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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전문

방송시간[월~금] 06:40, 12:40, 19:40
제작진진행: 이원화 변호사 / PD : 김세령 / 작가 : 강정연
"울릉도 앞바다 금괴 200톤, 투자 대박" 뻔뻔한 투자 사기, 여전히 당신 주머니 노린다
2025-03-31 17:41 작게 크게
■ 방송 : FM 94.5 (06:40~06:55, 12:40~12:55, 19:40~19:55)
■ 방송일 : 2025년 3월 31일 (월)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윤치웅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이원화 변호사(이하 이원화): 저 깊은 바닷속 어딘가에 금은보화를 잔뜩 실은 이른바 보물선이 침몰한 채 묻혀 있을 거라는 이야기. 언뜻 들으면 이거 만화 속에나 나올 법한 허무맹랑한 이야기처럼 들리기도 하죠. 혹자는 요즘 누가 그런 걸 믿냐, 믿는다면 참 한심하다 하실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만약에요. 이 이야기를 뉴스에서 접했다면 어땠을까요? 그리고 그 내용도 제법 그럴싸했다면 진짜인가 설득당할 수도 있었을까요? 2018년 신일그룹이라는 한 업체는 울릉군 앞바다에서 러일 전쟁에 참전했다 침몰했던 돈스코이호의 선체를 발견했다며 관련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그리고 대중들의 관심을 끌었던 건 뭐니 뭐니 해도 돈스코이호에 실려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보물들이었죠. 신일그룹은 당시 이 배 안에 금화와 금괴 5천 상자를 포함해 총 150조 원에 달하는 보물이 실려 있다 주장했습니다. 보물선 돈스코이호에 대한 관심은 나날이 높아져 갔습니다. 신일그룹은 수백억에 달하는 인양 비용 역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 문제없을 거라 자신했죠. 이런 가운데 코스닥에 상장되어 있던 한 철강회사의 주식이 급등하기도 했었는데요. 그 이유는 돈스코이호 인양을 발표한 신일그룹이 이 회사를 인수하겠다 밝혔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회사의 주식은 보물선 테마주로까지 불렸죠. 신일그룹의 돈스코이호 인양은 과연 어떤 엔딩을 맞았을까요? 정말 보물선은 존재하는 것일까요? 오늘 사건 X파일에서 이 사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사건의 X파일 이원화입니다. 오늘도 로엘 법무법인 윤치웅 변호사와 함께합니다. 변호사님 어서 오세요.

◆윤치웅 변호사(이하 윤치웅): 네 안녕하세요. 로엘 법무법인 윤치용 변호사입니다.

◇이원화: 보물선 하면 저는 어릴 적 동화책에서 보던 해적 금괴 이런 게 떠오르긴 하거든요. 변호사님 어떠세요?

◆윤치웅: 저는 캐리비안의 해적이라는 영화가 떠오르네요. 개봉했을 때 참 재미있게 봤었는데요. 금화도 가득 실려 있을 것 같고 역사적인 의미가 있는 그런 물건들도 있을 것 같아요.

◇이원화: 그렇죠. 이야기한 것처럼 보물선이라는 단어를요. 살면서 제가 뉴스에서 들을 거라고 생각도 못 했었던 것 같거든요. 근데 이게 그렇게 오래전 일도 아닙니다. 2018년에 있었던 일이에요.

◆윤치웅: 네 그렇습니다. 한 업체가 100여 년 전 침몰한 러시아 군함 돈스코이호를 울릉도 앞바다에서 찾았는데 그 군함에 보물이 실려 있다는 내용을 발표했는데요. 그 업체의 이름은 바로 신일그룹입니다.

◇이원화: 심지어 신일그룹에서는 그 속에 무려 150조 원에 달하는 보물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라고 했었잖아요.

◆윤치웅: 네 그런데 군함에 이런 비현실적으로 고액의 보물을 적재하고 있었다는 것도 의문이고요. 또 무게가 얼마나 무거웠을지 상상이 가지 않네요. 하필 그 군함이 우연히 우리나라 영해에 침몰한 것도 신기한 일이고요.

◇이원화: 지금 몇 년 만에 다시 들어도 여전히 소설 속 이야기 같은 느낌이 있는데 그런데 당시에는 이게 또 제법 설득력이 있었던 게 돈스코이호가 역사적으로 실제 존재하는 함정이었잖아요. 누가 만들어낸 허구의 보물선이나 이런 게 아니었단 말이에요.

◆윤치웅: 네 돈스코이호는 러시아 군함이었습니다. 러일 전쟁에서 실제 활약한 그런 전적이 있어요. 1905년에 대한 해협에서 발생한 전투에서 일본군에 큰 피해를 입고 울릉도 인근까지 후퇴를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결국 승조원들을 하선시키고 자침시켜서 침몰하게 됐습니다. 돈스코이호가 발틱 함대의 최후의 군함이었고 결국 러일 전쟁은 일본이 승리하게 됐다고 해요.

◇이원화: 그러다 보니 사람들이 진짜인가 더 혹했던 것 같거든요.

