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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전문

방송시간[일]^20:20-21:00
제작진PD : 박준범 / 작가 : 조경헌 / 진행 : 김영민 아나운서
[잠시만요] 가족상담 전문가 이남옥 레지나 교수"명절에 가족들 모여 안 싸우는 법"
2025-10-11 23:09 작게 크게
[잠시만요]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날짜 : 2025년 10월 05일 (일요일)
■ 진행 : 김영민 아나운서
■ 대담 : 한국상담대학원대학교 이레지나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내용 인용 시 YTN라디오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김영민: 풍요로운 결실의 계절 우리 민족의 큰 명절인 추석입니다. 특히 올해는 개천절부터 주말 추석 연휴와 대체 공휴일까지 더해지고 한글날까지 있죠. 무려 7일간의 황금연휴가 이어지는데요.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들과 웃음꽃 피울 생각에 설레는 분들도 많으시겠지만 이번엔 또 어떤 말을 해야 하나 혹시라도 마음 상하는 일은 없을까 걱정이 앞서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30여 년간 3만 회 이상의 상담 경력을 자랑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부부 가족 상담 전문가 한국상담대학원 대학교에 이레지나 교수 모시고 길고 긴 명절에 온 가족이 행복해지는 소통의 비법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이레지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김영민: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청취자분들께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이레지나: 저는 심리학을 전공으로 해서 상담 분야에서 일하고 있고요. 한국상담대학원 대학교에서는 부부 가족 그 과목들을 가르치고 있는 교수이고요. 또 개인적으로는 서울 부부 가족 치료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어서 거기서 실제로 많은 가족들 부부들 만나서 상담도 하고 있습니다.

◆김영민: 저희가 명절 연휴에 교수님 모셨어요. 뭔가 가족들을 오랜만에 만나면 반갑기도 하지만 그 대화를 간만에 나누는 게 어색하기도 하고 괜히 서로의 감정을 건드리는 대화를 하게 될 수도 있잖아요. 명절이 지나고 나면 상담이 느나요? 어때요?

◇이레지나: 예전에는 많이 늘었었어요. 예전에는 명절 하면 바로 연상이 되는 게 스트레스였고 또 그 과정에서 갈등이 너무 심화되다 보면 명절 직후에 이혼이 급증하기도 하고 그랬는데요. 요즘은 조금 좀 나아진 것 같아요. 분위기가 그렇지만 하여튼 명절 앞두고 가슴이 두근두근 이런저런 걱정하시는 분들도 이렇게 뵙기는 하죠.

◆김영민: 맞습니다. 주로 어떤 이야기하시면서 찾아오시나요?

◇이레지나: 일단 명절에 대해서는 뭐 개인적인 소망도 있고 가족이라는 체계가 소망하는 부분도 있고 그런데 상치될 때 예를 들어서 개인이라면 긴 연휴이니까 쉬고 싶기도 하고 여행도 가고 싶고 개인적인 여러 가지 소망들이 있을 거예요. 그런데 이런 부분들이 거의 무시가 된다라든지 그리고 가족과의 어떤 모임이 더 우선시 된다고 그러면 갈등을 만들어내기도 하죠.그리고 또 가족이 모이는 것까지는 좋은데 그 안에서의 분위기가 어떤 존중이라든지 인정 긍정적인 이야기보다 지적하거나 조언하거나 혹은 비교도 있죠. 왜냐하면 가족 관계에서 주로 형제 자매 관계에서 형성이 되는 건데 이러면서 마음을 상하는 경우가 꽤 있죠.

◆김영민: 저도 어릴 때 사촌들이랑 모이면 ‘너는 왜 공부를 저 친구만큼 못하니?’ 그런 이야기 들었던 것 같아요. 명절에 눈물을 흘렸던 기억도 갑자기 나네요. 명절을 전후해서 말씀하신 것처럼 이혼을 고민하는 경우도 많다고 하셨잖아요. 명절뿐만이 아니라 이혼을 고민하고 있는 분들은 보통 어떤 갈등을 호소하세요?

