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일 : 2026년 07월 22일 (수)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김정기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원화 변호사 (이하 이원화) : 경기 의정부의 한 모텔, 객실 세면대에서 갓 태어난 아기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검찰은 아기를 낳은 20대 친모에게 아동학대살해 혐의로 징역 15년을 구형했죠. 검찰도, 피고인도 이 판결에 불복했습니다. 검찰은 형이 너무 낮다고 봤고, 피고인 측은 아이를 잃은 슬픔과 정신적 어려움을 호소했죠. 그런데 이 재판과는 별개로 뜻밖의 고소장이 하나 더 등장합니다. 고소인은 바로 신생아 사망사건으로 재판을 받던 20대 친모였죠. 아동학대 살해 혐의로 재판을 받던 친모가 갑자기 전 남자친구를 사기혐의로 고소했다? 도대체 어떤 사연이 있는 걸까요? 보도에 따르면, 여성은 전 남자친구가 소개했다는 의사와 텔레그램으로 연락을 주고 받았습니다. 사례비 명목으로 돈도 여러 차례 보냈다고 하죠. 하지만 뭔가 이상했습니다. 의정부의 한 모텔에서 벌어진 신생아 사망 사건. 그리고 그 뒤에 있었다는 수상한 텔레그램 의사. 과연 친모는 당초 왜 모텔로 향했던 걸까요? 오늘 사건엑스파일에서 이 사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사건엑스파일, 이원홥니다. 로엘 법무법인, 김정기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변호사님, 어서오세요.
◇ 김정기 변호사 (이하 김정기) : 안녕하십니까, 로엘법무법인 김정기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의정부의 한 모텔에서 발생한 신생아 사망 사건인데요. 먼저 사건의 큰 흐름부터 정리해주시죠.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 김정기 : 요약하자면 모텔에서 홀로 출산한 20대 친모가 신생아를 세면대에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은 사건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친모는 당초 전 남자친구와 임신 중지를 논의했다고 하는데요. 전 남자친구가 수술비나 보호자 동행 문제로 계속 시간을 끌면서 합법적인 수술 시기를 놓치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후 전 남자친구가 불법으로 의사를 소개해주겠다며 텔레그램으로 연락을 주고받게 했고 사례비까지 받아 챙겼다는 건데요. 막상 출산이 임박해서 진통이 오자 데리러 오겠다는 의사나 전 남자친구 모두 나타나지 않았고, 결국 친모가 모텔에서 홀로 출산한 직후 아이가 사망에 이르게 된 흐름입니다.
◆ 이원화 : 검찰은 친모에게 아동학대살해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이게 일반 살인죄와는 어떻게 다른 거고, 검찰이 이 사건에 아동학대살해 혐의를 적용한 이유, 뭔가요?
□ 김정기 : 일반 살인죄는 말 그대로 '사람을 죽일 의도'만 있으면 성립하지만, 아동학대살해죄는 먼저 '아동에 대한 학대'가 있고 그 결과로 '사망'에 이르렀을 때 적용되는 아주 무거운 범죄입니다. 검찰이 이 혐의를 적용한 이유는요, 보도에 따르면 친모가 출산 직후 아기를 물이 찬 세면대에 약 10분 넘게 방치했다고 합니다. 검찰은 단순히 실수로 죽은 게 아니라 이렇게 갓 태어난 아기를 물이 있는 곳에 두면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걸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뚜렷한 '학대 행위'가 있었다고 본 겁니다.
◆ 이원화 : 여기서 제일 중요한 게 결국 “고의성”일텐데요. 피고인 측은 극도의 공포와 패닉 상태였다 주장하고 있고요. 검찰은 아이가 사망할 수 있단 걸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본 거잖아요. 법원은 이 부분을 어떻게 판단했습니까?
