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날짜 : 2025년 6월 15일 (일요일)
■ 진행 : 김영민 아나운서
■ 대담 : 장애인거주시설이용자 부모회 김현아 대표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내용 인용 시 YTN라디오 <이성규의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김영민 아나운서(이하 김영민) : 아이를 키우는 건 하루하루가 새로운 도전이겠죠. 그 아이가 장애를 가지고 있다면, 부모의 삶은 더 많은 인내와 용기가 필요할 거고요. 오늘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의 주인공은 장애가 있는 아들과 함께 살아가며 누군가의 엄마이자 또 누군가의 목소리가 되어주는 분을 만납니다. 장애인 거주시설 이용자 부모회의 김현아 대표와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대표님, 어서 오세요.
◇ 장애인거주시설이용자 부모회 김현아 대표(이하 김현아) : 네. 안녕하세요. 장애인거주시설이용자 부모회 대표 김현아입니다.
◆ 김영민 : 네. 대표님 반갑습니다. 오늘 여기 오시기까지 좀 어떠셨어요?
◇ 김현아 : 오늘 여기에 오면서, 이런 자리가 저희 부모회에 주어졌다는 것이 너무 기뻤고요. 저희들의 마음속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이런 자리를 마련해 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면서 왔습니다.
◆ 김영민 : '장애인거주시설이용자 부모회'라는 이 단체를 모르시는 분들도 꽤 많으실 것 같아요. 그리고 딱 들어봐서는 "어떤 단체인지 감이 안 온다" 하시는 분들 계실 수도 있고요. 어떤 역할을 하는 곳인지. 그리고 대표님은 어떤 역할을 맡고 계신지 설명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김현아 : 장애인 거주시설 이용자 부모회란 이름이 나타내듯이 저희는 장애인 거주시설을 이용하고 있는 부모들의 모임입니다. 그런데 탈시설 정책으로 인해서 장애인 거주시설을 폐쇄하겠다는 이런 움직임이 있자, 저희들은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의 생존권을 위해서 자발적인 모임을 만들었고. 또 장애인 거주시설에 문제가 있다면, 좀 더 좋은 곳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목표를 가지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는 부모회 결성 시에 공동 대표로 출발을 했고요. 지금은 현재 회장직을 맡고 있습니다.
◆ 김영민 : 회장직까지 맡게 되셨는데요. 그러면 대표님께서도 지금 장애인 거주시설을 이용하고 계신 거 있죠?
◇ 김현아 : 네.
◆ 김영민 : 처음에 이렇게 탈 시설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자, 자발적인 모임이 결성되었다고 이야기를 해 주셨는데요. 이 부모님들과 함께 모여서 활동하게 된 계기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김현아 : 장애인 거주시설에는 대부분 중증 발달장애인들이 생활하고 있어요. 그것은 일반 가정에서는 같이 생활하기가 굉장히 힘들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면 이런 분들을 장애인 거주시설이 아닌 다른 곳, 지금 말하는 자립 지원 주택으로 일방적으로 옮겨가서 살라는 그런 정책이 나왔을 때.. 저희는 이것은 우리 장애인 자녀들의 생존권을 위협한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이것은 장애인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듣지 않은 정책이기 때문에 우리가 움직여야 된다라고 생각을 했던 거죠. 저희 아들만 하더라도 언어 소통 같은 것이 전혀 안 되고. 아프다는 말조차 할 수 없는 그런 상태인데. 지금 거주 시설과 지원 주택의 양자택일를 하는 이런 탈시설 정책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장애인의 생존권을 위협할 수가 있는 거죠.
◆ 김영민 : 네. 앞서서 짧게 아드님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셨는데요. 이제 아드님도 이 세상을 살아가는 한 존재로서 굉장히 귀한 존재잖아요? 어떤 사람일까 되게 궁금해지더라고요. 어떤 분이세요?
◇ 김현아 : 저희 아들은 이제 34살이고. 또 자폐성 발달 장애인이에요. 생긴 거는 정말 잘생겼고요. 키도 크고.
◆ 김영민 : 궁금하네요.
◇ 김현아 : 연예인같이 잘 생겼지만. 아까 말씀드렸듯이 자기 표현이나 자기 주장을 전혀 못하고. 그다음에 또 병도 있고. 그래서 제가 평생을 어떻게 보면.. 이제 방금 전에도 손가락 얘기를 했지만.. 아픈 손가락인 존재죠. 그렇지만 저한테 아픔만 주는 건 아니고요. 그 살아있는 존재로서 저에게 굉장히 기쁨을 주는 존재고. 저에게 제 삶이 의미 있는 그런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마음속에 어떤 시계추 같은 존재. 맑은 샘 같은 존재. 저한테는 그런 아들이에요.
