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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전문

방송시간[월~금] 05:40, 12:40, 18:40
제작진진행: 이원화 변호사 / PD : 김양원 / 작가 : 강정연
'36주 낙태' 산모 살인죄 항소심서 무죄, 판결 뒤집힌 이유 [사건X파일]
2026-08-06 00:45 작게 크게
■ 방송 : FM 94.5 (06:40~06:55, 13:40~13:55, 19:40~19:55)
■ 방송일 : 2026년 08월 06일 (목)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윤치웅 변호사

- 법원 "산모, 태아가 뱃속에서 사산돼 나올 것으로 알아..인위적 살해 알지 못했을 것"
- 현직 변호사 "수술과정 유튜브 공개도 무죄 판단의 근거"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원화 변호사 (이하 이원화) : 누군가는 이 상황을 두고 한 개인이 결정할 문제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또 누군가는, 이게 선택의 대상이 될 수 있냐, 묻기도 하죠. 2024년 6월, 한 여성이 자신의 임신중지 수술과 회복 과정을 담은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습니다. 임신 36주, 이미 임신 후기였죠. 영상이 퍼지자 사람들은 의심했습니다. “이게 설마 실제 사건이겠어?” “조작이겠지” 하지만 수사가 시작됐고, 영상 속 일은, 실제 사건으로 드러났죠. 해당 사건은 재판에 넘겨졌고, 산모와 의료진에게 적용된 혐의는 살인죄였습니다. 1심은 산모 역시 살아있는 아기가 태어날 가능성과 이후 의료진이 아기를 숨지게 할 가능성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 판단했고 그렇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죠. 하지만 최근 항소심 판단은 달랐죠. 무죄였습니다. 달라진 건 없었습니다. 사건도, 사실관계도 같았죠. 그렇다면 왜 판결이 완전히 뒤집힌 걸까요. 이 사건은 한 산모의 유무죄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입법 공백 속에서 산모도, 의료진도, 법원도 명확한 기준 없이, 판단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는데요. 임신 36주 임신중지 사건, 오늘 사건엑스파일에서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 이원화 : 안녕하세요. 사건엑스파일 이원홥니다. 오늘은 로엘 법무법인, 윤치웅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변호사님, 어서오세요. 

◆ 윤치웅 변호사 (이하 윤치웅) : 안녕하세요. 윤치웅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저희도 처음 논란이 됐을 때 다뤘던 사건인데요. 최근 항소심 판단까지 나왔습니다. 사건의 전말부터 다시 짚어보죠. 처음엔 유튜브에 영상이 올라와서 이게 조작이냐, 진짜냐 논란이 있던 걸로 기억하거든요?

◆ 윤치웅 : 네, 보도에 따르면 2024년 6월 당시 20대 여성 권 모 씨가 '총 수술비용 900만 원, 지옥 같던 120시간'이라는 제목으로 유튜브에 영상 하나를 올렸습니다. 임신 36주 차에 제왕절개 방식으로 임신중지 수술을 받았다는 내용이었는데요. 당시 영상을 본 수많은 누리꾼 사이에서 "출산이 가능한 만삭 태아를 낙태한 건 살인이 아니냐"는 거센 비판과 함께 영상 조작 의혹까지 불거졌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보건복지부가 수사의뢰를 진행했고, 경찰 수사 결과 실제 있었던 사건으로 확인되면서 수술을 받은 산모와 수술을 진행한 의료진, 그리고 이를 알선한 브로커들까지 모두 재판에 넘겨지게 된 사건입니다.

◇ 이원화 : 처음엔 낙태 사건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당시, 지금도 그렇지만, 낙태죄가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처벌 규정으로서 효력을 잃은 상태였죠?

◆ 윤치웅 : 맞습니다. 2019년 헌재 결정 이후 후속 입법이 이뤄지지 않아 형법상 낙태죄 조항은 사실상 처벌 효력을 상실했습니다. 이에 보건복지부와 검찰은 과거 34주 태아 낙태 사건에서 의사에게 '살인죄'를 인정한 대법원 판례를 참고했습니다. 태아가 제왕절개 수술 등을 통해 모체 밖으로 나와 완전 분리된 시점부터는 법적으로 '사람'으로 보는데요. 태아가 살아 있는 상태로 태어났는데 의료진이 필요한 생명 유지 조치를 하지 않거나 방치·살해했다면, 이는 낙태가 아니라 엄연한 '살인죄'가 성립한다는 논리를 적용해 기소한 것입니다.

