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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전문

방송시간[월~금] 06:40, 12:40, 19:40
제작진진행: 이원화 변호사 / PD : 김세령 / 작가 : 강정연
지존파의 핑크색 살인공장, 지하실에서 일어난 끔찍한 살인 작당모의
2025-04-16 15:39 작게 크게
■ 방송 : FM 94.5 (06:40~06:55, 12:40~12:55, 19:40~19:55)
■ 방송일 : 2025년 4월 16일 (수)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이수현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이원화 변호사(이하 이원화): 평균 나이 스물하나 김 씨는 함께 어울리던 동료들과 함께 공사장 막노동 일도 마다하지 않는 청년이었습니다. 지출은 최대한 줄이고 열심히 돈을 모으는 데 그 누구보다 진심이었죠. 주변의 어른들은 젊은 청년들이 참 성실하다 흐뭇해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살인 연습이라니 정말 현실에서 있었던 일이 맞나? 두 눈과 귀를 의심하게 되는 그런 사건이었습니다. 일면식도 없는 남성들에게 성폭행을 당했던 당시 23살의 은행원 최 씨는 해당 조직의 첫 번째 희생자였죠. 문제는 그들이 이보다 더 끔찍한 일을 계획하고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여기서 그들이 말하는 아지트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그런 개념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이 돈을 모아 개조한 주택 지하에서는 사람들을 납치하고 감금할 수 있는 감금 시설과 시체를 소각할 수 있는 소각장이 있었다고 하죠.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오늘 사건X파일에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사건X파일 이원화입니다. 오늘도 로엘 법무법인 이수현 변호사와 함께합니다. 변호사님 어서오세요.

◆이수현 변호사(이하 이수현): 안녕하세요. 로엘 법무법인의 이수현 변호사입니다.

◇이원화: 앞서 잠시 상황극까지 넣어서 이야기를 전해드렸습니다만 이게 정말 대한민국에서 있었던 일이 맞나 싶습니다. 사람 죽이려고 집 안에 감금 시설이랑 소각장까지 만들었다는데 이걸 내가 왜 몰랐지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거든요. 저는 그 당시에 언론에서 봤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혼자 범행을 계획했던 게 아니라 여러 명이 모인 조직이었던 거죠?

◆이수현: 그렇습니다. 이 이야기를 하려면 일단 김기환이라는 인물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해야 될 것 같습니다. 김기환은 초등학교 시절 1등을 놓치지 않았던 우등생이었지만 돈이 없어서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할 정도로 가난한 삶을 산 자입니다. 김기환은 가난한 어린 시절 가진 자들에 대한 분노와 적개심을 쌓아왔고 그 결과 1992년 말 고소득자의 돈을 갈취하는 범죄 조직을 결성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김기환에 의해서 지존파가 창설되게 됩니다. 지존파는 한 번쯤 들어보셨을 건데요. 김기환은 지존파를 한번 만들려고 시도했다가 실패했었습니다. 그런데도 다시 고향, 후배, 교도소 동기 등을 찾아 다니면서 지존파 가입을 권유한 끝에 1993년 7월 지존파가 결성되고 말았습니다.

◇이원화: 가진 자들에 대한 분노 적개심이 상당했던 것 같습니다.

◆이수현: 네 그렇습니다. 지존파는 총 8명의 조직원들이 모여 있던 조직입니다. 이들은 모두 부유층에 대한 증오와 분노가 상당했는데요. 지존파의 행동 강령 중 첫 번째가 돈 많은 자를 증오한다라는 내용일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행동 강령이 또 있었습니다. 두 번째는 10억을 모을 때까지 범행을 계속한다. 세 번째는 배신자는 죽인다. 네 번째는 여자도 어머니도 믿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지존파는 부유층을 범행 대상으로 삼기 위해서 백화점 고액 거래자 명단을 구입하고 벤츠나 그랜저 등에 2천만 원 이상의 고급 승용차를 몰고 다니는 사람만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이원화: 당시 기준으로 2천만 원이면 굉장히 비싼 차였죠. 여기까지는 계획에 불과한 거니까 실행으로 옮기지만 않으면 본인들의 상상으로 끝났으면 좋았겠다 싶긴 합니다만 지금 방송 주제로 다루고 있는 거 보면 그건 아니었겠죠?

