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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전문

방송시간[월~금] 06:40, 12:40, 19:40
제작진진행: 이원화 변호사 / PD : 김세령 / 작가 : 강정연
"특수준강간 태일, 실형 못 피해…자수서 감경 효과 없을 것" 현직 변호사 분석
2025-07-02 12:50 작게 크게
■ 방송 : FM 94.5 (06:40~06:55, 12:40~12:55, 19:40~19:55)
■ 방송일 : 2025년 7월 2일 (수)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송주희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이원화:  K팝 아이돌들이 성폭행, 성매매와 같은 성범죄에 연루되는 케이스, 간혹 보도되곤 하는데요. 오늘 사건엑스파일에서 이 문제,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사건엑스파일, 이원홥니다. 로엘 법무법인, 송주희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변호사님, 어서오세요.

◇송주희: 안녕하세요. 로엘 법무법인의 송주희 변호사 입니다.

◆이원화: 정말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던 아이돌들이 성범죄에 연루된 케이스, 뭐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만 그래도 종종 보도되곤 하잖아요.

◇송주희: 네, 대중의 사랑과 관심을 받는 아이돌 가수가 성범죄 사건에 연루될 경우, 그 사회적 파장은 매우 큽니다. 팬덤은 물론 대중에게도 큰 충격과 실망감을 안겨주죠. 과거부터 최근까지 몇몇 아이돌 멤버가 성범죄 혐의로 법정에 서는 안타까운 일들이 있었습니다. 소속사의 철저
한 관리 시스템으로도 막기 어려운, 개인의 윤리 의식과 직결된 문제이기에 더욱 씁쓸함을 남깁니다.

◆이원화: 일단 오늘 먼저 살펴볼 케이스는 NCT의. 이제는 전 멤버가 됐죠. 태일의 성범죄 피소 사건이거든요. 어떤 일이 있었던 건지부터 설명을 해주시죠.

◇송주희: 네. 그룹 NCT의 전 멤버 태일은 2024년, 남성 지인 2명과 함께 술에 취한 여성을 집단으로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공소 사실에 따르면, 태일 일당은 서울 이태원에서 처음 만난 중국 국적의 여성 관광객과 술을 마신 뒤, 피해자가 만취하자 택시에 태워 지인의 집으로 데려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원화: 이게 어떻게 알려지게 된 거죠?

◇송주희: 2024년 6월, 피해 여성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수사가 시작됐습니다. 이후 같은 해 8월 28일, 소속사였던 SM엔터테인먼트가 "태일이 성범죄 관련 형사 사건에 피소된 사실을 확인했다"며 "사안이 매우 엄중함을 인지해 팀 탈퇴를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대중에게 알려지게 됐습니다. 이후 검찰은 태일과 공범들을 성폭력처벌법상 '특수준강간'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이원화: 검찰이 ‘특수준강간’ 혐의를 적용했다는 건, 그만큼 이 사건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해볼 수도 있을까요?
        
◇송주희:네, 정확합니다. '특수준강간'은 매우 중한 범죄입니다. 형법상 '준강간'은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해 간음하는 것인데, 여기에 '특수'라는 말이 붙으면 2명 이상이 합동하거나 흉기 등 위험한 물건을 이용한 경우를 의미합니다. 태일의 경우 3명이 함께 범행을 저질렀기 때문에 특수준강간 혐의가 적용된 것이고요. 법정형도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되어 있어, 법이 얼마나 이 범죄를 무겁게 다루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원화: 태일 씨는 어떤 입장인 걸로 알려졌나요?

◇송주희: 태일씨는 2025년 6월 18일에 열린 첫 공판에서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습니다. 법률대리인을 통해 "피해자에게 큰 피해를 드린 것을 후회하고, 죄송한 마음뿐이다"라며 선처를 호소하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원화: 태일씨 측에서 특히 “경찰 조사를 받기 전에 자수서를 제출했다” 이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 알려졌는데 하지만 검찰에서는 ‘압수수색하자마자 자수서라는 걸 써서 왔고, 법에서 정한 요건에도 안 맞는다’ 일축했던데 이 자수서란 게 법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 건지, 설명을 해주시죠.

◇송주희: 법적으로 '자수'는 범인이 수사기관에 자발적으로 자신의 범죄 사실을 신고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자수를 하면 법원에서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해줄 수 있는 '임의적 감경 사유'가 됩니다. 태일 측은 이 점을 노리고 자수서를 제출했다고 강조한 것이죠. 하지만 검찰의 주장은 다릅니다. 범행 2개월 후 경찰이 끈질긴 추적으로 CCTV 등을 통해 피의자를 특정한 뒤 압수수색을 하자 그제야 자수서를 낸 것은, 수사기관에 발각되기 전에 스스로 신고한 진정한 의미의 자수로 보기 어렵다는 겁니다. 법원에서도 이런 경위라면 자수의 효과를 인정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원화: 태일 씨의 법률대리인이 “피해자가 처벌불원서를 제출했다” 이 부분도 언급했던데 처벌불원서가 있다고 해서 처벌이 안 되냐, 그건 아니죠?

◇송주희: 네, 그건 아닙니다. 과거에는 성범죄가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만 처벌할 수 있는 '친고죄'였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따라서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처벌불원서'를 제출하더라도 수사와 처벌은 그대로 진행됩니다. 다만, 피해자와 합의하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은 재판부가 형량을 정할 때 피고인에게 유리한 사정, 즉 '양형 감경 요소'로 중요하게 고려합니다.

