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라디오 앱 소개

인터뷰전문

방송시간[월~금] 06:40, 12:40, 19:40
제작진진행: 이원화 변호사 / PD : 김양원 / 작가 : 강정연
[사건X파일] "억울하다..왜 그 새벽 주차장 입구에?" 누워있다 숨진 취객 책임 논란
2026-02-19 11:41 작게 크게
■ 방송 : FM 94.5 (06:40~06:55, 12:40~12:55, 19:40~19:55)
■ 방송일 : 2026년 2월 19일 (목)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송주희 변호사

- 변호사 "민시상 피해자 과실 40% 이상, 야간이고 사각지대 겹칠 경우 50% 이상 인정한 경우도"
- "괜찮다" 말 믿고 취객 두고 돌아간 경찰, 9천만원 국가배상 판결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이원화: 아마 지금 운전하면서 이 방송 듣고 계신 분들 많으실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잠깐, 이런 장면 한 번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늦은 밤 아주 어둡고, 도로엔 다른 차도 거의 없는 상황, “아 오늘 하루 정말 길었다” 얼른 집에 가고 싶단 생각 하나로 차를 몰고 가던 그 순간. 덜컹. 무언가를 밟은 듯한 느낌은 있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기고 그냥 집으로 들어간 A씨. 그런데  그날 밤, A씨가 덜컹하고 밟고 지나간 건 다름 아닌 사람이었습니다. 술에 취해 길에 누운 채, 의식을 잃고 잠들어 있던 취객이었죠. 이 사고로 취객은 안타깝게 숨졌고, CCTV로 상황을 확인한 경찰은 A씨가 구호 조치 없이 현장을 떠났다며, 도주치사 혐의로 긴급 체포했던 것이었습니다. 지하 주차장을 빠져나오다 출구 근처에 누워있던 취객의 다리를 미쳐 보지 못하고 밟는 사고, 의외로 자주 발생하곤 하는데요. 만약 그곳이 누구나 놓칠 수 있는 사각지대, 아주 어두운 장소라면 법적인 판단은 어떻게 달라질까요? 주취자 취객, 경찰력 낭비란 말도 있지만 분명히 경찰의 도움이 필요한 순간도 있죠. 그렇다면 그 경계는 어디일까요? 오늘 <사건X파일>에서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사건X파일>, 이원화입니다. 로엘 법무법인, 송주희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변호사님, 어서오세요.

◆송주희: 안녕하세요. 로엘 법무법인의 송주희 변호사입니다.

◇이원화: 오프닝에서 상상해보시라 했던 장면, 실제 아파트 주차장 입구에 누워있던 취객을 차량이 밟고 지나가, 숨지게 한 사건이 있었죠? 이 사건부터 정리를 해볼까요?

◆송주희: 네, 지난해 여름이었죠. 8월 16일 새벽 1시경 서울 마포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한 비극적인 사건입니다. 60대 운전자 A씨가 자신의 SUV 차량을 몰고 주차장으로 진입하던 중이었는데요. 당시 입구 바닥에는 술에 만취한 70대 남성이 누워 있었습니다. A씨는 이 남성을 미처 보지 못하고 그대로 역과, 즉 바퀴로 밟고 지나갔고, 피해자는 그 자리에서 안타깝게 숨을 거뒀습니다. 경찰은 CCTV 분석을 통해 A씨를 특정하고,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도주치사, 우리가 흔히 말하는 '뺑소니' 혐의로 긴급 체포했습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무언가 덜컹하고 밟은 느낌은 났지만, 그게 사람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원화: 그런데 이런 경우 운전자는 “뭔가 밟은 느낌은 있었지만 사람인 줄 몰랐다”해도, 수사기관에서는 “사고 알면서 구호조치 안했다” 보는 거잖아요? 사고를 인식했는지 여부는 법원에서 어떤 기준으로 판단합니까?

◆송주희: 네, 법원은 운전자의 머릿속에 있는 ‘확정적 고의’뿐만 아니라, ‘미필적 고의’도 매우 중요하게 판단합니다. 운전자가 “사람을 쳤다”라고 명확히 인식하지 못했더라도, “어? 뭔가 꽤 큰 물체를 밟았는데, 사람일 수도 있겠네?”라는 가능성을 미약하게나마 인식했다면, 도주의 고의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법원은 당시 차량의 흔들림 정도, 소리, 그리고 ‘통상적인 운전자'라면 그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했을까를 기준으로 삼는데요. 예를 들어 사람의 몸통을 밟고 지나갔다면, 차체가 덜컹거리는 충격이 상당했을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비상등을 켜고 내려서 확인하지 않고 그냥 갔다면, 법원은 “운전자가 혹시 모를 인명 사고의 가능성을 외면하고, 현장을 이탈했다”고 보아, '뺑소니' 혐의를 유죄로 판단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원화: 주차장, 특히 지하 같은 경우는 회전형 구조라 조도도 낮고요. 사각지대가 있는 경우도 있거든요? 이런 환경적인 요소가, 법적 판단에 영향을 미치나요? 아니면 사람을 쳤다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 처벌이 불가피한 건지.