◆이수현: 1993년 7월 초순에 지존파 조직원 중에 송봉우라는 자가 있었는데요. 이자가 홀로 걸어가던 23세 최 씨를 발견하고 같은 조직원 강동은, 백병옥과 함께 다리 밑으로 끌고 가 강간하면서 지존파의 첫 번째 범행이 시작되었습니다. 이거는 계획에 없던 범죄였습니다. 그래서 이런 범죄를 저지른 세 사람은 고민하다가 두목인 김기환에게 상황을 보고했고, 김기환은 얼굴을 보여준 이상 살려둘 없다 라고 하면서 최 씨를 죽이기로 했는데요. 심지어 김기환은 최 씨를 상대로 살인 연습을 하기까지 했습니다.

◇이원화: 살인 연습이요?

◆이수현: 네 김기환은 조직 대원들에게 사람 죽이는 시범을 보여준다라고 하면서 최 씨의 목을 졸라 살해했습니다. 그 이후에는 조직원들에게 증거 인멸하는 방법을 가르쳐주겠다고 하면서 조직원들이 교대로 구덩이를 파도록 지시했고 시신을 암매장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살인 연습이 동반된 첫 번째 범행 뒤에 지존파가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송봉우라는 최 씨 살인 원인의 제공자였던 자가 죄책감을 느끼게 된 겁니다. 그래서 송봉우는 조직을 이탈하기로 결심을 했는데요. 조직의 자금을 모아둔 통장에서 현금 300만 원을 인출해서 도주를 했습니다. 그러자 김기현은 이제부터는 조직의 기강을 바로잡기 위해서 조직을 배신자를 처단하겠다라는 이유로 송봉우를 살해했습니다. 김규환은 송봉우에게 용서해 주겠다고 하면서 조직에 다시 합류하라고 설득을 먼저 했는데요. 단합 대회하고 개나 잡아먹으러 가자라고 하면서 조직원들과 함께 송봉우를 야산으로 유인했습니다. 조직원 중 1명이었던 김현양이 벽돌로 후려쳐서 송봉우를 기절시켰고, 나머지 조직원들은 미리 준비한 곡괭이 등의 흉기로 송봉우를 무참히 찌른 뒤에 살해했습니다. 그렇게 같은 조직원 1명까지 살해한 후에 지존파는 아지트를 건설하면서 본격적인 범행에 착수했습니다. 그런데 아지트를 건설하던 중에 김규환이 아는 선배의 집에 갔다가 잠자고 있는 선배의 여중생 조카를 강간하려다가 구속되면서 범행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이원화: 두목이 잡혀 들어갔으니까 조직이 조금은 와해될 수도 있겠다 싶은데 어땠습니까?

◆이수현: 와해될 법도 한데요. 오히려 조직원들은 자발적으로 지옥 훈련을 실행하면서 조직의 단합을 꾀했습니다. 그러던 중에 앞서 언급했던 아지트가 1994년 7월 말에 완성됐습니다. 당시에 지존파는 1993년 9월부터 아지트 건설을 목표로 돈을 모으는 데 전념하기 시작했는데요. 대전 일대에서 막노동을 해서 모은 돈으로 김기환의 어머니 집을 살인을 위한 아지트로 개조하고 있었습니다. 김기환은 가족들과 이웃에게는 효도하기 위해서 어머니를 모시고 살 집을 새로 짓는다라고 했고요.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김기환의 어머니 집은 사실은 살인을 위한 아지트로 개조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존파는 이곳을 아방궁이라고 칭했습니다. 아방궁은 요새처럼 아주 치밀하게 설계되어 있었습니다. 의심을 피하기 위해서 집 외벽 전체를 분홍색 페인트로 칠했고, 담벼락은 민트색으로 칠해서 아기자기한 가정집처럼 해놓은 것입니다. 하지만 지하에는 무려 3천만 원을 들여 창살로 만든 감금 시설과 심지어 시체를 소각하는 소각장까지 만들어진 살인 요새였습니다.

