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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전문

방송시간[월~금] 06:40, 12:40, 19:40
제작진진행: 이원화 변호사 / PD : 김세령 / 작가 : 강정연
"아가씨, 만져봐도 돼요?" 대학생 커플 태운 70대 어부, 바다 한 가운데서 악마가 됐다
2025-04-03 16:24 작게 크게
■ 방송 : FM 94.5 (06:40~06:55, 12:40~12:55, 19:40~19:55)
■ 방송일 : 2025년 4월 3일 (목)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안수진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이원화 변호사(이하 이원화): 참 이례적인 판결이었습니다. 물론 이례적이라고 해서 피고인의 죗값에 비해 과한 형량이었다 이야기는 아니고요. 실질적 사형 폐지국인 대한민국에서 검찰이 사형을 구형하는 일도 드문 일이지만 재판부가 그 형을 받아들이는 경우는 더 드문 일이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사형을 선고받은 피고인의 당시 나이가 70대를 넘긴 노인이었습니다. 도대체 그는 어떤 잘못을 저질렀던 걸까요? 이제 막 대학생이 돼 보성으로 여행을 왔던 두 학생은 그날 70대 노인 오 씨의 어선을 타고 바다 구경을 나간 뒤 어디론가 감쪽같이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이틀 뒤 바다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죠. 당시 경찰은 타살 증거를 찾지 못해 두 사람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 아닌지 의심했습니다. 그렇게 한 달이란 시간이 지났을 즈음이었습니다. 어선을 타고 바다로 나갔던 두 여성이 또다시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놀랍게도 그 어선의 주인 역시 70대 오 씨였습니다. 그리고 오 씨의 어선 속에서는 사라진 두 여성의 소지품이 발견됐죠. 도대체 망망대해 속 어선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던 걸까요? 오늘 사건 X파일에서 이 사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사건 X파일 이원화입니다. 오늘도 로엘 법무법인 안수진 변호사와 함께합니다. 변호사님 어서 오세요.

◆안수진 변호사(이하 안수진): 네 안녕하세요. 로엘 법무법인 안수진 변호사입니다.

◇이원화: 사람 참 무섭다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됐던 그런 사건 아니었나 싶은데요. 전남 보성에서 있었던 일이죠?

◆안수진: 네 2007년 추석 당일이었습니다. 한 여성이 경찰에 아무래도 이상하다라며 112 신고 전화를 걸었는데요. 여성이 남편의 휴대전화로 저희 아까 전화기 빌려드린 사람인데요. 배 타다가 갇힌 것 같아요. 경찰 보트 좀 불러주세요라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이원화: 누가 보낸 문자였죠?

◆안수진: 112에 신고를 한 여성은 사건 당일 오전 한 여성으로부터 휴대전화를 빌려 본인의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는데요. 휴대전화 주인이 신고 여성의 남편 전화번호로 앞서 말씀드린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온 것입니다. 신고 여성은 112 신고를 하는 한편 휴대전화의 주인에게 경찰에 신고했어요. 납치인가요라고 문자 메시지를 발송하였는데 답변은 오지 않았습니다.

◇이원화: 만약 이런 문자를 받게 된다면 이게 진짜인가 좀 당황스러울 것 같긴 해요. 경찰이 즉각 수사에 나섰겠죠? 

◆안수진: 휴대전화 주인은 20대 여성 직장인으로 추석 연휴를 맞아 동성인 친구와 함께 전남 보성에 여행을 온 상태였는데요. 경찰은 112 신고를 받고 즉각 수사에 나섰으며 여행을 온 여성들이 사건 당일 오전 보성의 한 선착장에서 어선을 탔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 사건 당일 오전과 오후에 정박 위치가 변경된 배를 찾아냈습니다.

