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일 : 2026년 8월 3일 (월)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윤치웅 변호사
- '70kg 벤치프레스 목 눌려 사망', 헬스장측 무죄 판결
- 혼자 운동하다 다친 경우 본인 의무 크게 봐, 헬스장측 50% 이하
- 반면, 개인PT 중 덤벨 떨어져 치아파손..헬스장 책임 60% 인정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원화 변호사 (이하 이원화) :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다 다치면 흔히 이렇게 생각하죠. “내가 잘못해서 다친 거니까 내 책임이지” 과연 항상 그럴까요? 건강해지려고 찾은 헬스장에서 큰 부상을 입거나 심지어 사망에까지 이르렀다면 그 책임, 누구에게 물어야 할까요? 한 40대 남성이 혼자 벤치프레스를 하던 중 70kg 바벨에 목이 눌렸습니다. 약 25분 뒤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일주일 뒤 숨졌죠. 물론 상황에 따라 다를 겁니다. 철저히 개인의 실수로 벌어진 일까지 헬스장이나 트레이너에게 모두 책임지라 할 순 없겠죠. 그렇다면 그 기준은 어디일까요? 검찰은 헬스장 대표와 트레이너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그리고 최근 1심 결과가 나왔습니다. 1심에선 무죄가 선고됐습니다. 물론 검찰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죠. 항소심에선 안전관리 의무 위반과 사망 사이 인과관계를 두고 치열한 법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형사재판에서 무죄가 선고되면 헬스장 측엔 아무런 책임도 없는 걸까요? 꼭 그렇진 않은데요. 헬스장이란 게 워낙 많은 분이 이용하는 시설인 만큼 궁금한 점 많으실 겁니다. 오늘 사건엑스파일에서 관련 이야기 자세히 나눠보죠. 안녕하세요. 사건엑스파일, 이원홥니다. 로엘 법무법인, 윤치웅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변호사님, 어서오세요.
◇ 윤치웅 변호사 (이하 윤치웅) : 안녕하세요. 윤치웅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오프닝에서 사건의 큰 줄기 소개하긴 했습니다만 사고 당시 상황, 그리고 검찰이 헬스장 대표, 트레이너에게 어떤 책임을 어떤 이유에서 물은 건지 정리해주시죠.
◇ 윤치웅 :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24년 12월 부산의 한 헬스장에서 40대 회원 한 분이 홀로 약 70kg 중량의 벤치프레스를 하다가 무게를 이기지 못해 바벨에 목이 눌리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이 분은 목이 눌린 채 약 25분간 방치되어 있었고, 결국 저산소성 뇌 손상으로 일주일 뒤 세상을 떠나셨는데요. 검찰은 헬스장 대표와 담당 트레이너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체육시설법상 일정 규모 이상의 헬스장은 전문 체육지도자를 의무적으로 배치해야 하는데 대표가 이를 어겼고, 트레이너 역시 CCTV 모니터링이나 현장 순찰 등을 통해 회원의 이상 유무를 살피고 응급 상황에 대처해야 할 주의 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본 것이죠.
◆ 이원화 : 그런데 1심에서 무죄 나왔잖아요. 내용을 보면 헬스장 측이 법에서 정한 체육지도자를 두지 않은 사실, 이 자체는 법원도 인정했단 말입니다. 그런데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는 무죄였다. 듣고 계신 분들 입장에선 선뜻 이해가 어려울 수도 있어요. 근데 왜 이런 판단이 나왔던 건가요?
◇ 윤치웅 :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법을 위반한 것과 그로 인해 사람이 사망한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가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1심 재판부도 헬스장 측이 체육 지도자를 제대로 배치하지 않은 법 위반 사실 자체는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위험이 상존하는 수영장 등과 달리 위험성이 그다지 높다고 볼 수 없는 헬스장에서 CCTV를 통해 이용자의 사고 여부를 수시로 확인할 주의 의무가 트레이너에게 있다고 볼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5분만 질식 상태가 계속되어도 사망 가능성이 높은 점을 고려하면 그 순간 사고를 확실히 막았을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해서 무죄를 선고한 겁니다.
