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라디오 앱 소개

YTN 라디오


인터뷰전문

방송시간[월~금] 06:40, 12:40, 19:40
제작진진행: 이원화 변호사 / PD : 김양원 / 작가 : 강정연
'120억' 캄보디아 로맨스스캠 총책 부부, 韓송환 피하려 성형수술에 난민신청까지
2025-11-03 11:05 작게 크게
■ 방송 : FM 94.5 (06:40~06:55, 12:40~12:55, 19:40~19:55)
■ 방송일 : 2025년 11월 03일 (월)
■ 진행 : 임흥준 변호사
■ 대담 : 안광휘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임흥준 변호사(이하 임흥준): ‘로맨스 스캠’은 연애감정을 빙자해 금전을 편취하는 사기 범죄를 말합니다. 최근 캄보디아에서 활동하던 국제 범죄조직이 잇따라 적발되면서, 지난해 발생한 ‘120억 원 규모 로맨스 스캠 부부 사건’ 역시 다시금 주목받고 있죠.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 피해자들에게 접근하고, 사랑과 신뢰를 빌미로 투자를 유도해 거액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 A씨 부부. 이들은 국제 로맨스 스캠 조직의 총책으로 알려졌죠. 지난해 해당 조직에 사기를 당한 피해자들이 속출한 뒤 조직원 일부는 국내로 송환돼 징역형을 선고받기도 했죠. 그렇다면 이 조직의 핵심인물인 이들 부부는 어땠을까요. 이들 부부는 자신들이 인터폴 적색수배자 신분이란 사실도 까맣게 모른 채 스스로 대사관을 찾았던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그 다음은 어땠을까요. 과연, 우리가 생각하는 그대로의 상황이 펼쳐졌을까요. 이들 부부는 현지 경찰에 체포돼 구금된 뒤에도 석연치 않은 이유로 한 차례 석방됐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오늘 사건X파일에서는 캄보디아에서 최대 규모의 로맨스스캠, 그리고 그 중심에 선 120억 부부 사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안광휘 변호사(이하 안광휘): 안녕하세요. 안광휘 변호사입니다.

◆임흥준: 해외에서, 국내에 계신 분들을 대상으로 한 로맨스스캠 사건이 점점 많아지는 건 물론이고요. 그 수법도 굉장히 정교해지고 있단 생각이 들거든요. ‘아니 그런 걸 왜 속아?’ 하실 수 있지만 저도 사건을 수임해보면, 생각보다, 일반인분들이 속아 넘어갈 수밖에 없겠구나라는 생각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변호사님은 어떠신가요?

◇안광휘: ‘로맨스 스캠’ 범죄는 이제 단순한 연애감정 사기가 아니라, 치밀하게 시나리오와 역할을 나눈 조직범죄로 진화했습니다. SNS, 메신저, 데이팅앱에서 AI 합성, 딥페이크까지 동원해 신뢰를 구축한 뒤, 오랜 심리전으로 피해자를 ‘연인’ ‘가족’처럼 믿게 만듭니다. 실상은 대규모 콜센터식 조직이 대본과 역할을 나누고, 피해자별 맞춤형 시나리오로 접근하는 게 특징입니다. 실제로 현장을 보면 “이건 정말 속을 수밖에 없다”고 안타까울 정도로 프로페셔널합니다. 

◆임흥준: 오늘 저희가 중점적으로 다뤄볼 사건 120억 규모의 로맨스 스캠 부부 사건인데요. 이 사건 역시 캄보디아를 거점으로 벌어진 국제 사기 조직의 범행이었습니다. 부부 사건이라고 이야기를 해 드렸는데 이 부부가 도대체 누구고 이들이 피해자들에게 어떤 식으로 접근했다는 건지부터 살펴볼까요?

◇안광휘: 이번 120억 부부 사건도 캄보디아에 콜센터·관리팀 등 8개 조직을 갖춰 합숙·가명·탈출불가체계까지 완비한 기업형 구조였습니다. 이 부부는 국내 2030 청년들을 ‘고수익 알바’를 빌미로 현지로 유인해 상담 역할을 시키고, 본인들은 총책으로 상황·인사·송금·가상투자 전 과정을 지휘했습니다. 피해자들에게는 '싱글맘', '청년의사', '해외파 엔지니어' 등 맞춤 가상인물로 등장해 3~6개월 장기 신뢰구축을 한 후, ‘주식투자·코인채굴 강의’라며 금품·송금을 유도했습니다.

