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날짜 : 2025년 4월 6일 (일요일)
■ 진행 : 이성규 교수
■ 대담 : 한국조지메이슨대학교 이은미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내용 인용 시 YTN라디오 <이성규의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이성규 교수(이하 이성규) : 여러분들은 질문을 잘 하시는 편이십니까? 살아가는 데 있어 질문이 중요하다는 걸 잘 알지만, 정작 질문하는 걸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고 합니다. 거기에 영어로 질문해야 한다? 아... 생각만 해도 머리 아프죠?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기죽지 말고, 질문하고 삽시다." 라고 말하고 싶다는 분입니다. 한국조지메이슨대학교의 이은미 교수와 함께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한국조지메이슨대학교 이은미 교수(이하 이은미) : 예. 안녕하십니까.
◆ 이성규 : 제가 이제 "질문을 열심히 하자. 기죽지 말고." 이렇게 소개해 드렸는데. 간단하게 교수님 소개를 한 번 해주시죠.
◇ 이은미 : 예. 안녕하십니까?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인천 송도에 있는 한국 조지메이슨대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미국 대학에서 반드시 필요한 미국식 영어 쓰기, 영어 논문 쓰기 또는 영어 말하기, 스피치하기 등을 체계적으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또 학습지원센터 소장으로 학업을 따라가기 힘들어 하는 학생들이 자유롭게 개인 지도를 받을 수 있는 센터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또 성인들, 인천 시민들을 위한 인천 시민대학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고요. 주로 공부하고 싶어하는 학생들을 응원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이성규 : 근데 최근에 <매혹하는 영어 질문>이라는 책을 내셨더라고요. 그런데 그동안 질문하는 법을 다룬 책도 많이 나왔고. 센스 있는 영어 표현법에 관한 참고서도 많은데. 교수님은 이 책에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으셨어요?
◇ 이은미 : 사실 시중에 영어 회화책이나 영어 시험 준비 서적들이 많이 나와 있고. 모두 아주 좋은 책들입니다. 저는 그냥 소박하게 한국이나 외국에서 영어 질문이 왜 중요한지. 또 나아가서 질문하는 것이 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인지. 그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 이성규 : 네. 근데 그 책을 쓰시게 된 동기가 있으셨나요?
◇ 이은미 : 예.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 속에서 맹점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영어로는 그 블라인드 스팟이라고 하잖아요? 맹점. 우리 망막의 어떤 부분이 시세포가 없어서 어느 한 부분이 이렇게 보이지 않는다는 거잖아요? 그 부분만 이렇게 뻥 뚫려 있는 거죠. 그런데 제가 우리나라 영어 학습자들에게 맹점이 있다는 것을 발견한 건데요. 제가 버지니아의 조지메이슨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가 한국 캠퍼스로 온 지 올해로 10년이 됩니다. 그런데 학기 말에 제가 가르치는 과목에서 인터뷰 평가를 하는데. 어떤 주제를 던져놓고, "네 생각은 어때?" 하고 물어보면 학생들이 아주 논리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잘 설명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그렇게 훈련을 시켰기 때문입니다. 또 어떤 장면을 보여주면서 "서술해 보라", "설명해 보라" 하면 기가 막히게 서술을 잘 해냅니다. 그런데 마지막으로 그 동일한 장면을 가리키면서 자 이것과 관련해서 아무 질문이라도 좋으니, 질문 세 가지만 해보라고 지시를 하는 순간, 학생들이 아주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습니다. "뭘 하라는 거지?", "왜 질문을 하라는 거지?" 이런 표정이에요. 그런데 이런 일이 매 학기 반복됩니다.
◆ 이성규 : 그러니까 질문을 하는 방법을 못 배웠다는 뜻인가요?
◇ 이은미 : 그렇죠. 그래서 제가 생각해 보니까.. "아, 우리가 여러 가지 훈련을 시켰지만, 질문을 어떻게 하는지 가르쳐 준 적이 없다. 그러므로 얘네들은 질문을 어떻게 해야 되는지 체계적으로 배우지 않았다.", "이게 내 책임이구나" 이런 깨달음을 얻었고요. 그래서 이제 그 이후로는 제가 그 수업 계획서 쓸 때 반드시 질문에 관한 것도 넣고. 또 수업 시간에 이렇게 질문하도록 유도를 해서 질문을 이렇게 하는 학생들한테 이렇게 보너스 점수도 주고 그랬습니다. 그러면서 이제 자연스럽게 이 책의 원고가 시작되었습니다.