◆ 이원화 : 피해자가 바벨의 목이 눌린 채 무려 25분가량 발견되지 못했잖아요. 그런데 재판부는 조금 더 일찍 발견했더라도 사망을 막을 수 없었을 것이다, 단정하기는 어렵다 판단을 했거든요. 사실 누군가가 조금만 살폈다면 살 수 있지 않았을까? 사실 일반인들 입장에서는 이런 생각이 들 수밖에 없거든요. 일반적인 법 감정과는 괴리가 있어 보이는 그런 내용인 거죠. 이 부분은 어떻게 이해하면 좋겠습니까?
◇ 윤치웅 : 이 대목에서 많은 청취자분들이 "아니, 25분이나 방치됐는데 어떻게 죄가 없냐"라고 말씀하시며 일반인의 법 감정과 맞지 않는다고 느끼실 겁니다. 하지만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목이 눌려 질식 상태가 되면 5분만 지나도 사망에 이를 위험이 높다는 점을 재판부도 지적했는데요. 즉 25분이라는 시간 전체를 볼 것이 아니라, 사고 발생 직후 단 5분 안에 직원이 이를 인지하고 구조했어야 사망을 막을 수 있었다는 계산이 나오는데요. 상주 직원이 있었더라도 하필 그 5분 사이에 다른 회원을 지도하고 있었거나 다른 업무를 보고 있었다면, 발견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존재한다는 거죠. 법원 입장에서는 지도자가 있었다면 100% 살릴 수 있었다는 확신이 없는 한, 함부로 형사처벌을 내릴 수 없다고 판단한 겁니다. 한마디로 법령 위반이 있었던 것은 맞지만 사망과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죠.
◆ 이원화 : 또 재판부는 헬스장은 수영장과 다르다면서 CCTV로 이용자의 상태를 수시로 살필 의무까진 없다 했는데요. 그렇다면 헬스장 측에 요구되는 안전관리 의무, 현실적으로 어디까지라고 봐야할까요.?
◇ 윤치웅 : 앞서 말씀드린 1심 재판부의 판단에서도 수영장과의 비교가 등장했습니다. 재판부는 수영장과 헬스장을 명확히 구분했습니다. 수영장은 익사 위험이 상존하기 때문에 안전요원이 한시도 눈을 떼지 않고 감시해야 하는 특수 시설이지만, 헬스장은 상대적으로 그 정도의 위험 시설은 아니라고 본 것이죠. 현실적으로 헬스장 측에 요구되는 안전관리 의무는 시설물 자체의 위험성, 예를 들어 기구 고장 등을 점검하고 기본적인 안전 환경을 조성하는 수준 정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모든 회원들의 운동 동작을 일일이 실시간 밀착 감시하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지 않을까요?
◆ 이원화 : 항소심 결과 지켜봐야겠습니다만, 최종적으로 무죄가 선고된다고 해도 민사상 책임까지 사라지는 건 아니잖아요. 형사 책임과는 별개로 헬스장 측의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되는 경우 관련 사례가 혹시 있을까요?
◇ 윤치웅 : 형사에서 무죄가 나왔다고 해서 민사 책임까지 완전히 면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형사재판은 피고인의 책임을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로 엄격하게 입증해야 하는데, 민사재판은 '누구 과실이 더 큰가'를 다투는 과실 비율의 문제거든요. 실제로 헬스장이 안전 교육이나 안내 의무를 다하지 않아 민사상 배상 책임을 진 사례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이용객이 러닝머신에서 내려오다 넘어져 크게 다친 사건이 있었는데요. 법원은 헬스장에 러닝머신 안전 이용 안내문이 없었다는 점, PT 강사 역시 내려오는법 등에 대한 교육을 소홀히 했다는 점, 그리고 기구 간 간격이 16cm 정도로 너무 좁았던 점을 들어 헬스장 측에 3천만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린 바 있습니다.
◆ 이원화 : 그런데 반대로 헬스장에서 다쳤다고 주장했지만 배상받지 못한 사례도 있습니다. 헬스장 발매트에 미끄러져 골절된 케이스, 또 헬스장 내 사우나에서 의식을 잃고 결국 사망한 케이스. 둘 다 손해배상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는데 설명을 해주시죠.
