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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전문

방송시간[월~금] 06:40, 12:40, 19:40
제작진진행: 이원화 변호사 / PD : 김양원 / 작가 : 강정연
[사건X파일] 징역 50년이 하루 아침에 27년으로 감형..'대구판 돌려차기' 사건 무슨 일?
2025-12-31 11:17 작게 크게
■ 방송 : FM 94.5 (06:40~06:55, 12:40~12:55, 19:40~19:55)
■ 방송일 : 2025년 12월 31일 (수)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윤치웅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원화 : 살면서 ‘나 상처받았다’라고 할 때, 대개는 시간이 지나면서 그 상처가 조금씩 옅어지곤 합니다. 하지만 어떤 상처는 시간이 지나도 전혀 아물지 않고 오히려 더 깊어지기도 하죠. 그리고 그 중 하나가 바로 돈 몇 푼 때문에 가해자의 감형을 지켜봐야 했던 피해자와 그 가족들의 마음 아닐까요? 지난해, 귀가하던 20대 여성을 뒤따라가 원룸에 침입한 뒤 성폭력을 시도하고, 때마침 이를 막아선 남자친구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찌른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 사건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려 나섰던 남자친구는 사회연령이 만11세 수준에 머무는 장애 판정을 받게 됐죠. 징역 50년. 재판부는 검찰 구형보다도 더 무거운 선고를 내렸습니다. 아주 이례적 판결이었지만 당시 여론은 ‘그래 이게 법이지’ 안심했죠. 그런데 100통이 넘는 반성문, 그리고 1억 원의 형사공탁. 항소심 재판부는 ‘징역 50년은 너무 무겁다’며 형량을 27년으로 낮췄습니다. 재판이란 감정이 아닌 오직 증거와 논리로 움직인다지만 과연 이게 우리가 납득할 수 있는 정의일까요? 여러분 생각은 어떠신가요. 오늘 <사건X파일>에서 이 문제,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사건X파일>, 이원화입니다. 로엘 법무법인, 윤치웅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변호사님, 어서오세요.

◆ 윤치웅 : 네, 안녕하세요. 윤치웅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이 사건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사건 내용부터 정리해주시죠.

◆ 윤치웅 : 네, 참 안타ᄁᆞ운 사건입니다. 소위 인터넷에서 ‘대구 돌려차기 사건’이라는 별칭으로 유명한 사건이기도 하죠. 2023년 12월 1일, 대구에서 한 30대 남성이 귀가 중인 20대 여성을 상대로 성폭행을 시도했던 사건입니다. 가해자는 귀가 중인 피해자를 발견하고 흉기를 소지한 채 피해자를 뒤쫓았습니다. 피해자가 집에 도착해서 현관 도어락 비밀번호를 누르고 집에 들어가기 직전의 틈을 노려 가해자가 피해자를 공격했고요. 피해자의 머리를 가격하고, 쓰러진 피해자가 기절할 때까지 걷어차는 등 잔인한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때마침 도착한 피해자의 남자친구에게도 흉기를 휘둘렀는데요, 이 사건으로 인해 피해자는 손목 동맥이 끊어지고 신경도 회복 불가능한 정도로 손상되어 손의 감각이 거의 없다고 합니다. 심지어 피해자의 남자친구는 과다 출혈로 심정지가 발생해서 병원으로 이송되었습니다. 20시간 넘는 수술을 받고 40여일 만에 겨우 의식을 회복했어요. 하지만 저산소성 뇌 손상으로 정신 연령이 만 11세 정도로 줄어드는 심각한 영구 장애를 입게 되고 말았습니다.

◇ 이원화 : 굉장히 충격적인 사건입니다. 더 화가 나는 게 이 가해자가 범행 4일 전부터 아주 치밀하게 계획을 세웠단 정황이 드러난 점이거든요. 구체적으로 어떤 준비를 했던 건지 말씀 해 주시죠.

◆ 윤치웅 : 가해자는 그 전에 음식을 배달하는 기사 일을 하면서, 여성분들이 배달 기사에 대해서는 경계심이 적다는 것을 깨닫고 배달 기사인 것처럼 해서 여성들의 집에 따라 들어가려고 마음먹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배달 기사 복장을 착용했고요, 이외에도 범행 전날에는 인터넷에 살인 사건을 검색한 기록이 발견되었습니다. 범행 수법이나 형량 등을 참고하려고 한 것으로 보입니다.

