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일 : 2026년 2월 05일 (목)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김상민 변호사
- 눈 덮인 상가건물 입구서 넘어진 행인, 건물주 상대로 소송..600만원 배상
- 아파트 출입구 빙판길 사고, 관리업체 5,700여만원 배상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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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화: 번지 점프나 패러글라이딩, 그리고 수상 스키 같은 레저 스포츠들. 이런 스포츠들은요. 시작하기 전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가 있습니다. 바로 안전 교육이죠? 그리고 어쩌면 그보다 더 중요할 수도 있는 서약서 한 장이죠. 대개 이런 서약서에는 "위험을 충분히 인지했고, 사고 발생 시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 이런 문장들이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이 문장들이, 정말 나에게 벌어질 일이라고 생각하며 사인하는 분들은 아마 거의 없으시겠죠. 그리고 추락, 부상, 사망과 같은 꽤나 극단적인 단어들이 적혀 있어도 시간은 없고, 귀찮고, 괜히 유난 떠는 사람처럼 보일까 봐 대충 훑어보고 넘기기 마련이죠. 문제는요. 정말 최소한의 가능성이라고 할지라도, 안전 사고는 늘 일어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사고가 발생하는 순간부터는 체험 전 아무 생각 없이 작성했던 그 서약서 한 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이때부터 싸움이 시작되죠. 이 사고는 과연 누구 책임인지 말입니다. 여러분 생각은 어떠신가요? 우리가 살다 보면요. 패러글라이딩 같은 익스트림 스포츠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크고 작은 안전 사고를 겪곤 합니다. 특히 요즘처럼 눈이 오고 빙판길이 많을 때는 미끄러져 크게 다치는 경우도 적지 않죠. 그런데 이럴 때 "조심했어야지, 이건 다 내 책임이지" 라고만 말할 수 있을까요? 꼭 그렇지만도 않은데요. 오늘 <사건X파일>에서 실제 사례와 함께 이 문제 법으로 풀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사건X파일> 이원화입니다. 로엘 법무법인 김상민 변호사와 함께합니다. 변호사님, 어서 오세요.
◆김상민: 네 안녕하세요. 김상민 변호사입니다.
◇이원화: 변호사님은 패러글라이딩이나 번지점프 같은 익스트림 스포츠, 즐겨하는 편인가요?
◆김상민: 네. 저는 개인적으로 겁이 많아서, 익스트림 스포츠는 엄두도 못 내고 있습니다.
◇이원화: 앞서 말한 스포츠나, 수상스키, 하물며 바나나 보트 같은 거 탈 때도 타기 전에 안전 교육을 받고, 서약서 같은 문서에 사인을 하게 되는데, "이 사인, 뭔 일 있겠어?" 하고 내용을 꼼꼼히 안 보고 사인하는 분들이 아마 대다수이지 않을까 싶은데, 막상 크든 작든 사고가 나면 이 서약서가 굉장히 중요해지죠? 어떻습니까?
◆김상민: 네 맞습니다. 평소에는 '그냥 내는 서류' 정도로 생각하지만, 사고가 터지는 순간 그 서약서는 법적 분쟁의 핵심 증거가 됩니다. 업체는 "서약서에 본인 책임이라고 서명했지 않습니까?"라며 책임을 피하려 들고, 피해자는 그 서약서의 효력을 깨야만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됩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서약서의 문구 하나하나를 두고, 치열한 법적 다툼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이원화: 그런데 그 서약서에 "사고가 나도 모든 책임은 본인에게 있고, 업체나 강사는 책임지지 않는다" 이렇게 적혀 있으면, 정말로 업체 책임은 끝나는 겁니까? 법적으로 완전히 빠져나갈 수 있는 건지, 이게 오늘의 핵심 질문일 것 같거든요?
◆김상민: 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렇지 않다'입니다. 서명 하나로 업체의 모든 책임이 사라지는 건 절대 아닙니다. 우리 법원은 사업자의 명백한 과실로, 발생할 사고까지 책임을 면제하는 조항은 '신의 성실의 원칙'에 어긋나, 무효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그 서약서는 체험객 본인의 부주의로 인한 사고까지는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뜻이지, 업체 측의 안전 장비 점검 소홀이나, 조종 미숙 같은 중대 과실까지 덮어주는 '만능 방패'가 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이원화: 실제 판결들을 보면, 서약서 내용에도 불구하고, 업체나 강사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사례도 적지 않죠? 실제 사례와 함께 ,그 사례는 왜 서약서 내용에도 불구하고 업체 책임이 인정된 건지, 짚어주시죠.