◇이레지나: 아주 다양하기는 한데요. 본인이 생각한 것만큼 행복하지 않은 거죠. 근데  우리가 결혼에 대해서 굉장히 무한대 기대를 해요. 자기가 여태까지 살아온 삶에서 좋은 점은 아주 당연히 그대로 유지되길 바라고 동시에 내 부모가 해주지 않았던 거 원가족에서 부족했던 것들이 결혼을 통해서 충족되길 바라거든요. 그러면 배우자나 결혼에 대한 기대가 굉장히 과대해질 수 있죠. 근데 그럼 기대가 그럼 당연히 실망으로 이어지는 거고요. 내가 결혼할 이유가 뭘까 회의감도 올라오면서 차라리 혼자 있는 게 내가 원하는 대로 더 살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죠. 그런데 사실은 보면 혼자 살면 혼자 사는 대로 어려움이 있는 거고 결혼을 하면 결혼한 상태대로 어려움과 장점들이 있는 거죠.

◆김영민: 그럼 어려움을 호소하시는 분들에게 어떤 식으로 상담이나 조언을 해 주세요?

◇이레지나: 저는 사실은 상담을 할 때 그렇게 조언을 많이 하는 편은 아니에요. 상담이라는 게 어떤 해결책이나 조언을 주는 것보다 상담에 와서 자기 마음을 스스로 한번 돌아보는 거 나는 왜 이런 것들을 원했을까 나는 왜 이 지점에서 특별히 더 마음이 아프고 상처받고 이런 것들이 왜 내게는 더 유독 간절할까. 이런 것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과정이거든요. 그러면 자기 이해도 넓어지고 그다음에 부부 상담을 할 경우에는 쌍방이 이루어지니까 내 배우자에 대한 이해도 깊어지는 거죠. 내가 실직했을 때 아내가 저렇게 힘들어하고 저렇게 나를 많이 몰아붙였는데 그거는 그냥 나에 대한 단순한 비난이 아니라 아내의 개인적인 깊은 상처가 실직이나 가장의 무능력하고 연관된 게 있구나. 이런 것들을 알아가게 되면 훨씬 더 마음이 편해지거든요.

◇이레지나: 그래서 해결책으로서 물론 실직하면 빨리 취업을 해야 되겠지만 더 중요한 거는 그렇게 힘들어하는 아내의 마음도 읽어줄 수 있다라는 거. 그러면 두 분이 편안하게 해결책을 공동으로 찾아갈 수가 있겠죠.

◆김영민: 그러면 ‘어떻게 하세요?’가 아니라 열심히 들어주시고 대화를 이끌어내다 보면 내담자 스스로 성찰하고..

◇이레지나: 그럼요. 그게 상담의 정의입니다.

◆김영민: 그렇군요. 저 상담 배워봐도 괜찮을까요?

◇이레지나: 그럼요. 누구나 할 수 있죠.

◆김영민: 그렇군요. 상담의 본질을 좀 알게 된 것 같습니다. 부부가 명절을 보내기 전에 서로 좀 약속해 주면 좋은 어떤 대화의 규칙 같은 게 있을까요?

◇이레지나: 여러 가지 규칙 뭐 근본적으로는 서로 마음이 다치지 않게 하는 것들 그런 것들을 하는데요. 아주 구체적으로 보면 한 내담자가 시댁에 가면 듣기 싫은 이야기들을 듣는 거죠. 시어머니가 잔소리 하실 수도 있는 거고 다른 누군가가 이것저것 지적할 수도 있는 건데 그걸 정말 피하고 싶은데 피해지지 않고요. 또 안 가는 것도 불가능하고 이런 스트레스를 호소해 온 경험이 있어요. 그러면 저는 그때 우리 같이 아이디어를 내서 어떻게 하냐면 미리 한번 부부가 예상할 수 있는 스트레스 사건들을 한번 정리해 보는 거예요. 미리 내가 가면 고모가 아니면 또 시어머니가 이런 얘기를 하시겠지라는 거. 내가 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지만 그런 것들을 한번 쭉 리스트를 해 놓고 그다음에 가서는 가족이 만났을 때는 리스트 체크만 하는 거예요. 그래서 남편이랑 갈 때 아내랑 갈 때 누가 더 잘 알아맞히나.

◆김영민: 재밌기도 하겠네요.

◇이레지나: 확률이 높은 사람이 커피 사기 이렇게 하면 아무리 그 안에서 부정적인 에피소드가 벌어지더라도 거기에 부정적으로 휘말릴 필요가 없는 거죠. 오히려 그런 얘기 나올 때마다 이거 내가 1점 이런 식으로 해서 부정적인 반응이 아닌 긍정적인 반응으로서 그 자리를 지킬 수가 있는 거죠.