◆ 김영민 : 네. 얘기만 들어도 얼마나 이 대표님을 살아 있게 하는 존재인지. 또 얼마나 사랑이 많은 존재인지를 느낄 수가 있는 것 같아요.그런데 사실은 아무래도 일상생활을 하는 것에 있어서 조금 불편함이 있다 보니까 대표님께서 많이 옆에서 도움을 주실 필요도 있어 보이기는 하거든요.그럼 대표님께서 원래는 아드님을 이렇게 돕기 전에 어떤 일을 하셨는지 이런 부분도 좀 궁금한데 원래는 어떤 일을 하셨어요?
◇ 김현아 : 저는 이제 대학 졸업 후 은행원으로 생활을 했고요. 그 사이에 이제 친정 어머니께서 이제 이게 휴직 기간 끝나고 나서는 이제 아들을 돌봐주셨는데. 한 서너 살 무렵부터.. "애가 조금 다른 아이들하고는 다르다" 이렇게 하는 얘기를 들으면서, 또 이제 병원에 가서 또 이런 자폐라는 판정을 받았고. 그 이후부터는 "직장 생활을 계속 해야 되는 것인가?"에 대한 계속 고민이 있었죠. 그리고 그때만 해도 30년 전만 하더라도 이런 활동지원사 서비스라든가 이런 재가에서 주어지는 서비스들이 많이 없었기 때문에.
◆ 김영민 : 그렇군요.
◇ 김현아 : 엄마가 이제 온전히 다 담당을 해야 됐기 때문에. 그냥 고민 없이 그만둬야만 했죠. 친정 엄마께서 한 7살까지는 봐주셨지만. 이제 아이의 돌발 행동이라든가 이런 게 심해지니까, 이제 감당을 하지 못하시고. "나는 더 이상은 못 보겠다" 이렇게 하시니까.. 뭐, 대안이 없는 상태에서는 엄마가 할 수밖에 없는 거죠.
◆ 김영민 : 네. 사실 커리어를 어느 정도 이렇게 내려놓는다는 게.. 저도 이제 일하는 여성이지만, 굉장히 아쉬운 마음이 클 것 같거든요. 그러진 않으셨어요?
◇ 김현아 : 그러니까 아들의 장애 이전에는 제가 제가 노력만 하면, 이렇게 성취도 할 수 있고. 직장생활도 그렇고. 그런 걸 하다가.. 아들의 장애가 딱 생기니까, 어느 날 같이 아들과 함께.. 그 모든 것이 다 필요가 없어지는 거예요. 그리고 제가 갖고 있는 모든 살아온 이런 것을 다 무너뜨리는 그런 경험을 했죠.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표현을 하자면, 아들과 같이 이렇게 뚝 떨어지는 그런 경험이었어요. 그러니까 이건 뭐.. 커리어가 있고, 없고 이런 게 아니라. 전혀 다른. 그러니까 장애인 엄마로 살아간다는 것은 정말 완전히 다른..
◆ 김영민 : 다른 삶이셨군요.
◇ 김현아 : 완전히 다른 삶이더라고요. 시선이 다르니까요. 사람들의 시선. "그리고 이런 애를 왜 데리고 다니냐?"라는 그런 말을 서슴없이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아이를 키우는 것이 너무 힘들었어요.
◆ 김영민 : 그러셨겠네요. 뭐랄까요. "커리어가 문제가 아닌 정말 아예 다른 삶으로 넘어가는 순간이었다"라는 이야기해 주셨는데. 조금 조심스러운 질문이 될 수도 있겠지만, 혹시 자녀를 키우시면서 굉장히 아찔했다거나 어떻게 보면 위험하고 걱정됐던 순간들도 있으셨을까요?
◇ 김현아 : 우리 중증 자폐성 장애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들은 늘 이제 그런 순간을 마주치죠. 갑자기 집에서 뛰어나가서 교통사고를 당하고. 수로길에서 옷을 홀랑 다 벗어놓고 없어져서 이제 죽었는 줄 알고 찾아다니는 그런..
◆ 김영민 : 너무 놀라셨겠네요.
