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일 : 2026년 7월 30일 (목)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김정기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원화 : 대구 달서구의 한 장애전담 어린이집에서 장애 아동들을 상대로 집단 아동학대가 벌어졌단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어린이집 원장과 교사 등 총 9명이 입건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하죠. 사건은 지난해 12월, 한 부모가, 자녀가 학대받은 정황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습니다. 그리고 CCTV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피해를 입은 아이가 한 명이 아니란 사실이 들어났죠. 확인된 피해 아동은 15명, 학대 의심 행위는 두 달 동안 무려 500차례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사건, 물론 아직 수사 중인 사안입니다. 구체적인 사실관계는 경찰 수사와 이후 절차를 통해 명명백백히 가려질테고요. 그에 맞는 합당한 처벌도 이뤄지게 될 겁니다. 그런데, 이번 사건을 보며, 부모들이 또 하나 걱정하는 지점이 있습니다. 바로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들이 시간이 지나 다시 아이들을 가르치게 되는 건 아닌가' 하는 문제죠. 장애가 있어 아파도, 무서워도, 정확히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기 어려운 아이들. 그래서 더 안전해야 했던 곳에서 오히려 아이들이 상처받았단 의혹이 제기된 건데요. 이런 사건, 이번이 처음도 아닙니다. 도대체 뭐가 문제인 걸까요? 오늘 <사건X파일>에서 이 사건,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 이원화 : 안녕하세요. <사건X파일>, 이원화입니다. '로엘 법무법인', 김정기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변호사님, 어서 오세요.
◇ 김정기 : 안녕하십니까, 로엘법무법인 김정기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있어선 안 될 사건이 또다시 발생했습니다. 이번엔 대구 달서구의 한 장애 전담 어린이집이었죠? 어떤 의혹이 제기된 상탠가요?
◇ 김정기 : 네, 대구 달서구의 한 장애전담 어린이집에서 교사들이 장애 아동들을 상대로 상습적인 집단 학대를 저질렀다는 의혹입니다. 아직 수사 중인 사안이라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만, 지금까지 알려진 보도 내용만 봐도 사안이 가볍지 않습니다. 단순히 한두 번의 실수가 아니라, 두 달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무려 500차례 이상의 학대 의심 정황이 발견됐다는 게 핵심입니다. 게다가 피해 아동이 확인된 것만 15명입니다. 의사 표현이 어려운 장애 아이들을 상대로 교실과 치료실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입과 머리를 때리거나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는 등 폭행을 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 이원화 : 한 학부모가 자녀에게서 학대 정황을 발견하고, 어린이집 CCTV를 확인하면서,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는 건데, 많은 부모님들이 궁금하실 것 같아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아이가 학대받았다 의심될 경우, 보호자가 CCTV 열람을 요청하면 기관은 반드시 영상을 보여줘야 합니까? 아니면 별도의 절차가 필요합니까?
◇ 김정기 : 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원칙적으로 무조건 보여줘야 합니다. 어린이집에서 우리 아이가 학대나 다친 것으로 의심된다면 보호자는 당연히 CCTV를 보여달라고 요구할 수 있습니다. 열람 요청서나 의사 소견서를 내면 되는데요. 절차도 복잡하지 않습니다. 원장님 같은 CCTV 관리자는 특별히 거부할 만한 타당한 이유가 없다면, 요청받은 날부터 10일 안에 언제, 어디서 볼 수 있는지 부모님께 알려줘야 합니다. 물론 진짜 부모님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가족관계증명서나 주민등록등본은 확인하겠죠. 다만 한 가지 예외는 있습니다. 어린이집 CCTV는 법적으로 60일 이상 그 기간만 보관하면 됩니다. 만약 60일이 지나서 영상이 이미 지워졌다면 현실적으로 못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이 못 보더라도, 경찰이 수사를 시작하면 범죄 수사를 위해 영상을 확보해서 볼 수 있는 길은 열려 있습니다.
◆ 이원화 : 그런데 피해 부모 측에서 이런 주장도 했더라고요. 어린이집 측이 이미 학대 의심 정황을 알고도 관계기관에 신고하지 않은 채, 해당 종사자를 권고사직 처리하는 데 그쳤다. 물론 이 부분 역시 수사를 통해 확인해야겠습니다만, 만약 이런 주장이 사실이라면 또 달리 볼 부분도 있을까요?