◆송주희: 네, 환경적 요소는 유·무죄 판단에서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교통사고는 결과가 아니라 과실도 문제이기 때문에 사고 당시 운전자가 그 위험을 예견할 수 있었는지, 또 피할 수 있었는지가 핵심 쟁점입니다. 법적으로는 이른바 '신뢰의 원칙'이 적용될 수 있는데요. 운전자는 통상적으로 다른 사람이 교통 질서를 지킬 것이라고 신뢰하고 운전하면 되고, 캄캄한 지하 주차장 회전 구간 바닥에 사람이 누워 있다라는 가능성까지 예상해 운전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실제로 지하 주차장의 회전형 구조, 낮은 조도, 차량 보닛 높이로 인해 바닥 시야가 거의 확보되지 않는 '사각지대'라는 점이 명확한 경우에는, 운전자에게 사고를 예견하기 어려웠다고 보아, 과실을 인정하지 않은 판례들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환경적 요인들로 인해 '사고가 도저히 피할 수 없다', '불가항력적인 상황이었다'고 판단된다면 사람을 치는 결과가 발생했더라도, 형사 처벌까지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이원화: 그러면, 이 사고에서 건물의 책임을 물을 수도 있나요?

◆송주희: 네, 형사 사건과는 별개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는 충분히 다퉈볼 만합니다. 만약 해당 주차장의 조명이 법적 기준보다 현저히 어두웠다거나, 사각지대가 뚜렷함에도 반사경이나 경고 문구 같은 안전 시설물을 제대로 설치하지 않았다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혹은 관리 업체에게도 사고 책임을 일부 물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법원은 '주차장 관리 하자'로 인한 사고에서 관리 주체의 배상 책임을 10~20% 정도 인정한 사례들이 있습니다. 다만, 이는 운전자의 형사 책임을 면제해주는 것은 아니고요. 유가족에 대한 '금전적 배상 범위'를 나누는 문제입니다.

◇이원화: 그러면 흔히 말하는 ‘몰랐다, 인지하지 못했다’란 주장이 법적으로 받아들여지려면, 어느 정도 수준의 불가피성이 있어야 되는 건지 궁금한데요.

◆송주희: 단순히 말로만 “안 보였다”고 주장해서는 절대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입증이 필수적인데요. 보통 도로교통공단이나 국과수의 감정을 통해 현장 검증을 실시합니다. 사고 당시와 동일 조도, 동일 차종에 운전자가 탑승했을 때 운전석 시야에서 바닥에 누운 마네킹이 정말로 보이지 않는지 등이 확인되어야 합니다. 또한, 차량 블랙박스나 CCTV 분석을 통해 운전자가 사고 직전까지 감속하거나, 피하려는 움직임이 전혀 없었다는 점, 즉 정말로 "인지하지 못하고 주행했다"는 정황이 입증되어야만 ‘예견 불가능성’을 이유로 무죄를 다퉈볼 수 있습니다.

◇이원화: 운전자 입장에선 이런 억울함도 호소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람이 있어선 안될 장소에, 그것도 누워서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던 취객 책임은 없냐, 나 역시 정신적 충격과 피해가 크다" 이런 주장, 법적으로 보면 어떻습니까? 