◆김영민: 커피 말고 더 비싼 걸로 하면 기분이 더 좋을 것 같기도 하고요. 그런 식으로 풀어낼 수도 있겠네요. 근데  부부끼리 그렇게 얘기하는 것도 있지만 사실 명절은 부부뿐만 아니라 정말 많은 가족들이 모이게 되잖아요. 그러다 보면 그냥 감정적으로 상처받는 경우가 꽤 많은데 그럴 때 그냥 어른이 얘기하시니까 하고 꾹꾹 참고 듣는 게 맞는지 아니면 또 다른 지혜로운 방법이 있는지 해결책이 있을까요?

◇이레지나: 해결책의 본질은 뭐냐 하면 남이 준 그 행동에 내가 너무 즉각적으로 온몸으로 그걸 받아낼 필요는 없어요. 그쪽에서 비난을 한다고 해도 그게 나에 대한 비난이다. 내가 부족한가? 이거는 정말 온몸으로 그걸 그냥 고스란히 떠안는 거죠. 이럴 필요가 없어요. 일단은 그렇게 조언이나 비난을 하는 사람 그 사람 자체를 그냥 인정해 주는 거예요. 많이 걱정이 되시나 봐요. 좋은 말씀해 주고 싶으신가 봐요. 이렇게 해서 그 행동이 주인이 상대방이라는 걸 인정해 드리는 거예요. 그리고 가능하면 그 이야기하실 때 마음이 어ᄄᅠᆯ지를 알아드리는 거예요. 그러면 더 이상 2절, 3절이 나오지 않거든요. 그럼 내가 너 걱정 많이 하지, 너 잘 되길 바라지 이런 식으로 잘 마무리가 될 수 있는데요. 그만 좀 하세요. 제가 알아서 해요. 이거는 내가 그분의 이야기를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내가 온몸을 투척해서 반응하는 거죠. 그럼 이건   불필요한 갈등이 점점 더 심화될 수 있어서요.

◆김영민: 그렇군요. 그럼 그 사람이 상처되는 말을 했을 때 저 사람이 왜 저런 말을 했을까 그 이면을 들여다보는 노력이 필요하겠어요. 

◇이레지나: 그다음에 더 만약에 내가 씩씩하게 적극적인 반응도 해보고 싶다 하면 하나를 더 추가하실 수가 있어요. 그 얘기 들으니까 제가 좀 속상해요, 그 얘기 들으니까 좀 제가 서운해요. 이런 이야기를 해주면 바로 그 누구라도 심리학 공부 안 하신 분들도 아유 그럼 내가 미안하지, 그러면 아이고 그랬구나 하는거죠. 

◆김영민: 당황하실 수도 있을 거고 그 마음을 반성하게 될 수도 있고요.

◇이레지나: 대화를 통해서 우리는 마음이 만나야지 머리가 만나면 안 돼요. 생각, 판단, 사고 이런 게 만나는 게 아니라 이 이야기를 통해서 나의 감정들이 어때, 나의 정서가 어때 이런 것들을 보여주고요. 또 나 역시 나 자신을 또 그쪽의 상대방의 정서도 알아주고 이런 마음이 통하는 대화가 이루어져야 되죠.

◆김영민: 머리보다는 마음이 통하는 대화가 이루어져야 된다. 본질인 것 같습니다. 교수님께서 이런 이야기도 하셨어요. 가족에게도 적절한 거리감이 필요하다. 그런 거리감이 유지가 되면 이런 마음 다칠 일도 많이 없으려나요?

◇이레지나: 그럼요. 우린 좋은 관계 하면 너무 친밀감만 생각하는데 친밀감만 있다라는 건 어느 순간 구속이 될 수 있거든요. 그리고 모든 사람들은 남들하고 잘 지내고 싶은 욕구도 있지만 동시에 정반대에 내 마음대로 하고 싶은 자율성에 대한 욕구가 있어요. 내 식으로 내가 좋은 거 하고 하기 싫은 거 안 하고 함께 있다 보면 이런 것들이 자율성의 욕구가 반드시 좀 침해를 당하게 돼 있거든요. 그래서 늘 함께 한다라는 것은 그거는 이미 갈등이 예고된 거예요. 그래서 이거에 대한 조절이 필요한 거죠. 좋은 관계라는 것은 거리감과 친밀감이 공존해야 돼요. 그래서 어떨 때 필요에 따라서는 친밀감을 더 할 수도 있는 거고 또 어떨 때는 조금 더 거리감을 확보하면서 본인의 자율성 영역을 조금 확보하는 거 이런 것들이 조율이 잘 돼야만 그 관계는 좋은 관계로서 장기적으로 유지될 수 있죠.

