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일 : 2026년 08월 12일 (수)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송주희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원화 변호사 (이하 이원화) : 최근 서울 강동구의 한 빌라에서 이별을 통보한 2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한 남성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검찰이 밝힌 범행 동기는 피해자가 이별을 말하면서도 미안해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단 것이었습니다. 이 남성은 심지어 범행 전, 스마트폰을 통해 “프라이팬 머리에 맞아서 사망, 뇌 위치, 두개골 구조” 등을 검색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데 이 남성, 범행을 인정하면서도 “이것”은 기각해달라, 요청했습니다. 한 사람을 살해한 범행은 인정하면서도 자신에게 재범 위험성은 없다, 주장하는 피고인. 그렇다면 법원은, “이 사람이 다시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는가”를 과연 무엇을 두고 판단하게 될까요. 또 다른 사건도 살펴보죠. 여자친구에게 총 24개의 아주 비합리적인 지시사항을 강요하고 이를 어겼단 이유로 신체 포기 각서까지 받아냈던 20대 남성. 연인의 일상을 감시하고 통제한 것도 모자라 폭력까지 휘둘렀는데요. 오늘 사건엑스파일에서 두 사건을 통해 대책이 강화되고 있음에도 좀처럼 줄지 않는 규제폭력의 실태, 해법,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사건엑스파일, 이원홥니다. 로엘 법무법인, 송주희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변호사님, 어서오세요.
◆ 송주희 변호사 (이하 송주희) : 안녕하세요. 로엘 법무법인 송주희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먼저 첫 번째 사건부터 보죠. 이별을 말하면서 미안해하지 않았다고 사람을 해친..이거 진짭니까?
◆ 송주희 : 네. 보도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6월 1일 새벽 서울 강동구의 한 빌라에서 벌어졌습니다. 20대 남성 A씨가 이별을 통보한 여자친구 B씨와 다투던 중 B씨를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는데요. 검찰은 B씨가 이별을 말하면서도 미안해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는 점을 범행 동기로 들었다고 합니다. 또 B씨가 원하지 않았는데도 A씨가 주거지에 머물고 있었던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A씨는 현장을 벗어난 뒤 다른 지역 경찰서에 자수했고, 검찰은 휴대전화 포렌식 등을 통해 계획범행 정황을 확인한 뒤 구속기소했다고 밝혔습니다. 첫 재판에서는 살인 혐의를 모두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이원화 : 특히 범행 전 휴대전화로 범행 관련 기록을 검색한 사실이 드러났잖아요. 검찰은 이를 계획범행의 정황으로 보고 있는데 얼마나 중요한 증거가 될까요?
◆ 송주희 : 상당히 중요한 정황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살인죄 자체는 우발적이든 계획적이든 성립할 수 있지만 계획성이 인정되면 범행 동기와 수법의 비난 가능성이 더 크게 평가돼 형량에도 불리합니다. 실제 양형기준에서도 계획적 범행은 불리한 요소로 고려됩니다. 다만 검색 기록 하나만으로 곧바로 계획살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검색한 시점과 횟수, 실제 범행 방식과의 관련성, 범행도구를 미리 준비했는지 여부, 피해자와 주고받은 메시지, 통화녹음, CCTV, 범행 전후 행동까지 서로 맞물려야 합니다. 이번 사건에서는 검색어가 실제 피해 부위나 범행 방식과 얼마나 연결되는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 이원화 : 눈에 띄는 게, 피고인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하면서도 검찰이 청구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 이건 기각해달라 요청했거든요. 뭐라고 하면서 기각해달라 한 겁니까?
◆ 송주희 : 보도에 따르면 A씨 측은 공소사실, 그러니까 살인 혐의는 모두 인정하면서도 검찰이 함께 청구한 보호관찰명령과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은 기각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유는 재범 위험성이 없고 참작할 사정이 있다는 취지인데요.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을 인정하는 것과 출소 뒤까지 위치를 추적하는 보안처분의 필요성을 다투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따라서 이 주장은 범행을 부인한다는 뜻이라기보다, 장래의 위험성까지는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입니다. 피고인 측은 유죄와 형량 문제는 인정하더라도 다시 살인범죄를 저지를 상당한 위험이 구체적으로 입증된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 이원화 : 듣는 분들은 “이런 범행을 저질렀는데 어떻게 재범 위험성이 없다고 하겠냐” 생각하실 수 있지만,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다고 해서 전자장치가 무조건 부착되는 건 아니잖아요. 법원이 “이 사람이 다시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전자장치 부착이 필요하다” 이걸 판단하는 기준이 있습니까?