◆ 이성규 : 근데 이제 버지니아 계실 때, 외국 학생들을 쭉 보셨을 때는.. 그 친구들은 질문하는 것에 대해서 거리낌 없이 잘 하나요?
◇ 이은미 : 질문을 하는 학생들은 거리낌 없이 잘 합니다. 그런데 또 뭐 이런 속설. "외국 학생들은 질문을 잘한다", "그에 비해서 한국 학생들은 질문을 못 한다" 이렇게 볼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플로리다에 있을 때. 그러니까 고등학교에서 이수 선생을 했었고요. 그래서 박사 논문을 쓸 때 아예 플로리다의 초·중·고등학교 교실들을 다 돌아다니고 관찰하면서 관찰 결과를 가지고 박사 논문을 썼는데요. 그래서 제가 지켜본 바로는 미국의 공립학교에서도 질문은 소수의 학생들이 합니다. 그리고 나머지 학생들은 대체로 우리나라 학생들처럼 조용하고 수동적입니다. 그런데 그럼 미국 학교와 한국 학교의 차이가 뭐냐면, 미국 학교에서는 선생님들이 질문에 대해서 좀 수용적이고, 또 질문을 이렇게 허락하는 시간이 한국 학교에 비해서 좀 깁니다. 그러니까 학생들이 질문을 좀 더 많이 할 수 있는데. 그건 소수의 학생들이 계속해서 질문을 해서 그런 겁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적극적으로 질문을 했던 학생들이 결국은 나중에 사회에 나가서도 활발하게 질문을 하고요. 그리고 또 기자회견에서도 그런 사람들이 거기에 가서 활발하게 질문을 하고. 그러니까 얼핏 보기에는 "아, 한국인들은 질문을 못하고, 미국 사람들은 질문을 잘한다" 하는데.. 사실은 미국에서도 질문을 잘하는 사람들이 소수이고. 그 사람들이 눈에 띄는 곳에서 활약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 이성규 : 근데 이제 책 제목을 아까도 말씀을 드렸지만, <매혹하는 영어 질문>입니다. 근데 한국에서 왜 꼭 영어 질문이라는 이야기를 하셨어요?
◇ 이은미 : 아, 우선은 이렇게 두 가지 이유를 말씀드릴 텐데요. 우선은 제가 이제 대학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으니까, 우선 제가 가르치는 것에 초점을 맞춰서 학생들이 영어로 수업이 진행되는데. 특히, 질문을 못하니까 이제 영어 질문이라는 그 소재를 가지고 다뤄봤고요. 그런데 더 나아가서 제가 하고 싶었던 얘기는.. 질문 일반에 대해서 꼭 영어가 아니라도 그렇고요. 또 영어 질문에 대해서 우리가 그래도 이야기해야 하는 이유는 지금 현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한국 사회가 사실은 국제사회입니다. 지금 길에 나가 봐도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직장생활도 하고, 공부하고, 또 출장을 오기도 하고, 여행도 하고요. 우리는 이미 이 국제적인 사회에서 살고 있어요. 때문에 국제사회에서의 공용어라고 할 수 있는 영어. 영어를 반드시 외국에 나갈 때만 쓰는 게 아니고, 국내에서도 자연스럽게 통용할 시대가 왔기 때문에 설령 우리가 외국에 나가지 않아도 여전히 영어 질문 정도는 좀 편안하게 할 수 있으면 편할 것이다. 우리는 이제 세계 시민으로 살고 있기 때문에. 뭐, 그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 이성규 : 예. 이제 영어도 이제 우리나라에서 글로벌 소사이어티를 위해서는 필수적이지만. 그런데 또 책을 읽다 보니까요. 영어보다는 질문, 이쪽에 방점이 찍혀져 있는 것 같은데요?
◇ 이은미 : 그 진행자님께서 제 의도를 어쩌면 정확히 발견하신 것 같습니다. 사실은 저는 영어 표현. 뭐, 이런 것보다는 사실은 독자들하고 나누고 싶었던 얘기는 "질문 좀 하고 삽시다", 기죽을 게 뭐 있습니까? 질문 좀 하고 삽시다. 사실은 그 얘기를 더 이렇게 외치고 싶었어요.