◆송주희: 네, 이 부분은 법적으로도 피해자 책임을 꽤 중요하게 봅니다. 주차장 진입로처럼 차가 다니는 곳에, 그것도 술에 취해 누워 있었다면 상당히 위험한 행동으로 평가될 수 있거든요. 실제 판례에서도 같은 경우에는 피해자의 과실을 중하게 인정하는 사례들이 적지 않습니다. 민사 쪽에서는 상황에 따라 피해자 과실을 40% 이상 보거나, 야간이고 사각지대까지 겹치면 50%를 넘게 인정한 경우들도 있습니다. 형사 재판에서도 이런 사정들은 운전자에게 유리한, 형량을 줄이는 사유로는 분명히 작용합니다. 다만 안타깝게도 사망 사고의 경우에는 피해자 과실이 크더라도, 운전자 과실이 전혀 없다고 봐서, 완전히 무죄로 가기에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이원화: 아무튼 아주 현실적 질문 하나 드릴게요. 혹시라도 운전 중에 ‘덜컹’하는 느낌을 받았다 하는 경우, 반드시 어떤 행동을 해야 나중에 법적으로 문제의 소지를 최소화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송주희: 네, 가장 중요한 원칙은 즉시 정차해서 직접 확인을 하시는 겁니다. 운전 중 ‘덜컹’하는 느낌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방지턱이겠지”라며 스스로 판단하고 현장을 벗어났다면, 나중에 사고 인식이 있었던 것으로 보아 도주, 뺑소니로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반드시 차를 세우고 내리셔서, 차량 주변과 하부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셔야 합니다. 만약 눈에 띄는 이상이 없더라도, 휴대전화로 112나 보험사에 연락해 “이 지점에서 충격을 느껴 확인했지만, 특이사항은 없었다. 하지만 기록을 남겨두겠다”며 신고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이원화: 주제를 조금 넓혀보겠습니다. 앞서 취객 관련 사고 이야기 해봤습니다만, 경찰 분들 이야길 들어보면 취객 때문에 출동하는 신고가 많아도 너무 많다 이거거든요? 문제는 경찰이 “왜 끝까지 취객을 보호자 않았냐” 오히려 책임을 물어서 고소, 고발을 당하는 경우들도 많다는 건데, 실제 경찰이 재판에 넘겨진 사례, 어떤 경우가 있는지 예를 좀 들어주세요. 

◆송주희: 네, 경찰관들 사이에서도 파장이 컸던 판결이 하나 있습니다. 강원도 횡성에서 발생한 사건인데요. 3월이라 해도, 강원도의 밤 기온은 상당히 낮았습니다. 당시 경찰이 "건물 화장실에 취객이 쓰러져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서 이분을 밖으로 데리고 나왔는데, 구체적인 거주지를 확인하지 않고 "그냥 귀가하라"며 철수했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 "ATM 기기 옆에 사람이 주저앉아 있다"는 신고가 또 들어왔는데요. 다시 현장에 간 경찰관이 이번에는 순찰차에서 내리지도 않고, 창문만 내린 채 "괜찮으세요?"라고 물었고, 취객이 "괜찮다"고 하자 별다른 조치 없이 돌아간 겁니다. 결국 이분은, 다음 날 아침 건물 계단 아래에서 숨진 채 발견이 됐는데요. 법원은 국가가 유족에게 "약 9천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비록 취객이 "괜찮다"고 했더라도, 이는 만취 상태에서 나온 무의식적인 대답일 뿐, 정상적인 판단이 아니라는 거죠. 법원은 "경찰이 차에서 내려 상태를 제대로 살피지 않았고, 추운 날씨에 생명의 위험이 예견됨에도, 형식적인 질문만 한 것은 "구호 조치 의무를 게을리한 과실"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이원화: 구호조치 의무 위반으로 처벌 받으면, 내부적으로도 징계대상이 되나요? 그리고 혹시 직을 잃게 될 수도 있는 건지.

◆송주희: 네, 내부적으로도 책임을 피하기는 어렵습니다. 형사 처벌과는 별개로, 경찰 조직 안에서도 징계 절차가 따로 진행됩니다. 보통 ‘성실 의무 위반’이나 ‘직무 태만’ 같은 사유로 징계 대상이 되고, 사안이 중하면 '감봉'이나 '정직' 같은 중징계까지도 가능합니다. 특히 주취자 사망처럼 결과가 중대한 사건에서, 법원에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었다. 그렇다면 집행유예를 받았더라도 경찰공무원법상 당연 퇴직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연금 문제도 일부 불이익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현장 경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늘 '딜레마'라고 합니다. 강하게 제지하면 '인권 침해' 민원이 들어오고, 그냥 돌려보내면 “왜 보호조치 미비냐” 하면서 책임을 묻는 상황이니까요.

◇이원화: 네, 반대로 비슷한 상황인데, 경찰이 처벌받지 않은 사례도 혹시 있나요?

◆송주희: 네, 반대로 처벌받지 않은 사례도 분명히 있습니다. 경찰이 출동했을 당시 취객이 비틀거리긴 했지만, 자기 집 주소도 정확히 말했고, 의사소통도 가능했고, “도움 필요 없다”고 명백하게 거부해서 귀가 조치를 한 경우였습니다.
이후 사고가 발생했지만, 대법원은 경찰관에게 책임을 묻지 않았습니다. 즉, 법원은 “경찰관이 사후에 벌어질 모든 상황까지 예견 할 의무는 없다”라고 판단했습니다.

◇이원화: 네, <사건X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 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엑스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