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일시 : 2025년 6월 30일 (월)
□ 진행 : 이익선, 최수영
□ 출연자 :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이익선: 점심 드시고 차 한잔 하시면서 함께 하시죠. 이슈앤피플의 작은 응접실 <쌀롱드상암>, 오늘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과 이슈들 그 너머의 심리를 들여다보고자 합니다. 이 분야에서 가장 활발히 활동하고 계시는 단국대 심리학과의 임명호 교수님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임명호: 안녕하세요.
◇최수영: 매체에서 많이 봬가지고요. 연예인 뵙는 느낌입니다.
◆이익선: 검색창에 우리 교수님 성함 검색하면 청소년 문제부터 묻지마 살인, 가족 갈등까지 다양한 뉴스들이 뜨거든요. 어떠세요? 교수님이 체감하시기에 본인을 많이 찾는 사회적 이슈 뭐가 있습니까?
◈임명호: 제 이름이 많이 나오면 별로 안 좋은 내용들입니다. 묻지마 폭력이라든지 성폭력 그리고 학교폭력 이런 쪽에 주로 이름을 내다보니까 주변에서는 이름은 기억이 안 나고 그 내용만 기억이 난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어두운 면들이죠.
◇최수영: 근데 과거에는 사실 우리가 심리라고 하면 별거 아닌 거야 그랬는데요. 요즘에는 우울증 같은 경우도 마음의 감기처럼 치부하면 안 된다 이런 얘기를 하잖아요. 그만큼 우리 현대 사회에서 겪는 일종의 심리적 갈등들이 많아진 그 추세 같습니다.
◈임명호: 저도 개인적으로 우울하지 않을 때가 있었나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확실히 우울이라고 하는 게 생활에 많은 단면인 것 같아요.
◆이익선: 다양한 심리적 해석을 여러 칼럼이나 방송 강연을 통해서 해 오고 계신 교수님이 오셨기 때문에 오늘 화두는 심리 밸런스 게임으로 풀어보려고 해요. 먼저 임 교수님과 함께하는 심리 밸런스 게임을 시작 해 보겠습니다. 그러면 교수님이 질문을 주셔야 되겠죠.
◈임명호: 첫째, 다음 중 더 위험한 유형은? 1번, 인간관계가 힘들어서 늘 혼자인 사람. 2번 사람들 관심을 끌기 위해 적극적인 관종. 두 번째 문제. 카톡 프로필로 보는 심리 테스트입니다. 나의 카톡 프로필은 이것이다. 1번, 내 얼굴 셀카. 2번 꽃, 산 바다 등 자연. 3번 설정을 안 한다. 세 번째 입니다. 나는 유튜브 쇼츠나 틱톡 등 SNS로 킬링 타임을 한다, 안 한다? 네 번째 문제입니다. 가족이 우울감을 심하게 느낄 때 1번, 나는 정신과를 찾는다, 2번, 심리 상담실을 찾는다.
◆이익선: 해석을 해 주실 텐데 하나씩 풀어주세요. 처음 문제, 더 위험한 유형으로 1번이 늘 혼자인 사람이고 2번이 관종인 사람인데요.
◈임명호: 답이 정확하지는 않습니다만 제가 임상적으로 경험을 할 때에는 오히려 은둔하고 있는 조용한 사람들이 더 무섭습니다.
◇최수영: 은둔형 외톨이라고 그러죠.
◈임명호: 왜냐하면 조용한 그런 분들이 슬픔이라든지 울분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오랫동안 참아왔다가 한 번에 왈칵 터트리거든요.
◇최수영: 잠재돼 있다가 확 터지는군요?
◈임명호: 그렇죠. 그래서 무섭습니다. 표현을 해 주면 우리가 어떤 부분이 부족하구나, 어떤 부분이 필요하구나, 어떤 부분을 도움을 줘야 되겠구나 이렇게 알 수가 있는데요. 그렇지 못하니까 저희들도 답답하고 도움을 받기가 어렵습니다.
◇최수영: 제가 관종인 사람을 선택한 이유는요. 이런 사람들이 너무 피로할 것 같아요. 끊임없는 사람들에게 인정 욕구가 있어서 정말 얼마나 피곤한 삶일까. 그러니까 계속 내가 아닌 나를 자꾸 보여줘야 되잖아요. 그게 너무 힘들 것 같아서요.