◆임흥준: 그러니까 단순히 좋아하는 척,만 한 게 아니라 MBTI나 직업, 어디에 살고, 심지어 가족관계까지 세밀하게 설정을 해뒀다는 거고, 영상통화까지 했다는 피해자도 있다, 들었거든요. 그런데, 그럼에도. 한번쯤은 직접 만나고 싶다, 안 만나주면, 뭔가 이상하다, 싶진 않았을까요?

◇안광휘: 맞습니다. 실제로 피해자들이 만남 요구를 하면, “해외 파견, 교통사고, 코로나 격리, 군 복무 중” 등 개연성 있는 이유로 일정을 무한 연기하거나, 영상통화는 ‘딥페이크+AI합성’으로 일치하는 이미지와 목소리까지 제공해 갸우뚱하는 의심을 잠재웠어요. 또, 신뢰를 쌓은 뒤엔 ‘투자 공부를 함께 하자’며 유튜브 채널과 투자 앱으로 연결했습니다. 유튜브 영상에는 공범들이 '이 강의로 수익 났어요' 등의 댓글을 달아 신뢰를 조작했습니다.

◆임흥준: 예전처럼 큰 돈을 벌 수 있으니 일단 믿고 투자하라고 하면 다들 의심하니까 이제는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신뢰를 쌓고 그런 다음 자연스럽게 투자를 유도하는 그야말로 진화했다란 표현이 딱 맞다 싶습니다.

◇안광휘: 네, 실제로 이들은 피해자별로 성격유형(MBTI), 가족관계, 직업, 취미, 재산, 상황 등을 구체적으로 설정한 가상 프로필을 만들어 접근했습니다. 대화는 데이팅앱이나 SNS에서 10~15일치 시나리오에 따라, ‘같이 투자 공부를 해보자’는 식으로 자연스럽게 투자 유도하고, 유튜브 강의로 연결했습니다. ‘믿을 만한 강의’ ‘이 강의 듣고 수익 났어요’ 등의 실시간 댓글 조작으로 신뢰를 키웠습니다. 실제 피해자에게 영상통화와 딥페이크 사진·음성을 이용하고, 만남 요구엔 ‘해외라서’, ‘아파서’ 등 구체적 사유를 제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조직은 채터팀.  관리팀, 특수팀, 화력팀 등으로 역할을 분담했고, 상대방 심리와 특이사항을 메모·공유할 정도로 조직적으로 운영했습니다.

◆임흥준: 그런데 어느 정도 수익이 나면 나 그 정도면 됐다. 돈 빼야겠다라고 하는 경우도 있었을 것 같거든요. 그러면 돈을 빼주긴 했나요?

◇안광휘: 대부분 한두 번 ‘소액 출금’을 경험시키며 신뢰를 키운 뒤, 더 큰 금액이 들어가면 출금이 안 되는 방식입니다. ‘앱 서버점검’, ‘세금 미납’, ‘기타 송금 오류’ 등 핑계로 출금을 막고, 추가 송금을 유도하다가 갑자기 연락이 두절됩니다. 실제 피해자 중 한 분은 30차례 넘게 투자금 출금을 시도했다가 매번 실패했고, 그 무렵엔 이미 해외 서버와 계좌도 사라진 경우가 많았습니다. 경찰 발표 기준, 최소 120억 원 규모로 피해자 수백명이 존재합니다.

◆임흥준: 이들 부부의 조직범죄가 수면 위로 드러난 게 지난해였다고 알고 있거든요. 그리고 실제 조직원 일부는 국내로 송환돼 재판도 진행 중이라던데 현재 어떤 상황입니까?

◇안광휘: 네, 2024년 캄보디아 현지에서 이들 부부가 인터폴 적색수배로 체포됐으나, 송환·구금 과정에서 여러 차례 석방과 재구금이 반복됐습니다. 국내로 송환된 조직원 30여 명은 2~4년형 징역 등 중형을 선고받았지만, 정작 조직 총책인 부부는 캄보디아의 특수 사법·치안 환경, 정치적 딜레마 등으로 9개월째 국내 송환이 지연되는 상황입니다. 피해자와 경찰 모두 “꼬리만 잡히고, 진짜 몸통은 못 잡혔다”며 허탈해 했죠.

◆임흥준: 이런 대규모 조직범죄는 결국 총책을 잡는 게 관건이다 싶은데 이들 부부를 붙잡기 쉽지 않았던 모양이죠?