◆ 이성규 : 네. 근데 제가 질문을 하나 할까요? 그러면..?
◇ 이은미 : 네.
◆ 이성규 : 근데 질문하는 방법이 어떻게 됩니까? 허허.
◇ 이은미 : 그러니까 사실 한번 구글 같은 데서 훑어보시면, 질문에 대한 방법론은 뭐, 한국 책도 많고요. 외국 책도 많고요. 그러니까 뭐 그걸 다 정리하기보다는.. 저는 세 가지만 같이 한번 실천해 보자고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아주 짧아요. 용기.
◆ 이성규 : 용기.
◇ 이은미 : 질문을 하고.
◆ 이성규 : 질문을 하고.
◇ 이은미 : 그리고 미소를 짓고.
◆ 이성규 : 미소를 짓고
◇ 이은미 : "그렇게 합시다" 하는 거죠. 왜냐하면, 사실 한국 사회가 전통적으로 이렇게 질문이나 뭐 이렇게 발표하고 이러는 거에 대해서 좀 부정적이었어요. 우리 옛 말씀에 뭐.. '재하자 유구무언(在下者 有口無言)' 이라 해가지고. 입 다물고 조용히 하고 있는 게 예의 있는 것처럼 그렇게 됐고. 시대가 아무리 바뀌어도 그런 문화는 쉽게 이렇게 지워지는 것 같지가 않아요. 그래서 학교에서 누군가 질문을 하거나 회의할 때 누군가 질문을 하면. 그게 마치 방해가 된다거나 혹은 반항, 저항 이런 식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질문이 그렇게 쉽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일단 용기를 내시고.
◆ 이성규 : 실행을 하시고. 질문을
◇ 이은미 : 하시고. 그런데 하실 때. 세 번째는 질문에 에티켓, 매너 같은 건데. 미소를 지으면서. 적대적이지 않게 하자는 거죠. 질문이 누구를 공격하거나 비난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내가 정보를 얻고 싶고, 안내를 받고 싶을 때 하는 거니까요. 공격이나 적대적인 그런 제스처가 아닌 정말로 우호적으로 살기 위한 그런 질문의 뜻으로 미소를 짓고. 혹은 이제 영어 같은 경우에는요. 제가 외국 생활을 해서 할 때 보니까, 이민자들이나 저처럼 외국인들이 미국 사람들의 그 나이스하고 상냥한 질문에 비해서 우리는 질문이 짧아요. 그러니까 이제 한국말로도 말이 짧다 그러면 그게 무례하다는 뜻이잖아요? 저희들 질문이 되게 짧아요. 왜냐하면 용건만 간단히 나머지 예의 같은 거는 이제 차릴 여유가 없어요. 그래서 대체적으로 사회생활 할 때 이민자들의 언어가 굉장히 무례해 보여요. 저희들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네 그래서 제가 그 상황을 보고 이 경우에 그럼 이민자들이나 이렇게 말이 짧은, 서툰 사람들이 살아남는 방법은. 표정을 온화하게 짓고. 눈빛도 온화하게 하고. 혹은 제스처를.. 바디 랭귀지라고 그러잖아요? 온몸이 나의 그 우호적인 것을 표현하면서, 그러면서 아주 짧게 질문을 하면. 저쪽에서 저를 그렇게 무례한 사람으로 보지 않아요. 뭐.. 그런 전략도 있습니다.
◆ 이성규 : 근데 왜 그 도로시 리즈(Dorothy Leeds)라는 사람 있죠? 그분이 <질문의 7가지 힘>이라는 얘기를 했는데. 그 거기랑 좀 통하는 얘기인가요? 지금 말씀하시는 게?
◇ 이은미 : 예. 그렇죠. 저기 도로시 리즈(Dorothy Leeds)의 <질문의 7가지 힘> 그 책은 제가 사실은 굉장히 열심히 숙독을 했고요. 그리고 그 책의 내용을 이제 제 글에도 이렇게 간단하게 이제 소개를 했는데. 질문에 있는 근본적인 7가지 힘 중에서 그 네 번째로 소개한 게, 특히 울림이 강했습니다. 그냥 영어 원문으로 하면 쉬워요. "Questions Put You In Control". 뭐, 어려운 단어 하나 더 없잖아요? "Questions Put You In Control" 그 문장을 의역하자면, "당신이 질문을 하는 순간, 당신은 그 상황에 지배자가 된다. 이런 뜻입니다.