□ 김정기 : 1심 법원은 친모에게 살해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쉽게 말해 '아이가 죽을 수도 있다는 걸 알면서도 어쩔 수 없지'라고 생각하고 방치했다고 본 건데요. 보도에 따르면 재판부는 친모가 출산 직후 주변에 도움을 구하거나 119에 신고하는 등 아이를 살리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전혀 하지 않았다는 점을 꼬집었습니다. 게다가 기저귀 같은 출산용품을 전혀 준비하지 않은 정황도 불리하게 작용했습니다. 다만, 전 남자친구에게 속아 경황이 없었고 임신 사실을 주변에 알리지 못해 홀로 사리 분별을 제대로 하지 못한 점 등은 정상 참작해서 징역 6년을 선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이원화 : 검찰과 피고인 양측이 모두 불복해 항소했는데, 향후 항소심에서 어떤 부분이 처벌 수위를 가르게 되겠습니까? 공판 과정에서 처벌 수위를 결정지을 핵심 변수, 뭐가 있겠습니까? 그리고 변호사님 보시기에 항소심에서 형량이 달라질 가능성 있다고 보십니까? 만약에 있다면 어떨까요?
□ 김정기 : 항소심의 가장 큰 핵심은 친모의 당시 판단 능력이 얼마나 떨어져 있었는지, 그리고 아이를 구조할 수 있는 진짜 '골든타임'이 있었는지가 될 것입니다. 보도 내용들을 짚어보면요. 세면대에 물이 왜 차 있었는지, 친모가 방치 당시 위험성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었는지를 다시 꼼꼼히 따져볼 텐데요. 만약 친모 측 주장대로 정말 극도의 공포와 패닉 상태여서 도저히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없는 벼랑 끝 상황이었다는 점이 더 강하게 증명된다면 형량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습니다. 반대로 출산 후 119에 신고할 충분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고의로 유기하려 했다는 점이 더 부각된다면 형이 유지되거나 더 무거워질 수도 있겠죠. 결국 당시 현장의 구체적인 상황 증거들이 형량을 가를 열쇠가 될 겁니다.
◆ 이원화 : 그런데 이 사건을 더 복잡하게 만드는 부분이 하나 있는 게요, 친모가 전 남자친구를 사기혐의로 고소했단 점이거든요. 이게 도대체 신생아 사망사건과도 연관이 있는 건가요? 무슨 이야기죠?
□ 김정기 : 친모가 모텔에서 홀로 위험한 출산을 하게 된 근본적인 배경이 바로 이 사기 사건 때문이라는 게 친모 측 주장입니다. 보도를 보면요, 전 남자친구가 합법적인 임신 중절 시기를 고의로 놓치게 만든 뒤 텔레그램으로 가짜 의사를 연결해 줬고 돈만 뜯어냈다는 건데요. 출산이 임박해 다급하게 연락하자 이 텔레그램 속 인물이 '데리러 가겠다'고 해놓고 결국 나타나지 않았죠. 친모 입장에서는 의사가 진짜 존재하는 건지 아니면 전 남자친구가 의사 행세를 하며 1인 2역을 한 건지 몹시 의심스러운 상황이었고, 결국 속았다는 걸 깨닫고 고소에 나선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 이원화 : 그러면 텔레그램 의사는 실제 존재하는 인물이 아니었던 건가요?
□ 김정기 : 텔레그램 속 의사가 실제 존재하는 인물인지는 경찰이 수사 중인 사안으로 아직 명확한 실체가 밝혀지진 않았습니다.
◆ 이원화 : 전 남자친구에게 만약에 이 고소된 내용대로 사기죄가 성립을 하려면 어떤 점이 확인이 되어야 되겠습니까? 그리고 이 사건에서 사기죄 적용 자체를 하는 데 큰 어려움이 있을지 이런 의문도 들긴 하거든요. 전 남자친구 측에서 실제 의사를 소개하려고 했다 주장할 수도 있는 거고요. 어떻게 보십니까?
