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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전문

방송시간[일]^20:20-21:00
제작진PD : 박준범 / 작가 : 조경헌 / 진행 : 김영민 아나운서
[잠시만요] 인천공항의료센터 신호철 원장, "공항에서 아프면 언제든 방문하세요"
2025-09-04 05:43 작게 크게
[잠시만요]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날짜 : 2025년 8월 10일 (일요일)
■ 진행 : 김영민 아나운서
■ 대담 : 인천공항의료센터 신호철 원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내용 인용 시 YTN라디오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김영민 아나운서(이하 김영민) : 공항하면, 설레고 약간 기분 좋은 긴장감이 들죠. 그런데 갑자기 몸이 아프거나 꼭 챙겨야 할 약을 집에 두고 나왔다면 어떨까요? 너무 난감하겠죠? 그런데 인천공항 안에 병원이 있다는 거 알고 계셨나요?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오늘은 20년째 공항으로 출근하고 계시는 인천국제공항의 주치의, 인천공항의료센터 신호철 원장 모셔보겠습니다. 원장님 어서 오세요. 반갑습니다.

◇ 인천공항의료센터 신호철 원장(이하 신호철) : 안녕하십니까? 청취자 여러분. 방금 소개받은 인하대병원 인천국제공항 의료센터 원장 신호철입니다. 직업은 의사고요. 가정의학과, 항공의학을 전공했고. 지금 21년째 인천국제공항에서 환자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 김영민 : 그렇군요. 21년째 똑같은 곳으로 출퇴근하면 어떤 느낌이에요? 저는 아직 그렇게까지 출퇴근을 안 해봐서.

◇ 신호철 : 오래 다니시는 직장인분들과 마찬가지일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 김영민 : 맞습니다.

◇ 신호철 : 출근할 때 부담되고 퇴근할 때 기분 좋습니다.

◆ 김영민 : 모든 직장인들과 똑같이 공항으로 출퇴근을 하고 계시는 의사분이십니다. 이 인천공항에 의료 센터가 있는 거를 
 원장님도 미디어를 통해서 많이 알리시고. 그리고 병원을 방문하신 분들은 아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아니, 공항에 병원이 있었어?" 라고 모르는 분들도 분명 계실 거예요. 어디쯤에 위치해 있어요?

◇ 신호철 : 인천국제공항은 계속 확장을 해서 지금 제1터미널과 제2터미널까지 운영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 김영민 : 맞습니다.

◇ 신호철 : 그래서 각각 제1터미널과 2터미널에 2개의 의료센터가 있고요. 지하 1층 동측으로 오시면 각각 의료 센터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 김영민 : 그럼 원장님은 이 중에 어디에 계신 거예요?

◇ 신호철 : 저는 20년 동안은 제1터미널에 있었다가요. 작년 8월에 제2터미널 의료센터로 옮겨서 진료 중입니다.

◆ 김영민 : 아, 그렇군요. 그럼 지금은 2터미널 의료센터에 가면 원장님이 계십니다. 이 병원이. 보통 병원이 이제 문 닫는 시간도 있고. 점심 시간도 있고 막 그러잖아요? 근데 여기는 365일 다 열려 있는 건가요?

◇ 신호철 : 네. 저희 의료센터는 언제든지 응급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물론 24시간 진료는 지금 여러 가지 조건상 못하고 있지만. 365일 열려 있습니다.

◆ 김영민 : 아. 365일 항상 열려 있군요. 의사 선생님은 공항이 크니까 많이 계실 것 같은데.

◇ 신호철 : 네. 제1 터미널과 제2터미널. 통상적으로 T1, T2라고 합니다.

◆ 김영민 : 맞습니다.