◆ 이성규 : 지배자가 된다. 자신이 컨트롤한다.
◇ 이은미 : 그렇죠. 무슨 뜻이냐면.. 3살짜리 어린애가 저한테 질문을 하면, 저는 그 3살짜리 어린애한테 대답을 할 의무가 있습니다. 또 학교에서 학생의 질문을 하면. 선생님은 어쨌거나 좋건, 싫건 대답을 할 의무가 있습니다. 대답을 안 하고 무시하고 지나간다고 할 수 있지만, 어쨌거나 질문을 던진 그 사람이 그 순간만큼은 그 상황의 모든 파워를 힘을 갖고 있는 거죠. 그래서 저희가 생각해 보면 학교에서 늘 선생님이 질문하는 이유는 어쩌면, 선생님이 그 상황 속에서 가장 힘이 센 사람이고요. 또 어떤 사회에서 보면 윗사람들이 질문이 많고, 아랫사람들은 조용합니다. 그 사람이 파워가 있기 때문인데요. 그러면 누군가가 질문을 던지는 순간, 학생이 혹은 아랫사람이 질문을 던지는 순간 그 파워에 이제 균열이 생기죠.
◆ 이성규 : 아, 근데요. 질문을 잘하는 방송인이나 그런 유명인들을 본 적 있어요?
◇ 이은미 : 세 분이 생각나는데요. 2021년에 작고하신 래리 킹 라이브(LARRY KING LIVE)의 그 래리 킹(Larry King)
◆ 이성규 : 아, 래리 킹.
◇ 이은미 : 저는 래리 킹 아저씨 나왔다고 그러는데. 그분은 실제로 고졸 학력이에요. 고졸 학력이고. 정말 그 인터뷰의 대가가 되셨는데. 그분 방송을 보고 있으면 그냥 아저씨 소리가 나와요. 그리고 세상의 거물들을 앉혀 놓고 얘기를 하는데, 옆집 아저씨랑 얘기를 나누듯이 구수하고 편안하게 진행을 하는데. 질문 내용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가 않거든요. 그래서 참 놀랍다는 생각을 했고요. 또 지금 좋아하는 사람은 그 CNN의 앤더슨 쿠퍼(Anderson Cooper). 그 친구가 사실 저하고 동갑인데요.그 사람은 항상 이렇게 냉정해요. 냉정하고. 질문이 면도칼 같아요. 근데 그 사람은 그 아주 짧고 면도칼 같은 질문을 하기 위해서 엄청난 공부를 했을 것으로 저는 알고 있어요. 그러니까 질문을 잘하는 사람은 엄청난 공부를 하고 오는 사람이고요.한국에서 제가 경험한 방송인 중에서 질문을 잘하시는 분은.. 지금 이성규 교수님.
◆ 이성규 : 제가 강요된 답변을 받는 것 같네요. 허허.
◇ 이은미 : 왜냐하면 제가 지금 떨지 않고 편안하게 답을 하도록 하고 계시니까요.
◆ 이성규 : 근데 또 이 질문 관련 여러 가지 특강도 많이 하시죠?
◇ 이은미 : 예
◆ 이성규 : 어떤 특강 많이 하세요?
◇ 이은미 : 제가 이제 이 책에도 소개가 되는 그런 자료를 가지고 제가 질문 관련 특강을 할 때. 처음에는 제목이 이런 거였어요. "한국의 인재들은 왜 질문을 못할까?", 엄청난 인재들이 그 질문해야 할 상황에 침묵하는 장면들도 보여주면서, 도대체 우리에게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걸까? 그 문화적인, 구조적인 문제. 그다음에 "우리 질문하고 삽시다", 결국 그렇게 끝나는 2시간짜리 강연인데. 그러면 처음에 제가 "Do You Have Any Question?"하고 질문 부탁할 땐 침묵인데. 2시간쯤이 끝나갈 즈음에 "Do You Have Any Question?" 그러면, 사람들이 그 영어로. 물론 영어로 강의하니까. 질문을 하기 시작해요. 그래서 2시간 사이에 사람들의 자세에 변화가 오는 걸 느낄 수 있고요. 나중에 또 이메일도 하기도 해요. "아, 제가 깨달은 바가 있어서 이제 회사에서도 질문을 열심히 하고, 주도자가 되려고 애씁니다"라고 이메일을 가끔 받을 때. 그때 제가 굉장히 보람을 느끼죠.
