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일 : 2026년 08월 13일 (목)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윤치웅 변호사
- 버스 안 음료반입 제지하는 기사에 욕설 항의 승객, '업무방해죄', '형법상 모욕죄' 성립
- 버스 안 반입음료 바닥에 쏟거나 그냥 버렸다? 민사상 손배책임
- 버스 안 음료반입 제지당하자, 기사 눈 찌르고 운전석 옆에 대변 본 60대男 징역1년, 집행유예 2년
- 정차 전에 일어나 하차하려 움직인 승객 부상, 본인 과실 有..버스회사 책임도 30%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원화 변호사 (이하 이원화) : 아마 지금, 이 방송을 버스 안에서 듣고 계신 분들, 계실 겁니다. 실제 라디오를 진행하다 보면, “지금 몇 번 버슨데 잘 듣고 있어요”하는 문자도 제법 많이 들어옵니다. 반갑고 감사한 마음이죠. 그런데, 버스 안에서 들리는 이 라디오 소리가 누구에게나 반가운 소리인 건 아닌가 봅니다. 최근, 버스 운전기사의 라디오 청취를 전면 금지하는 조례를 만들어달란, 민원이 서울시의회에 접수됐습니다. 소리가 너무 커 하차벨을 놓치거나, 음량을 줄여달란 요구가 갈등으로 번지는 경우도 있단 건데요. 공감하는 의견도 있고, 과도한 요구란 반론도 있었습니다. 수많은 시민이 함께 이용하는 시내버스, 한 공간을 공유하다 보니, 갈등의 종류도 생각보다 다양하죠. 듣기만 했는데도 참 불편한 이 상황, 과연 승객의 말이 맞았을까요? 조례는 법이 아닌 걸까요? 또 버스 기사는 음식이나 음료를 들었단 이유로, 승객의 탑승을 어디까지 거부할 수 있을까요.음료를 쏟아놓고도 그대로 내리는 승객, 개인 스피커로 큰 소리를 내는 승객, 심지어 양치질을 하는 승객까지, 오늘 사건엑스파일에서는 버스 안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법적 쟁점들,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 이원화 : 안녕하세요. 사건엑스파일, 이원홥니다. 로엘 법무법인, 윤치웅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변호사님, 어서오세요.
◇ 윤치웅 변호사 (이하 윤치웅) : 안녕하세요. 윤치웅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오프닝에서 총 3개의 사건 만나봤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부터 한 번 여쭤볼게요. 음료를 들고 버스에 타려는 승객에게 기사가, “음료를 들고 탈 수 없다” 승차를 거부하자 “자신이 어느 대학, 어느 과를 나왔다”면서 “배울 만큼 배운 사람이다, 소송 걸까요?” 이렇게 따진 사람이 진짜 있었던 겁니까?
◇ 윤치웅 : 네, 맞습니다. 2022년 9월, 서울 시내버스에서 실제로 발생해서 언론에 보도되며 큰 공분을 샀던 사건인데요. 당시 한 남성 승객이 음료가 남아있는 테이크아웃 컵을 들고 탑승하자 버스 기사가 규칙을 설명하며 승차를 할 수 없다고 알렸습니다. 그러자 이 승객은 하차 요구를 무시하고 무작정 올라탄 뒤, "00대 대학원에 다니는 배울 만큼 배운 사람이다", "소송 걸까요? 경찰서 가실래요?"라며 기사님에게 시비를 걸고 폭언을 퍼부었습니다. 급기야 고객센터에 전화까지 해서 “법적인 근거에 대해서 잘 교육하세요”라며 욕설을 섞어가며 항의를 이어갔고, 결국 참다못한 다른 승객들이 항의한 끝에야 버스에서 내렸던 사건입니다.
◆ 이원화 : 실랑이가 계속 되자, 버스에 타고 있던 다른 승객이 나서서 “버스 내 음식 반입 금지 조례 검색해봐라, 법적 구속력있다” 이렇게 설명을 했던 모양입니다. 그랬더니 이 승객이 또 지지않고, “조례는 법 아니라 그냥 가이드다” 이렇게 주장했다던데, 팩트는 뭔가요. 누구 말이 맞는 겁니까?
◇ 윤치웅 : 당연히 난동을 피운 승객의 주장이 틀렸고, 조례의 효력을 알려준 다른 승객의 말이 맞습니다. 기본적으로 조례는 지방자치단체가 지방의회의 의결을 거쳐 제정하는 엄연한 법입니다. 서울에서는 「시내버스 재정지원 및 안전 운행기준에 관한 조례」 제11조에 "운전자는 여객의 안전을 위해하거나 피해를 줄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 음식물이 담긴 일회용 컵 등의 운송을 거부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단순한 가이드라인이나 권고사항이 아니라, 기사에게 법적으로 '승차 거부 권한'을 부여한 엄연한 법적 근거입니다.
