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일 : 2025년 11월 04일 (화)
■ 진행 : 임흥준 변호사
■ 대담 : 안광휘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임흥준 변호사(이하 임흥준): 캄보디아 범죄단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한국인 납치, 감금 사태가 세상에 알려진 지도 어느 덧 한 달여가 다 되어 갑니다만 사태 해결까진 여전히 갈 길이 먼 상황입니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범죄단지에 연루된 한국인 규모를 천에서 2천여 명 정도로 추산했는데, 이들 대부분이 단순 피해자가 아닌 범죄 가담자인 것으로 파악됐죠. 그리고, 이 와중에 또 하나의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캄보디아 대학생 사망사건의 주범이, 2년 전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한, 강남 학원가 마약 사건의 핵심 인물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2023년 4월,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기억력과 집중력 강화에 좋은 음료라며, 다수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무료 시음행사가 열렸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음료에는 마약이 섞여 있었죠. 그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시음행사를 미끼로 학생 부모의 번호를 알아내 협박 전화까지 일삼았던 조직적 범죄, 당시 경찰 수사로 대다수 공범이 검거됐지만 주범 한 명은 끝내 붙잡히지 않았는데. 이번 캄보디아 수사를 통해 당시 미검거됐던 주범이 캄보디아 대학생 사망사건의 핵심인물이었단 사실이 드러난 겁니다. 과연 이번에는 검거에 성공해, 처벌을 할 수 있을까요? 오늘 사건X파일에서 이 문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사건 X파일 저는 임흥준 변호사입니다. 로엘 법무법인 안광휘 변호사와 함께합니다. 변호사님, 어서오세요.
◇안광휘 변호사(이하 안광휘): 안녕하세요, 안광휘 변호사입니다.
◆임흥준: 국정원 발표에 따르면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대학생을 사망케 한 주범이 과거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의 핵심 인물과 동일 인물이다’라는 건데, 일단 어떻게 이 사람이 캄보디아 사태로까지 흘러 들어가게 된 건지 지금까지의 상황, 변호사님께서는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안광휘: 이번 사건은 국경을 초월한 조직범죄의 전형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2023년 강남 학원가 마약사건의 총책이었던 이 모 씨가 중국으로 출국한 이후, 현지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책 역할을 하다가, 이번엔 캄보디아 스캠 조직까지 확장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들이 과거 카지노 자금세탁 조직에서 출발해 코로나19 이후 국경 폐쇄로 인해 스캠 범죄로 업종을 전환했다는 점입니다. 현재 캄보디아 전역에 약 50여 곳의 범죄단지가 있고,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활동하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이미 캄보디아 GDP의 절반 수준인 125억 달러 규모의 거대한 범죄 생태계가 구축되어 있음을 의미합니다.
◆임흥준: 국내에서 마약 범죄를 저질렀다면 해외에 있더라도 우리 법으로 처벌은 가능한 거죠?
◇안광휘: 네, 충분히 가능합니다. 우리 형법 제3조에 따르면 내국인이 국외에서 죄를 범한 경우에도 우리 형법이 적용됩니다. 특히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58조는 미성년자에게 마약을 투약하거나 제공한 경우 영리목적이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엄중하게 처벌하고 있습니다.
◆임흥준: 그런데 문제는 처벌은 고사하고 아직 이 주범을 잡지도 못하고 있는 것 같은데 여전히 추적 단계인 거죠?
◇안광휘: 맞습니다. 국정원 발표에 따르면 현재 ‘범죄 주범으로 추적 중’이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국정원이 이미 아시아대테러정보협력체와 아시아 마약정보 협력체 등 다자플랫폼을 통해 국제공조를 강화하고 있고, 각국 기관과 함께 배후 추적 및 자금줄 차단에 나서고 있다고 하니 시간은 걸리겠지만 결국 검거가 가능할 것이라고 보이긴 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완전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라"는 취지로 지시한 상황이어서 국가적 총력전이라고 보입니다.
◆임흥준: 어쩌면 이번 사태의 시작점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2년 전 강남 한복판에서 벌어진 마약 음료 사건 학생들을 상대로 벌어진 마약 사건이라 당시 충격이 상당했거든요. 어떤 사건이었는지부터 짚어주시죠.
◇안광휘: 네 당시에 정말 큰 충격을 받았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2023년 4월 3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벌어진 전례 없는 신종 범죄였습니다. 범죄조직이 4명을 고용해 "메가 ADHD"라는 라벨의 음료를 ‘기억력·집중력 강화’라며 고등학생들에게 시음시켰는데, 실제론 필로폰과 엑스터시가 섞인 마약음료였습니다. 한 병에 필로폰 3회 분량이 들어있어 학생이 큰 고통을 겪은 사례도 있었습니다. 100병 중 18병이 시중 유포돼, 19명의 피해자가 나왔는데 미성년자가 13명, 학부모 6명입니다. 테러 수준의 범죄였고, 소위 '몰래뽕'과 보이스피싱이 결합된 유례없는 형태였습니다.
◆임흥준: 더 악질인 건 본인들이 먹여 놓고 학부모에게 전화를 해서 ‘당신 아이가 마약을 먹었다’, ‘돈을 내놓지 않으면 신고하겠다’라고 협박했던 부분인 것 같거든요.
◇안광휘: 맞습니다. 단순한 마약 유포가 아니라 체계적 협박 시스템을 구축한 게 핵심입니다. 시음행사 설문으로 확보한 부모 번호, 중국에서 인터넷 전화를 한국 번호로 변작해 학부모에게 "자식이 마약했다, 신고하겠다, 돈을 내놔라" 협박. 고의적으로 피해자를 사건에 엮은 후에, 공갈행위를 저지르는, 아주 악질적인 신종범죄입니다. 미성년자와 학부모 심리를 파고든 치밀함도, 강남 학원가가 공포에 휩싸인 중요한 배경이었습니다.