◇ 윤치웅 : 손해배상 청구가 기각된 대표적인 두 가지 사례가 있는데요. 첫째는 헬스장 락커룸 사우나 앞 발매트에서 미끄러져 다리 뼈가 골절됐다며 8천만 원대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는데요. 이유를 보면 해당 발매트가 심하게 들떠 있거나 미끄러웠다는 사진이나 cctv 같은 객관적 증거가 전혀 없었고, 헬스장이 사우나 바닥의 물기를 완벽히 건조하게 유지할 것까지 기대하긴 어렵다며 본인 과실 가능성을 높게 봤습니다. 둘째는 헬스장 샤워실 내 사우나에서 의식을 잃고 방치됐다가 심한 화상을 입고 결국 사망하게 된 안타까운 사건이 있습니다. 유족들이 손해배상 소송을 냈는데 법원이 패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당시 사우나 온도가 75도에서 80도로 통상 범위였고, 주의 표지판도 정상 부착되어 있었으며, 관계 법령상 업주에게 사우나 내부를 정기적으로 순찰하면서 이용객 상태를 확인할 의무까지는 없다고 본 것입니다.
◆ 이원화 : 결국 헬스장 사고에서 중요한 건 증거라고 봐야할까요? 아니면 관리 의무에 대한 규정이라고 봐야 할까요? 어떤 내용이라고 봐야 할까요?
◇ 윤치웅 : 규정도 중요하겠지만 법원은 감정이나 정황만으로 판단해주지 않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발매트 사고처럼 본인은 "시설이 미끄러워서 넘어졌다"고 주장하더라도 당시 현장 사진이나 CCTV, 목격자 진술 같은 객관적인 증거로 시설 하자를 입증하지 못하면 본인 과실로 봐서 손해배상 책임이 제한될 가능성이 큽니다. 사고 직후의 현장 증거 확보가 민사 소송 승패의 결정적 열쇠가 되겠습니다.
◆ 이원화 : 그리고 이것도 궁금한데 혼자 운동하다 다친 경우와 트레이너의 지도 아래 운동을 하다 다친 경우 헬스장 측에 요구되는 주의 의무에도, 차이가 있을 것 같거든요. 실제 법원이 다르게 판단하나요? 어떻습니까?
◇ 윤치웅 : 법원은 이 두 경우를 완전히 다르게 볼 가능성이 높습니다. 책임의 무게가 훨씬 달라지는데요. 예를 들어서 혼자 운동하다가 다친 경우에는 이용자 본인의 주의 의무도 크게 보기 때문에 헬스장 측 책임을 절반이나 또는 그 정도로 낮게 제한하는 편입니다. 반면에 개인 지도 중에 사고가 난 경우에는 혼자 운동하는 경우에 비해서 트레이너의 주의 의무를 매우 엄격하게 묻습니다. 실제로 트레이너와 덤벨 벤치 프레스를 하다가 아령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아령이 얼굴로 떨어져서 치아가 부러진 그런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는데요. 법원은 트레이너는 회원이 안전하게 전달받을 수 있는 위치에서 아령을 받아줘야 될 주의 의무가 있다면서 헬스장 측 책임을 60% 정도 인정했습니다.
◆ 이원화 : 청취자분들 입장에선 그래서 내가 헬스장 이용하다 다치면 내 책임이 큰지, 헬스장 책임이 큰지, 이거 어떻게 판단하면 되냐? 이게 가장 궁금하실 것 같거든요. 어떤 말씀 주시겠습니까?
◇ 윤치웅 : 기본적으로 '시설 자체의 하자나 안내·지도 부족'으로 사고가 났다면 헬스장 책임이 커지겠죠. 그리고 시설은 정상인데 '본인의 무리한 동작이나 부주의'로 일어난 사고라면 본인 책임이 커진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만약에 헬스장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면, 법적으로 먼저 해야 할 일은 사건발생 당시 현장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겠죠. 사고 직후의 기구 상태나 안내문 부착 여부, 또는 바닥 상태 같은 것들을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확보해 두셔야 하겠고요, CCTV 영상 보존도 잊지 않고 요청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혹시 주변에 다른 목격자가 있었다면 그 분들의 증언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법적 분쟁에서 스스로를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자신의 억울함을 밝혀 줄 증거 수집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원화 : <사건X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 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엑스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YTN라디오 김양원 [kimyw@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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