◈임명호: 저도 젊을 때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뭔가 이렇게 말이 많고 시끄럽고 인정받고 싶어 하고 이런 경우가 문제가 더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을 했었는데요. 임상적인 사례를 많이 만날수록 조용한 사람들, 울분이나 슬픔을 이렇게 꾹 누르고 있는 사람들이 더 무서워지고요. 우리 심리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말 안 하는 사람이 제일 무섭다고요.
◇최수영: 노무현 대통령 어록 중에 제가 좋아하는 말 중에 하나가요. 깊게 묻은 다이나마이트가 더 크게 터진다고 그러더라고요. 지금 교수님 말씀하신 것과 일맥하는 것 같아요.
◆이익선: 그렇군요. 그럼 두 번째 질문이 카톡 프로필로 보는 심리인데요. 저는 꽃, 산, 바다 자연을 택했어요.
◇최수영: 저는 얼굴이나 제 가족 이런 스타일입니다.
◈임명호: 실제로 사람에 대해서 관심이 많으면 자기 얼굴이라든지 가족 모습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사람을 보여주는데 아무래도 사람의 관심이 적으면 산이나 강 꽃 이런 것들로 해요. 그런데 이 사람의 심리에는 반대 급부적인 반동 심리라는 것이 있어서요. 오히려 사람이 좋은데 그게 또 너무 힘들어서 피하기 위해서 자연을 보여주는 경우도 있어서요. 어떻게 보면 겉과 속이 다를 수 있죠.
◆이익선: 얼굴를 내보이는 사람은요? 그것도 반동이 있나요?
◈임명호: 아무래도 조금 자신감이 있는거죠. 보여줄 수 있는 것도 자신감이니까요. 저 같은 경우는 저 혼자 보여주기가 힘드니까 가족들을 크게 넣어 가지고요. 온 가족을 다 보여주면 제 얼굴이 되게 작아지니까요.
◆이익선: 설정 안 하는 사람은요?
◈임명호: 세상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 그러나 드물지만 그런 분들도 계시긴 합니다.
◇최수영: 그래서 저희가 그런 프로필을 보면 약간 소극적이고 세상과 거리를 두고 싶어 하는 그런 식으로 이해를 할 수도 있겠네요.
◆이익선: 세 번째 질문은 킬링 타임용으로 유튜브 쇼츠나 틱톡 SNS를 본다. 저는 하는 편이고요.
◇최수영: 저는 거의 안 하고요.
◈임명호: 보통은 많이 하시죠. 젊은 친구들은 안 할 수가 없을 거예요. 프로필이나 이런 부분들이 없으면 다들 다 이렇게 아싸로 취급을 하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이렇게 표현을 하는 경우가 있고요. SNS 프로필에 매달리는 친구들을 보면 어쩔 수 없다라는 건 생각은 드는데 그래도 너무 소모적이지 않나 그런 생각이죠.
◆이익선: 그러니까 저는 남이 만든 걸 보는 보거든요. SNS 하진 않고요.
◈임명호: 보는 것도 킬링 타임입니다.
◆이익선: 마지막 질문이 가족이 우울감을 심하게 느낄 때 나는 정신과를 찾는다, 심리 상담실을 찾는다였는데 저희 둘 다 심리 상담소였어요. 근데 그 이유가 있어요. 정신과는 만약에 가면 이 약을 드십시오 하고 끝날 것 같고 맞아 심리 상담소는 제 얘기를 들었을 것 같은 거죠.
◇최수영: 저는 심리 상담소 오면 조금 편안하게 가겠는데 정신과라고 그러면 이게 나한테 뭐 문제가 있나? 혹시 이걸 누가 또 뭐 보거나 이러지 않을까? 그런 약간 두려움도 있는 것 같아요.