◇ 김현아 : 전철에서도 수없이 애를 잊어버렸고 또 또 치료해 보겠다고 천지사방을 다니면서 이제 마주치는 그런 어려움들. 그런 거를 다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요. 근데 이제 이렇게 세월이 지나보니 이제 이렇게 어린 아이들을 기르는 어머니들한테 그렇게 말하고 싶어요. 자녀를 고쳐보겠다고 너무 시간을 허비하면서 그렇게 사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아이, 딸과 아들의 눈을 한 번이라도 더 쳐다보고 그 아이와 시간을 함께 하는 것이 훨씬 더 소중했는데. 그거를 그때는 몰랐던 거예요. 이것이 노력만 하면은 고쳐지는 줄 알고 너무 힘들게 그 세월을 살아온 것이 정말 안타까워요. 그래서 다른 그 어린 자녀들을 키우는 우리 장애 부모들은 그런 실수를 안 했으면 좋겠어요. 그 삶이. 그 아이와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그 삶이 그냥 행복이라는 거를. 그거를 깨달으면 그렇게 힘들게 살지 않았을 것 같아요.
◆ 김영민 : 아 지나고 나서 깨달으신 이야기를 또 방송을 듣고 계신 청취자분들께 전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려요.아드님이 조금 아프시다는 얘기를 좀 전해 듣기는 했는데 이야기 전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 김현아 : 제가 이제 부모회 대표 활동을 하면서. 한 6개월도 안 돼서 아이가 혈액암이 있다는 거를 이제 알게 됐어요. 그래서.. 골수형성이상증후군이라는 혈액암 판정을 딱 받았을 때. 참.. "아들의 인생이 너무 가엾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렇지만, 또 아들이 잘 이겨내고, 치료를 잘 받아서 지금은 많이 회복이 됐거든요.
◆ 김영민 : 정말 다행입니다.
◇ 김현아 : 그래서 그럴 때도 이제 가까운 사람 중에 가끔은. 이제 그런 말을 하는 분들이 있어요. "그냥 아프면.. 빨리 이별하는 게 더 낫지 않느냐" 이렇게 하지만. 이제 다른 분들은 모를 거예요. 장애가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 자녀들이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 건지.
◆ 김영민 : 그럼요.
◇ 김현아 : 그래서 잘 이겨내서 지금은 그래도 혈액 수치도 정상으로 가깝게 유지되고 있고. 아픈 기간 동안에. 아프니까 병원에도 자주 가야 되고. 일주일에 한 번씩 수혈해야 하고. 그래서 아들은 더 행복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를 더 많이 봐서.
◆ 김영민 : 더 많이 볼 수 있어서
◇ 김현아 : 그래서 "이 세상에 모두 다 나쁜 일은 없다" 그런 생각이 들어요.
◆ 김영민 : 너무 좋은 말씀이십니다. 그럴 때 사실 물론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고 하니 너무너무 다행이지만, 그 순간에 많이 이제 대표님도 힘드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럴 때 사실 새끼손가락 같이 내 옆에서 응원해주고, 따뜻한 말을 건네주고, 어깨를 잠시 빌려주는 사람들이 힘이 많이 됐을 것 같다는 생각이 좀 들긴 하는데. 그런 순간들도 혹시 있으세요?
◇ 김현아 : 그렇죠. 저한테는 이제 그런 존재들이 이제 저희 부모님들. 부모회의 부모님들이 가장 큰 힘이 됐어요. 그러니까 서로 이런 아픔을 나눌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참 위로가 되는 거거든요. 이거를 다른 사람들한테 이렇게 털어놓기에는 늘 이제 비슷한 얘기를 하니까. 할 수 없는 얘기들을. 그래도 우리는 같은 처지니까. 동병상련이라고 하잖아요? 그런 것이 가장 큰 힘이 되었고. 또 그 와중에 제가 너무 힘드니까, 하느님께 의지하면서. 정말 너무 좋은 신부님들께서 많이 도와주시고. 그런 신앙의 힘도 있었고요. 그다음에 저를 믿고 지지해 주는. 제가 이런 장애인 부모 활동을 한다는 게 쉽지는 않거든요. 엄마의 역할을 또 온전히 또 할 수가 없으니까요. 아내의 역할도 그렇고. 그렇지만 믿고 지지해 준 우리 가족이 있었기 때문에 그래도 여기까지 이렇게 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 김영민 : "아픔을 나누면 반이 된다"이런 말이 있잖아요? 실제로 어떤 식으로 반이 되는지를 지금 들은 기분이 듭니다. 연대의 힘이라는 게 얼마나 강력한지를 느끼게 되는데요. YTN 라디오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 장애인거주시설이용자 부모회의 김현아 대표 모시고 함께 이야기 나누고 있습니다. 진심 어린 말들 전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요. 저희가 잠시 쉬어가면서, 이 시간에 모신 주인공의 추천곡 들어보고 있습니다. 잠시 노래 듣고 올 텐데. 어떤 곡 추천해 주실까요?