◆김영민: 근데 사실 가족 부부는 한 공간에서 살잖아요. 그래서 교수님 말씀 들어보니 거리감이 생기기가 어려운 환경에 있으니 부부나 가족 간의 갈등은 사실상 불가피한 것이 아닐까요?

◇이레지나: 그렇게 생각하실 수 있죠. 근데 이런 것들을 우리가 잘 생각해 본 방법이 있어요. 우리가 결국은 뭐 가족의 규칙이라고 할 수도 있고 서로의 약속이라고 할 수도 있는데 어떠어떠한 것은 나 혼자 하는 것. 이게 어떤 사안에 따라서도 이거는 내가 결정하는 것 이런 게 될 수가 있고 경제적인 부분도 각자가 공동 경제를 운영하지만 이 부분은 내가 알아서 꼭 허락받지 않아도 합의하지 않아도 쓸 수 있는 거. 이런 식으로 해서 구체적인 가족 규칙으로 만들어 놓고 사람마다 어떤 사람은 자율성 욕구가 더 큰 사람이 있고 어떤 사람은 적기도 한데 욕구가 큰 사람은 그냥 그대로 받아줘야 돼요. 그래서 그런 사람들은 어떤 공간만큼은 반드시 혼자 있을 수 있는 공간 또 시간 이런 것들을 정해주면 충분히 이 규칙 안에서 두 가지를 다 조절할 수 있죠.

◆김영민: 맞습니다. 가족 간의 규칙을 잘 설정해 두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한 가지만 더 여쭐게요. 지금 부부와 가족 간의 얘기를 하고 있어서 그런데 부모 자식 간의 현명한 대화법은 없을까요?

◇이레지나: 원칙은 같은 거예요. 같아요. 부모 자녀 관계에서도 반드시 우리는 정서적인 대화를 해야 돼요. 마음이 통하는 대화를 해야 돼요. 우리가 부모니까 항상 조언을 주고 교육적으로 잘 이끌어야 된다는 책임감을 느끼시죠? 이 교육적인 대화는 아이 나이가 12살까지 정도 가능해요. 그러면 가르칠 수 있어요. 그 이유는 대화를 통해서 우리는 얻는 거를 교육 부분에서는 그냥 포기하셔도 돼요. 알아요. 자녀들도 이미 알아요. 뭐가 옳은지 뭐가 그런지 이 이후로 12세 이후에는 신경 써야 될 게 관계예요. 내가 이 이야기를 하면서 우리의 관계가 더 좋아질 것인가, 아이가 나한테 더 다가올 것인가. 또 나는 아이한테 더 뭔가 가까워질 수 있는가 멀어지는가. 이런 것들을 점검해 보셔야 돼요.

◆김영민: 그렇군요. 가르치려 드는 것보다 어떻게 하면 더 사랑해 줄 수 있고 관계를 더 가까이할 수 있을지를 생각을 해야 되는군요. 한국상담대학원 대학교의 이레지아 교수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처음에 음악을 하셨다는 얘기를 하셨는데 어떻게 하시다가 상담자의 길로 바꾸게 되셨는지가 일단 궁금하거든요.

◇이레지나:인생이라는 게 이렇게 계획한 대로만 되는 게 아닌 것 같다라는 걸 느껴요. 성악 전공이라고 하지만 고등학교 때까지 전공했었고 자연스럽게 입시를 또 음악으로 선택해서 했는데 입시에 실패를 했어요. 그래서 너무 실망하고 너무 속상하고 그래서 나 안 할래 이런 마음이 들었고 그러면서 시작한 게 사회 계열로 들어가서 2학년 때부터 전공 선택할 때 친구 가장 친한 친구가 또 심리학 한다길래 들어갔거든요.

◆김영민: 친구 따라 가셨군요.