◇ 이원화 : 그렇게 결국 이 사건에는 낙태죄가 아니라 살인죄가 적용됐고요. 이 사건으로 기소된 피고인, 산모와 병원장과 그리고 수술을 집도한 의사 1심은 세 사람 모두에게 살인죄를 인정했는데, 일단 산모가 직접 아기를 숨지게 한 건 아닌데도 살인죄 공범으로 판단된 이유는 뭐였죠?

◆ 윤치웅 : 1심 재판부는 산모 권 씨가 수술 당시 임신 35주에서 36주 정도로, 태아가 모체 밖에서 독립적으로 생존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고 보았습니다. 그럼에도 고액의 수술비를 지급했고, 수술 후 사체처리 동의서에 서명한 점을 들었는데요. 권 씨가 의료진에게 구체적인 수술 방식을 확인하지 않은 것은, 살아서 태어난 아기를 의료진이 어떤 방식으로든 살해할 가능성을 암묵적으로 용인하고 인지한 것으로 본 것입니다. 즉,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던 것입니다.

◇ 이원화 : 그런데 항소심은 같은 사건을 두고 산모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사건도, 사실관계도 같았는데요. 1심과 2심의 판단을 가른 결정적 차이는 뭐였나요?

◆ 윤치웅 : 항소심 재판부는 산모 권 씨에게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핵심은 권 씨가 자신이 받는 수술을 어떻게 인식했느냐인데요. 보도에 따르면, 권 씨는 수술 전 브로커를 통해 "태아가 뱃속에서 사산된 상태로 나온다"는 설명을 들었고, 이를 의료진의 정당한 의학적 설명으로 믿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았습니다. 즉, 권 씨 입장에서는 '태아를 사산시키는 임신중지'로 알았을 뿐, 모체 밖으로 살아서 나온 아기를 의료진이 인위적으로 살해할 것이라는 점까지 알거나 동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항소심의 핵심 판단입니다.

◇ 이원화 : 산모가 수술 과정을 유튜브에 공개했단 사실도 무죄 판단의 근거가 됐는데, 수술 이후의 행동도 범죄의 고의가 있었는지 판단하는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는 겁니까?

◆ 윤치웅 : 네, 매우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됩니다. 피고인의 내면적 의사나 고의성은 범행 전후의 정황을 종합해 추론할 수밖에 없는데요. 항소심 재판부는 "만약 산모가 살아서 태어난 아기를 의료진이 인위적으로 살해한다는 불법적 사실을 알았거나 공모했다면, 누구나 볼 수 있는 공개 유튜브 채널에 수술 후기를 올리는 기이한 행동은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사산되는 중절 수술로 인식했기 때문에 영상을 올릴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정황이 무죄 판단의 강력한 정황 증거가 된 셈입니다.

◇ 이원화 : 의료진 이야기도 좀 해보죠. 병원장과 집도의에 대해서는 항소심에서도 살인죄가 그대로 인정됐습니다. 다만 형량은 좀 줄었는데, 병원장과 집도의 사이에도 형량 차이가 꽤 있었거든요. 왜 달랐던 거죠? 

◆ 윤치웅 : 의료진의 경우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기가 생존해 있었음에도 검은 봉투에 넣어 냉동고에 보관해 숨지게 한 만큼 직접적인 살인 행위가 명백히 인정되었습니다. 그런데 병원장과 집도의 사이에는 형량 차이가 있었죠. 병원장은 브로커를 통해 다수의 임신중지 환자를 유치하며 경제적 이득을 취하고 허위 진단서를 발급하는 등 범행을 주도했다는 점을 들어서 징역 4년과 벌금 150만 원을 선고했고요. 집도의는 병원장의 부탁으로 수술을 집도했을 뿐 직접적인 살해 및 사체 유치 과정에는 깊이 가담하지 않은 점이 참작되어서 징역 2년 6개월이 선고되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임신 유지 여부를 결정하는 여성의 자기결정권 영역에서 비롯된 사건"이라는 점을 양형 요소로 고려해 형을 다소 감경해 주었습니다.