◆김상민: 네. 아주 많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패러글라이딩을 하던 캐나다인 관광객이 착륙 중 다른 사람과 부딪혀 다친 사건이 있었는데요. 업체는 서약서를 내밀며 책임을 부인했지만, 법원은 "전문 강사는 체험객을 보호할 주의 의무가 있다"라며 업체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법원은 "업체의 과실까지 모두 면제하는 서약서는 신의칙에 반하여 무효다"라고 못을 박았습니다. 또한 강사가 갑자기 고도를 낮춰 불시착하면서, 체험객이 허리를 다친 사건에서도 법원은 강사의 주의 의무 위반을 인정해, 업체에 1억 7천만 원이 넘는 배상 판결을 내렸습니다. 더 나아가, 안전 교육을 소홀히 하거나, 안전벨트 결속을 확인하지 않아 사망 사고로 이어진 경우에는 업체 대표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형사처벌까지 받은 사례도 있습니다. 이처럼 법원은 서약서의 면책 조항보다는, 업체의 실질적인 과실 유무를 중점으로 그 책임 소재를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원화: 그러면 반대로, 비슷한 사고가 났음에도 피해자가 보상을 받지 못한 케이스, 그리고 이 사례는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건지 그 차이에 대해서 설명을 해 주시죠.
◆김상민: 네. 보상을 아예 못 받는 경우보다는, 피해자의 과실이 인정돼 보상액이 줄어드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이는 법률 용어로 '과실상계'라고 하는데요. 앞서 말씀드린 캐나다인 사건에서도, 법원은 강사의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브레이크를 잡으라"라는 지시를 체험객이 당황해서 따르지 못한 잘못도 있다 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업체의 배상 책임을 50%로 제한하였습니다. 이처럼, 사고 발생의 업체뿐만 아니라 피해자 본인의 과실도 일부 원인이 됐다면, 그 비율만큼 배상액이 깎이게 됩니다. 물론, 사고 원인이 전적으로 체험객의 돌발 행동이나, 예측 불가능한 돌풍 같은 것이고, 업체가 안전 의무를 완전히 이행했다면 업체 책임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원화: 그런데 번지 점프나 패러글라이딩 같은 익스트림 스포츠는 피해자도 어느 정도 위험성을 알고 탔다 라고 볼 수도 있잖아요. 보상액을 결정할 때 이런 부분도 영향을 미치나요?
◆김상민: 네. 이 또한 아주 중요한 지점입니다. 바로 그 부분이 앞서 말씀드린 '과실상계'에서 피해자의 과실로 잡히는 대표적인 요소입니다. 위험성을 알고도 참여했다는 점은, 법원이 피해자의 과실 비율을 산정할 때 아주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습니다. 보상액은 크게 세 가지로 구성되는데요. 실제 지출한 치료비와 향후 치료비인 '적극적 손해', 사고로 일을 못해 줄어든 수입인 '소극적 손해', 그리고 정신적 고통에 대한 보상인 '위자료'로 나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최근 한 물축제에서 안전 교육도 없이 제공된 고압 워터건에 대학생이 얼굴을 다친 사건이 있었죠. 이 경우, 피해자는 치료비와 향후 흉터 제거 수술비는 물론, 얼굴에 흉터가 남을 수 있다는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까지 청구할 수 있었습니다.
◇이원화: 외국에서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는 어떻습니까? 한국에서 발생했을 때와 달라지는 점은 어떤 게 있을까요?
◆김상민: 네. 훨씬 복잡하고 어려워집니다. 우선 어느 나라 법원에서 재판을 할지, 어느 나라 법을 적용할지부터가 문제입니다. 보통은 사고가 발생한 국가의 법에 따라야 해서 언어, 절차, 비용 등 문제가 만만치 않죠. 더 큰 문제는 '보험'입니다. 대부분의 여행자 보험은 스카이다이빙, 패러글라이딩 같은 익스트림 스포츠를 면책 조항으로 두고 보상해 주지 않습니다. 따라서, 해외에서 이런 활동을 할 계획이라면 반드시 해당 스포츠까지 보장되는 특별 약관에 추가로 가입했는지 여부를 꼭 확인하셔야 합니다.