◇이원화: 저는 이게 진짜 소름 끼치는 대목 같거든요.

◆이수현: 살인에 집착하는 것 이상으로 그들이 조직적이고 치밀했었던 정황이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지존파는 이런 살인 요새를 짓고 완공과 동시에 무기 브로커로부터 공기총과 같은 무기를 구입해 범행 도구들까지 완비했습니다. 또 백화점 직원으로부터 백화점 고액 거래자 명단을 구입하고, 평소 김기환이 말했던 대로 당시 부유층만이 타고 다닐 수 있었던 그랜저를 몰고 다니는 사람들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그렇게 1994년 9월 7일에 두 번째 범행에 도전하게 되는데요. 경기 남양주시 송촌리 낚시터 부근에서 범행을 시도했습니다. 도로에 그랜저가 나타나자 그 안에 타고 있던 36세 남성과 27세 여성 이 모 씨를 위협해서 밖으로 끌어낸 뒤에 아지트로 납치했습니다. 그랜저를 타고 있어서 부유층일 것이라는 지존파의 예상과 달리 둘 다 카페에서 일하던 사람들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그랜저는 700만 원을 주고 산 중고였다고 합니다. 지존파는 그런데도 두 사람을 놓아주지 않고 살해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납치한 다음 날 조직원들은 돌아가면서 그 27세 여성 이 모 씨를 성폭행했고, 남성에게는 술을 잔뜩 먹여 취하게 한 뒤에 비닐봉지를 머리에 씌워 질식사시키고 교통사고로 위장해 살해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이때 조직원 중 김현양이 여자도 함께 죽이면 수상해 보일 수 있다라는 논리로 다른 조직원들을 설득해서 여성 이 씨는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지존파는 남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그랜저 운전석에 태우고 차량을 계곡으로 밀어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것처럼 위장했습니다. 당시에 그들은 도로에 스키드 마크까지 남길 정도로 치밀하게 계획했다고 합니다.

◇이원화: 아 진짜 끔찍하네요. 아무튼 말씀해 주신 이 인간들의 행태를 봐서는 앞으로 희생자가 어마어마하게 많이 나올 수도 있겠다 이런 걱정이 들거든요. 이야기를 더 들어야 되는데 더 듣기가 좀 겁이 나요.