◇ 이원화 : 처음에는 배달 기사가 했다고 잘못 알려지기도 했었는데, 옷을 입고 따라 들어가서 했다는 게 정말 황당합니다. 재판 결과도 충격이었습니다. 저도 결과 보고, 놀라긴 했는데요. 징역 50년. 검찰 구형보다도 훨씬 세게 나온 거잖아요? 재판부가 어떤 점을 그렇게까지 무겁게 봤던 거죠? 

◆ 윤치웅 : 네. 검찰 구형이 징역 30년이었는데 재판부가 구형 이상의 형량을 선고한 보기 드문 사안입니다. 이 사건이 국내 최장기 유기징역 선고 사례이기도 하지요. 재판부는 판결을 선고하며 ‘피해자들은 평생 치유하기 어려운 고통과 상처 속에서 괴로워하고 있으며, 피해자들의 가족들도 정신적, 육체적, 경제적으로 심각한 정도의 충격을 받고 큰 피해를 입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습니다.

◇ 이원화 : 그러면 1심 재판부는 ‘검사가 구형을 너무 적게 했다’ 이렇게 판단을 한 거네요? 그것도 단순히 몇 년이 아니라 거의 2배에 가까운 그런 형량을 선고를 한 거니까 정말 파격적인 판결이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문제는요, 항소심에서 이 결과가 또 확 달라졌단 점입니다. 형이 거의 절반 가까이 줄었죠? 어느 정도였습니까?

◆ 윤치웅 : 항소심에서는 징역 27년을 선고했습니다. 1심에서 징역 50년을 선고한 점을 고려하면 거의 절반 가까운 형량이 줄어든 셈이지요.

◇ 이원화 : 이게 처음부터 27년이 나왔으면 논란이 덜했을 텐데 1심에서 50년이 나온 뒤에, 27년이 나와버리니까 사람들 입장에서는 ‘왜 이렇게까지 깎았냐?’ 이런 의문이 나올 수밖에 없거든요. 도대체 1심과는 뭐가 달랐던 겁니까?

◆ 윤치웅 : 먼저 가해자는 1심에서 검찰의 구형보다 더 높은 50년의 형량이 선고된 이후에 반성문을 계속해서 제출하기 시작했습니다. 1심에서도 하루에 2~3차례 반성문을 제출했한 사실이 있었는데요, 1심 판결 선고 이후에 항소심 판결이 선고될 때까지 반성문을 무려 89차례나 제출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장애가 1심 판결 당시보다 조금 회복된 점, 그리고 가해자가 1억 원을 형사 공탁한 점 등을 들어 감형을 해 주게 된 것입니다.

◇ 이원화 : 저는 어떤 생각이 들었냐면 ‘매뉴얼대로 한 거 아닌가’ 그런 생각이 좀 들었어요. 그러니까 1심에서의 형량은 좀 파격적이었잖아요? 사실 살인 사건에서 사람이 죽었을 때, 그럴 때 통상적으로 형량이 적게는 15년에서 많게는 30년 정도까지 나오잖아요? 근데 이거는 여기서 50년이 나온다고 그러면 사람이 죽은 것보다도 더 큰 형량을 내리는 것이라서 굉장히 파격적인 거고. 근데 항소심에서는 기존의 어떤 양형 기준을 좀 그대로 답습한 그런 판결을 내린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좀 들기는 했어요. 다만 이제 형량을 감형을 해야 되니까 그 이유들에 대해서 좀 설씨를 하긴 해야 되고, 거기에서 반성문 제출이라든지 피해 회복이라든지 공탁이라든지 이런 부분들을 설치를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가장 논란이 된 게 바로 방금 말씀해주신 내용 가운데 ‘형사공탁 1억’이었거든요. 일단 형사공탁이 뭔지, 그리고 이 사건에서도 1심 땐 없다가 형이 무겁게 50년 나오니까 그제야 공탁이 들어갔던 것처럼 보이는데 맞나요?

◆ 윤치웅 : 형사공탁은 형사사건 피고인이 피해자와 합의를 하지 못했을 경우에 양형에 참작을 받기 위해서 합의금 등의 명목으로 피해자의 피해 회복에 필요한 금전을 법원에 맡기는 제도를 의미합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대로, 이 가해자가 1심에서는 공탁을 하지 않았어요. 그러다가 검찰 구형보다 더 높은 형이 선고되고 나니까 항소심에서야 1억 원 공탁을 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 공탁금이 실제로 항소심에서 형량에 반영이 되었고요.