◈임명호: 아직까지는 여전히 낙인 효과 같은 게 있어서 두렵기도 하고 그런 면들이 많이 있습니다. 요즘에 젊은 정신과 선생님들이 많으셔서 굉장히 친절하시고 심리의 장점을 같이 이렇게 병합한 그런 분들도 꽤 계셔서 생각보다는 요즘에는 상당히 친절한 정신과 선생님들도 많이 계시고요. 심리 선생님들도 과학이나 생물학적인 내용에 굉장히 관심이 많으셔 가지고요. 약물 치료라든지 또는 인지행동 치료라든지 과학적인 최근 치료에 대해서도 굉장히 관심이 많습니다. 요즘에 많이 중복되어 있다.
◇최수영: 겹치기도 하는 것 같아요. 이거 한번 짚어보겠습니다. 교수님 SNS뿐만 아니라 사실 요즘은 카카오톡이나 각종 메신저로 인해 가지고 심리 불안을 겪는 분들이 많은데요. 이게 이런 거죠. 보내놨는데 상대방이 읽지 않고 계속 남아 있으면 내가 잘못했나 이 사람이 나한테 관심 없나? 해석이 분분하잖아요.
◈임명호: 맞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아무래도 예민할 수밖에는 없고요. 사실 생각해 보면 저도 젊을 때에는 연인이 뭐 해? 이렇게 오면 빨리 막 대답을 해야 될 것 같고 잠도 안 자고 대답을 했던 기억이 나는데요. 요즘에는 이런 말이 오면 두렵죠. 그런 부분들이 차이가 있을 같긴 합니다. 아무래도 젊은 사람들은 그 부분에 대해서 상당히 소모적이고 신경도 많이 쓰고요. 바로바로 답을 해야 되니까 압력도 있고요. 감시당하는 느낌도 사실 들기 때문에 어려운 문제이기는 합니다. 요즘에는 실시간 커서까지 이렇게 있어서 더 어렵습니다.
◆이익선: 요즘 인간관계가 정리의 시대라고들 합니다. 연락하기 싫은 사람이나 만나기 싫은 사람이나 생각이 다른 사람. 특히 요새 이념 얘기를 많이 하잖아요. 건강하게 잘 정리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임명호: 없습니다. 저도 법륜 스님 얘기 듣고 뭐 불편한 사람 만나지 마라, 피하는 게 정답이다. 저도 동의합니다. 저도 심리학자지만 똑같이 그런 경우를 느꼈고요. 그래서 어떻게 정리를 할까 생각을 해보았는데요. 보통 정말로 힘든 환자분들을 이렇게 정리하는 방법 중에요. 미루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익선: 일정을 미루는 건가요?
◈임명호: 그렇죠. 다음에 해보자 이렇게 하는 거죠. 그리고 또 하나는 내가 아프다. 실제로 약간 마음이 아프지만 은유적으로 표현한 거죠. 내가 아파서 다음에 보자 이렇게 얘기하는 방법이 있고요. 세 번째 방법은 별로 추천하지는 않지만 제가 능력이 없어서 옆에 있는 좋은 병원에 훌륭한 선생님이 계신데 그분한테 가세요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최수영: 감정에 약간 이격을 둬야 한다는 말씀으로 들려요.
◈임명호: 물론 인문학적인 철학이 있다라면 극복할 수 있겠지만 저 같은 경우는 직접 이렇게 자주 그런 일들을 당하게 되는데요. 그런 경우에는 미루는 방법이나 내가 약간 무능하거나 내가 아프다라는 방법으로 피하는 방법을 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최수영: 저는 50대 후반입니다마는 사실 이 나이쯤 되니까 인간관계는 넓혀가는 게 아니라 오히려 좁혀가는 거라는 걸 알겠어요. 40~50대 청취자들이 많이 들으셔서요. 조언을 주신다면요?
◈임명호: 제 얘기를 할 수밖에는 없는데 저 같은 경우도 많이 정리하고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가족들이나 고향 친구들도 1년에 한두 번 만나기가 어려운데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서 얼마나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을까 그런 생각입니다. 그래서 새로운 인간관계를 조금 줄이려고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되도록이면 그동안 못 만났던 친구들한테 한 번 연락을 해서 만나본다라든지. 사실 그 정도만으로도 많이 바쁜 것 같습니다.
