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일 : 2025년 9월 02일 (화)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권은택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원화 변호사(이하 이원화) : 말 한마디에 천냥 빚 갚는다고 하죠. 어떤 일이 벌어졌을 때 너무 화가 나더라도 잘못을 한 상대가 죄송하다, 미안하다 진심 어린 사과를 하면 그래 뭐 사람이 실수할 수도 있지 툭툭 털고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그 공식이 통하는 건 아니죠. 아무리 사과를 받는다고 해도 피해자 입장에선 도저히 지워낼 수 없는 기억도 있게 마련입니다. 바로 이 사건처럼요.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으시죠? 앞서 흐느껴 울던 여성 A 씨는 전북의 한 고등학교에 재직 중인 선생님이었습니다. 어느 날 퇴근 후 수업 운영을 위해 사용하던 SNS 계정에 접속했는데 익명의 사용자로부터 메시지가 한 통 와 있었다고 하죠. 메시지를 확인한 순간 A 씨는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그 안에 특정 신체 부위의 사진과 성적 행위를 암시하는 성희롱성 발언이 담겨 있었기 때문입니다. 도대체 누가 이런 짓을 벌였던 걸까요? 곧 학교 안에서는 이런 소문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범인은 다름 아닌 A 씨가 다니는 학교의 학생이었죠. 즉 A 씨가 가르치던 A 씨의 제자였다는 이야기입니다. 범행이 탄로 나자 학생은 선생님을 좋아해서 그랬다 시인하고 사과했지만 A 씨는 정신적 충격으로 정상적인 수업조차 이어가기 힘든 상황이었다고 하죠. 그렇다면 과연 이 문제는 어떻게 처리됐을까요? 오늘 사건X파일에서는 교권 침해와 관련된 다양한 사건들 폭넓게 짚어보겠습니다. 지금 바로 시작합니다. 안녕하세요. 사건X파일 이원화입니다. 오늘도 로엘 법무법인 권은택 변호사와 함께합니다. 변호사님 어서 오세요.
◇ 권은택 변호사(이하 권은택) : 안녕하세요. 로엘 법무법인의 권은택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이런 말하면 또 너무 나이 들어 보일 것 같아서 주저하게 됩니다만 저 어릴 때만 해도 정말 선생님 하면 감히 함부로 대들거나 까불 수 없는 그런 존재였거든요. 그런데 요즘 보도 나오는 거 보면 세상이 참 많이 변했구나 느낄 때가 많을 것 같습니다.
◇ 권은택 : 네 맞습니다. 예전에는 교사라는 존재 자체가 권위로 자리 잡고 있어서 감히 대들 생각조차 하기 어려웠습니다. 특히 학생부장 선생님은 이 학생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죠. 그런데 지금은 사회 분위기 자체가 많이 달라져서 교사에 대한 존중이 예전만 못하다는 지적이 계속 나옵니다. 그래서 교권을 어떻게 지켜낼 것인가가 우리 사회의 중요한 과제가 된 것 같습니다.
◆ 이원화 : 오늘 먼저 살펴볼 이 사건 같은 경우 최근 발생한 일인 것 같던데요. 전북의 한 고등학교에서 있었던 일이죠?
◇ 권은택 : 네 그렇습니다. 지난 6월 전북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이 수업과 상담에 사용되던 SNS를 통해 여교사에게 자신의 신체의 은밀한 부분을 찍은 사진과 음란 메시지를 보낸 사건입니다. 이 해당 SNS 채널은 교사가 수업 운영과 상담을 위해 사용 중이었습니다.
◆ 이원화 : 부득이 또 옛날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만 옛날에는 부모님들이 선생님을 만난 일 자체가 많지 않았는데 요즘은 유치원 때부터 선생님들이 SNS로 뭐 사진도 보내주고 이런저런 일이 있었다 소통을 굉장히 많이 하시거든요. 방금 변호사님이 언급해 주신 그 SNS도 아마 그런 식으로 활용되는 SNS가 아니었나 싶은데 그런데 메시지를 확인하자마자 자동으로 삭제가 되어 버리는 그런 기능이 있었어요.
◇ 권은택 : 네 맞습니다. 이번 사건에서 사용된 SNS 메시지는 확인 직후 자동 삭제되도록 기능이 설정된 속칭 폭탄 메시지 기능이 적용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피해 교사가 내용을 확인하긴 했지만 증거 확보가 쉽지 않았었던 거죠. 이 사실이 알려지자 학교 측은 곧바로 피해 교사와 학생을 긴급 분리 조치했고, 사건을 정식으로 다루기 위해 교권보호위원회를 소집했습니다. 이 교권보호위원회는 교사가 교육활동 과정에서 침해를 당했을 때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교사 보호 조치나 가해, 학생 징계 등의 조치를 논의하는 기구입니다. 이번 사건 역시 그 절차에 따라 교권보호위원회에서 다뤄지게 된 것입니다.
