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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전문

방송시간[월~금] 13:15~15:00
제작진진행 : 이익선, 최수영 / PD : 김양원 / 작가 : 이혜민, 박수지
'닥터 임사부'가 의대생들에게
2025-03-31 17:11 작게 크게
[뉴스FM 이익선 최수영 이슈앤피플]
□ 방송일시 : 2025년 3월 31일 (월)
□ 진행 : 최수영
□ 출연자 : 임경수 정읍고부보건지소장

- 4억 연봉 대신 300만원 월급 선택한 정읍 고부면 보건지소장 임경수 전 아산병원 교수 
- 인구 2천6백명 고부면, 병원·약국 전혀 없어..감기 들어도 택시타고 20-30분 나가야 하는 상황
- 5-60만 대군, 전쟁 안나도 항시 대기하잖나..응급실 의사도 마찬가지
- 의대생들, 자신과 국가 위해 큰 일 하려면 일단 수업에 충실해야 
- 나도 흙수저, 돈 굉장히 중요했지만 나이들어 보니, 건강·행복·친구가 더 중요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최수영: 점심 드시고 커피 한 잔 아님 차 한잔 하시면서 함께 하시죠. 이슈 앤 피플의 작은 응접실입니다. 쌀롱 드 상암. 의대 증원 정책이 불러왔던 의정 갈등... 벌써 일 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실 명절 연휴에 아프지 말아야 한다. 지방에서 수술받으려고 아이 낳으려고 몇 시간씩 걸려서 서울에 온다 이런 얘기들, 사실 과거에는 듣도 보지 못한 얘기였지만 일상이 돼버린 아주 씁쓸한 현실입니다. 이럴 때 지방 보건지소장을 하시겠다고 자처한 한국 응급의료계의 거목이 계셔서 저희가 정말 어렵사리 청을 드려서 인터뷰를 성사시켰습니다. 임경수 전북 정읍시 고부보건지소장님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지소장님 안녕하세요?

◇임경수: 안녕하세요.

◆최수영: 반갑습니다. 청취자 여러분께 직접 나 이런 사람이야라고 말씀 주시면 어떨까 해서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임경수: 저는 연세의대를 졸업하고요. 외과 전문의로 근무하다가 1989년 국내에 응급의학과를 만들었습니다. 이후 서울 아산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로 재직하다가요. 65년 정년 퇴임 후 2022년부터 정읍 아산병원장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정읍의 보건지소에서 의사로서 마지막 여정을 보내고 있습니다.

◆최수영: 한국 응급 의료계의 거목 그리고 우리 응급의학과 응급의학회를 창립하신 분 ,정말 우리 응급의료에 있어서는 거두이시자 초기 역사를 열어 가신 그런 분인데요. 닥터 임사부라는 수식어도 있으시더라고요. 얼핏 본 우리 드라마 제목 같기도 한데 어떻게 이런 수식어가 붙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임경수: 정읍에서 친해진 지인분들이 농담으로 저를 보면 드라마가 생각난다고 애칭으로 부르다가요. 어느 순간 갑자기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최수영: 그래서 임사부라고 별명이 붙으셨군요. 응급의료법 제정을 앞장서 하셨기 때문에, 우리나라 응급 의료계의 사부님 같으신 그런 역할을 하시니까 이런 별명이 붙게 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33년간 서울 아산병원에서 근무하시다가 퇴직 후에 정읍 아산병원장으로 부임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보건지소라면 사실 굉장히 열악하고 낙후된 지역에 있는 일종의 작은 보건소의 또 지소 형태 아니겠습니까? 거기 가신 지는 얼마나 됐고 또 왜 가셨습니까?

◇임경수: 제가 작년 9월에 정읍 아산병원장에서 퇴직한 후에요. 7월에 정읍시에서 보건지소 의사 공모 사업이 있어가지고 거기에 응모해 가지고 근무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제가 정읍에 온 거는 제가 서울 아산병원에서 퇴직하기 직전에 아산재단에서 정읍 아산병원 병원장직을 건의 받아서 이곳에 오게 되었거든요. 병원장으로 재직하던 중에 정읍의 인간의 삶, 맛이라고 그럴까요? 인간의 향기, 사람 냄새가 좋아서 계속 남게 되었고 정읍을 못 떠나가지고 이곳 보건지소에서 계속 머무르게 됐습니다.

◆최수영: 정읍이 인간의 그 향기가 있는 지역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러면 원래 연고는 없으시군요.

◇임경수: 연고는 전혀 없는 거죠. 사람의 정이 이렇게 무서운 줄 처음 알았어요.

◆최수영: 아주 멋진 말이십니다. 사람의 정... 사실 사회 각 분야 어디를 막론하고 다들 서울 서울 하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일각에서는 서울공화국이라는 그런  자조 섞인 지적도 사실 있습니다. 지소장님 이력으로 봤을 때 서울에서 그동안 명망을 쌓으셨으니까 개업을 하셨을 수도 있고 또 이렇게 서울에서 지인도 많고요. 그동안 본인의 인프라가 많은 이곳에서 노후를 편안히 보내셨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작은 지역 도시의 보건지소장을 택할 때는 어떤 뜻을 갖고 가신 것 아닌가 조심스럽게 추측이 됩니다.

◇임경수: 정읍에 있다 보니까 우연히 정읍의 장애인 발생률이 전국 평균 5.1% 퍼센트에 두 배가 넘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굉장히 놀랐습니다.

◆최수영: 장애인 발생 비율이요?

◇임경수: 네, 제가 몸 담았던 아산재단의 설립 취지가 가장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였고요.  더군다나 제가 한진해운의 고 조수호 회장님의 위원으로 설립된 양현재단에서 제가 창립 임원 그다음에 재단 임원 이사장으로서 사회 공헌 활동도 15년간 계속 했는데요. 양현재단의 설립 이념이 또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하는 곳이었습니다. 그래서 정읍에서는 양현재단과 아산재단의 뜻을 모두 실행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어서 이곳에 남게 되었습니다.