◆이원화: 그리고 태일 측에서 내놓은 1심 공판의 최후변론을 보면, “어린나이부터 공인으로 성실히 활동했다, 범죄활동이 없고, 기부도 열심히 했다, 지인들의 탄원서, 그리고 모친도 직장에서 퇴사했다, 본인도 팀에서 탈퇴하고 계약도 해지됐고, 아르바이트로 생계유지가 어렵다” 이런 내용이 들어있는데 재판에 영향을 미칠만한 부분, 감경요소가 될 만한 부분이 있습니까?

◇송주희:  네, 변호인 측에서 주장한 내용들은 모두 법원에서 형량을 결정할 때 고려하는 대표적인 감경 요소들입니다. 범죄 전력이 없는 초범이라는 점, 주변인들의 탄원, 진지한 반성, 가족이 겪는 고통, 사건으로 인해 직업을 잃고 경제적으로 어려워진 상황 등은 통상적으로 재판부가 참고하는 양형 자료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가중처벌 요소도 명백합니다. 검찰은 이 사건이 단순 우발적 범행이 아니라, 범행 후 피해자가 장소를 기억하지 못하게 다른 곳에서 택시를 태워 보내는 등 계획적인 면이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여러 명이 한 명의 피해자를 상대로 범행했다는 점 자체가 매우 불량한 죄질로 평가되어 형량을 높이는 중요한 가중 요소로 작용할 겁니다.

◆이원화: 검찰의 구형량은 얼마였죠?

◇송주희: 검찰은 태일과 공범들에게 각각 징역 7년을 구형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신상정보 공개 고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에 10년간 취업제한 명령도 함께 요청했습니다.

◆이원화: 변호사님께선 어떻게 예상하세요? 

◇송주희: 매우 어려운 질문입니다만, 실형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특수준강간죄는 법정형의 하한선이 징역 7년이고, 법관의 재량으로 감경하더라도 최소 3년 6개월의 실형이 선고되어야 합니다. 집행유예가 불가능한 범죄죠. 피고인이 모든 혐의를 인정하고 피해자와 합의한 점은 감경에 유리한 요소이지만 , 여러 명이 합동한 계획적 범죄라는 점, 그리고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한 범행이라는 점에서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판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검찰 구형량인 7년보다는 다소 감형될 수 있겠으나, 법정형의 하한선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 무거운 실형이 선고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상합니다.

◆이원화: 앞서 NCT 태일의 성범죄 피소 사건, 살펴봤는데 성폭행 혐의로 이미 옥살이를 하고 있는 아이돌도 있죠.

◇송주희: 네, 있습니다. 그룹 엑소(EXO)의 전 멤버인 크리스(우이판)입니다. 그는 현재 중국에서 징역 13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입니다.

◆이원화: 어떤 만행이 있었던 겁니까. 

◇송주희: 크리스는 뮤직비디오 촬영이나 신인 모집 등을 빌미로 여성들에게 접근한 뒤, 술에 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는 틈을 타 성폭행을 저질렀습니다. 특히 피해자 중에는 미성년자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큰 충격을 줬습니다. 1심 판결에 따르면 2020년에 술에 취한 여성 3명을 성폭행한 혐의와, 2018년 지인들과 함께 집단 음란 행위를 한 혐의가 인정됐습니다.

◆이원화: 처음에 의혹이 제기됐을 때 혐의를 강력히 부인했었죠. 

◇송주희: 네, 그렇습니다. 최초 폭로가 나왔을 당시 크리스 측은 허위 사실 유포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하는 등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추가 폭로가 이어지고 여론이 악화되자, 결국 중국 공안은 2021년 7월 31일, 크리스를 미성년자 강간 혐의로 체포했습니다.

◆이원화: 그런데 앞서 태일 씨 사건과는 달리, 크리스 씨 사건은 우리나라 법정이 아닌 중국에서 이뤄졌죠.

◇송주희: 네, 크리스는 캐나다 국적이지만, 범죄가 발생한 장소가 중국이었기 때문에 중국 법에 따라 재판을 받았습니다. 이는 '속지주의' 원칙에 따른 것으로, 어느 나라 사람이든 그 나라 영토에서 저지른 범죄는 그 나라 법으로 처벌한다는 원칙입니다. 그는 강간죄와 집단음란죄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이원화: 재판 결과는 어땠습니까.

◇송주희: 1심 법원은 2022년 11월, 강간죄에 징역 11년 6개월, 집단음란죄에 징역 1년 10개월을 더해 총 13년의 징역형을 선고했습니다. 크리스가 항소했지만, 2023년 11월 2심 재판부도 원심을 그대로 유지하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우리나라는 3심제이지만 중국은 2심제를 채택하고 있어 이 판결로 형이 최종 확정되었습니다.

◆이원화: 뭔가 중국에서 재판을 받는다고 하면 사형까지도 가능하니까 훨씬 더 중한 처벌이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했는데 그건 아닌 것 같고. 과태료라고 해야하나요? 추징금이 어마어마하던데요.

◇송주희: 네, 형사 재판과는 별개로 중국 세무 당국이 크리스의 탈세 혐의를 조사해 총 6억 위안, 우리 돈으로 약 1100억 원이 넘는 벌금과 과태료를 부과했습니다. 이 금액은 복역과는 별개로 납부해야 합니다. 크리스는 13년의 형기를 모두 채운 뒤에는 캐나다로 추방될 예정이며, 10년간 중국 입국이 금지됩니다. 한때 캐나다로 추방되면 화학적 거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으나 , 캐나다는 강제적인 치료명령을 내리지 않고, 국외에서 이미 처벌받은 범죄를 다시 처벌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이원화: 사건엑스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집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엑스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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