◇ 신호철 : 합쳐서 7분께서 진료를 하고 계시고요. 간호사, 그다음에 응급구조사, 그다음에 임상병리사, 기타 행정직들을 다 포함해서.. T1, T2 합쳐서 한 30명 가까이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 김영민 : 정말 많은 분들의 노력으로 굴러가고 있는 의료 센터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저는 그렇게 생각했거든요. 공항에 있는 작은 복원실 같은 느낌이려나 했는데, 생각보다 규모가 굉장히 크네요? 그런데 그럼 모든 국제공항에서 아프면 이런 의료센터를 찾아볼 수가 있는 건가요?

◇ 신호철 : 혹시 진행자께서는 전 세계 국제공항이 몇 개 정도 있을 것 같다고 추측을 해보셨나요?

◆ 김영민 : 그것도 제가 너무 한 번에 맞춰버리면 재미가 없을 것 같은데요. 제 생각에는 한 100개?

◇ 신호철 : 너무 작게 보시는 것 같습니다.

◆ 김영민 : 정말요? 이거보다 훨씬 많아요? 몇 개나 되려나요? 150개?

◇ 신호철 : 1,000 곳이 넘습니다.

◆ 김영민 : 제가 한 번에 맞힐까 봐 과신했는데.. 부끄럽습니다.

◇ 신호철 : 이 공항은 사실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곳이고. 어떻게 보면 국경의 역할도 수행을 하고 있는 곳입니다. 그래서 언제 어디서든지 뭐 여러 가지 사건 사고가 생길 수 있습니다.

◆ 김영민 : 맞아요.

◇ 신호철 : 그래서 이러한 국제공항을 규정하는 것이 ICAO라고 하는 국제민간항공기구의 조약이 있습니다. 그 조약에 보면, 국제공항에는 응급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일정 규모 이상의 의료기관을 두도록 규정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게 법적인 강제 사항은 아니고 권고 사항입니다. 하지만 각 국가의 여건이라든지, 공항의 입지라든지, 여러 가지 조건에 따라서 아까 말씀해 주신 작은 의무실 같은 규모의 의료 센터도 있을 수가 있고. 싱가포르의 창이국제공항이나 저희 인천국제공항처럼 규모가 크고 의료진이 많이 근무를 하고 있는 의료 센터도 여러 곳이 있습니다.

◆ 김영민 : 그렇군요. 그럼 그냥 개인적인 궁금증인데. 1,000곳이 넘는 국제 공항에 크고 작은 의료 센터들이 있잖아요. 그럼 그중에 인천공항 의료센터의 규모가 전 세계 몇 위 정도 돼요?

◇ 신호철 : 가장 경쟁했던 거는 창이국제공항.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이 규모로 봤을 때 제일 컸었던 것 같고. 저희가 이제 두 번째로 알고 있고요.

◆ 김영민 : 그렇군요.

◇ 신호철 : 공항 의사로 가장 오래 근무한 건, 제가 제일 오래 근무한 걸로 알고 있어요.

◆ 김영민 : 전 세계에서요? 영광입니다. 원장님을 또 이렇게, 하나의 레코드를 쓰신 분과 함께

◇ 신호철 : 혹시 더 오래 근무하시는 의사 선생님 계시면 연락 바랍니다.

◆ 김영민 : 단문 50원, 장문 100원의 유료 문자. 0945번으로 전 세계에 계신 도전자분들의 문자를 저희가 받고 있습니다. 이렇게 인천공항 의료센터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 보고 있는데요. 인천공항에 있는 의료 센터잖아요. 그럼 인천공항에서 운영을 직접 하는 건가요?

◇ 신호철 : 그렇지는 않습니다.

◆ 김영민 : 아니에요?

◇ 신호철 : 2001년도에 인천국제공항이 개항을 했을 때 인천과 서울 지역에 있는 대학병원급들의 그 병원 중에서 공항의료센터를 운영할 만한 소견이 있는 곳들과 MOU 협약을 체결을 했고.

◆ 김영민 : 그렇군요.