◇ 김현아 : 네. 휘트니 휴스턴의
◆ 김영민 : 가사가 너무 좋다는 얘기도 전해 주셨는데요. 대표님 말씀하신 것처럼 따뜻한 사랑이 넘치는 노래 듣고 오겠습니다. 휘트니 휴스턴의
◇ 김현아 : 요즘은 정말 저희 개인적인 일상이 사라진 것 같아요.부모의 대표를 하면서는 눈 뜨면서부터 잠들 때까지 어떤 활동을 해야 되나 어떤 행사를 해야 되나 어떤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되나 이것이 거의 24시간 부모의 일에 사로잡혀 있는데 이렇게 살아온 것이 한 4년 정도 되거든요.이제 장애인 거주시설의 이런 존치 여부도 꼭 있어야 되는 그런 기관으로 인식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김영민 : 이제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좀 나눠볼게요. 장애인거주시설이용자 부모회의 대표신데. 그렇다면, 이 장애인 거주시설에 대한 이야기를 안 해볼 수가 없습니다. 주로 어떤 장애가 있는 분들이 이용하고 계신 건가요?
◇ 김현아 : 장애인 거주시설에는 예전에 이제 등급이 존재했을 때. 1급과 2급에 굉장히 중증 장애인들이 들어와 있죠. 그래서 장애인 거주시설을 통계로 해서 보면, 98.3%가 중증 장애인이고. 그중에 80%는 또 발달장애인입니다. 그래서 장애인 거주시설에 그 지체장애인이라든가 이제 다른 장애인들은 거의 안 계시고, 발달장애인들이 대부분이다 생각을 하시면 돼요. 그러면 발달장애인이 또 뭔가 또 궁금하시잖아요? 그럼 발달장애인은 이제 장애 종류를 15개로 나누는데. 그중에 이 지적 장애와 자폐성 장애인을 이렇게 발달 장애라고 부릅니다. 예전에 지적장애인이라는 얘기들을 이제 많이 썼잖아요? 그러니까 그분들과 이제 자폐성 장애인은 또 자폐 스펙트럼 장애라고 해서. 굉장히 이제 그 유형이 다르고.
◆ 김영민 : 저도 들어봤습니다.
◇ 김현아 : 유형이 다르고. 경증 장애인과 중증의 장애인의 폭이 엄청 커요. 그런데 이제 거주 시설에 계시는 분들은 자해, 타해 이런 행동이 이제 심하고, 폭력성도 있는 분들이 많고. 그러니까 장애인 거주 시설에서도 제일 힘들어하시는 분들이 자폐성 장애인들입니다.
◆ 김영민 : 그랬군요. 중증 장애인분들이 주로 장애인 거주시설을 이용하고 계신다는 이야기를 해 주셨는데요. 그런데 요즘 앞서 대표님 말씀하셨던 것처럼, 거주 시설 폐지나 탈시설 이런 이야기들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럼 이분들이 탈시설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저는 들긴 하거든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현아 : 그러니까 저희는 정말 이 탈시설의 문제를 논하기 전에.. 이 문제가 왜 대두됐는지를 한번 짚어봐야 된다고 생각을 해요. UN 장애인 권리 협약이라는 것을 이제 앞세우면서 "탈시설를 해야 된다" 이렇게 얘기를 하지만. 그 협약의 본질도 사실은 장애인도 권리를 가진 시민이다. 그 다음에 지역 사회에서 차별받지 않고 살아야 한다. 이것이 본질이지, "시설에서 살아야 된다. 시설 밖에서 살아야 된다." 이것이 그 본질은 아니거든요.
◆ 김영민 : 그러네요.
◇ 김현아 : 그러니까 우리가 이 문제를 장애인에게 좀 더 핵심을 두고 포커스를 두면서. 장애인의 행복한 삶이 정말 무엇인가? 어떤 지원을 하면은 또 다른 더 행복한 삶을 살 것인가? 이런 것에 문제를 둔다면, 이렇게 시설이냐 아니냐 탈시설의 문제로 우리가 이렇게 대립할 일이 있을까 싶어요.
