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라디오 앱 소개

인터뷰전문

방송시간[월~금] 06:40, 12:40, 19:40
제작진진행: 이원화 변호사 / PD : 김양원 / 작가 : 강정연
[사건X파일] "너무 급했다?" '인분'을 남기고 사라진 사람의 법적 책임, 어디까지?
2026-03-18 13:40 작게 크게
■ 방송 : FM 94.5 (06:40~06:55, 13:40~13:55, 19:40~19:55)
■ 방송일 : 2026년 03월 18일 (수)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안수진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원화 : 한가로웠어야 할 그 날 오후, 사무실로 다급한 전화가 한 통이 걸려왔습니다. 하루 평균 방문자가 천명에 달한다는 한 실내 수영장에서 인분이 발견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수영장은 즉시 운영을 중단하고, 물 교체와 소독까지 진행했지만 파장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죠. 이런 일, 비단 수영장에서만 벌어진 건 아닙니다. 여러분은 이런 상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다른 경우도 하나 더 살펴볼까요. 사람의 생리현상 자체를, 더럽다거나 비난할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마땅한 장소가 아닌 곳에서, 이런 일을 마주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지죠. 수영장에, 빌딩 한복판에, 심지어 지하철 의자 위, 상상만으로도 정말 아찔한 일입니다. 황당한 일이라고 웃고 넘기기엔, 결코 가볍지 않은 문제들. 오늘 사건엑스파일에서는 인분을 남기고 사라진 사람의 책임, 어디까지고, 또 그를 찾아내 공개하는 대응은 어디까지 가능할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 이원화 : 안녕하세요. 사건엑스파일, 이원홥니다. 로엘 법무법인, 안수진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변호사님, 어서오세요. 

◆ 안수진 : 안녕하세요. 로엘 법무법인 안수진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오프닝에 나온 것처럼, 지하철이나 수영장에서 인분을 보게 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한데, 사건들을 찾다보니, 이런 일, 한두 건이 아니더라고요. 먼저, 지하철과 수영장 사건부터요. 각각 어떤 일이 있었던 건지부터 정리를 해주시죠. 

◆ 안수진 : 네. 작년 9월 서울 지하철 7호선 전동차 내에서 의자 위에 대변이 놓여있는 사진이 퍼진 적이 있었는데요. 불과 3개월여 뒤인 작년 12월에는 대구 지하철에서 임산부석과 그 주변에 대변이 묻어있는 사진이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작년 7월에는 영주실내수영장에서 불과 열흘 남짓한 기간동안 두 차례나 대변이 발견되어 수영장 물을 환수하는데 1,200톤가량이 소요된 사례가 있었습니다. 또한 해당 수영장은 일정기간 폐쇄를 해야 했고, 환불해달라는 민원에 시달렸으며 불쾌감을 느낀 강습생들에게 일주일 간 무료강습까지 제공하여야 했습니다. 

◇ 이원화 : 누군가는 “급해서 어쩔 수 없던 것 아니냐” 말할 수도 있겠지만 피해를 입은 쪽 입장에선 결코 가볍게 보기 어려운 일 같은데, 법적으로 봤을 때 이런 행위는 과연 범죄로 치부되는지, 상황에 따라 단순 민폐 수준에 그칠 수도 있는 건지, 큰 틀에서 설명을 해주시죠.

◆ 안수진 : 물론 정말 급하고 불가피한 상황이 있었다면 범죄로 평가하기 어려울 수 있겠지만 적극적인 의도를 가지고 한 행위라거나 본인의 행동으로 다른 사람이나 재산에 피해가 발생할 것을 예상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용인한 상태에서 한 것이라면 범죄로서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 이원화 : “고의가 아니었고, 급했다, 불가피했다, 실수였다”란 주장이 받아들여지려면 어떤 사정들이 뒷받침돼야 하는 건가요. 그리고 실제 그런 사정이 인정돼, 처벌이 달라진 경우도 있습니까? 