◆ 이원화 : 결과가 어떻게 나왔을지 궁금한데, 일단 그전에 학교 교권보호위원회가 열린다 그러면 여기서 어떤 조치들이 나올 수 있는 거죠?
◇ 권은택 : 네, 교권보호위원회가 열리면 크게 세 축의 조치가 가능합니다. 첫째, 피해 교사 보호입니다. 이 교사 학생 긴급 분리, 동일반 배치 조정, 접촉 접근 제한 상담, 치유 법률 지원과 같은 안전망이 포함된다. 둘째, 학생 측 조치입니다. 사실 관계 재발 위험에 따라 서면 사과, 특별 교육, 학교 봉사, 출석 정지, 전학 퇴학까지 단계적으로 의결할 수 있습니다. 셋째 재발 방지 대책입니다. 학교 차원의 생활 지도 강화, 디지털 성범죄 예방 교육, 신고 증거 보전 절차 정비 등을 병행합니다. 그런데 이번 전북 사건에서는 조금 논란이 있었습니다. 이 지역 교권보호위원회가 방과 후에 개인적으로 발생한 일이고, SNS를 통한 개별 메시지라 교육 활동 침해로 보기는 어렵다 이런 이유로 교권 침해가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1차 심의에서 학생 징계나 특별 교육 같은 제재가 의결되지 않았고, 사건 성격을 교권 침해로 공식 인정하지도 않았습니다. 다만 학교장 권한으로 긴급 분리 등 안전 조치 자체는 유지됐습니다.
◆ 이원화 : 이걸 납득할 만한 분들이 얼마나 될까 싶은데요. 피해 교사가 여기에 불복할 수는 있는 겁니까? 그런 절차나 방법이 있는지?
◇ 권은택 : 네 불복할 수 있습니다. 이 교권보호위원회의 결정에 대해 피해 교사가 납득하기 어렵다라고 판단할 경우 상급 기관인 시도 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에 다툼을 제기할 수 있는 절차가 열려 있습니다. 실제 이번 전북 사건에서도 피해 여교사가 교보위가 판단을 지나치게 좁게 해석했다, 방과 후라고 해도 업무용 SNS를 통한 행위는 교육 활동의 연장선인데 이걸 침해가 아니라고 본 건 부당하다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여론도 크게 달아올랐습니다. 교사 단체와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방과 후라 해도 교사와 학생의 관계가 끊기는 건 아니다, 방과 후 사적 채널이라도 업무용 소통의 연장선일 수 있고, 내용이 교육 활동을 침해하는 성적 모욕이라면 침해로 봐야 한다라는 비판이 커졌고, 그 결과 상급기관 판단 절차로 이어지게 됐습니다.
◆ 이원화 : 상급 기관의 판단이라면?
◇ 권은택 : 말씀하신 상급 기관은 바로 시도 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입니다. 이번 사건에서도 실제로 행정 심판이 청구됐고, 위원회는 지역 교권보호위원회가 내린 결정을 다시 검토하게 됩니다. 여기서는 단순히 방과 후에 일어난 일이냐 아니냐만 보지 않고 메시지가 오간 매체가 원래 교육활동을 위해 사용되던 SNS 채널이었는지, 그리고 내용이 교사의 직무 수행을 방해하거나 성적 굴욕감을 유발했는지, 피해 교사의 안전과 수업권 보장을 위해 추가 조치가 필요한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현재 최종 결과가 나온 건 아니지만 분위기를 보면 최소한 침해 사실은 인정하고 그 취지에 따라 지역 교권보호위원회가 다시 열려 피해 교사 보호 조치와 학생에 대한 징계 수위를 재검토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학생 측도 이에 대해서 학생 측도 불복하면 행정 소송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번 케이스는 학생에게 실질적 제재를 부과하는 방향으로 결론 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됩니다. 이 경우 내려질 수 있는 조치는 크게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피해 교사 보호 강화를 위한 법률 심리 지원 확대, 학생과의 지속적 분리, 그리고 다른 하나는 학생 측 징계로서 특별 교육 출석 정지, 전학 등입니다.
◆ 이원화 : 그런데 어떤 분들은 이런 말씀을 하실 것 같습니다. 성폭력 처벌법상 통신매체 음란 행위라는 죄가 있지 않습니까? 형사 사건으로 넘길 수는 없느냐 어떤 말씀 주시겠습니까?
◇ 권은택 : 형사적으로도 가능성은 있습니다. 이번 사건처럼 학생이 교사에게 성적 사진이나 메시지를 보낸 경우 통신매체 이용 음란죄 적용 가능성이 검토됩니다. 실제로 이런 행위는 단순한 장난이나 짓궂은 행동으로 보기 어렵고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사건처럼 열람 즉시 삭제되는 메시지는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점이 난관입니다. 실제로 교권 침해 사안이 형사 단계에서 불송치로 끝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행정적 보호 조치와 함께 초기에 증거 보전 절차를 병행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 사건 이게 끝이 아닙니다.