◇ 이원화 : 많은 분들이 갸우뚱하는 대목이 ‘피해자와는 합의도 안 됐는데 가해자가 일방적으로 돈을 맡겼다고 해서 왜 감형 해주는거냐’ 이 부분 같거든요? 이건 왜 그런 겁니까? 그리고 피해자가 돈을 찾아가는지 여부와도 상관없는 건가요?

◆ 윤치웅 : 가해자가 피해자의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한 사정이나 피해 회복이 이루어졌는지의 여부가 양형 사유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일방적인 공탁을 하고 감형을 받거나, 심지어는 공탁금을 납부한 후에 판결선고 직전 다시 반환받아서 실질적으로 공탁을 하지 않았음에도 공탁을 한 것처럼 판결을 받는 사례가 있었지요. 소위 기습공탁이나 ‘먹튀 공탁’이라고도 합니다. 그래서 피해자의 의사와 상관없는 공탁으로 감형을 받는 사례에 대해 문제제기가 있어 왔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2025년 1월부터 이제 가해자가 공탁을 하더라도 공탁금을 다시 회수하는 것을 제한하는 규정이 생겼습니다. 이제는 가해자가 지급한 공탁금을 다시 돌려받으려면 피해자가 동의를 해 주어야만 합니다. 그리고 판결선고 직전에 형사공탁을 하면 법원에서 피해자의 의견을 의무적으로 들어야 합니다.

◇ 이원화 : 그러면 피해자 입장에서는 이런 비슷한 일이 발생했을 때, 공탁으로 인한 감형을 최대한 막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합니까?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돼요?

◆ 윤치웅 : 우선 피해자는 가해자에게 공탁금을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시고요. 공탁금 회수에 동의해 주면 공탁이 양형에 참작되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가해자가 다시 그 공탁금을 회수를 하기 때문이겠죠? 그리고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해서 피해자가 공탁을 받지 않을 것이고, 가해자의 처벌을 원한다는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시하는 것도 방법이겠습니다.

◇ 이원화 : 또 많은 분들이 분노했던 포인트가, 재판부가 ‘피해자의 후유증이 미약하나마 호전됐다’란 점을 감형사유로 들었단 부분이거든요. 그런데 변호사님, 후유증이 호전됐다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인 겁니까? 피해자 입장에선 오히려 더 큰 상처가 될 수도 있는 표현이 아닌가 싶은데. 

◆ 윤치웅 : 물론 그렇습니다. 제가 보기에도 피해자 입장에서 더 큰 상처가 될 수 있는 그런 표현이라고 보고요. 피해자가 재활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비용과 시간을 많이 들여서 겨우 조금이나마 호전이 되었는데 그 이유로 가해자가 감형을 받으면 피해자 입장에서는 너무나 억울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 이원화 : 그런데 피해자 입장에선 아무리 납득할 수 없다고 한들, 양형부당을 이유로 상고를 할 순 없게 돼 있잖아요? 이건 왜 그런 겁니까? 

◆ 윤치웅 : 우선 대법원은 사건의 사실관계를 판단하는 기관이 아니라 원심 판단의 법률 위반 여부만을 심리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형사소송법에서도 양형부당은 상고이유로 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기도 해요.

◇ 이원화 : 비슷한 문제가 ‘부산 돌려차기 사건’에서도 크게 불거졌죠. 국민청원까지 나왔었거든요. 그런데도 아직 개정 소식이나, 진전된 부분은 없나보죠? 그리고 앞서 1심에선 50년, 2심에선 27년. 형량 차이가 워낙 커서, 당시 국감에서도 고무줄 양형에 대한 비판이 나왔습니다. 이 정도 차이는 충분히 그럴 수 있는 범위입니까? 어떻게 보세요? 

◆ 윤치웅 : 차이를 23년 정도 발생했는데 이 차이가 적지 않다고 봅니다. 실제로도 국감에서 ‘1심 양형이 맞다면 2심 양형은 너무 관대하고, 2심 양형이 맞다면 1심 양형은 너무나 감정적인 거 아니냐’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양형 사유에 대해서도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피해자가 노력해서 후유증 회복이 됐는데 왜 이게 가해자의 양형 참작 사유가 되는지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었지요. 대구고등법원에서는 항소심 재판부가 새롭게 밝혀진 사정 등을 감안해 선고한 것이라는 이런 원칙적인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 이원화 : <사건X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 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엑스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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