◆ 안수진 : 아무래도 사건발생 전후 행위자의 태도나 평소 행위자의 신체적 특성 등을 고려하여야 할 것 같은데요. 사례를 하나 소개해드리자면, 법원은 1인 시위를 하던 중 관공서 로비에서 대변을 본 피고인에 대하여, 해당 피고인이 자극성 장증후군으로 입원을 한 전력이 있고, 사건 당시에도 주변인에게 “화장실까지 가기 어려우니 휴지통을 가져다 달라”라고 말을 하였으며, 신속히 화장실로 이동하기에는 신체적 제약이 있는 상태였다는 점을 근거로 무죄판결을 선고한 적이 있습니다. 

◇ 이원화 : 그런데 장소가 다 다르단 말이죠. 지하철이나 수영장, 목욕탕, 그리고 건물 복도가 될 수도 있고요. 같은 인분 소동처럼 보여도 장소에 따라 법적 평가가 달라질 수도 있습니까?

◆ 안수진 : 상이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22년 무인 인형뽑기방 바닥에 대변을 보았던 A씨 사건에서는 재물손괴 혐의가, 같은 해 카페 마당 통로에 대변을 보았던 B씨 사건에서는 건조물침입 혐의가, 2025년 한 사우나의 화장실 입구와 휴식공간에 대변을 본 C씨 사건에서는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가 각 문제되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지하철 사건들이나 수영장 사건은 대상자를 특정하진 못했지만 각 재물손괴, 경범죄처벌법위반, 업무방해 등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사건에서 가장 크게 침해된 법익이 어떤지에 따라 유사한 사건에서도 서로 다른 죄명으로 의율할 여지는 있겠으나, 대부분 불특정다수의 사람들이 자유로이 오고 갈 수 있는 장소가 아니라면 건조물침입 혐의가, 영업을 통해 수익을 내고 있는 곳이라면 업무방해가 논의될 수 있겠습니다. 다만 기본적으로 경범죄처벌법에서는 노상방뇨를 한 자를 1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의 형으로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앞서 말씀드린 일련의 법익침해 여부가 다소 불분명하더라도 이를 통해 처벌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 이원화 : 이런 사건 벌어졌을 때, 현실적으로 많이 나올 수 있는 말이, 술에 취해서 그랬다, 기억나지 않는다, 이런 주장이거든요. 이런 사건에서도, 음주 상태를 이유로 심신미약이 인정될 수 있습니까?

◆ 안수진 : 작년 말 만취상태의 한 외국인이 영업이 끝난 술집 근처에서 대변을 보고, 그 상태 그대로 술집 내부로 무단 침입하여 대변의 흔적을 남기거나 기물을 파손한 사건이 있었는데요. 우리 법원은 음주 상태로 심신장애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음주로 인하여 적어도 의식에 현저한 장애가 있거나 환각, 망상 등 이상증상이 발현될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며 메우 엄격한 기준을 두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술 때문이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주장만으로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 이원화 : 앞서 수영장 사건 같은 경우는, 물을 수백 톤씩 갈아야 했고 운영 중단, 환불 민원, 무료 강습까지 했다는 거잖아요. 이런 경우는 형사 책임과 별개로 금전적인 책임도 물을 수 있는 거죠? 어디까지 가능합니까?

◆ 안수진 : 물론입니다. 수영장 물 환수비용, 수질 정화 및 소독비용, 수영장 임시폐쇄기간 동안의 영업손실액, 이 사건으로 인해 강습생들에게 무료강습을 이행함으로써 발생한 비용 등 사건과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손해들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 있겠습니다. 

◇ 이원화 :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젊은 여성이 빌딩 복도에 대변 테러를 했다,란 글과 함께 CCTV 속 사진이 올라온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책임 있는 대응을 바란다, 자수하면 추가 행동은 하지 않겠단 취지의 글도 올렸던데 마음은 이해합니다만, 이 대응, 법적으로 괜찮은 겁니까?

◆ 안수진 : 법적으로는 상당한 위험성을 내포한 행위입니다. 말씀주신 사건 이외에도 한 건물주가 “계단에 몰래 대변 보고 사라진 남성 찾는다”라며 CCTV 사진은 물론 남성의 인상착의, 남성이 언제 어디에서 몇 번 버스를 타고 현장을 떠났는지까지 기재한 현수막을 붙인 사례도 있었는데요. 실상 거의 공개수배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이는데, 수사기관도 사실 공개수배는 그러한 조치가 불가피한 경우 예외적으로 행하는 절차입니다. 먼저 개인정보처리자가 CCTV 사진이나 영상을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제3자에게 제공하는 경우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게 됩니다. 이 외에도 대변테러를 했다고 추정되는 사람에 대한 형법상의 명예훼손이 문제될 수 있는데요. 만일 비방의 목적을 가지고 인터넷에 이를 게시하였다면 형법이 아닌 정보통신망법의 적용을 받아 가중된 처벌이 가능해지게 됩니다. 