◆ 이원화 : 그렇다면, 이 승객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나요? 아니면 다소 괘씸하긴 해도, 별 방법은 없는 겁니까?
◇ 윤치웅 :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단순히 말다툼을 한 수준을 넘어, 운행 중이거나 출발하려는 버스 내에서 기사에게 지속적으로 폭언을 하고 소란을 피워 운행을 방해했다면 '업무방해죄'나 '형법상 모욕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특히, 다툼의 정도가 심해져서 만약 기사의 운전석으로 다가가 물리적 위협을 가하거나 운행을 직접적으로 방해했다면, 일반 폭행이 아닌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운전자 폭행·협박'이 적용되어 가중 처벌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 이원화 : 버스 안에 음료나 음식을 들고 탄 뒤 바닥에 쏟아놓고 그냥 내려버리는 경우, 이런 경우는 어떻습니까. 버스회사나 기사가, 승객을 상대로 법적 문제제기 할 수 있습니까?
◇ 윤치웅 :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합니다. 음료를 쏟아 바닥을 오염시키고 치우지 않은 채 내리면, 버스회사는 내부 세차비나 청소비, 그리고 그로 인해 차량을 운행하지 못해 발생한 영업 손실에 대해 배상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쏟아진 음료 때문에 다른 승객이 미끄러져 다치기라도 한다면, 1차적으로 음료를 쏟고 방치한 해당 승객에게 중대한 과실 책임과 손해배상 의무가 발생하게 됩니다.
◆ 이원화 : 저는 이 이야기 듣고도, 진짜 놀랐는데... 버스 안에서 양치질을 하고, 심지어 대변까지 본 승객도 있었다면서요?
◇ 윤치웅 : 네, 저도 뉴스를 실제로 확인하기 전까지는 믿을 수가 없었네요. 먼저 양치질 사건은 시내버스에서 한 학생이 승객들과 기사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침을 바닥에 흘려가며 양치를 한 사건입니다. 정류장 일곱 개를 지나는 동안 양치를 했다고 하는데요, 결국 그 지역 교육청에까지 신고가 들어갔다고 합니다. 공공장소에서 함부로 침을 뱉는 행위는 경범죄 처벌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고, 기사의 정당한 제지 명령을 거부했으므로 기사가 '정당한 사유'로 하차 조치를 요구할 수도 있었습니다. 더 충격적인 사건도 있습니다. 버스 기사님이 음료 반입을 제지하자 화가 난 60대 승객이 기사의 눈을 손가락으로 찌르고, 심지어 운전석 옆 통로에 바지를 내리고 대변을 보는 엄청난 기행을 저질렀습니다. 이 남성은 결국 특가법상 운전자 폭행 및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되어 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 이원화 : 그런데 버스 내 갈등이, 승객의 행동만 문제가 되는 건 아닙니다. 이번엔 버스 기사의 운전으로 승객이 다친 경우도 살펴보죠. 70대 승객이 버스에 타서, 자리에 앉으려고 이동하는데, 기사가 착석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출발해 늑골이 골절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건, 기사의 안전의무 위반이 분명해 보이는데 형사절차에서는 버스기사. 무혐의 처분 받았다면서요. 왜 책임이 인정되지 않았던 건가요?
◇ 윤치웅 : 형사 사건에서 무혐의 판단으로 검찰에 송치되지 않은 이유는, 사고 직후 버스회사가 처리를 미루는 사이에 내부 CCTV와 블랙박스 영상이 삭제되었기 때문입니다. 경찰 입장에서는 객관적인 증거 영상이 없다 보니 기사의 업무상 과실을 엄격하게 입증하기 어려워 '증거 불충분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것이죠. 하지만 민사는 달랐습니다. 대한법률구조공단의 도움으로 진행된 민사소송에서 법원은 형사상 무혐의와 민사상 운행자 책임은 별개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승객이 안전하게 착석했는지 확인하지 않고 출발한 것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상 '운행상의 과실'이 명백하다고 보아, 버스회사와 공제조합이 함께 치료비와 위자료를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 이원화 : 네, 형사 책임이 그냥 이렇게 무혐의가 나온 것이 조금 의아하긴 하네요. 당시에 탑승하고 있던 다른 승객들의 진술을 확보하거나 그럴 수 있는 방법은 없었는지 그런 의문이 들긴 합니다. 완전히 반대의 경우도 있어요. 버스가 아직 움직이는 중인데, 승객이 일어나서 움직이다가 넘어진 거죠. 그런데 보통 버스에 보면 “차가 멈춘 뒤 이동하시오” 이런 주의 문구가 있잖아요. 그러니까 이건 차가 멈추기 전에 이동한 승객 잘못 아닌가 싶은데, 버스회사 책임이 인정된 사례가 있었죠?