◆윤치웅: 그렇죠. 돈스코이호는 다른 보물선들과는 다르게 그 존재가 분명히 입증이 됐거든요. 1981년에는 도진실업이라는 회사가 발굴 허가를 얻어서 탐사를 했는데 흔적조차 발견하지 못했고 2003년에 동화건설이 돈스코이호로 추정되는 배를 발견하긴 했지만 인양을 하지는 못했습니다. 설령 발견을 하고 인양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해결해야 될 문제들이 많겠죠. 우선 러시아 군함을 인양했을 경우에 그 선체가 과연 한국과 러시아 중 어느 나라의 소유인지에 대해서 분쟁이 발생할 여지가 있고요. 소유권과 가치 판단에 따라서 투자자들에 대한 연쇄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고요. 외교 문제로 비화될 수도 있죠.

◇이원화: 그렇죠 하긴 울릉도 앞바다라고 해도요. 이 함정이 러시아의 함정이었고 러시아 입장에서도 역사적인 사료가 되는 거니까 그리고 더군다나 150조 원에 달하는 금은보화가 있었다고 그러면 소유권 문제가 당연히 불거질 수밖에 없을 것 같거든요.

◆윤치웅: 신일그룹 측에서는요. 발표 당시 군함이 폭격을 받아서 가라앉은 것이 아니라 러시아 측에서 자의로 침몰시켰기 때문에 국제 해양법을 적용받지 않는다는 그런 주장을 했습니다. 신일그룹이 예로 든 사건이 스페인의 산호세호 침몰 사건인데요. 스페인의 산호세호가 콜롬비아 인근 해역에서 침몰했고, 미국 인양회사와 콜롬비아가 오랜 법정 공방 끝에 미국 법원으로부터 산호세호가 콜롬비아의 소유임을 인정받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인양 회사와 연안국의 법률관계에 대한 것이죠. 스페인 군함이지만 귀국인 스페인과는 아직 소유권 다툼이 이어지고 있고 법적으로도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원화: 그렇죠. 그냥 쉽게 생각해 보면은 누가 뺏어갔느냐 아니면 자기가 버렸느냐 이 차이로 구별을 하는 것 같기는 해요. 근데 문제는요. 이게 완전 가짜였던 거잖아요. 

◆윤치웅: 그렇죠 앞서 말씀드렸듯이 우선 군함에 150조 원 상당 귀금속이 실려 있는지부터가 의문이고요. 실었다 해도 배가 가라앉을 만한 무게일 겁니다. 그리고 신일그룹은 돈스코이호를 탐사했다고 주장을 했는데요. 알고 보니 영화 타이타닉에서 나오는 장면을 일부 활용한 그런 정황이 드러났어요. 뿐만 아니라 이 사건과 관련해서 등장하는 업체들 또한 전반적으로 믿기 힘든 정황이 다수 관찰됐죠.

◇이원화: 신일그룹이라는 이 업체도 거의 뭐 1인 기업 수준이었다 하던데..

◆윤치웅: 네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페이퍼 컴퍼니였고요. 회사의 설립 목적은 건강기능식품 제조였습니다. 해저 탐사와는 아무런 연관이 없어요. 인양에 필요한 비용만 700억 원인데 이걸 어떻게 마련할 수 있는지 밝히지도 않았고요. 무엇보다 정말 황당했던 사건이 하나 있는데요. 발굴을 위해서는 해양수산부의 발굴로 인해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의 10분의 1을 보증금으로 납부해야 됩니다. 그럼 보증금이 15조 원이나 되는 거잖아요. 이 금액을 깎기 위해서 갑자기 예상 이익금을 150조 원에서 120억 원으로 만 분의 1 이상 감소를 시켜서 발표합니다. 당연히 해양수산부에서는 받아들이지 않았죠. 침몰선에 어느 정도 가치가 있는지조차 제대로 확인을 못했거나 아니면 의도적인 기망이 있었다고 봐야죠.

◇이원화: 네. 이름만 그럴듯하게 짓고 속은 아주 엉망진창이었네요.

◆윤치웅: 그런데 이게 더 큰 문제였던 이유는 역시나 돈 때문입니다. 신일그룹이 돈스코이호를 인양하겠다고 발표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인양 비용 명목으로 받은 투자금이 있었습니다.

◇이원화: 역시 돈이었군요. 전형적인 투자 사기였다 이겁니까? 

◆윤치웅: 그렇죠 사람들을 속이기 위해서 특히 요즘 한창 유행하는 코인을 이용했습니다. 네이버 밴드를 이용해서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광고로 투자자를 모았어요. 투자 금액에 따라서 밴드 내에 등급을 나누고 등급에 따라서 가상화폐를 지급을 했습니다. 이 가상화폐는 신일골드코인이라고 하 그런데 여기서 이 사람들이 그럴듯하게 사람들을 속이려고 비슷한 이름의 회사를 여러 개 동원했어요. 이 사건 주범 류승진은 싱가포르 신일그룹이라는 회사를 만들어서 가상화폐를 발행을 했고요. 신일그룹 돈스코이호 국제거래소라는 회사에서는 가상화폐를 판매했습니다. 또 한국 신일그룹은 돈스코이호 탐사와 인양을 맡은 것처럼 보이게 했어요.