◇이레지나: 유학도 가고 학위도 마치고 이러면서 보니까 나중에 이거는 내가 의도하지 않았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정말 내가 더 잘할 수 있는 영역 또 잘 맞는 영역 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가끔은 제가 주변 사람들한테도 그래요. 뭘 원했을 때 막 끝까지 그것을 해내야 된다. 실패하면 좌절하고 계속 끊임없이 도전하고 이런 것도 좋지만 간혹은 안 될 때 그냥 받아들이는 것도 하나의 해결책일 수 있겠다 이런 말을 하게 되더라고요.

◆김영민: 맞습니다.

◇이레지나: 전 너무 만족해요.

◆김영민: 혹시 많은 상담 사례 중에 뭔가 기억에 남는 이야기나 공유해 주실 만한 사례가 있으실까요?

◇이레지나: 반복돼서 나오는 현상인데 부부가 처음에 올 때는 얼굴 색도 까매요. 진짜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아주 한 10년쯤 더 본인 나이보다 늙어 보이기도 하고 그런 상태에서 그리고 서로에 대한 실망이 누적되면서 서로 미워하고 좋은 점은 아주 조금도 보지 않으려는 상태에서 와서 이야기를 풀어가기 시작해요. 그러면서 상담이 잘 되고 그들이 저를 잘 따라오고 이렇게 하다 보면 나중에 서로를 보는 눈이 하트로 변해지더라고요. 얼굴색도 하얘져요. 10년 젊어져요. 저는 상담만 했지 피부 마사지 안 했는데도 불구하고 그런 모습 볼 때는 정말 저도 울컥해요. 이렇게 서로를 사랑하는 눈으로 바라보지 못했던 거에는 정말 많은 이야기들이 있는 거예요. 그들의 역사가 있는 거고 상처가 있는 거고 그런 부분들을 하나하나 이야기하면서 찾아가다 보면 나중에는 어렵지 않게 서로 그 마음을 안아주고 이렇게 할 때 정말 보람 느끼고 너무너무 좋아요.

◆김영민: 그러실 것 같습니다. 그들도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했을 텐데요. 근데 그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했을 때 얽힌 실타래를 교수님께서 잘 풀어내주시고 계시다는 생각이 드네요. 조금 더 교수님의 개인적인 얘기를 조금 더 해볼게요. 따님께서 정신과 의사시라고 들었어요. 뭐랄까 약간 비슷한 일을 하시는 거잖아요. 공감되시는 부분도 있으시고 그러실 것 같은데 따님과의 관계는 어떠신가요?

◇이레지나: 저는 딸과 관계 너무 좋아요. 저는 딸을 낳고 키우면서 마치 소꿉장난하는 것 같았어요. 인형 옷 갈아 입히기 하는 것 같고 요리하면 소꿉놀이 하는 것 같고요. 그런데 진로가 의대를 갔고 그다음에 의대에서 본인 전공을 선택하는데 저는 사실 아무 얘기도 하지 않았어. 본인이 재미있는 거 해야죠. 제가 우리가 남편이랑 제가 죽더라도 이 아이는 그 직업을 계속 해야 되는 거잖아요. 우연히 그렇게 정신과로 오더라고요. 지금 상태에서는 서로 윈윈이 되죠. 의대니까 또 의학적인 부분에 대해서 제가 도움을 받기도 하고 또 상담적인 측면 심리적인 측면 이런 부분에서는 또 제가 딸한테 도움을 주기도 하고 그래서 굉장히 윈윈이 되는 관계이기는 한데요. 그래도 하여튼 그 진로는 우연이 되었다라는 거 전혀 저의 조언이나 이런 게 없었어요.

◆김영민: 사실 자녀를 키우면서 너무 힘들다 내 마음 같지 않은 다른 사람 같다 막 이렇게 고충을 토로하는 분들도 굉장히 많으실 것 같거든요. 그리고 방송 들으시는 분들 중에도 자녀 문제로 고민하고 계신 분들 계실 거고요. 혹시 이렇게 자녀를 잘 키워 나가는 과정에서 하나의 내가 세웠던 원칙이라든지 이렇게 하니까 좋더라 그런 메시지가 있으실까요?