◆ 이성규 : 이은미 교수님 우리가 이쯤에서 노래를 하나 들어요. 어떤 노래 하나 추천해 주시겠습니까?
◇ 이은미 : 제가 여기 YTN 지금 라디오 방송을 하고 있으니까요. 그 박중훈 배우가 부른 <비와 당신> 듣고 싶은데요.
◆ 이성규 : 예 무슨 사연이 있나
◇ 이은미 : 노래는 2006년에 출시된 라디오 스타라는 영화에서 박중훈 씨가 직접 부른 노래입니다. 그 이야기가 그 시골 산골 마을의 라디오 방송국에 동네 사람들이 모두 이런 스튜디오에 와서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요. 도망간 자식을 찾는 부모님 등등 계시고. 그래서 굉장히 제가 좋아하는 영화인데. 제가 지금 라디오 방송에 와 있잖아요? 그래 가지고 사실 저는 영화 속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좋고요. 그래서 그때 그 느낌으로 한번 이 노래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 이성규 : 네. 그러면 이은미 교수님이 추천하신 박중훈의 <비와 당신> 듣고 오겠습니다. 박중훈의 <비와 당신> 듣고 오셨습니다. 이성규의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오늘은 한국 조지메이슨대학교의 이은미 교수와 함께 이야기 나누고 있는데요. 주로 영어 질문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교수님. 영어로 질문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돼요?
◇ 이은미 : 영어로 질문을 잘하려면, 뭐.. 영어를 잘해야 되죠.
◆ 이성규 : 우선.
◇ 이은미 : 영어를 잘해야 되는데. 제가 생각하는 건 그거예요. 한국인들이 대체로 그냥 평균적으로 초·중·고등학교를 현재 나오신 분들은 뭐.. 10년 이상 영어를 지금 다 배우셨단 말이에요. 뭐, 잘하건. 못하건. 대충 했건. 그러면 10년간 영어를 이렇게 습득하신 분들은 이 속에 이미 영어가 탑재되어 있다고 봐야 돼요. 요지는 영어를 잘하고, 못하고가 아니라. 내가 갖고 있는 영어를 끄집어내는 작업이 필요하죠. 그 질문을 잘 하려면 영어를 자꾸 사용하면 돼요. 나한테 열망이 있어야 되죠. "나 이거 꼭 말해보고 싶어", "저 사람과 대화하고 싶어", "저 사람에게 나 질문하고 싶어" 그런 열망이 있으면. 그냥 뭐, 끌어내라. 질러보는거죠.
◆ 이성규 : 있는 거를 끌어내라.
◇ 이은미 : 누구든지 붙잡고 한번 말을 해보고요. 외국인이 아니어도. 한국인이어도
◆ 이성규 : 근데 또 요즘.. 그 문해력이 많이 떨어진다고 하잖아요? 요즘 학생들. 근데 이 문해력과 영어. 관련성이 있나요?
◇ 이은미 : 그러니까 이제 지금 진행자님께서도 요즘 학생들이 "문화력이 떨어진다"고 그러시는데, 저는 그 부분에 이렇게 동의하기는 조금 조심스러워요. 왜냐하면 요즘 학생들이 특히 문해력이 떨어지는 걸까? 문해력은 늘 어떤 사람들은 부족했고, 어떤 사람들은 넘쳤는데. 그럼 이 세상에 사람이 나올 때 모두 천재로 나온다고 그러잖아요? 문제는 우리가 어떻게 키워주느냐 하는 거예요. 특히 저는 교육자니까. 그런 부분을 연구를 많이 하죠.