◆이익선: 저희가 방송하다 보면 문자를 받거든요. 저는 방송 기간이 오래됐어요. 요즘처럼 문자가 날이 서 있고 진행자의 마음을 다치게 하는 문자를 받아본 적이 없거든요. 정치적인 어떤 생각 때문에 누군가를 지지하거나 이런 사람들은 진행자를 향해서 육두문자를 쓰기도 하고 그런 감당하면서 진행을 하는 거예요. 그냥 감당해야 되나요? 국민 여러분들이 그러니까 이념적으로 대치돼 있고 한쪽은 마음을 다치고 있고 한쪽은 그렇지 않고 이런 것들이 있는 거잖아요.
◈임명호: 사실 선을 넘는 거죠. 나랑 다른 어떤 다른 생각을 가졌다라고 해서 내가 그 사람에 대해서 폄하를 하거나 또는 혐오를 드러낸다라고 하는 거는 심리적으로 볼 때는 본인이 부족해서입니다. 틀림없이 본인의 열등감을 보상받기 위해서 상대방을 공격하고 폄하를 하면 내 마음이 편해지거든요. 우리가 다른 사람에 대한 공격에 대해서 가장 쉬운 예가 갑질이라고 보통 볼 수가 있는데요. 이렇게 심하게 공격을 하면요. 사실은 그 심리는 카를 융이 그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갑질, 나르시즘은 열등감의 반대 보상이다. 그러니까 사실은 열등감이 있는 사람들이 그걸 보상하기 위해서 더 과하게 공격을 하고 비난을 하고 혐오하고 차별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사실은 저희들은 큰소리 치는 사람들 굉장히 과다한 자의식의 쌓여 있는 이런 사람들은 틀림없이 숨겨져 있는 열등감이 있을 것이다 그렇게 봅니다.
◆이익선: 소리를 지르고 욕을 하고 입에 담을 수 없는 말을 한다든지 그런 사람들은 사실은 열등감이 많은 사람이다.
◈임명호: 틀림없이 열등감이 많은 사람들입니다. 저는 예외를 본 적은 없습니다.
◇최수영: 그러면 세계에서 가장 큰 정치적 갑질을 하는 트럼프. 교수님이 쓰신 칼럼 중에 재밌는 주제가 하나 있었는데요. 휴대폰 잠금 화면에 자기 얼굴 대문짝만하게 걸어둔 도널드 트럼프, 이 스트롱맨의 심리는 어떤 가요?
◈임명호: 자의식 과잉입니다. 분명히 대통령이라고 하는 이면, 그리고 언어를 표현하는 것 이런 부분들의 과도한 자의식은 분명히 열등감이 있다 그렇게 생각을 하고요. 아마 본인 프로필을 그렇게 크게 한 거는 그만큼 본인의 자신감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익선: 근데 요즘 분들이 MBTI에 열광하거든요. 그래서 마치 MBTI 자기 걸 모르면 어머 어떻게 그걸 몰라라는 식으로 얘기를 한단 말이에요. 지금 이런 분위기는 어떻게 보세요?
◈임명호: 저도 MBTI에 관련된 인터뷰를 많이 했었는데요. 재미있습니다. 원래 MBTI도 융에서부터 출발을 합니다. 너는 논리적인 생각 중심이야, 감정 중심이야 직관 중심이야. 융의 감정과 이성에서 나오는 이론인데 재미는 있습니다. 그러나 과학적인 요소가 많이 부족하고요.
◆이익선: 최수영 씨는 MBTI가 뭐죠?
◇최수영: 저 잘 몰라요.
◈임명호: F신 거죠? 보통 방송국에 계신 분들이 F가 많으시더라고요.
◆이익선: 저는 T거든요.
◈임명호: 그러신 것 같았어요.
◆이익선: 그래요. 그게 보이세요?
◈임명호: 저희 집도 T하고 F가 둘 씩이거든요. 감정에 관련된 부분들은 아무래도 정서에 많이 변화가 있고요. T는 정서가 없는 건 아닙니다. 정서가 있지만 뭔가 T를 잡고 살아야 되는 이런 환경 이런 것들 때문에 아마 T가 표방이 되어 있어 그런 거라고 봐야 된다라고 봅니다. 결국 T가 없으면 우리가 중심을 잡을 수가 없어요.