◇이레지나: 있죠. 이게 결국 심리학에서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는 테마니까요. 자녀는 절대로 부모의 작품도 아니고 부모의 소속도 아니라는 거예요. 그냥 내 몸을 빌어서 나왔지만 이거는 조물주의 작품인 거지 저는 단지 보호해 주는 역할만 하는 거죠. 그래서내가 우리 아이가 뭐가 됐으면 좋겠네 아니면 뭘 잘했으면 좋겠는데 이런 걸 원하는 거는 그거는 옳은 게 아닌 것 같아요. 그냥 아이가 갖고 있는 특징들 아이가 갖고 있는 관심 이런 부분들이 최대한 발휘돼서 하나하나가 조물주하고 계약이 있어서 나왔겠죠. 이번 생에 가서는 어떻게 살고 올게요, 내지는 어떻게 살아라 그냥 그것만 이행하면 되잖아요. 그 형태가 공부를 잘하는 아이일 수도 있고 공부할 취미가 없는 아이일 수도 있는 거고요. 어떤 아이는 신체적으로 어려움이 있는 아이일 수도 있는 거고 어떤 아이는 건강하고 이럴 수도 있는 거고. 다 각각의 형태로 너무너무 소중한 존재예요. 그렇게 살기 위해서 그 모습으로 왔을 거예요. 그것을 인정해 주는 순간 그리고 존중해 주는 순간 그 형태의 자기의 모습을 가지고 최대한 뭔가 꽃이 필 수 있는 거죠. 그러니까 뭔가 공부 잘하고 많이 성취하고 이런 것들을 부모님들이 원하는데 저는 감동적인 사례를 제 주변에서도 많이 봐요. 어떤 부모님이 아이를 낳았는데 다운증후군이었던 거예요. 그럼 부모로서 처음에 많이 속상하시죠. 아무래도 조금 능력이 제한되니까요. 근데 딱 받아들이면서 그 아이에 대한 이름을 이 아이는 우리 집에 복덩이라고 지으시더라고요. 이름을 그렇게 지어놓으니까 모든 집 안에서 잘 되는 일은 다 이 아이랑 연결된 걸로 또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우리 복덩이가 태어나서 아빠 직업이 잘 되는 거야, 우리가 이렇게 좋은 집에서 사는 거야 그러더니 이 아이는 그 가족에서만 복덩이가 아니라 그 동네에서도 그 아파트 근처에서도 다 복덩이에요. 그리고 이 아이가 할 수 있는 일, 차가 오면 얼른 차키를 잠그는 거 이거를 이 아이한테 줬어요. 그랬더니 이 아이는 신나게 그런 일을 하고 그럼 동네 사람들도 도착만 하면 그 일을 주는 거예요. 이 아이는 그 가정만 복을 주는 게 아니라 아파트 단지 내에 정말 웃음꽃을 피게 하고 정말 서로 유대감을 느끼면서 행복을 느끼게 하는 그런 존재가 되더라고요.

◆김영민: 맞습니다. 제가 어디서 들은 얘기인데 자녀를 귀한 손님처럼 대접해라 이런 이야기가 생각이 나는 답변이었습니다. 교수님 저희가 얘기를 많이 나누고 싶은데 벌써 시간이 거의 다 되었어요. 정말 마지막으로 아주 짧게 청취자분께 분들께 전하고 싶은 메시지 있다면 전해주세요.

◇이레지나: 추석 연휴니까 제가 추석과 관련해서 조금 짧게 말씀을 드릴게요. 물론 대가족의 모임이 버겁고 또 좀 힘들기도 하겠지만 대가족과의 유대감을 갖는다라는 거는 개인의 정체감에도 아주 굉장히 큰 힘이 될 수 있어요. 특히 자녀들한테 그래서 너무 부담스럽게만 생각하지 마시고 우리 아이가 정말 더 튼튼한 자아를 갖기 위해서라도 1년에 두 번 정도는 이 큰 가족 형태로 만나는 거 이런 거 한번 좋은 점을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고요. 그다음에 어르신들한테 부탁하고 싶은 얘기 있어요. 조언 주고 충고 주시면서 이끌려고 하시지 마시고 한번 이번 추석에는 칭찬을 많이 해 보세요. 그리고 넌 잘될 거야, 너는 원하는 거 다 이룰 거야 이런 이야기를 꼭 한번 해주세요. 다음번에는 우리 추석 간단하게 할까 그래도 자녀들이 다 몰려올 거예요.

◆김영민: 그렇군요. 교수님 덕분에 사랑이 넘치는 추석이 될 것 같습니다.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가족 상담 치료의 대가이자 명실상부한 가족 상담 분야의 최고 권위자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한국 상담대학원 대학교의 이레지나 교수와 함께 했습니다.고맙습니다.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는 YTN 라디오 홈페이지와 유튜브를 통해서 다시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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