◇ 이원화 : 의료진에 대한 처벌 수위는 법적으로 적정했다 보십니까? 형이 확정되면, 이들 의사면허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 윤치웅 : 우선 의사 면허에 대해 말씀드리면, 현행 의료법상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의사 면허가 취소됩니다. 따라서 이번 판결대로 실형이 최종 확정될 경우 해당 의료진의 의사 면허는 당연히 취소되며, 일정 기간 재교부도 제한받게 됩니다. 항소심 재판부에서도 지적한 것처럼 여성의 자기결정권 영역에서 비롯된 사건이라는 점도 분명히 참작되어야 하겠습니다만, 어쨌든 세상에 정상적으로 태어난 어린 생명을 인위적으로 살해한 사실도 분명하기 때문에 행위 자체는 명백한 살인에 해당한다고 봅니다. 살인죄의 형량을 기준으로 판단한다면 적정한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기는 어렵지 않을까 하는 의견입니다. 

◇ 이원화 : 그런데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내용 가운데, 눈길이 갔던 게, 이 병원장이요. 약 2년 동안 브로커를 통해 500명이 넘는 환자를 소개받았고, 그중에는 다른 병원에서 수술을 거절당한 여성들도 적지 않았다 알려졌거든요. 비용도 이번 사건 보니까, 천만 원 요구받았다가 결국 900만원 내고 수술 받았다 알려졌는데, 제도권 안에서 도움 받을 곳을 찾지 못한 여성들이 결국 브로커와 고액의 돈을 내고 수술을 받는 구조, 지금도 현재진행형 아닌가요?

◆ 윤치웅 : 안타깝지만 그렇습니다.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어디까지가 허용되는 임신중지인지, 어떤 절차와 가이드라인을 거쳐야 하는지 법적 기준이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식 의료기관에서는 형사처벌이나 사회적 낙인이 두려워 임신중지 진료 자체를 전면 거부하게 되고, 사각지대에 놓인 임신부들은 결국 인터넷이나 브로커를 통해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의 거액을 주고 위험천만한 음성적 수술을 받게 되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 이원화 : 맞습니다. 사실 기존 형법 체계에 맞춰서 모자보건법이라는 법이 운영이 되고 있었잖아요. 그런데 모자보건법은 아직 존치 중이에요. 여기에는 장애나 전염병 강간이나 근친상간 아니면 다른 의학적인 이유라든지 이런 경우에만 낙태를 할 수 있다고 규정이 돼 있잖아요. 그 법이 아직 살아 있는 이상은 의료진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울 수밖에는 없을 것 같거든요. 결국 이건 그저 한 산모의 유무죄 사건만이 아니라 제도가 더 문제 같거든요. 헌재에서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나온 게 2019년이었습니다. 심지어 유예기간도 줬어요. 2020년 말까지라고. 그런데 지금 2026년이거든요. 애초에 국회가 제대로 할 일을 했으면, 이 사건 자체가 생기지 않았을 수도 있었던 것 아닙니까? 입법 공백으로 구체적 피해와 혼란이 발생했다면, 정부나 국회에 국가배상 같은 법적 책임을 물을 방법은 없겠습니까?

◆ 윤치웅 : 법조계와 학계에서도 국회의 명백한 '입법 태만'이자 '직무유기'라는 비판이 거세게 나오고 있습니다. 국회의 입법 부작위로 국민이 피해를 입었을 때 '국가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이 거론되기도 하는데요, 실제 승소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여러 요건들을 증명하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다만 법원 판결문에서조차 "국회의 입법 개선 방치로 사법적 혼선과 입법 진공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고 공식 지적할 만큼, 국가의 보건의료 체계 방기가 이번 사건의 근본 원인 중 하나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 이원화 : 헌법불합치 결정 내려지고, 후속 입법 안 된 사례가 이거 하나만도 아니거든요. 별도의 견제 장치라도 필요한 상황 아닌가요? 다른 나라도 이래요? 방법 없겠습니까?

◆ 윤치웅 : 독일 등 해외 주요국은 헌재 결정 이후 일정 기간 내에 대체 입법을 완료하도록 엄격한 절차를 두고, 임신 주수별 기준과 상담 의무화 시스템을 법제화해 의료 현장의 혼란을 막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법안은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자동으로 상정되어 심사를 받도록 국회법을 개정하는 방안을 마련하거나, 시민사회와 전문가들이 연대해 국회의 입법 부작위를 강하게 감시하고 주의를 주는 실질적인 제동 장치가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 이원화 : 사건엑스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엑스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YTN 라디오 김양원 (kimyw@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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