◇ 신호철 : 인천에 기반을 두고 있는 인하대 병원에서 지금 25년째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 김영민 : 꽤 오랜 기간 동안 인하대 병원이 이제 인천공항 의료센터를 운영을 하고 있는 거네요? 이곳을 사실 저는 안 가봤거든요. 저는 인천공항에 가서 아팠던 적은 없는 것 같아요. 다행히 그렇지만, 내가 갔는데 갑자기 아프면. 약간, 그 소위 말하는 멘붕이라고 하죠.

◇ 신호철 : 그렇죠

◆ 김영민 : 여기가 병원이 있는지도 모르고. 그리고 저는 사실 "여기는 승객은 못 가지 않을까?" 막 이런 생각도 좀 들었는데. 승객들도 갈 수 있는 건지. 그리고 사실 내가 외국인이어도 갈 수 있는 건지. 이런 부분은 좀 궁금하더라고요?

◇ 신호철 : 인천국제공항 의료센터는 사실은 문턱이 굉장히 낮은 의료기관입니다. 그러니까 국내 의료법상으로는 1차 의료기관. 즉, 의원급으로. 그러니까 입원 병실이 없기 때문에 의원급으로 규정이 되어 있고요. 내국인이든, 외국인이든, 상주 직원이던, 이용객이던, 지나가시던 분이던, 심지어는 영종도에서 물놀이를 하러 오셨던 분들도 모두 방문하셔서 접수하고 진료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 김영민 : 저 그게 궁금했어요. 만약 가면 "여권이랑 탑승권 주세요" 이런 거..

◇ 신호철 : 신분증은 가져오셔야 합니다.

◆ 김영민 : 신분증을 가지고 오지만, 이 공항에 볼 일이 없는 사람이라도 갈 수 있다는 거죠?

◇ 신호철 : 네. 그렇습니다.

◆ 김영민 : 그래도 정말 문턱이 낮은 곳이라 인근에 갑작스럽게 아프거나 사고를 당하신 분들도 인천공항 의료센터를 이용하실 수가 있겠군요. 그러면 이용객들이 좀 많을 것 같은데요

◇ 신호철 : 네. 꽤 많습니다. 저희가 365일 진료를 하고, 1년에 보통 몇 분 정도가 공항을, 그니까 의료센터를 얼마나 이용하시나 봤더니. 1년에 보통 6만 건 이상. 많은 경우에는 9만 건, 10만 건 정도의 환자를 진료했었던 적도 있었고. 그다음에 상주 직원들 분들의 건강 검진도 좀 수행을 하기 때문에. 1년에 10,000명 이상의 건강 검진도 수행을 하고 있습니다.

◆ 김영민 : 그러면은 이렇게 업무 강도가 좀 세다 이렇게 느끼시나요?

◇ 신호철 : 많이 힘들었습니다.

◆ 김영민 : 아.. 오늘 그 한마디에서 그간의 세월의 힘듦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공항에서 근무하신 지가 올해로 이제 21년 차이시잖아요? 21년 전으로 "레드 썬!", 거슬러 올라가서 처음에 어떻게 이 공항 의사가 되셨는지가 좀 궁금하더라고요?

◇ 신호철 : 처음에 2001년도에 공항이 개항했을 때. 저는 그때 인하대 병원의 가정의학과 전공의 신분이었어요.

◆ 김영민 : 그렇군요.

◇ 신호철 : 그때 당시에는 야간 당직을 전공의들이 나가서 근무를 했었어요. 그래서 저희 과에서 순번을 정해서 공항에서 근무를 했는데. 몸은 좀 힘든데, 다이나믹하고 재미있는 구석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약간 3차 의료기관인 대학병원에서 느껴보지 못하는 어떤 날것, 생생함, 현장의 어떤 느낌들. 저의 성향과도 좀 맞았고. 사실은 진료를 꽤 열심히 잘했나 봅니다. 그래서 저를 지도하셨던 교수님과 당시 학장님께서 "나가서 개원할 생각하지 말고, 공항에 가서 주치의가 한번 돼 보면 어떻겠느냐?" 라고 그래서 동네에서 주치의를 하나, 공항에서 주치의를 하나. 큰 차이는 없을 것 같아서. 한번 이제 용기를 가지고 지원을 했고. 2005년도에 첫 발령이 났습니다.