◇안광휘: 네, 맞습니다. 부부 체포 과정 역시 정말 드라마처럼 어이없었는데요. 체포 과정이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현재는 체포가 된 상황입니다.

◆임흥준: 체포가 됐군요. 그러면 반 정도는 해결된 게 아닌가 싶은데 다른 문제가 또 있었던 건가요?

◇안광휘: 네, 그렇습니다. 인터폴 적색수배 상태인 줄 모르고 대사관을 직접 찾았다가 본인들 신분이 발각되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그런데 현지에서 뒷돈 거래나 성형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한 차례 풀려나기도 했고, 이후 다시 체포된 상태입니다. 캄보디아 사법당국이 부패 문제로 국제 공조에 소극적인 것도 한몫했습니다. 이 부부는 본국 송환 직전까지도 뒷돈 거래, 성형, 수술, 난민 지위 신청 등 온갖 회피 전략을 썼고 실제로 돈을 내고 한차례 풀려나기도 했어요. 또 직접 대사관을 찾아가 여권 재발급을 시도하면서 붙잡혔지만 일련의 과정에서 송환이 무작정 오래 지연될 수도 있겠다는 불신이 커졌습니다. 지금도 불투명한 점이 많습니다.

◆임흥준: 어쨌든 결국 국내 송환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란 상황이란 건데 그런데 최근 캄보디아에서 활동한 한국인 범죄 조직원들이 1차로 송환돼 구속된 경우도 많았었잖아요. 그런데 왜 이들 부부는 이번 송환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을까요? 기준 같은 게 따로 있는 겁니까?

◇안광휘: 네, 외교상 현재의 정치적 딜레마 원칙적으로는 범죄인 인도조약과 국가 간 협력의 우선순위가 영향을 미칩니다.1차 송환은 통상 현지 수사상 수월하거나 명확히 기소된 조직원부터 진행되고 사회적 파장, 현지 정치 여건, 한국과의 복잡한 외교 현안, 캄보디아 내 반체제 인사 송환 등이 얽혀 있고요. 핵심 주범의 송환이 미뤄지기도 합니다. 실제로도 뒷돈 뭐 정치 협상, 국제 동향 등이 송환 우선순위에 영향을 미친 사례가 많습니다.

◆임흥준: 그러면 국내로 송환돼 재판을 받는 경우와 캄보디아 구금 시설에 그대로 머무는 경우 이들 부부가 받게 될 처벌 수위나 방식이 달라질 수도 있는 건가요? 그리고 혹시 캄보디아에서 처벌을 받을 가능성도 있는 겁니까?

◇안광휘: 네, 국내 송환 시에는 투자사기 등으로 징역 10년에서 20년 형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현지에서는 캄보디아 법에 따라 처벌받게 되어 피해 회복이 불완전한 경우가 많습니다. 송환만 된다면 특경법, 사기죄 등 국내법에 따라 엄벌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임흥준: 피해자 입장에서는 하루빨리 이들이 국내로 송환돼 재판이 진행되기만을 바랄 것 같은데 이들이 송환돼 재판이 진행된다라고 하면 피해액을 보상받을 방법은 있는 겁니까?

◇안광휘: 네, 국내에 송환이 된다면 경찰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범죄수익 추징, 피해금 환수 등이 진행될 것입니다. 피해자 단체가 형사 재판과 별도 민사 집단 소송을 제기하면 추징금 분배나 일부 배상이 가능합니다. 실제로 동일 조직원 중에 국내에서 재판을 받으면서 추징금 처분된 사례도 있어서 송환되면 일정 부분 피해금 회수 가능성이 열려 있습니다. 다만 뭐 이런 추징이나 이런 부분들도 실제로 환수율은 많지 않은 것이 좀 한계점입니다.

◆임흥준: 실제로 이번 사건 같은 경우도 같은 피해를 입은 분들이 모여서 단체를 만들고 어느 정도 공동 대응을 하고 계신 것 같던데 법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은 없을지 피해자분들에게 해주실 조언 없으실까요?

◇안광휘: 네, 꼭 단독이 아닌 피해자 모임을 통해 공동 대응, 경찰청 수사기관과 수시 소통, 추가 피해 신고와 증빙, 송금 내역이나 녹취 등을 꼼꼼히 모아놓으시기를 권합니다. 수사 과정 중에 뭐 단체 채팅방, 커뮤니티 등을 통해서라도 추가 피해를 미연에 막고 신속하게 법률 상담을 받거나 수사 상담을 받아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임흥준: 네, 사건 X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 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X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