◇ 윤치웅 : 네, 부산지법 판결인데요. 승객이 정류장에 도착하기 전 하차를 위해 미리 일어나 뒷문으로 걸어가다가 중심을 잃고 넘어져 어깨를 크게 다친 사건입니다. 원래 버스 내부에는 "차가 정차한 후 이동하라"는 안내가 있긴 한데요, 법원은 버스운송회사에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에 따른 기본적인 안전 운행 및 배려 의무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버스가 완전히 멈추기 전에는 승객이 이동하다 넘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운전을 주의했어야 한다는 것이죠. 다만 완전히 정차하기 전에 미리 일어난 승객 본인의 과실도 크다고 보아, 버스회사 책임은 30%로 제한했습니다.
◆ 이원화 : 가끔 지인들이, 오늘 버스 탔는데 너가 나오는 라디오 들었다, 재밌더라고 말해주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만큼 시내버스에서 라디오를 틀어놓는 기사님들, 많은데요. 최근에, 시내버스 기사의 운행 중 라디오 청취를 전면 금지하는 조례를 만들어달라, 이런 민원이 접수됐다던데 일단, 버스 안에서 기사가 어떤 컨텐츠를 틀지, 그게 라디오가 됐든 노래가 됐든, 기준이 있습니까?
◇ 윤치웅 : 현재로서는 라디오 청취 자체를 법적으로 직접 규제하는 법령이나 일률적인 가이드라인은 없습니다. 시내버스 내 라디오 청취는 일반 차량 운행과 마찬가지로 현행법상 허용되는 행위입니다. 실제로 버스를 타고 다니다 보면 라디오 방송이 나오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잖아요? 다만, 과거 특정 종교 방송 청취로 인한 민원이 다수 발생하면서 회사 차원에서 종교 방송은 금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뉴스, 시사, 음악, 스포츠 중계 등 일반 방송은 자유롭게 틀 수 있으며, 최근 서울 시내버스는 승객용 스피커와 운전석 스피커를 분리하여 기사님만 운전석 스피커로 조용히 듣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 이원화 : 그러면, 뭐가 문제라서 금지해야 한다, 이런 요구가 나온 건가요? 그리고 지자체가 조례 만들어서 금지하는 거, 가능한 일이긴 한가요?
◇ 윤치웅 : 민원인의 주장에 따르면 "버스는 공공 서비스 공간인데, 기사의 개인 취향인 라디오 소리를 강제로 들어야 해서 불편하다"는 이유입니다. 또 라디오 소리가 너무 크면 하차 벨 소리를 듣지 못해 문을 안 열어주거나, 소리를 줄여달라는 요청에 욕설·난폭운전으로 보복하는 사례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서울시는 조례를 통한 전면 금지에 대해 매우 신중한 입장입니다. 라디오는 운전기사들의 유일한 졸음 방지 수단이기도 하고요, 실시간 교통정보 수집 수단이라는 현실적 이유가 크기 때문입니다. 법적 근거 없이 개인의 행위를 조례로 일률 금지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서울시는 조례를 신설하기보다는 "적정 음량 유지 및 승객 배려 운행"을 위한 행정 지도와 현장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이원화 : 그런데 라디오 음량이 너무 커 하차벨이나 안내 방송을 놓쳤다, 줄여달라 말했는데 난폭운전을 당했다, 이렇게 라디오 청취가 실제 안전운행이나 승객 응대에 지장을 줬다는 사실이 확인된다면, 법적 책임 물을 수 있나요?
◇ 윤치웅 : 네, 가능합니다. 라디오 청취 자체는 불법이 아니지만, 과도한 음량으로 인해 승객의 하차 요구를 무시하고 지나치거나 정류장을 무단 통과했다면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상 '정류장 무단 통과'나 '승객 응대 의무 위반'으로 과태료 같은 지자체의 행정처분 대상이 됩니다. 더 나아가 과도한 라디오 소리 때문에 전방 주시나 주의 의무를 소홀히 하는 수준까지 가면 안 되겠죠. 만약 교통사고라도 난다면, '업무상 과실치상' 등 형사처벌을 피할 수 없겠고요, 승객과의 시비 끝에 난폭운전을 했다면 특가법상 운전자 안전운행 확보 의무 위반이나 보복운전 혐의까지 적용되어 엄중한 처벌을 받게 됩니다.
◆ 이원화 : 사건엑스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엑스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YTN 라디오 김양원 (kimyw@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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