◆ 김영민 : 그 공항 의사가 된다는 것이 약간 좀 특이하고 특별해 보이잖아요? 그래서 드는 생각이. 가정의학을 전공하셨지만, 뭔가 조금 더 공부를 해야 될 어떤 분야가 있는지 이런 부분이 궁금했는데. 앞서 자기소개하실 때, "항공의학을 같이 전공을 했다" 이야기를 하셨거든요? 그게 어떤 의학의 새로운 분야인가요?

◇ 신호철 : 아직까지는 내과나, 외과나, 가정의학과나, 산부인과, 소아과처럼 어떤 전공의 한 분야로 정립은 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 공항에서 근무를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우리가 지상에 있을 때의 건강 조건과. 항공기를 타고 10km 상공에 날아갈 때 건강 조건은 확연하게 다르기 때문에요.

◆ 김영민 : 그렇겠네요.

◇ 신호철 : 그러한 상태에서 인간이 맞부딪히게 되는 그러한 에어로스페이스에서 제 몸의 변화를 공부하는 것이 항공의학이고. 그래서 그것은 좀 쉽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그걸 또 업으로 하시는 분들이 많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공항에서는 해외 여행을 다니시거나 항공기에 탑승하면 안 되는 분들도 항공기를 탑승하러 오시기 때문에. 그러한 것들이 적합한지 여부를 항상 판정을 해 드려야 하고. 그다음에 조종사분들이라든지, 관제사들에 대한 건강 관리도 책임을 져야 되기 때문에. 항공의학이라는 분야를 깊지는 않지만, 그래도 공부를 해야만 합니다.

◆ 김영민 : 아, 그렇군요. 항공의학까지도 항상 공부를 해 오셨기 때문에 지금 이렇게 의료 센터가 굳건하게 자리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지금 또 휴가철이잖아요? 그러면 또 날이 더워서 탈이 나는 경우도 많고. 여행 가는 경우가 많으니까 이게 다 합쳐져서, 병원에 사람 참 많겠다. 이런 생각이 좀 들거든요? 특별히 바쁜 때가 있을까요?

◇ 신호철 : 저희가 제일 공포스러운 때가 요즘입니다.

◆ 김영민 : 공포스러운. 그렇군요.

◇ 신호철 : 공항 주차는 항상 이제 만차고.

◆ 김영민 : 그렇죠.

◇ 신호철 : 그리고 공항에는 휴가를 가시는 분, 들어오시는 분. 그리고 또 해외 여행지가 동남아인 경우에는 탈이 많이 나서 들어오기도 합니다.

◆ 김영민 : 식중독 이런 질병.

◇ 신호철 : 장염, 식중독 등은 워낙 많고. 또 냉방병을 필두로 한 여름 감기. 그리고 아직 끝나지 않은 코로나와 독감 이런 것들이 섞여서. 저희가 일단 뭐 지금 시기가 많이 그렇고 연휴 때 또 앞으로 10월달에 긴 연휴가 예정되어 있는데 저희한테는 참 괴로운 기간입니다.

◆ 김영민 : 그 코로나 때도 많이 바쁘셨을 것 같아요. 그런 전염병이나 감염병에 대한 우려도 있으니, 항상 그런 부분도 신경을 좀 쓰실 것 같아요?

◇ 신호철 : 바빴다기보다는 많이 괴로운 시기였었습니다. 그때는 정상적인 진료는 거의 못 했었고요.

◆ 김영민 : 그렇군요.

◇ 신호철 : 한국을 빠져나가기 위한 외국인들이 코로나에 감염됐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들을 공항 의료센터에서 수행을 했었기 때문에. 그 레벨 D 방호복을 착용을 하고

◆ 김영민 : 너무 힘드셨겠어요.

◇ 신호철 :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굉장히 힘든 시기를 보냈었습니다.