□ 김정기 :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전 남자친구가 처음부터 '의사를 소개해 줄 능력도, 그럴 마음도 없으면서 거짓말로 속여 돈을 가로챘다'라는 사실이 명백하게 증명돼야 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전 남자친구는 "정말 실제 의사를 알선하려 했다"라고 발뺌할 여지도 있습니다. 하지만 보도에 따르면 이미 친모를 속여 의사 알선 명목 등으로 돈을 뜯어낸 혐의가 상당 부분 인정되어서 경찰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합니다. 수사기관이 계좌 송금 내역이나 텔레그램 대화 기록 같은 객관적인 증거 자료를 통해 전 남자친구의 기망 행위를 어느 정도 탄탄하게 입증해 낸 것으로 보입니다.
◆ 이원화 : 만약 전 남자친구가 단순 의사를 소개해주겠다, 한 정도가 아니라 직접 의사 행세까지 한 거라면 지금은 어쨌든 의혹 수준인 상황이니까요. 이거 단순히 돈을 뜯어낸 수준을 넘어서 훨씬 악질적인 기망 아닌가 싶은데요. 의사를 사칭하거나 불법 의료를 알선하거나 이런 부분에 대한 책임도 함께 들여다볼 수 있나요?
□ 김정기 : 만약 제기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당연히 추가적인 범죄 혐의가 무겁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아직은 보도를 통한 의혹 단계이긴 하지만요. 만약 전 남자친구가 혼자 의사 행세를 하며 피해자를 속였다면 단순 사기를 넘어 훨씬 악질적인 기망 행위로 봅니다. 설령 진짜 불법 의사가 존재했고 그 사람을 텔레그램으로 은밀히 연결해 준 게 맞다 하더라도, 불법 의료 행위를 알선한 꼴이 되기 때문에 이 역시 법적으로 아주 큰 문제가 됩니다. 현재 경찰이 전 남자친구가 내세운 의사의 정확한 실체나 구체적인 범행 수법도 계속 확인 중이라고 하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이원화 : 그러면 혹시 이 사기 사건이 친모의 아동학대살해 사건과도 법적으로 연결될 수 있습니까? 예를 들어서 전 남자친구 때문에 수술 시기를 놓쳤고 그래서 패닉 상태에서 홀로 출산을 하게 됐다 이런 사정이, 친모의 책임을 판단할 때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 김정기 : 이 사기 사건이 친모의 죄 자체를 완전히 없애주진 못하겠지만 형량을 깎아주는 아주 중요한 '정상 참작 사유'로는 크게 작용할 수 있겠습니다. 보도에 나온 1심 판결을 보면 재판부도 이미 친모가 전 남자친구에게 속아서 경황이 없어 사리 분별을 못 한 사정을 참작했다고 밝혔거든요. 항소심에서는 이 사기 피해 사실이 더 명백하게 재판부에 입증될 텐데요. 친모 측은 '전 남자친구의 계획적인 범행과 거짓말 때문에 합법적 수술 시기도 놓치고, 아무 도움도 못 받는 벼랑 끝 상황에 내몰렸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어필하며 선처를 구할 것으로 보입니다.
◆ 이원화 : 이 사건을 보면서 또 하나 떠오르는 문제가 낙태죄, 정확히는 임신중지와 관련한 입법 공백 문제거든요. 현재 합법도 불법도 아닌 상태다, 이런 말들 하던데 지금 법적으로 어떤 상태라고 봐야합니까?
□ 김정기 : 쉽게 말해 법의 룰이 완전히 멈춰버린 안타까운 '입법 공백' 상태입니다. 지난 2019년에 헌법재판소가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며 형법상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거든요. 그래서 낙태 처벌 조항의 효력이 상실됐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국회가 어떤 경우에 언제까지 임신 중지를 허용할지 새로운 법을 만들지 않고 5년 넘게 미루고 있다는 겁니다. 합법적이고 안전한 의료 시스템에 접근하기 어렵다 보니 이 사건처럼 불법 브로커나 사기꾼의 표적이 되기도 하고 검증 안 된 약물에 손을 대는 등 여성들이 몹시 위험한 상황에 내몰리고 있는 겁니다. 개인의 비극을 탓하기 전에 국가 차원에서 안전망과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무척 시급한 시점입니다.
◆ 이원화 : 사건엑스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엑스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YTN 라디오 김양원 (kimyw@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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