◇최수영: 맞습니다. 요즘에 저를 포함한 많은 분들이 사실상 무기력이라는 화두를 달고 사는 것 같아요. 굉장히 중요한 게 무기력하다고 얘기하고 자기가 느끼는 순간 대안이 없어요. 그리고 스스로가 무너져요. 왜 무기력이 이렇게 화두가 되는 겁니까?
◈임명호: 사회가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죠. 특히 젊은 사람들 되게 불행한 시대에 태어났다라고 생각하는데요. 20대 초반에 결혼 문제, 주거 문제, 직장 문제가 모두 겹칩니다. 그리고 단군 이래 가장 어려운 시기입니다. 지금 어떻게 보면 우리 기성세대보다 더 못 사는 세대가 지금 젊은 세대가 될 것으로 보이고요. 더 이상의 지금 기성세대 이상의 노력과 고생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얻을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그래서 이 사회가 점점 더 무기력하고 말하자면 성취감을 얻을 수 없는 세대가 되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고요. 되게 안타깝습니다. 피로사회라고 하지만 그렇죠. 성취감을 얻을 수 없는 요즘 젊은이들의 특징 중에 하나가 뭐냐 하면 소확행 .말하자면 작은 성취감을 얻을 수 있는 게 이 젊은이들의 가장 큰 즐거움이랄까요? 그러니까 기쁨입니다. 그런 걸 보면 안타깝죠.
◇최수영: 요즘에 아.보.하라고 아주 보통의 하루가 오히려 트렌드가 되는 그런 삶이잖아요.
◆이익선: 좋아요. 무기력에 빠질 수밖에 없는 어려운 조건에 젊은이들을 위해서 어떤 말씀을 해드리고 싶어요?
◈임명호: 저는 작은 소통부터 출발을 해야 된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아주 작은 일부터 시작을 하면 되는데요. 강아지 데리고 아침에 산책하는 거 1시간이 성취감을 얻거나 무기력을 깨는 첫 번째 습관이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익선: 강아지가 없는 사람은요?
◈임명호: 혼자 산책하면 되죠. 제가 그 말씀을 하나 드리면 코로나 때 살아난 아이가 있었는데 그 아이가 죽으려고 결심을 해서 거의 한 달 동안을 집 안에서 은둔해 있었어요. 그런데 담임 선생님이 찾아갑니다. 이상하니까 그리고 담임 선생님이 부임하신 지 얼마 안 되는 그 신입 선생님이셨는데요. 찾아가 보니까 애가 널브러져 있는 거예요. 무기력하게. 그래서 그 아이를 데려다가 머리를 깎아주고 본인이 카레를 해서 밥을 한 끼 해 줍니다. 군대에서 취사병을 했었대요. 그 아이가 한 달 반을 더 삽니다. 한 달 반 후에는 방문 사회복지사가 발견을 해 가지고 그 아이가 살아나거든요. 저는 정말 이 무기력하고 자살을 할 수밖에 없는 아이가 어떻게 살아났느냐? 그 선생님의 작은 온정입니다. 그런데 그 선생님은 본인이 이 아이를 살린 거 모릅니다. 살아났기 때문에. 실패하면 혹은 죽었으면 굉장히 후회를 많이 했겠죠. 본인이 살린 거는 알 수가 없으니까. 우리가 생존자 편향이라고 하는데요. 저는 이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그래서 우리 사회의 아주 작은 온정이 있으면 그게 씨앗이 돼서 정말 사람을 살리는 일들이 많이 생깁니다.
◇최수영: 일종의 나비 효과가 되네요.
◈임명호: 그렇습니다. 근데 그게 거창한 일이 아니고요. 실제로 자살하는 사람의 4분의 3은 비전문가가 만납니다. 4분의 1만 전문가에게 옵니다. 4분의 3이 전해주는 따뜻한 그 한마디가 사실은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또 실패하기도 합니다. 항상 이런 교육을 하게 되면 우울증이나 교육을 하게 되면 그렇게 사소한 한마디에 대해서 우리가 도움을 주는 게 생각보다는 커다란 아까 나비 효과 말씀하셨는데 정말 사람을 살리는 나비 효과가 됩니다.