◆ 김영민 : 네. 그랬군요. 그래도 덕분에 잘 넘겼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금 가벼운 질병의 경우에는 집에서 원래 항상 챙겨 먹던 약을, 여행 갈 때는 미처 챙기지 못하고 깜빡하는 경우들도 있잖아요? 그런데 그럴 때도 여기 공항 의료센터 찾으면 되나요?

◇ 신호철 : 네. 다 찾아드립니다.

◆ 김영민 : 어떻게 찾아주시는건가요?

◇ 신호철 : 일단은 연령대에 따라 조금 다르신데요. 아무래도 고령자이신 분들은 자기가 복용하는 약들이 어떤 성분, 어떤 이름을 가진 약인지 잘 모르시는 경우가 있어요.

◆ 김영민 : 저도 진짜 제가 먹는 약이 뭔지 잘 모를 때가 많거든요.

◇ 신호철 : 그러면은 뭐 어느 병원 다니시는지 다 물어보고. 심지어는 주소지 검색까지 해서 그 병원에 전화도 해보고. 그 약이 있으면 똑같이 처방을 해드리고. 만약 없으면 동일 성분으로 처방해 드리고요. 요즘에 조금 젊으신 분들은 스마트폰에다 저장을 해갖고 다니셔서. 그러면 아주 감사하죠. 일이 수월하게 끝납니다.

◆ 김영민 : 아. 그렇군요.

◇ 신호철 : 잔소리를 잊지 않습니다. 요즘도 어르신들도 다 스마트폰을 가지고 계시기 때문에. 본인의 처방전은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이다. 이거를 사진을 찍어서 갖고 다니면, 국내에 어느 병원을 가더라도 다 처방을 받으실 수 있다고 교육을 해드립니다.

◆ 김영민 : 그러면 여행 갈 때. 만성 질환자든, 아니면 평상시에 질병이 없는 사람이든. 약을 어떤 식으로 챙겨 다니는 게 좋다. 이런 조언해 주실 게 있을까요?

◇ 신호철 : 네. 그 불과 얼마 전에 대표적인 케이스가 있었습니다. 괌에서 천재지변으로 항공기가 장기간 결항됐던 적이 있었는데요.

◆ 김영민 : 맞아요.

◇ 신호철 : 그때 문제가 됐던 건. 사실은 숙박이나 식사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만성 질환자분들이 약이 고갈됐다라는 게.

◆ 김영민 : 그러니까요. 당뇨약 이런 건 없으면 안 되는데요.

◇ 신호철 : 그다음에 특히 인슐린 같은 거 맞으시는 당뇨 환자분들이나 심장약 같은 경우에는 며칠 복용을 안 하시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에. 그런데 괌 같은 경우에는 우리나라도 아니고. 병원도 정해져 있고. 의료 비용도 굉장히 비싸고. 제가 항상 만성질환자분들한테 당부드리는 건. 여행 기간의 1.5배 정도의 약은 항상 가져가시라는 당부를 드립니다. 분실될 수도 있고. 파손될 수도 있고. 여행 기간이 뜻하지 않게 좀 늘어날 수도 있기 때문에.

◆ 김영민 : 맞습니다.

◇ 신호철 : 그게 제일 중요할 것 같고. 혹시 가능하시다라면, 본인한테 약 처방을 해 주시는 담당 선생님한테 약의 영어 성분명을 좀 적어 갖고 가시는 것도 굉장히 좋은 팁입니다.

◆ 김영민 : 영문으로 적으면 전 세계 어디서든 알아볼 수 있으니까.

◇ 신호철 : 그렇죠.

◆ 김영민 : 그런 팁이 또 있네요. 그러면 그런 경우도 있나요? 어떤 질병이나 수술 여부에 따라서 비행기를 타면 안 되는 경우도 있어요?

◇ 신호철 : 네. 그렇죠. 항공의학적으로 보면 신체의 각 부위에 따라 수술을 했을 때 기압의 차이를 얼마만큼 지나야 버틸 수 있는가라는 게 명시가 되어 있습니다.