◇이원화: 만약 내가 비슷한 사고의 피해자가 된다면, 사고 직후 가장 먼저 해야 할 행동, 그리고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 어떤 것들이 있을지 짚어주시죠.
◆김상민: 네. 먼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증거 확보입니다. 그리고 절대 하지 말아야 될 일은 '괜찮겠지' 하며 그냥 현장을 떠나는 것입니다. 사고가 발생하면 즉시 119나 112에 신고해 사고 기록을 남기고, 사고 현장, 파손된 장비, 부상 부위를 사진과 영상으로 최대한 많이 확보해야 합니다. 주변에 목격자가 있다면 연락처를 확보해 두는 것도 필수적입니다. 이러한 객관적인 증거가 있어야지만, 나중에 억울함 없이 정당한 배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원화: 네. 주제를 좀 바꿔보겠습니다. 안전 사고라는 게, 앞서 살펴본 익스트림 스포츠에서만 발생하는 건 아니죠? 오히려 일상에서 크고 작은 안전사고들이 훨씬 더 자주 일어나는데, 특히 요즘처럼 눈과 비가 내린 뒤 날이 급격히 추워지면, 길이 꽁꽁 얼어붙어서 미끄러져 넘어지는 분들 굉장히 많거든요. 그런데 대부분은 '내가 운이 나빴다, 부주의했다' 생각하고 넘어가곤 하는데, 어디에서 어떤 상태로 넘어졌느냐에 따라서 법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는 경우들도 있죠?
◆김상민: 네 그렇습니다. 단순히 '운 나쁜 내 탓'이 아닐 수 있습니다. 우리 민법 제758조에서는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의 하자'로 타인에게 손해를 입히면, 그 공작물의 점유자나 소유자가 책임을 지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가게 앞이나 건물 입구가 얼었는데도 관리자가 방치해서 사람이 다쳤다면, 그 관리 주체인 가게 주인이나 건물주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법원은 관리자가 '사회통념상 요구되는 방어 조치 의무'를 다했는지를 따져서 그 책임을 판단할 것입니다.
◇이원화: 실제 재판까지 가서 피해자가 보상을 받은 사례도 있나요?
◆김상민: 네. 많이 있습니다. 상가 건물 입구 빙판길에 넘어져 다친 분이 건물주를 상대로 소송을 낸 사건에서, 법원은 '건물주는 눈 온 뒤 기온이 급강하면서 제설 및 미끄럼 방지 조치를 할 의무가 있었는데, 이를 소홀히 했다'라고 판단하며 그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사례가 있습니다. 다만, 피해자 본인의 부주의도 50% 정도 인정돼 최종적으로 약 600만 원 정도만 배상받았던 사건입니다. 이 외에도 아파트 출입구 빙판길 사고로 관리 업체가 5700여만 원을 배상한 사례, 만둣가게에서 버린 물이 길에서 얼어 행인이 다치자 가게 주인이 2600여만 원을 배상한 사례도 있습니다.
◇이원화: 만약 사고가 났는데 CCTV가 없다거나 확보를 못한 경우, 피해자가 입증 자체를 못할 경우는 어떻게 되나요?
◆김상민: 네. 그러한 경우는 소송에서 매우 불리해집니다. 손해배상 소송에서는 원칙적으로 피해자가 상대방의 과실과 그로 인해 손해를 발생했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해야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사고 직후 현장 사진을 찍고, 119에 신고하여 기록을 남기는 등의 조치가 정말 중요한 것입니다.
◇이원화: 상가 개인 건물 말고 아파트나, 공용 계단 주차장 진입로. 이런 곳에서 사고가 나면 어떻게 되는 거예요? 이런 경우도 때에 따라 관리 주체의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까?
◆김상민: 네, 당연히 그 관리 주체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아파트 단지 내 공용 공간이라면, 입주자 대표
회의나 관리사무소, 혹은 위탁 관리 업체가 그 책임을 집니다. 더 나아가 일반 인도나 공공 도로에서 넘어졌다면, 그 도로의 관리 주체인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국가배상법'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도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기억하실 점은, 어떤 경우든 사고 장소를 관리할 책임이 있는 주체에게 안전 관리 소홀의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것이니, 사고가 나면 당황하지 마시고 즉시 증거부터 확보하시기 바랍니다.
◇이원화: <사건X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 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엑스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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