◆임흥준: 저도 이 사건 뉴스에서 본 기억이 있는데 이 당시 강남 학부모님들 특히 대치동 쪽 난리도 아니었죠?
◇안광휘: 네, 맞습니다. 그때 강남 대치동 일대는 정말 패닉 상태였습니다. 당시 사건이 알려지자마자 학부모님들이 불안해서 학원 앞에 차를 세워 놓고 대기하는 경우가 많았고, 퇴근 시간대에 학원가 전체가 교통 체증으로 마비될 정도였어요. ‘특히 우리 아이가 혹시 그 음료를 받았을까’라는 공포감 때문에 자녀의 휴대전화 위치 추적을 하거나 직접 학원까지 데려다 주고 데리고 오는 부모님이 급증했습니다. 또 학원과 카카오톡 단체방, 지역 커뮤니티에는 낯선 사람이 음료를 나눠줬다 ‘메가 ADHD’라는 이름의 병을 받았다. 이런 제보가 연달아 올라왔고, 학원 측에서도 모든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는 등 사실상 준비 태세 수준의 긴장 상태가 이어졌습니다. 무엇보다 이 범행은 단순한 마약 유포가 아니라 마약을 먹게 만든 뒤 그걸 빌미로 부모를 협박한 지능적이고 조직적인 신종 범죄였다는 점에서 충격이 컸습니다. 실제로 협박 전화에는 아이의 소변에서 마약 성분이 검출됐다 증거를 가지고 있다는 식의 전문적인 용어까지 사용돼 일반 학부모가 들으면 정말 실제인 줄 알고 놀랄 수밖에 없었죠. 이 때문에 경찰 신고가 폭주했고 사건 직후 강남 학원가 주변에는 순찰 인력이 대폭 증원되기도 했습니다. 당시 현장을 보면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내 아이도 언제든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 휩싸였던 시기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임흥준: 혹시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덧붙여 말씀드리자면 당시 학생들은 마약이 섞인 줄도 모르고 이 음료를 마셨던 만큼 엄연히 피해자의 위치인 거고요. 당연히 혐의 없음이 되는 거죠. 그런데 비슷한 사례의 경우, ‘나는 그게 마약인 줄 몰랐다’고 주장할 때 그 진위 여부는 어떻게 판단되는 거죠? 명확한 기준이 있나요?
◇안광휘: 학생들이 마약 음료를 마신 사실만으로는 처벌되지 않고, 명확한 피해자 위치에 있습니다. 마약범죄에서 ‘고의’ 판단은 매우 중요합니다. 법원은 진술의 일관성, 객관적 정황 증거, 동기·경위, 범행 후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강남 사건에서, 음료를 나눠준 4명 중 3명은 정말 마약 성분을 몰랐고 아르바이트생이라 기소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몰랐던 2명은 그 음료를 자신도 마셨죠. 과거 보이스피싱 경력자의 경우만 달랐습니다. 단순히 ‘몰랐다’ 하면 다 인정되는게 아니라, 객관적 정황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임흥준: 저희도 예전에 마약 이야기 다루면서 이 사건도 간단히 짚어드린 기억이 있는데 이 사건으로 여러 공범들이 붙잡혀 재판을 받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각각 어떤 혐의로 어느 정도의 처벌을 받았나요?
◇안광휘: 네, 역할마다 차등 처벌됐습니다. 마약음료 제조책 길 모 씨는 마약법상 영리목적 미성년자 필로폰 투약, 특수상해, 범죄단체 가입, 공갈미수 등으로 대법원 징역 18년, 전화번호 변작 중계기 김 모 씨·빈병 공급 박 모 씨 모두 10년, 보이스피싱 조직 모집책 이 모 씨 7년, 전체 기획·지시한 중국 체류 총책 이 모 씨는 징역 23년을 받았습니다. 미성년자 대상 마약범죄의 심각성이 반영된 중형들입니다.
◆임흥준: 말씀해 주신 걸 들어보니 해당 범죄가 굉장히 조직적이고 짜임새 있게 이루어졌다는 게 느껴지는데 그러면 가장 중한 처벌을 받은 인물은 누구였습니까?
◇안광휘: 네, 중국에서 전체 기획을 하고 지시한 총책 이 모 씨가 징역 23년으로 가장 중형입니다. 이 사람은 2022년 10월 출국 후 현지 중간층 역할을 했고 마약 보이스피싱 조직 관리 모집 배송 등 이 업무를 총괄한 인물입니다. 법원이 징역 23년을 선고한 건 조직 총책 역할, 미성년자 대상 계획범행, 국경을 넘나드는 조직범죄, 사회적 충격 이런 여러 사유가 고려된 것입니다. 이번 캄보디아 대학생 사망 사건의 주범도 이 총책의 공범이라는 점이 밝혀졌죠.
◆임흥준: 앞서도 이야기가 나왔습니다만 일단 이 인물을 잡는 게 이번 사건의 실마리를 푸는 출발점이 되지 않을까 싶거든요. 법적으로 보완될 부분은 뭐가 있다고 보시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안광휘: 네, 마약이나 보이스피싱 사건을 많이 다뤄봤는데요. 그러면서 좀 느꼈던 점은 국경을 넘나드는 범죄의 특성상 검거 범인을 검거하는 면에서 아주 복잡합니다. 법적 보완이 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하는 것은 국제 범죄가 신속하게 공조 체계를 구축하고 피해자 보호 시스템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고요. 또한 신고를 꺼려하는 피해자들의 2차 피해 방지나 신속 공조 등 제도적으로 보완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임흥준: 네, 사건 X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 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X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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