◆ 송주희 : 기준은 있습니다. 법원이 보는 건 단순히 ‘큰 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만이 아니라, 앞으로 같은 종류의 범죄를 다시 저지를 실질적인 가능성이 있는지입니다. 막연히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를 넘어 상당한 위험이 인정돼야 합니다. 그래서 과거 폭력이나 유사 범죄 전력, 범행 동기와 수법, 피해자에 대한 집착과 책임 전가, 범행 이후 태도, 나이와 생활환경, 치료 필요성, 전문가 심리평가와 보호관찰 조사 결과 등을 종합합니다. 반대로 초범이고 범행이 특정 관계에서 일회적으로 발생했으며, 심리평가상 위험이 낮아 보이고 치료·가족 지지체계가 충분하다고 판단되면 중한 범죄여도 부착명령이 기각될 수 있습니다. 결국 범죄의 잔혹성만으로 자동 부착되는 제도는 아닙니다.
◇ 이원화 : 그럼 제일 중요한거, 이번 사건은 어떨까요?
◆ 송주희 : 이번 사건은 검찰 쪽에 유리한 정황이 적지 않아 보이는데요. 보도에 따르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주거지에 머문 점, 이별 통보에 대한 분노가 동기로 지목된 점, 범행 전 신체 구조와 사망 가능성을 검색한 기록, 그리고 통합심리분석에서 재범 위험성이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는 점 등 입니다. 다만 법원은 이 범행이 매우 중대하다는 이유만으로 끝내지는 않고, A씨의 과거 폭력 전력이나 집착 행동, 정신상태, 교정 가능성까지 확인할 겁니다. 보도된 자료만으로 결론을 미리 예측하기는 어렵습니다. 향후 재판에서는 계획성 인정 여부가 형량의 핵심이고, 전자장치 부분에서는 ‘다시 살인할 상당한 위험’이 구체적으로 입증됐는지가 별도로 다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 이원화 : 개인적으로는 범행 동기만 봤을 때는 재범 위험성이 굉장히 높은 거 아닌가 싶어요. 별것도 아닌 이유로 살인을 저지를 만한 사람이면 다음에도 다른 이유를 갖다 붙이기 나름인 거 아니겠습니까? 또 재범을 할 가능성이 있는 거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 자 두 번째 사건도 살펴보겠습니다. 이 사건 역시 만만치 않게 황당합니다. 여자친구에게 말도 안 되는 지시 사항을 쓰게 하고 신체 포기 각서까지 받았다던데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 송주희 : 보도에 따르면 20대 남성 A씨는 대학에서 만난 여자친구 B씨의 약점을 주변에 알리겠다고 위협하면서, 교제 초기부터 ‘친목 금지’, ‘자기관리’, ‘주제 파악’ 같은 24개 지시사항을 직접 쓰게 했다고 합니다. 학교에서는 주변 소리를 녹음해서 보내게 하고, 10분에서 30분 간격으로 위치와 만나는 사람을 사진으로 보고하도록 지시하며, 집에서도 영상통화를 계속 켜두게 했다는 보도가 있습니다. 이후 지시를 어겼다는 이유로 반복해서 폭력을 행사하고, 신체포기각서와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영상 전송까지 강요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법원은 7개월 동안 12차례 폭력이 이어졌다고 보고 징역 3년을 선고했고, A씨는 항소했습니다.
◇ 이원화 : 폭행은 당연히 처벌대상이죠. 그런데 연인의 인간관계를 제한하고, 일상을 통제하고, 행동 하나하나 이렇게 해라, 지시하는 것, 이 행위 자체도 현행법으로 처벌 가능한가요? 혹시 법적 사각지대는 없습니까?