◇ 김정기 : 그럼요, 이건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문제가 됩니다. 은폐나 직무유기까지 더해지는 거죠. 우선 어린이집 원장이나 교사들은 법적으로 '신고의무자'입니다. 직업상 아동학대가 의심되는 상황을 발견하면 즉시 수사기관이나 지자체에 신고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걸 알고도 신고를 안 하고 그냥 권고사직으로 조용히 덮으려 했다면 그 자체로 법적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리고 만약 이 과정에서 CCTV 영상을 훼손하거나 지워버리는 등 은폐 시도까지 있었다면, 수사 과정에서 굉장히 안 좋게 봅니다. 핵심 증거를 인멸한 것이기 때문에 처벌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 이원화 :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 부모님의 인터뷰가 특히 마음 아프더라고요. 처음 경찰 조사를 받으러 갈 때만 해도 ‘혹시 내 아이가 선생님을 너무 힘들게 한 것 아닌가’ 오히려 자신의 아이를 먼저 탓했단 겁니다. 그런데 CCTV를 확인하고 나서는 ‘전혀 그게 아니었단 걸 알게 됐고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라고 하던데... 특히 이번 피해 아동들은 의사 표현이나 자기 방어가 어려운 장애아동들이었잖아요? 이 점이 처벌 과정에서 더 무겁게 고려될 수 있을까요?
◇ 김정기 : 당연합니다. 훨씬 더 무겁게 처벌받을 가능성이 아주 큽니다. 법원에서 아동학대를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아이의 취약성'입니다. 장애 아동들은 자기가 아프다, 무섭다 말로 표현하기도 어렵고 스스로 방어할 힘도 없습니다. 법원은 이런 상황을 이용한 학대를 '훨씬 더 위험하고 악질적인 학대'로 봅니다. 게다가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들이 아이들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는 보육교사나 치료사들이잖아요? 이렇게 '신고의무자'가 자기가 보호하는 아이를 학대하면 형량이 1.5배까지 가중됩니다. 여기에 피해자가 장애인일 경우, 장애인복지법에 따라 또다시 가중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이원화 : 부모님들이 지적한 또 하나의 문제, 바로 관할 지자체의 대응입니다. 사건이 불거진 지 6개월이 넘도록 달서구청이 별다른 행정조치를 하지 않았다 주장했는데, 이건 어쩔 수 없는 대목이 있는 건가요? 아니면 수사결과와 별도로 선제적 조치가 가능한 부분도 있었을까요.
◇ 김정기 : 경찰 수사 결과만 손 놓고 기다려야 하는 건 절대 아닙니다. 지자체가 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이 충분히 있었습니다. 구청장은 어린이집에 장부나 서류를 가져오라고 하거나, 공무원을 보내 현장을 조사할 권한이 있습니다. 특히 '아동학대가 의심될 때'는 즉시 조사와 검사를 해야 할 의무가 법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조사를 해보고 상황이 심각하다면, 경찰 수사가 안 끝났어도 아동보호전문기관과 협의해서 어린이집 운영을 정지시키거나 아예 폐쇄하는 행정처분도 내릴 수 있습니다. 아이들을 응급 보호하고 현장을 조사하는 건 지자체의 의무인데, 6개월 동안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는 건 행정의 공백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 이원화 : 현재도 대안이 없어서 해당 어린이집에 남아있는 아이들이 있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학대 의혹이 있는 종사자와 아이들을 즉시 분리하면서도 아이들의 돌봄이 끊기지 않게 하려면 어떤 조치가 있을 수 있을까요? 지자체의 역할이 아닐까 싶기도 한데.