◇이원화: 배 주인은 어렵지 않게 찾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안수진: 네. 여성 피해자들이 탑승하였던 배의 주인은 만 69세의 오 씨였습니다. 경찰이 도착하였을 당시 오 씨는 어장에서 주꾸미 채취 작업 후 어구를 정리하고 있었으며, 오 씨의 딸과 사위는 경찰의 연락에 따라 배를 타고 선착장에 도착하였습니다. 이후 경찰은 오 씨의 선박에 대한 감식을 진행하였는데, 선박 내부에서 피해자들의 신용카드, 볼펜, 머리끈과 같은 소지품은 물론 피해자들의 머리카락까지 발견되었습니다.

◇이원화: 두 여성이 그 배에 탔다는 거는 확실해졌네요.

◆안수진: 네 그렇습니다. 피해자들의 소지품을 발견한 경찰은 다음 날 곧바로 오 씨를 긴급 체포하였는데요. 오 씨는 체포 직후 피해 여성들을 선박에 태운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피해자 중 1명이 소변을 보기 위해 선 위에서 선수 쪽으로 이동하던 중 실족해서 바다에 빠졌고, 다른 한 명이 이를 잡으려다 같이 바다에 빠졌다라며 본인이 피해자들을 죽이지는 않았다라고 강력히 반발하였습니다. 경찰은 직접적인 증거를 찾지 못해 난관에 맞닥뜨렸으나 사건 다음 날 오전 경 피해 여성들 중 1명의 시신이 발견되었습니다.

◇이원화: 결국 숨진 채 발견됐군요.

◆안수진: 맞습니다. 발견된 피해자의 시신에는 목 졸림 흔적은 물론 온몸에 멍과 찰과상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고, 다른 피해자의 시신은 이로부터 약 이틀 뒤 추가로 발견되었습니다. 이후 오 씨는 당초 살인 혐의를 전면 부인하던 태도를 바꿔서 결국 피해자들을 살해하였다는 점을 마지못해 인정하였습니다.

◇이원화: 그런데 도대체 왜 그랬답니까? 언쟁이라도 있었던 건가요?

◆안수진: 아닙니다. 오 씨는 보성으로 여행을 온 피해 여성 2인에 대해서 배로 바다를 구경시켜 주겠다라며 유인을 하였고, 본인의 선박이 탑승하도록 하였는데 먼 바다에 이르자 돌연 선박을 멈추었습니다. 오 씨가 피해자 중 한 명에게 다가가 아가씨 가슴 만져도 되냐라면서 피해자의 가슴을 만지려고 시도하자 해당 피해자는 오 씨의 손을 쳐내며 강하게 반항하였습니다. 다른 피해자 역시 범행을 저지하려고 하였는데요. 오 씨는 한 피해자는 배 바닥과 선실 등에 부딪히게 한 뒤 바다로 밀었고, 다른 피해자는 목을 조른 뒤 바다로 밀었습니다. 특히 오 씨는 먼저 바다에 빠졌던 피해자가 선박에 오르려고 하자 갈고리가 달린 막대기인 핫가대를 휘둘러 사망하게 하였습니다. 그런데 더욱 충격적인 것은 오 씨의 범행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는 사실입니다. 피해 여성들이 잔혹하게 사기를 당하기 불과 한달가량 전에도 이 사건과 상당히 유사한 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습니다. 보성의 여행을 온 남녀 대학생 커플이 실종되는 일이 있었는데요. 피해자들이 실종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여성 피해자의 시신이 바닷가에 밀려옴으로써 먼저 발견되었고, 이후 해상 수색 과정에서 남성 피해자의 시신이 발견되었습니다. 이 때문인지 오 씨의 2차 범행을 발견한 뒤 인근 상인들은 오 씨를 크게 의심하였다고 합니다.

◇이원화: 인근 상인분들은 왜 오 씨를 의심했을까요?