◆ 송주희 : 구체적인 방식에 따라 처벌할 수 있습니다. 폭행이나 협박으로 하기 싫은 일을 시켰다면 강요죄가 될 수 있고, 겁을 주는 말은 협박죄, 나가지 못하게 했다면 감금죄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반복적으로 연락하거나 따라다니고, 계정이나 위치를 감시해 불안감을 줬다면 스토킹처벌법이나 정보통신·위치정보 관련 법 위반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다만 단순 교제관계에서 폭행·협박이 명확하지 않은 채 인간관계를 끊게 하고 옷차림이나 일상을 통제하는 ‘강압적 통제’ 자체를 하나의 범죄로 처벌하는 일반 규정은 아직 충분하지 않습니다. 혼인이나 사실혼이 아닌 연인은 가정폭력 보호체계에서도 빠질 수 있어, 이 부분이 대표적인 사각지대로 지적이 되고 있습니다.
◇ 이원화 : 이 남성이 연인에게 ‘신체포기각서’란 것까지 받아냈단 거 아닙니까? 당연히 이 각서에 법적인 효력은 없을 텐데, 사채업자나 조폭도 아니고요. 이 재판에서 각서가 갖는 의미 어떻게 활용이 될 수 있을까요?
◆ 송주희 : 맞습니다. 사람의 신체와 존엄을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다는 내용의 각서는 선량한 풍속과 사회질서에 반하기 때문에 법적 효력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피해자가 서명했다고 해서 폭행이나 상해가 허용되는 것도 아니고요. 가해자의 형사책임이 없어지는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다만 재판에서는 매우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누가 어떤 말로 작성하게 했는지, 거부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지 여부, 이후 실제 통제와 폭력이 이어졌는지를 살피면 가해자의 지배 의도와 계획성, 피해자가 느낀 공포, 관계의 비대칭성을 보여줍니다. 작성 당시 메시지와 녹음, 필적 등이 함께 확인되면 강요나 협박 혐의를 뒷받침하는 증거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 이원화 : 1심에서 징역 3년 선고받았던데, 피해기간, 통제 정도 고려하면 3년이란 형량,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송주희 : 판결문 전체를 보지 않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보도된 내용만 놓고 보면 징역 3년을 무겁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7개월 동안 감시와 고립, 협박, 반복 폭행이 이어졌고 전치 5주의 상해와 성적 굴욕까지 동반됐다는 보도가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피해자를 하나의 인격체가 아니라 통제 대상처럼 취급한 점, 수사 과정에서 범행을 부인하고 반성하지 않았다는 점도 불리한 요소입니다. 2심에서는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가 인정되거나, 진정한 사과와 실질적 피해 회복이 이뤄지면 형이 달라질 수 있지만, 단순히 항소했다는 이유만으로 줄어들지는 않습니다. 제 판단으로는 최소한 수년의 실형이 불가피한 사안이고, 3년은 결코 과한 형량은 아니라고 봅니다.
◇ 이원화 : 이 두 사건 말고도, 교제폭력 사건들, 정말 끊이질 않고 있죠? 정부도 고위험 교제, 폭력 가해자에 대한 전자장치 부착, 접근 금지 기간 연장 같은 여러 대책을 내놨는데 현재 대책에서 가장 시급하게 보완해야 할 부분 뭘까요?
◆ 송주희 : 가장 시급한 건 위험 신호가 확인됐을 때 가해자와 피해자를 실제로 그리고 즉시 분리하는 체계를 만드는 겁니다. 접근금지나 전자장치 제도가 있어도 경찰의 신청, 검찰의 청구, 법원의 결정 사이에 시간이 걸리거나 위험도가 낮게 평가되면 그 공백에서 피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반복 신고, 이별 통보, 주거지 무단 체류, 위치 추적, 협박 같은 신호를 기관별로 따로 보지 말고 하나의 위험평가로 묶어야 합니다. 고위험으로 분류되면 임시 숙소와 민간경호, 지능형 CCTV, 스마트워치, 실시간 출동을 바로 연결해야 합니다. 장기적으로는 폭행이 발생하기 전 단계의 고립·감시·경제적 통제 같은 강압적 통제도 처벌하거나 보호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보완해야 합니다.
◇ 이원화 : 사건엑스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엑스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YTN 라디오 김양원 (kimyw@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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