◆ 이성규 : 근데 지금 키워준다고 말씀하셨는데. 왜 요즘 어린 사람들 영어 배우는 거 있잖아요. '4세 고시' 이런 말도 있고요. 영어 유치원에 들어가기 위해서 치열한데. 이런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 이은미 : 저도 며칠 전에 그 조카, 손자들이 4살인데. 영어 유치원비가 한 달에 270만 원이 들어간다는 얘기를 들었어요.깜짝 놀랐는데. 그러니까 저로서는 그래요. 조기 영어. 뭐.. 좋죠. 그런데 영어 교육 쪽에서 이제 두 가지 정설이 있어요. 크리티컬 피리어드(Critical Period). 아주 결정적인 시기를 얘기할 때. 사춘기 이전에 영어를 빨리 할수록 영어가 편안해지고, 능숙해지고, 원어민과 같은 발음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러니까 빨리 시작하라는 논리가 있고요. 또 늦게 시작해도 괜찮다는 이론도 있어요. 그러니까 사춘기 이후에 중학생이 된 후에 영어를 배울 땐, 그 학생들은 뭔가를 배우는 인지적 구조가 발달해 있잖아요? 그러니까 발음이 그렇게 능숙하지는 않지만. 아주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영어를 배워요. 구조적으로 배운다는 거죠. 저희가 이제 중학교 때 이렇게 구조적인 영어를 배웠는데. 제가 구조적인 영어를 배웠어도, 한국에서 배운 영어로 미국에 가서 신나게 돌아다녔습니다.
◆ 이성규 : 근데 대학에서 영문학을 하셨잖아요. 그러니까 그러신 거 아니에요?
◇ 이은미 : 그렇죠. 그런데, 대학에서 영문학을 했는데.. 저 한국에서 영문학 했잖아요? 그러니까. 사실 돌아보면, 저는 중학교 때 영어를 시작해서, 저의 영어의 뼈대는 중·고등학교 영어 선생님들이 다 만들어 주셨고요. 대학에 가서도 물론 열심히 공부했는데. 돌아보면, 뼈대를 중학교, 고등학교 선생님이 만들어 주셨어요. 그래서 다시 그 어린이, 유아 교육으로 돌아가면. 뭐.. 여유 있고, 하실 만하면. 유아기 교육 하십시오. 그런데 혹시 경제적으로 여유가 안 되시는 엄마, 아빠들. 기 죽으실 거 없습니다. 오히려 제가 그런 얘기를 많이 해요. 엄마, 아빠가 프로축구 선수가 아니라도.. 애들 데리고 공차기 하고 놀잖아요? 그럼 엄마, 아빠가 이렇게 영어를 잘 못하더라도.. 그냥 공차기 하듯이. 내가 알고 있는 것을 같이 얘기해 보고 놀아주면, 그 아이는 길을 찾아서 가니까요. 걱정하지 마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이성규 : 오늘 영어와 질문이라는 주제로 이은미 교수님과 많은 얘기를 했는데요. 이제 책이 <매혹하는 영어 질문>인데. 나중에 또 책 내실 건가요?
◇ 이은미 : 제가 <매혹하는 영어 질문> 책을 냈는데요. 제 책 편집자가 저를 정확히 본 것 같아요. 질문에 대해서 아직 할 말을 반도 못했으니. 이번에는 그러면 영어 빼고 한국어로, 정말로 질문에 대해서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얘기해 봐라 그래서 지금 정리하고 있는데. 아 제가 의도하는 건 그거예요. 우리 천부인권 얘기하잖아요.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갖고 오는 권리 그중에 저는 질문에 권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질문 권리 들어보셨어요?
◆ 이성규 : 지금 처음 듣습니다.
◇ 이은미 : 우리가 '알권리'란 말을 하잖아요? 그게 질문 권리입니다. 그 병원에 가면요. 환자의 권리라고 그래 가지고, 질문을 하라는 얘기를 해요. 왜냐하면 환자들은 병원에서 약자인데. 그 약자들에게 알려주는 겁니다. 궁금한 거 물어보시고, 확인하시라고. 그래서 저는 약자이기 때문에 목소리를 못 내고 질문하기를 두려워하는 우리 시민들과 함께 왜 우리가 그래도 질문해야 하는지. 우리가 힘이 없어도 왜 질문을 통해서 힘을 얻을 수 있는지. 그 얘기를 계속해서 계속해서 하고 싶습니다.
◆ 이성규 : 네.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오늘은 한국조지메이슨대학교의 이은미 교수와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이은미 :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 이성규 :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는 YTN 라디오 홈페이지 그리고 유튜브를 통해서 다시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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