◇이원화: 심지어 신일골드코인이라는 게 암호화폐 기술도 적용되지 않은 그냥 포인트 같은 거였다고 하더라고요.

◆윤치웅: 네. 투자자들은 암호화폐 기술이 적용된 코인이라고 생각을 했겠지만 사실 별다른 기술은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혹시 옛날에 딱지치기 할 때 쓰던 딱지 알고 계시죠? 관계자에 따르면 쓸모없는 딱지나 마찬가지였다고 하네요. 그리고 신일그룹이 150조 원짜리 보물선을 찾았다는 공지를 올릴 때와 동시에 신일그룹은 코스닥 상장사인 제일제강을 인수할 것이라는 그런 정보가 돌았습니다. 그래서 보물선 발표를 한 날 주식 가격이 급등하는 사건이 있었어요. 사람들은 이런 현상을 보고 보물선 발굴에 대한 믿음을 더 가졌겠죠. 그런데 그다음 날 제일제강에서는 보물선과 관련이 없다고 발표를 했고 다시 주가가 폭락했어요. 알고 보니 신일그룹이라는 홈페이지에서는 마치 제일제강을 인수한 것처럼 공지를 올렸는데 실제로는 계약금 정도만 납부를 한 상태였고요. 심지어는 회사 차원에서 인수하려고 한 것도 아니고 회사 대표들이 개인적으로 매매 계약을 체결한 것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이원화: 정말 사기 치시는 분들요. 여러분이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거든요. 가만히 생각해 보면 말도 안 되는 논리를 갖다 붙이는데 워낙 말솜씨가 수려한 경우가 많아서 홀랑 넘어가는 경우가 생각보다 진짜 많다는 거. 진짜 나쁜 사람들이 많아요. 변호사님.

◆윤치웅: 네 이 사건도 주범 류승진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 다수가 연루되어 있는 사건입니다. 당시 류승진은 사기 혐의로 이미 의정부 교도소에서 수감 생활을 한 적이 있고요. 류승진은 신일그룹 대표를 자신의 누나인 류상미로 내세웠는데요. 류상미는 바지사장에 불과했고, 부회장은 김필연이라는 사람을 임명했는데, 이 김필연도 류승진과 교도소에서 같은 방을 썼던 소위 교도소 동기예요. 그리고 류승진은 과거 동화건설 비서실에 있었던 홍건표라는 사람과 이렇게 손을 잡아서 신일유토빌 건설이라는 회사를 또 세웁니다. 신일유토빌이라는 회사가 있는데 사실 이건 신일 유토빌 건설이 아니라 신일건업이라는 회사에서 짓고 있는 거였어요. 신일 유토빌 건설이라는 회사 이름을 들으면 다른 사람들은 신일유토빌 아파트를 마치 신일유토빌 건설에서 짓고 있는 것처럼 믿을 수가 있잖아요. 건실한 기업이 보물선 발굴과 관련돼 있는 것처럼 그런 효과를 노리려고 이름을 헷갈리게 지은 거예요. 이 사건으로 신일그룹 대표 류상미에게는 징역 2년, 신일그룹 부회장을 맡았던 김필연에게는 징역 5년, 신일그룹 돈스코이호 국제거래소 전 대표이사였던 허병화도 징역 4년이 선고됐습니다. 주범 류승진은 돈스코이호 발굴을 보도할 때도 이미 다른 사기 사건으로 해외 도피 중이었어요. 그러다 몇 년 후에 류승진 관련 소식이 전해졌는데 이것도 정말 충격입니다.

◇이원화: 왜요? 무슨 일이 있었죠?

◆윤치웅: 류승진 일당이 또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사람들을 속여서 투자자들을 모집하고 있는 게 밝혀졌어요.

◇이원화: 이번엔 또 뭔가요?

◆윤치웅: 경북 영천에 1천만 톤 정도의 엄청난 금이 매장되어 있다고 속였어요. 금 관련 코인에 투자하면 수십 배를 벌 수 있다고 광고를 했다고 합니다. 피해금이 약 10억 원 정도 발생했다고 하는데요. 영천시 관계자는 금 생산량이 극히 소량이라며 각별한 주의를 요구했습니다. 사람들은 이렇게 사람들이 고수익을 얻고 싶어 하는 마음을 이용해서 사기를 치는 것 같습니다.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150조 원에 달하는 금속을 실을 수도 없었을 거고요. 군함이 국가 예산에 견줄 만한 그런 귀금속을 싣고 전쟁에 나갔을 것 같지도 않잖아요. 그리고 경북 영천의 금강 사건에서도 보다시피 수십 배를 벌 수 있는 기회를 왜 굳이 다른 사람에게 나눠주려고 할까요? 쉽게 오는 기회나 너무 고수익을 보장하는 내용이라면 한 번쯤 의심해 보는 게 꼭 필요하겠습니다.

◇이원화: 네 맞습니다. 사건 X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고요.  여러분은 모두 변호 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X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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