◆ 이원화 : 이게 끝이 아니란 말이 도대체 무슨 말이죠?
◇ 권은택 : 제가 이게 끝이 아니다라고 말씀드린 이유는 이 교사가 이미 이번 사건 이전에도 성추행 피해를 입은 사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사건이 충격적인 이유가 이 동일한 피해 여교사가 2년 전에도 다른 교권 침해 피해를 입었다는 것인데요. 당시에는 학생이 아니라 학부모가 교사를 성추행한 사건이었습니다. 즉 이 교사는 학생에 의한 성희롱에 의해 이어 과거에는 학부모에 의한 성추행까지 겪은 셈입니다. 한 교사가 짧은 기간 동안 이런 반복적인 침해를 겪었다는 건 우리 교권 보호 체계에 여전히 큰 구멍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이원화 : 이게 이번 조사 과정에서 밝혀진 건가요?
◇ 권은택 : 이번 조사 과정에서 새롭게 드러난 건 아니고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다시 주목을 받게 된 것인데요. 과거 사건이 다시 함께 언급되면서 이 교사가 얼마나 반복적으로 교권 침해 피해를 겪었는가 이것이 알려진 것입니다. 피해 교사가 2년 전 학부모로부터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당했고 이 사건은 교권보호위원회에서 공식적으로 교육활동 침해로 인정되었습니다. 그 결과 현재 그 학부모는 상대로 민형사 재판까지 진행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 이원화 : 네 그런데 앞서 언급해 주신 행정심판이라든지 또 그 전에 이야기가 나왔던 학교 교권보호위원회라든지 여기서 내려진 결정이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인 학생이 나는 납득 못 하겠다 이런 경우도 분명히 있을 거잖아요. 이럴 땐 어떻게 되는 겁니까?
◇ 권은택 : 네 당연히 가해 학생 측에서도 불복할 수 있습니다. 이 교권보호위원회 결정이나 행정심판 결과에 대해 억울하다고 주장하는 쪽은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일 수도 있습니다. 예컨대 학생 입장에서는 사실과 다르다, 징계 수위가 과중하다라는 이유로 불복을 할 수 있는 거죠. 이 경우 학생이나 학부모가 선택할 수 있는 절차는 행정 소송입니다. 이 교보위 결정이나 학교의 징계 처분에 대해 무효 확인 소송이나 취소 소송을 제기하는 방식인데요. 실제로 비슷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한 고등학생이 학교에서 반복적으로 담배를 피우고 교사에게 욕설과 성희롱적 언행을 하며 반성문 작성 요구에 폭언과 위협까지 이어가자 학교 측에서 결국 퇴학 처분을 내린 사건이 있었죠. 학생은 징계가 과하다라며 법원에 퇴학 처분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수차례 지도와 사회봉사 특별 교육에도 불구하고 반복됐고 피해 교사와 다른 학생들의 수업권 침해가 심각하다며 퇴학은 정당하다고 판결했습니다. 즉 학생이 억울하다고 느낄 경우 법적으로 다툴 수 있는 절차가 열려 있지만 실제 재판에서는 교사의 안전과 학습권 보호를 우선시하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 이원화 : 앞서 이야기한 사례들의 또 다른 공통점 중에 하나가요. 바로 휴대폰을 이용한 범죄라는 점이거든요. 그래서 일각에서는 학교에서 휴대전화 사용을 제한해야 하는 거 아니냐 이런 의견도 나오는 것 같던데 관련 법안이 혹시 나온 게 있습니까?
◇ 권은택 : 바로 국회는 27일 본회의를 열고 내년 1학기부터 초등 중고등학교 학생들의 수업 중 휴대폰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스마트폰 중독으로 학력 저하, 정신 건강 문제 등이 심각해지자 학교에서만이라도 디지털 기기 사용을 못하도록 법적으로 막은 것입니다. 수업 중 휴대폰 사용을 법으로 제한하게 된 것은 최근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중독 문제가 매우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교사 단체도 이에 대해 환영하는 입장문을 냈습니다. 한국교총은 이날 성명을 내고 그간 잘못된 휴대전화 스마트 기기 사용으로 인해 학생들의 스마트폰 과의존성과 중독성, 학습 저하, 여타 학생들의 수업권과 교사의 교권 침해가 심각했다는 점에서 이를 개선하는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오늘 여러 사건을 살펴보면서 알 수 있듯이 교권 침해는 더 이상 개인 교사의 문제를 넘어 교육 현장의 안전과 존엄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 하는 사회적 과제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학생의 학습권도, 교사의 가르칠 권리도 제대로 보장될 수 없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 이원화 : 네 사건X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 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X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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