◇ 이원화 : 그러면 대변을 보고 달아난 행위와, CCTV를 공개한 행위, 처벌수위만 놓고 보면 어느 쪽이 더 무겁게 평가되나요?

◆ 안수진 :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대변을 보고 달아난 행위가 단순 노상방뇨로 의율된다면 경범죄처벌법에 따라 1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지나지 않습니다. 사안에 따라 추가적으로 문제될 수 있는 건조물침입, 재물손괴, 업무방해를 고려하더라도, 그 중 가장 중한 법정형으로 규정된 것이 5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인 업무방해인데요. 결국 CCTV 공개로 인하여 오히려 피해자가 대변을 보고 달아난 사람과 유사하거나 그보다 현저히 상향된 처벌대상이 될 위험이 있습니다. 

◇ 이원화 : 최근에 충격적인 뉴스를 하나 봤는데 이런 걸 아예 돈 받고 대신 해주는 이른바 ‘보복 대행’까지 등장했다고 하더라고요. 텔레그램을 통해 의뢰를 받는 식이라던데 어떤 구조인건지, 정리를 해주시죠.

◆ 안수진 : 짧게 요약을 하자면 사적보복을 원하는 의뢰인이 텔레그램방에 들어와 특정인에 대한 보복을 요청하면 운영자가 실제 행동을 하는 특공대원에게 지시하여 범행을 저지르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운영자가 누구인지 여부는 아직 밝혀진 바가 없으나 운영자는 조직을 단합하겠다는 명목아래 의뢰대금으로 조직원들의 유흥업소 비용을 대납해주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고, 행동대장격인 특공대원을 모집하겠다는 홍보방에는 2천여 명이 가입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 이원화 : 이런 조직적 행태의 경우라면, 인분테러를 해달라는 의뢰인이 있고, 운영자가 있고, 실제 그 테러를 행한 행동대원이 있는 거잖아요. 모두 법적 처벌이 가능하죠? 혐의는 어떻게 갈리고, 처벌 수위는 어느 정돕니까?

◆ 안수진 : 네 그렇습니다. 최근 일부 언론사가 보도한 기사에 의하면 말씀주신 역할들 이외에도 온라인 홍보 직원, 오프라인 홍보 전단지 부착 직원, 인력 구인 실장 등 예상보다 한층 조직적인 면이 있는데요. 특공대원들은 인분을 현관에 칠하거나, 집 앞에서 용변을 보고 그 대변을 뿌리는 행위를 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 외에도 현관문을 교체할 정도로 락커칠을 하거나, 보복대상자의 개인정보가 담긴 종이를 이웃에게 유포하기도 하였고, 귀뚜라미 100마리를 풀어 보복대상자나 그 가족을 괴롭히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로 범행을 한 특공대원의 경우 어떠한 행위를 했는지에 따라 달라 적용되는 법조가 달라질 수 있겠습니다. 앞서 소개해드렸던 지하철, 수영장, 목욕탕 등과는 달리 이는 특정 대상을 상대로 한 범행이기에 공동주택을 무단으로 출입하였다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 주거침입 혐의가, 현관문 등을 교체해야할 정도에 이른다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 재물손괴 혐의가 각 문제될 수 있습니다. 부차적이지만 반복적으로 그러한 행위가 발생하여 피해자들이 공포심을 느끼도록 하였다면 스토킹처벌법위반의 소지도 배제할 수는 없겠고, 운영자의 경우 수요자로부터 의뢰를 받아 특공대원에게 지시를 내린 것이 범행의 역할분담으로 보아 공범의 죄책을 부담할 수 있고, 이들에게 의뢰를 맡긴 자 역시 범행의 교사 내지 방조의 죄책을 부담할 수 있겠습니다. 만일 이러한 조직이 매우 체계적으로 구성되었다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폭력행위처벌법의 적용도 검토해볼 여지가 있습니다.

◇ 이원화 : 사건엑스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엑스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