◆안수진: 오 씨는 평소에도 본인의 가게에 오는 여성 손님들에게 성적인 농담을 건네거나 추행을 시도하는 등 그런 행동을 했기에 인근 상인들로부터 받는 평판이 좋지 못했다고 합니다. 약 한 달의 간격을 두고 매우 유사한 사건이 발생을 하자 위 사망 사건도 오 씨와 관련성이 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이어나갔습니다. 오 씨는 해당 대학생들을 본인의 선박에 태운 적도 없다라고 부인을 하다가 오 씨가 선박에 태운 정황이 드러나자 돌연 그들이 자기 실수로 바다에 빠진 것이지 내가 죽인 게 아니다. 파도가 높이 쳐 바다에 둘 다 빠졌는데 구하지 못한 것이다 와 같이 본인의 잘못을 은폐하고 피해자들을 실족사로 가정하려고 하였습니다.

◇이원화: 진술도 오락가락하고, 그리고 만약에 정말 실족사했던 거라면 신고를 했어야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생활한다는 게 말이 안 되잖아요?

◆안수진: 심지어 오 씨는 1차 범행을 저지르고도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주꾸미 잡이 등을 하면서 일상 생활을 이어나갔고 더 나아가 2차 범행까지 저질렀습니다. 경찰은 증거를 찾기 위해서 동분서주하였는데요. 여성 피해자가 119에 구조 요청을 시도한 통화 기록이 확보되었습니다.

◇이원화: 119에 신고까지 들어갔었어요. 근데 구조가 안 됐던 겁니까?

◆안수진: 네 무려 4차례에 걸쳐서 119에 전화를 걸었음에도 구조가 되지 않았고, 이로 인하여 사건 초기 대응이 부실했다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특히 유가족들은 소방본부 관계자들을 직무유기로 고발하기도 하였습니다. 경찰은 앞서 말씀드린 증거들에 대한 분석에 들어갔으나 119 통화 내역에서는 녹음된 배의 엔진 소리가 오 씨의 선박 엔진 소리와 비슷하다라는 정도를 알아내는 데 그쳤습니다. 특히 해당 통화 내역에서는 범인의 음성이 1.2초가량 녹음되어 있었으나 통상 목소리 분석으로 사람을 식별하기 위해서는 최소 10분의 분량이 필요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조차 이를 해결하지 못하였습니다.

◇이원화: 답답하네요. 오 씨는 계속 당연히 부인을 했을 거고요.

◆안수진: 물론입니다. 1차 범행 피해자의 아버지는 당시 담당 검사에게 내 딸은 어디를 가든 디지털 카메라를 가지고 다녔다. 그것을 찾는다면 거기 증거가 있을지도 모른다라는 제보를 하였으나 사실상 넓은 바다에서 작은 디지털 카메라를 찾을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였습니다. 그러나 어선의 쌍끌이 어망에 의해 기적적으로 1차 여성 피해자의 디지털 카메라가 걸려 올라왔고 수사 기관은 해당 카메라를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이원화: 그런데 건져냈다고 해도 짠물이랑 작동이 될지 이건 또 다른 문제 아니겠습니다.