◆ 김영민 : 맞습니다. 그래도 어쨌든 "장애인들의 자립이 필요하다"라는 목소리에 대해서는 일부 맞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기는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현아 : 그동안 "자립은 탈시설"이다. 이렇게 그 두 개의 단어가 동의어처럼 이렇게 쓰였는데요.
◆ 김영민 : 그랬군요.
◇ 김현아 : 장애인의 자립은 엄밀히 말하면 독립 생활이 아니에요. 독립을, 생활을 할 수가 없는 사람들한테.. 자립생활은 독립의 동의어로 쓰면 안 되잖아요?
◆ 김영민 : 그러네요.
◇ 김현아 : 장애인의 자립은 언제 어디서나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됩니다. 그래서 장애인의 자립에는 지속적인 지원이 핵심이에요.
◆ 김영민 : 그렇겠네요.
◇ 김현아 : 그런데 그것을 다르게 해석을 한다면, 시설에서 나오는 것이 자립이다. 이 말은 모순된 말이죠. 그리고 저는 틀린 말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장애인이 거주 시설에서 살던지, 아니면 집에서 살던지, 단기 보호건 어떤 곳에서 살든지.. 사는 곳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디에, 어느 곳에서 살더라도. 그에 맞는 지원과 서비스 체계가 들어가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지금 현재처럼 "시설에서 사는 것은 자립이 아니다" 이거는 말이 안 되는 거죠. 그래서 저는 이제 탈시설 정책에서 어떻게 얘기를 하고 있냐면.. "시설에서 사는 것이 아니고, 자립 지원 주택에서 사는 것이다 하는 것이 이제 자립 생활이다"라고 말을 하는데. 그럼 "자립 지원 주택은 시설이 아니냐?"고 반문을 하고 싶어요. 만약에 장애인 한 분이 하나의 주택에 살더라도, 이분의 모든 생활을 자기 결정권이라든가. 이런 것이 다 돼야만 자립 생활인데. 거기 지원 주택에서도 다 같은 서비스가 돼야 되고. 활동지원사의 도움이 있어야 되고. 어디를 갈 때는 어떤 도움이 있어야 되고. 그것은 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시설과 마찬가지인 거지요.
◆ 김영민 : 그러네요.
◇ 김현아 : 시설이 아니라고 할 수 없는 거잖아요? 그러면 그 문제로는 더 이상 왈가왈부 할 수 없는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김영민 : "이 자립이 독립 생활이나 탈 시설과 절대 동의어가 될 수 없다"라는 지점을 짚어주셨거든요. 장애인 거주시설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사람들은 어떠한 편견을 가지고 있기도 한 것 같아요. 거기에 대해서도 혹시 하실 말씀 있으실까요?
◇ 김현아 : 장애인 거주시설에서의 인권 침해. 이 문제로 많은 그 장애인 거주시설이 인권 침해의 온상이다. 또 심지어는 종사자 분들까지 예비 범죄자 취급을 받고 그랬던 것이 사실이고요. 그다음에 그것이 한두 군데에서 일어난 것을 가지고, 전체 거주 시설의 문제를 확대를 시켜서 문제가 있으니까, 없애버려야 된다. 이런 접근법은 이 거주 시설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권리를 완전히 무시한 발언이라고 저는 생각을 해요. 장애인 거주 시설이 전부 다 나쁜 그런 형태로 운영이 되는 것도 아니고요. 어떤 분들은 또 이제 개인적인 그런 심성의 문제나 그런 것도 있지만, 이런 인권 침해 문제가 어떻게 장애인 거주시설에서만 있는 일이겠어요? 어린이집이나, 학교나, 군대나.. 다 사회생활을 하는 곳에서는, 그러니까 집단생활을 하는 곳에서는 다 같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잖아요? 그렇지만.. "어느 누구도 학교를 없애버려야 된다", "어린이집 자체를 없애버려야 된다" 이런 접근은 하지 않잖아요? 그런데 유독 "장애인 거주시설은 없애버려야 된다"라는 이런 프레임으로 가는 것은 너무 폭력적인 처사라고 생각이 들어요.
◆ 김영민 : 네, 오늘 대표님의 말씀을 들으니 장애인 거주시설의 필요성과 그 존립 이유에 대해서 더 많이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희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오늘은 장애인거주시설이용자 부모회의 김현아 대표와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좋은 말씀 너무 감사합니다.
◇ 김현아 : 네. 감사합니다.
◆ 김영민 :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는 YTN 라디오 홈페이지를 통해서 다시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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