◇최수영: 교수님 말씀의 말의 중요성을 하셔서 요즘에 누가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저희 사자성어 중에 촌철살인이라고 그러잖아요. 예리한 말로 사람을 죽인다는데 그거 말고 활인을 해야 한다고 그러더라고요. 혀 끝에서 나오는 말로 사람을 살려야지 사람을 죽이면 되겠느냐라는 그 말이 지금 교수님 말씀하신 작은 말의 실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임명호: 맞습니다. 작은 말 하나면 아주 충분합니다. 근데 그게 전문가가 아니면 못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을 하시는데요. 그렇지 않습니다.
◇최수영: 전문가 편향에서 벗어나야 되겠네요. 나도 할 수 있으니까.
◆이익선: 최근 5년 새 ADHD 환자가 140%나 급증을 했다고 합니다. 근데 참 의외인 게 보통 잘 산다는 부자들이 산다고 하는 서울 강남이 1위였다 그래요. 이거 어떻게 봐야 돼요?
◈임명호: 잘못된 편견이죠. 사실은 정상적인 아이도 ADHD 약을 먹으면 학습이 좋아질 것이다 이렇게 생각을 하시는 건데요. 그런 학술 보고는 없습니다. 오히려 부작용만 더 늘어날 뿐이죠.
◆이익선: 그럼 이분은 강남에 있는 분들의 상당수는 그러면 ADHD라서가 아니라 약을 먹으면 공부가 잘 된다고 해서 처방받는다는 뜻인가요?
◈임명호: 물론 유병률도 높아졌습니다. 우리가 성인에서도 ADHD가 발견이 되고 많이 쓰고 있는데요. 그렇지만 보통은 접점에 있는 ADHD보다는 정상에 가까운 그런 아이들도 ADHD 약을 많이 복용을 하고 있다 아마 이런 문제가 있을 것입니다.
◆이익선: 그렇군요. 마무리할 시간이 거의 다 돼 가는데요. 가족 얘기를 하고 싶으시다고요?
◈임명호: 어려운 시대에 힘들어하는 청년들을 많이 보면서 제가 생각을 한 거는 가장 중요한 거는 가족이 해결할 수 있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번에 부산에서 일어난 그 사건에서도 조부모에게, 부모에게, 친구에게 전화를 하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이익선: 부산 여고생 3명 사건 말씀하시는 거죠?
◈임명호: 네, 도움을 요청을 한 거죠. 사실은 어떻게 보면 저는 누군가가 도와줄 수 있었더라면 그 사람들 중에 한 사람이라도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있었더라면 그런 비극이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사실 전문가에게 맡기거나 또는 상담 선생님에게 맡기거나 보다는 가족이 소통을 해야 됩니다. 가족이 가장 큰 힘이 되어야 된다라고 생각을 하고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작은 한마디라도 먼저 물어보고 어떻게 지내는지 아이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오프라 윈프리가 가족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무엇인가 이런 질문을 합니다. 그 답은 시간입니다. 시간 굉장한 전문가적인 노력이 아니고요. 같이 아이랑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 충분히 그런 이야기들을 들을 수가 있고요. 어려운 시대인데 극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가족밖에 없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최수영: 제가 어느 광고 카피에서 본 말인데요. 가족이라는 존재는 고속도로를 달릴 때 차 안에 안전벨트 같은 존재라고 하는 광고 카피를 봤는데요. 위험 상황에서도 언제나 우리를 이렇게 지켜줄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지금 교수님 말씀 그런 뜻이거든요.
◈임명호: 평소에는 느껴지지 않지만 정말 위험한 상황에서 내 생명을 지켜주는 그런 안전벨트 같은거죠.
◆이익선: 근데 혼자 떨어져 나오고 떨어진 생활을 오래 하신 분들 같은 경우는 어떻게 해야 될까요?
◈임명호: 그래도 충분히 가족과의 유대감은 가질 수가 있는데요. 요즘같이 SNS 핸드폰도 발달이 되어지고 실제로 코로나 때 영국 지침을 보게 되면 하루에 두 번 이상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와 SNS를 포함한 소통을 하라고 해요. 그리고 그 소통을 할 사람들을 미리 리스트업 챙겨볼 것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한 번쯤은 내가 힘들 때 누구와 이야기를 할 것인지를 정해놓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익선: 잘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님과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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