◆ 김영민 : 아, 그렇군요.

◇ 신호철 : 예를 들어서 맹장 수술을 했다고 하면, 보통 5일에서 일주일 정도는 비행기를 타지 말아라. 예를 들어서, 위암 수술을 해서 배를 다 열었다고 하면, 최소한 열흘에서 2주 정도는 안전 기간을 가져야 한다. 이런 기준들이 있습니다.그리고 실제로 그 기준들을 어기고 급하게 국제선 비행기를 탔을 때. 봉합 부위가 열려서 들어오시는 안 좋은 상황도 직접 경험을 했기 때문에. 이것은 우리나라든 아니면 해외에서든 간에 수술을 받거나 치료를 받으셨을 때. 해당 주치의분들에게 꼭 문의를 하고, 결정을 하셔야 되는 부분입니다.

◆ 김영민 : 그러니까요. 그런 부분을 간과해서는 절대 안 되겠네요. 심각한 상황으로 번질 수도 있으니까요. 사실 아주 경증, 감기부터 아주 심각한 비상 상황까지 모두 겪어보셨을 것 같은데. 제가 듣기로는 항공응급의료 자문전화. 이른바 '레드 콜' 이라는 시스템이 또 있다고 들었거든요. 이것도 어떤 응급 상황에 관련된 전화일 것 같은데. 어떤 거예요?

◇ 신호철 : 그러니까 상상을 해보시면, 그 지상에서 10km 정도 태평양 상공이나 유럽 상공을 날고 있는 기내에서 아픈 사람이 생기면 누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습니까?

◆ 김영민 : 기내에 있는 의사가 있다면 1차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겠고.

◇ 신호철 : 정답입니다.

◆ 김영민 : 없으면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없을 것 같은데요?

◇ 신호철 : 그래서 기본적으로 그런 응급 환자가 발생했을 때 절차 매뉴얼들이 정해져 있습니다. 1번 닥터 페이징이라고 하는데. 기내 의사 선생님 계시면 좀 나와 주십시오 라고. 아마 들어보신 적이 있을겁니다.

◆ 김영민 : 드라마에서 많이 봤습니다.

◇ 신호철 : 그게 안 되면. 모든 항공사들이 나름대로 정해진 자문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희는 주로 국적 항공사들. 항공사 이름을 얘기하기는 좀 그렇지만. 국적 항공사 기내에서 응급 환자가 생기면. 기내 의사도 없고, 그다음에 승무원들이 어떻게 대처하지 못하는 상황이다고 하면. 위성 전화를 통해서 저희가 가지고 있는 핸드폰으로 연락이 옵니다. 24시간 대기를 하고 있어야 하고. 그 승무원들이 전달해 주는 응급 상황의 내용들을 듣고. 기내에는 많지는 않지만 그런 약품들이나 여러 가지 의료 장비들이 탑재가 되어 있습니다. 그걸 어떻게 줘야할지, 어떻게 사용해야 될지를 자문해 드리고 있습니다.

◆ 김영민 : 아, 그렇군요. 이게 바로 레드 콜인데. 근데 이게 조금 헷갈리는 게. 비슷한 명칭이 또 있어요. 레드 콜이 아니라 레드 폰.

◇ 신호철 : 레드 폰이라고 있죠.

◆ 김영민 : 이건 또 뭐예요? 근데 이것도 응급일 것 같아요.

◇ 신호철 : 전화기가 빨간 색깔이라서 그런 건 아니고요. 레드가 가지고 있는 성격.

◆ 김영민 : 경고.

◇ 신호철 : 알람같은 거고요. 레드 폰은 공항 의료센터에 세팅이 되어 있습니다. 일반 전화고요. 그 전화가 울리면 저희는 헬멧을 쓰고 공항 활주로로 출동을 해야 되는 전화입니다.