◆안수진: 네 그렇습니다. 그러나 한 번의 기적이 더 생겼는데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해수에 잠겨 있던 카메라의 메모리를 복원한 것입니다. 복원된 메모리 카드에는 선박 위 오 씨의 모습이 명확히 담겨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메모리 복원 이후 숭실대학교 소리공학연구소 배명진 교수 연구팀에서는 앞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분석이 불가하였던 1.2초 분량의 119 통화 녹음과 검찰이 사건 발생 직후 오 씨로부터 취득한 녹음 파일에 목소리 스펙트럼을 비교를 하였고, 양자가 동일인의 목소리라는 점을 밝혀냈을 뿐만 아니라 119 통화 녹음 속 선박 엔진 소리와 오 씨의 선박 엔진 소리가 일치한다라는 점까지 밝혀내었습니다. 결국 오 씨는 1차 범행과 관련해서도 본인의 살해 행위를 인정 확인 하였습니다. 오 씨는 본인의 범행에 걸림돌이 될 법한 남성 피해자에게 먼저 다가가 바다에 빠뜨렸고, 선박으로 돌아오려는 해당 피해자를 핫갓대 등으로 수에 내려찍어 살해하였습니다. 이후 오 씨는 크나 큰 공포에 빠진 여성 피해자에게 다가가 추행하였는데, 해당 피해자가 반항하자 남성 피해자와 마찬가지로 바다에 밀어 빠뜨리고 피해자가 선박에 다가오자 핫갓대로 밀어서 올라오지 못하게 하는 방법으로 살해하였습니다. 문제는 그 이후 오 씨의 태도였습니다. 오 씨는 두 차례에 걸친 범행을 전부 인정하였지만 반성하는 모습은 일절 보이지 않았는데요. 오히려 공짜로 얻어 타려고 한 저놈들 잘못이다 라며 피해자들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식의 발언을 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잔혹한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뒤 어떻게 70대 노인이 젊은 피해자들에게 물리적으로 그런 위해를 가할 수 있어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도 하였는데요. 오 씨는 키 165cm의 작은 체구를 가진 70대 노인이었지만 평생 업으로 살아오면서 사건 당시에도 어떤 기계 장비도 이용하지 않고 어업을 할 수 있을 정도의 힘이 있었습니다.

◇이원화: 네 재판에 넘겨졌겠죠?

◆안수진: 그렇습니다. 오 씨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강간 등 살인과 살인 두 가지 공소죄명으로 재판에 넘겨져 사형을 구형받았습니다.

◇이원화: 사형 구형이 사실 그렇게 흔한 상황은 아니잖아요.

◆안수진: 극히 드문 구형이긴 합니다만 검찰은 피고인의 죄질이 극히 불량한 데다 증거를 은폐하려고 했고, 본인이 저지른 죄에 대한 반성의 기미조차 없다라며 오 씨에 대한 사형을 구형하였습니다. 이에 1심 재판부는 아무 잘못도 없는 피해자들을 오로지 자신의 성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가차 없이 살해한 범행으로서 그 자체로 지극히 반사회적이고 포악한 범행이라는 점, 4명의 젊은 피해자들이 극도의 공포와 분노 속에 생명을 잃었고, 그 유족들 역시 평생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를 입었음에도 피고인은 아무런 일도 없어 생업에 종사하는 한편 피해자들에게 범행에 대한 책임을 전가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았을 때 피고인을 영원히 사회에서 격리시키는 극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라고 판단하여 검찰의 구형과 같이 오 씨에 대한 사형을 선고하였습니다. 오 씨는 이와 같은 1심의 판결에 대해서 항소를 제기하였는데, 심지어 사형과 무기징역 사이에 대체 형벌이 필요하다며 사형죄에 대한 위헌법률 심판을 제청하기도 하였습니다.

◇이원화: 사형죄에 대해서는 워낙 여러 의견이 있기 때문에 위헌법률 심판 제정 자체는 뭐 그럴 수 있다 치겠는데 그렇게 악랄하게 사람을 4명이나 죽인 사람이 그런다는 게 좀 씁쓸하긴 합니다.

◆안수진: 그렇습니다. 심지어 오 씨는 항소심에 이르러서도 양형 부당은 물론 피해자들과 함께 술을 마시다 피해자들이 사고로 바다에 빠져 구하지 못하였고, 2차 범행과 관련해서 피해자들이 반나체에 가까운 옷차림을 입고 있어 우발적으로 가슴을 만졌는데 실랑이를 하던 중 피고인까지 함께 바다에 빠져 혼자 배에 돌아오게 된 것이라며 본인이 피해자 4명을 살해하지 않았다는 사실 오인 주장을 하는 한편, 음주로 인한 심신장애 주장까지 개진하였습니다. 오 씨가 제청한 위헌법률 심판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합헌 5인, 위헌 4인으로 최종 합헌 판단을 내렸고, 오 씨는 광주교도소에서 현재까지도 복역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원화: 사건 X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 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X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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