◆이수현: 네. 세 번째 사건도 있습니다. 이 사건은 이전보다 더 충격적인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두 번째 사건으로부터 일주일이 채 되지 않은 1994년 9월 13일에 지존파 일당은 공동묘지 근처에서 중소기업 사장 부부 소 씨와 박 씨를 납치한 뒤에 살해했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지존파 일당은 그랜저 차량 소유주를 범행 대상으로 삼았는데요. 동시에 이 사건에서는 지존파 일당의 가진 자에 대한 복수가 돈을 향한 자신들의 욕망을 합리화시키는 발언이었다는 게 드러납니다. 이 두 부부는요 이전 피해자들과 달리 자수성가한 중소기업 사장이었습니다. 그러자 조직원들은 몸값으로 1억 원을 요구했고, 소 씨는 8천만 원을 몸값으로 지불할 수 있다고 하면서 협상에 임했습니다. 조직원들이 8천만 원을 받고 살려주겠다고 하자 소 씨는 오후 2시 경에 회사의 총무부장으로부터 8천만 원이 든 돈가방을 건네 받았습니다. 이때 너무 안타까운 일은요. 남편 소 씨가 도주할 수도 있었다는 겁니다. 하지만 남편 소 씨는 당시에 아내 박 씨가 인질로 잡혀 있었고 또 당시에는 돈만 지불하면 지존파가 자신들을 정말 풀어주리라고 믿었었기 때문에 돈을 받아서 지존파로 돌아가고 말았습니다. 돈을 받고 지존파의 아지트로 복귀한 소 씨와 지존파는 소 씨 부부와의 약속을 어기고 부부를 살해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김현양은 소 씨를, 강문섭은 박 씨를 맡아서 시신을 해체했고요. 나머지 조직원들은 이 앞에서 납치됐던 여성 이 씨가 고개를 돌리고 있자 이 씨의 머리를 잡으며 죽기 싫으면 봐 라는 말과 함께 강제로 이 끔찍한 광경을 보게 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잔인한 살해 과정에서 또 하나의 충격적인 사실이 있습니다. 김현양이 사체 일부를 도려내서 먹었다고 합니다. 사체를 소각하면서 나는 냄새를 희석시키기 위해서 마당에서 돼지고기를 구워 먹고 이웃 주민들에게 구운 고기를 나눠주는 파렴치한 행태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지존파는 치밀하게 증거를 인멸하며 범행을 이어나갔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는 중국으로 가서 전지 훈련을 받거나 두목 김기환을 탈취하는 그런 계획까지 세웠습니다. 그렇지만 다행히 앞선 사건들과 달리 변수가 하나 생기면서 지존파의 차후 범행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이원화: 변수 뭐였습니까?

◆이수현: 이 납치되어 있던 피해자 여성 이 씨. 그녀가 극적으로 탈출하면서 지존파가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겁니다. 당시 김현양은 이 씨에게 연정을 품게 되어서 이 씨를 죽이려는 조직원들을 설 한 것인데요. 그 덕분에 이 씨는 간신히 목숨을 부지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입막음용으로 살인에 가담할 것을 강요받았고, 성폭행도 당하면서 이 씨는 계속 고통을 받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이 씨가 기지를 발휘해서 탈출에 성공한 것입니다. 앞선 소 씨 박 씨 부부 살해 사건 때 지존파는 경찰에게 범죄가 발각되었을 경우를 대비 해서 차량의 다이너마이트를 구비해 놓았는데요. 김현양이 다이너마이트 조작을 잘못하여 부상을 입고 아지트로 복귀한 일이 있었습니다. 김현양이 병원에 가기로 한 날 이 씨가 김현 양에게 병원에 동행하게 해 달라고 부탁한 겁니다. 그렇게 이 씨는 김현양과 병원까지 동행한 뒤 김현영이 이 씨를 두고 진료실에 들어간 사이에 극적으로 탈출에 성공했습니다. 이 씨가 서울까지 올라와서 신고를 한 덕분에 지존파를 방심시켜서 체포까지 성공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원화: 사람들에 대한 분노로 범행을 시작을 했는데 결국에는 사랑 때문에 덜미가 잡혔다니 참 아이러니하다 싶습니다.

◆이수현: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끝까지 반성하지 않았습니다. 당시에는 중범죄자는 검거 즉시 신상 공개를 하는 게 당연했는데요. 이들은 카메라 앞에서 돈 없다고 무시하는 것들, 압구정동 야타족들 모조리 죽이지 못한 게 한이다라고 말하면서 사회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이런 지존파 일당 전원은 1994년 10월 31일에 서울지방법원에서 강도 살인, 사체, 유기 사체 손괴, 인육 섭취, 범죄단체 조직 및 가입죄, 특수강간 등이 적용되어서 사형이 선고됐습니다. 이후 고등법원 대법원에서 연이어 사형을 선고했고, 이례적으로 빠른 시일 안에 두목 김기환을 포함해 조직원 6명에 대한 사형 집행이 이루어졌습니다.

◇이원화: 사건 X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고요. 여러분은 모두 변호 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X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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