◇ 김정기 : 두 가지, 첫째 위험으로부터의 분리, 두 번째 대체 인력 투입이 동시에 톱니바퀴처럼 돌아가야 합니다. 만약 지자체에서 어린이집 문을 닫게 하거나 운영을 정지시켰다면, 구청은 아이들이 방치되지 않게 다른 어린이집으로 옮길 수 있도록 조치해 줘야 합니다. 어린이집 문은 열어두되 문제의 교사들만 자격을 정지시켰다면, 어린이집 측은 즉시 그 빈자리를 채울 새로운 원장이나 교사를 채용해야 합니다. 피해 부모님들 입장에선 당장 내일 아이 맡길 곳이 없어서 발을 동동 구르시는데,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아이들을 가해자와 분리하면서도 일상생활은 유지되도록 플랜을 짜줘야 합니다.
◆ 이원화 :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혐의를 단정할 순 없습니다만,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과, 기존의 아동학대 판례를 고려하면 실제 혐의가 인정될 경우, 이 사람들한테 어느 정도의 처벌이 가능할까요?
◇ 김정기 : 아직 수사 중인 상황이라 좀 신중하게 접근을 해야 하는데요. 구체적인 형량은 재판에 가봐야 알겠지만, 중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기본적으로 폭행이나 상해죄에 '아동학대', 그리고 '가중처벌' 꼬리표가 계속 붙는 구조입니다. 말씀드렸다시피 어린이집 교사라는 신분 때문에 1.5배 가중되고요, 단발성이 아니라 상습적인 학대로 인정되면 또 1.5배 가중됩니다. 실제로 2022년에 진주의 한 장애어린이집에서 비슷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때도 15명의 아동을 약 500여 차례 학대한 사건이 있었는데, 가장 학대가 심했던 교사는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이번 대구 사건도 유사한 수준의 집단적이고 반복적인 학대라면 실형을 피하기 어려울 겁니다.
◆ 이원화 : 또 하나 제도적 허점도 지적됩니다. ‘아동학대로 처벌받으면 보육교사 자격은 취소되는데 언어재활사는 그렇지 않다, 그래서 다시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다’ 사실입니까? 같은 아이를 돌보고 가르치는 직군인데도 자격에 따라 제재가 달라진다면 문제 아닌가요?
◇ 김정기 : 이게 참 어처구니없지만 사실입니다. 법 제도의 명백한 사각지대입니다. 보육교사는 '영유아보육법'의 적용을 받아서 아동학대로 처벌받으면 자격이 정지되거나 아예 취소됩니다. 영영 어린이집에서 일할 수 없는 거죠. 그런데 언어재활사, 그러니까 언어치료사는 좀 다릅니다. 이분들은 장애인복지법상 아동학대를 저질렀다고 해서 자격이 취소되는 규정이 아예 없습니다. 물론 법원에서 형을 선고할 때 아동관련기관에 취업하지 못하도록 '취업제한명령'을 같이 내리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것도 맹점이 있는 게, 가해자가 정부에 등록되지 않은 '사설 언어치료센터'를 직접 차려버리면 자영업자로 분류돼서 사실상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똑같이 아이를 돌보는데 자격증 이름에 따라 제재가 달라진다는 건 시급히 법을 고쳐야 할 부분입니다.
◆ 이원화 : 그래도 이번엔 그나마 CCTV가 남아 있었기에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었는데, 만약 CCTV가 설치되지 않은 곳에서 학대가 발생했거나 영상이 이미 지워진 경우엔 아이 몸에 남은 멍이나 상처, 진술, 행동변화, 이런 정황증거만 남아 있을 수 있거든요. 이런 경우에도 학대 사실을 인정받을 수 있습니까?
◇ 김정기 : 네,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CCTV가 없다고 수사가 끝나는 게 아닙니다. 형사사건은 영상 하나만 보고 판단하지 않습니다. 아이 몸에 남은 상처 사진, 병원 진단서, 다른 선생님이나 목격자의 진술, 그리고 사건 전후로 아이가 갑자기 특정 행동을 무서워하는 등의 행동 변화를 모두 퍼즐처럼 맞춰서 봅니다. 특히 아이들이 너무 어리거나 장애가 있어서 스스로 말하기 어렵다면, 법적으로 성폭력 특례법을 빌려와서 진술과 심리 분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장치도 있습니다. 이런 조각들이 일관되게 한 방향을 가리킨다면, 결정적인 CCTV 장면이 없더라도 재판에서 얼마든지 학대 사실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 이원화 : <사건X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 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엑스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YTN라디오 김양원 [kimyw@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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