◆ 김영민 : 그러면 진짜 이미 엄청난 메이데이 같은 일이 벌어진 거 아닐까요?

◇ 신호철 : 인천국제공항에서 아직까지 그렇게 영화에서 나올 법한 그런 건 아니었지만. 국내 다른 공항에서도 좀 안타까운 사건 사고들이 있지 않았었습니까? 그런 유사한 사건·사고에 대비하기 위해서 항상 훈련하고 있고요. 그래서 공항에 있는 종합통제실 상황실에서, 이거는 공항 소방대, 구급대 의료센터가 출동해야 될 만한 일이다고 하면 전화가 옵니다. 그러면 모든 진료를 중지하고. 응급 배낭을 메고. 헬멧 쓰고. 즉시 구급차를 타고 예상되는 활주로로 출동을 해서 대기를 해야만 합니다.가장 긴장되는 전화입니다.

◆ 김영민 : 그렇군요. 근데 제가 다른 곳에서 인터뷰한 거 봤는데. 그 전화가 매일 울린다고. 왜 매일 울리죠?

◇ 신호철 : 양치기 소년의 전화는 아니고요. 훈련용 전화는 매일 하루에 두 번씩 울립니다.

◆ 김영민 : 하루에 두번이군요.

◇ 신호철 : 오전 10시와 저녁 6시. 전화벨이 울렸을 때, 가장 늦게 받거나 안 받으면 패널티가 있기 때문에.

◆ 김영민 : 그러면 그 시간대는 전화기 앞에서 대기하고 계셔야겠네요?

◇ 신호철 : 그 정도까지는 아닙니다. 전화벨이 워낙에 자극적으로 크게 울리기 때문에. 그 업무 중에 바로 우리 직원분들이 받을 수가 있습니다.

◆ 김영민 : 네. 그렇군요. YTN 라디오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 지금 잠깐 노래 듣고 다시 가려고 하는데요. 제가 미리 추천곡을 여쭤봤었죠. 어떤 곡이죠?

◇ 신호철 : 제가 좋아하는 노래인데요. 봄여름가을겨울의 가능한지.

◆ 김영민 : 가능하죠. 대신, 이유를 말해주셔야 됩니다.

◇ 신호철 : 그 노래 가사를 보면. "지금껏 달려온 너의 용기를 위해"라는 가사가, 저도 힘들었던 시기를 그런 노래를 들으면서 많이 이겨냈고. 그다음에 저한테 수련을 받으러 왔던 전공의들에게 회식할 때 꼭 불러주는 노래입니다.

◆ 김영민 : 회식 노래였군요. 네. , 봄여름가을겨울의 노래 듣고 오겠습니다. 봄여름가을겨울의 함께 듣고 오셨습니다.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낭만의사 신호철 원장과 이야기 나누고 있는데요. 지금 제가 낭만의사라고 말씀을 드렸죠. 작년에 또 에세이를 내셨어요. 책 제목이 <공항으로 간 낭만의사> 인데요. 제목을 이렇게 지으신 이유가 있을 것 같습니다.

◇ 신호철 : 제목은 출판사에서 지어줬습니다.

◆ 김영민 : 그렇군요.

◇ 신호철 : 남들이 좀 힘들다고 기피하는 공항에서. 그래도 뭐, 묵묵하게 오래 일하는 저의 모습을 보며. 그게 낭만이지 않을까. 그래서 낭만의사라고 적었지만. 저는 약간 좀 닭살이 돋아서

◆ 김영민 : 그래도 꽤나 마음에 드셨나 봐요.

◇ 신호철 : 지금은 좀 마음에 듭니다.

◆ 김영민 : 네. 다행입니다. 사실 공항으로 매일 출퇴근을 한다는 게. 물론 공항 안에 있는 의료 센터이긴 하지만. 꽤나 힘들고 지친 시간들이 좀 있으셨을 것 같아요. 그래서 매일 아침에 또 마음을 다잡기 위해서 한 글귀를 낭독하신다. 이런 이야기 들었는데. 혹시 그 글귀 공유해 주시면. 아침에 출근하기 싫을 때, 저도 낭독해 보면 좋지 않을까요?

