이 보호 의무는 반드시 법적인 의무가 법적인 의무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폭넓게 인정될 수도 있다는 점 아셔야겠습니다. 자, 그리고 이번 사건은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들의 책임과는 별개로 경찰이나 지자체의 대응도 상당한 논란이 되고 있어요. 아까 접근 금지 조치의 기각 이 부분도 말씀해 주셨는데요. 이건 단순히 대응이 아쉬웠다는 비판을 넘어서요.각 단계 주체별로 법적인 책임까지 좀 물어볼 수는 없겠습니까?
◆ 임흥준 : 네. 이 부분은 좀 나눠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경찰입니다. 경찰은 아동학대 신고를 받으면 즉시 조사에 착수할 의무가 있고, 현장에서 응급조치나 긴급임시조치를 취할 수 있는 권한이 있습니다. 그런데 두 차례나 아이를 교회로 돌려보냈습니다. 만약 이 과정에서 직무상 의무를 현저히 위반한 사실이 인정된다면, 국가배상법에 따른 국가배상 책임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다만 형사책임은 고의나 중과실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입증이 쉽지는 않습니다. 지자체의 경우, 아동복지법상 시장·군수·구청장은 아동학대 신고를 받으면 보호조치를 해야 할 법적 의무가 있습니다. 특히 반복 신고된 아동에 대해서는 일시보호조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했는데, 이를 이행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 국가배상 책임을 물을 여지가 있습니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은 2021년과 2024년에 사례를 이관받았는데, 이후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가 불분명합니다. 사례 관리 의무를 제대로 이행했는지 확인이 필요하고, 만약 관리를 소홀히 했다면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이 문제될 수 있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법원의 경우는 조금 다릅니다. 법관의 재판 행위는 원칙적으로 국가배상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다만 법관이 법령의 규정을 따르지 않거나 직무상 의무를 현저히 위반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국가 배상이 인정될 수 있다는 게 판례의 입장입니다. 이번 접근금지 기각 결정이 그 수준에 해당하는지는 별도로 따져봐야 할 문제입니다.
◇ 이원화 : 특히 이 사건이 몇 년 동안 반복해서 위험 신호가 있엇던 사건이라 더 안타까운 것 같은데, 현행 아동학대 제도를 보면 반복신고되는 아동이나 재학대 위험이 큰 아동을 더 강하게 보호할 장치가 없는 건 아니잖아요. 그런데 이번엔 도대체 왜, 어디에서 구멍이 생겼다고 봐야할까요?
◆ 임흥준 : 저는 크게 세 가지 구멍이 있었다고 봅니다. 첫째는 정보 공유의 실패입니다. 2021년, 2024년, 그리고 올해 8월까지 신고 이력이 쌓여 있었는데, 경찰과 지자체, 교육당국이 이 정보를 통합적으로 공유하고 대응하지 못했습니다. 둘째는 즉각분리 제도의 형해화입니다. 2020년 정인이 사건 이후 학대 피해 아동 즉각분리 제도가 도입됐는데, 이번에는 아이의 장애 때문에 적합한 시설을 찾지 못했다는 이유로 분리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셋째는 복지 사각지대 문제입니다. 이 아이는 지적장애 판정을 받았음에도 장애수당 한 푼 받지 못했습니다. 우리나라 복지 제도는 신청주의를 원칙으로 하는데 공적 보호 체계가 이 아이의 존재 자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던 겁니다.
◇ 이원화 : 사건엑스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엑스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YTN 라디오 김양원 (kimyw@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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