◇ 신호철 : 제가 읽어드릴까요? 제 핸드폰에 저장되어 있는 글인데. 힘들 때마다 한 번씩 읽어보면, 그래도 힘이 나서 지금 몇 년째 계속 매일 아침마다 보고 있습니다. 천천히 읽어드리겠습니다. 새벽에 받치는 인사. 오늘을 잘 살피라. 오늘이 바로 인생이요. 인생 중에 인생이라. 그 짧은 순간에 당신이라는 존재의 진실과 실체가 성장의 축복과 행위의 아름다움과 성취의 영광이 모두 담겨 있다. 어제는 꿈일 뿐이오. 내일은 환상에 불과하나. 오늘을 잘 살면 어제는 행복한 꿈이 되고. 내일은 희망찬 환상이 된다. 그러니 오늘을 잘 살피라. 이것이 새벽에 바치는 인사이니. 칼리다사라고요. 고대 인도의 극작가분께서 쓰신 글입니다. 제가 마음에 두고 있는 글이기도 하고요. 어떻습니까? 마음에 드시나요?

◆ 김영민 : 저 약간, 그냥 일을 하고 있다라는 생각에서 나는 오늘을 살고 있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좀 바뀌게 된 것 같아요. 너무 좋은 글귀 공유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21년간 얼마나 많은 환자분들을 만나보셨겠어요? 수십만 명이라고 해도 사실 거짓말이 아닐 것 같은데. 특히나 잊지 못하는 환자가 있으실까요?

◇ 신호철 : 네. 한 분 있습니다.

◆ 김영민 : 한 분. 어떤 분이신가요?

◇ 신호철 : 미국인이신데요. 제임스, 잘 지내고 계시나요?

◆ 김영민 : 제임스, 실명을 거론하셨어요?

◇ 신호철 : 제임스라는 이름이 워낙에 많아서. 오래된 조금 몇 년 된 얘기인데요. 공항에서 사실은 거의 기력이 다 쇠해 가는 행려로 발견이 되신 분이에요. 공항 구급대에서 실려오셨는데. 나중에 사연을 들어보니. 가족과 약간 결별하고, 한국에 들어와서 원어민 강사를 하시다가. 약간 만성 알코올 중독이 있으셔서. 그 직장도 못 다니게 되고. 그래서 흘러, 흘러서 인천공항에서 이제 행려로 발견이 되셨는데. 저희 공항의료센터에서 한 3박 4일 정도 머무르시면서, 저희가 직원들이 번갈아 가면서 햄버거도 사다 드리고. 영양제도 맞춰 드리고. 말동무도 해주고. 목욕탕도 보내주고 해서 기력을 되찾았고요. 그 다음에 미국 대사관과 연결해서 결국은 가족의 품으로 되돌려 보냈던 분입니다.

◆ 김영민 : 그렇군요.

◇ 신호철 : 제가 쓴 에세이에도 이런 표현이 나오는데요. 제임스, 술 그만 드시고 건강하게 행복한 노후를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 김영민 : 맞아요. 이렇게 그냥 아픈 부분을 고친다. 이걸 떠나서 한 사람의 인생을 돌본다는 점에서 정말 뿌듯한 일들이 많으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희 나눌 이야기가 진짜 많은데, 정말 아쉽게도 오늘은 시간이 다 됐습니다. 다음에 한 번 더 모시는 걸로 하겠습니다. 다음에 또 부르면 나와 주실 수 있으신가요?

◇ 신호철 : 감사합니다. 기꺼이 나오겠습니다.

◆ 김영민 : 알겠습니다.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낭만의사 인천국제공항 의료센터의 신호철 원장과 함께 했습니다. 오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신호철 : 네. 감사합니다.

◆ 김영민 :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는 YTN 라디오 홈페이지와 유튜브를 통해서 다시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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