◆최수영: 참 숭고한 뜻입니다. 사실 어떤 직업을 택할 때 돈 얘기를 안 할 수가 없거든요. 그러니까 지소장님 이야기를 다룬 많은 기사의 제목들을 보면 하나같이 ‘연봉 4억 대신 월급 300만 원을 선택한 의사’ 이겁니다. 아무리 많이 버셨고 또 그렇게 노후가 안정적이다 해도 돈을 고려하지 않기는 어려운 현실인데요. 처음서부터 돈은 고려의 대상이 되지 않았나요?

◇임경수: 저도 흙수저입니다. 돈은 굉장히 중요했습니다. 다만 나이가 70세에 근접하다 보니까 건강과 행복, 친구가 더 중요하다. 더군다나 과거에 함께했던 분들이 하나둘 먼 길을 떠나기 시작하니까요. 아직 힘이 남았을 때 사회에 작은 힘을 보태고 싶었습니다.

◆최수영: 소장님의 생각은 그렇게 숭고하고 아름답지만 가족들의 생각은 다를 수가 있지 않겠습니까? 우리 아버지가, 우리 남편이 숭고한 뜻은 가졌지만 그래도 고향인 서울에서 편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이런 가족들의 불만, 반대도 있었을 것 같거든요.

◇임경수: 집사람이 굉장히 반대하고 섭섭했고요. 저도 주말에 갈 때마다 아직도 혼나고 있습니다.

◆최수영: 혼나고 계세요?

◇임경수: 또 집사람은 제가 이 먼 곳에서 옥탑방에서 혼자 지내는 것을 굉장히 불안해하더라고요. 이상하게 지금은 돈이 제일 부족한 상황인데요. 이곳에 진료할 때가 또 가장 행복하고 평온합니다.

◆최수영: 행복하고 평온하다는 말씀으로 돈 얘기를 딱 해결해 주시는군요. 소장님께서 정읍에 처음 내려오셨을 때, 그러니까 정읍 아산병원장으로 왔을 때 생각보다 훨씬 더 열악한 지방 농촌 지역의 의료 현실 때문에 당황하셨다고 얘기를 들었는데요. 어떤 상황이셨길래 당황까지 하셨습니까?

◇임경수: 서울 아산병원 하면 그래도 최첨단 병원 아닙니까? 그래서 의료 수준이 거의 비슷한 줄 알았죠. 그런데 저거 아산병원에 처음 왔을 때 이게 종합 병원인데도 불구하고 의사들을 구하기 힘들어서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비뇨의학과, 안과, 신경과 이런 의사가 없었어요. 그다음에 정읍의 많은 경증 환자들도 인근 대도시로 진료받으러 가시더군요. 결국은 의료 전달 체계가 거의 붕괴된 상태였다고 판단이 됩니다.

◆최수영: 의료 전달 그러니까 체계가 붕괴가 됐다. 경증 환자들조차 대도시로 가는거면, 정읍의 의료 현실과 의료 인프라는 경증 환자들도 커버하지 못했던, 그런 상황이었나요?

◇임경수: 그렇죠. 일부 인기과들 이런 분들은 다 대도시에서 개업하시니까 이곳은 진료받기가 굉장히 어려웠고요. 그걸 또 커버할 만한 종합병원의 여력도 없었고 그게 굉장히 큰 문제였죠.

◆최수영: 조금 전에 제가 놀란 부분이 정읍에 가보니까 그곳의 장애 발생 비율이 평균보다 훨씬 높다고 하셨던 건데요. 이유가 있을까요? 우리가 혹시라도 장애가 있는 많이 발생하는 경우는 공단이 몰려 있다거나 이런 약간 특수한 환경 요인 때문이라고 알려진 경우는 있어도 농촌 지역에서 그런 이유가 궁금합니다.

◇임경수: 장애 발생 원인이 사고나 외상 때문에 장애가 될 수 있지만 자기의 질병을 적당히 조절하지 못해서 장애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최수영: 치료를 받지 못한다?

◇임경수: 네. 예를 들면 전국 평균 만 고혈압 환자의 70%만 고혈압이 있다는 걸 인지하고 있고요. 그다음에 70% 중에 또 70%만 치료를 제대로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은 고혈압 환자의 반만 치료를 받는다는 건데 고혈압은 증상이 없잖아요. 그래서 10년 놔두면 대부분 합병증이 생기는 게 뇌경색, 뇌출혈, 대동맥 질환 이런 각종 질환을 해서 장애를 유발하기 때문입니다. 평소에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이런 거를 잘 관리해야 된다는 거죠.

◆최수영: 그러니까 그런 걸 제 타이밍에 관리하지 못하면 질병이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런 말씀이신데요. 농촌이다 보니까 아무래도 그런 의료 체계의 접근성도 떨어지고 그다음에 의료 인프라도 부족하단 말씀이시네요. 그렇다면 그건 정읍뿐만이 아니라 전국에 말하자면 소도시 농촌 이런 곳을 전부 관통하는 이슈가 되지 않을까요?

◇임경수: 제 생각에도 지금 이게 정책적인 자료가 없지만요. 인구 소멸 지역이면서 의료 취약 지역 여기는 분명히 전국 평균보다 장애인 발생률이 1.5에서 2배 더 높을 거로 생각합니다. 

◆최수영: 그렇게 생각하시는군요. 

◇임경수: 그래서 이건 국가적인 차원에서 빨리 이거를 조사하고 문제점을 파악해야지만 이 모든 장애인 발생률을 낮출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수영: 알겠습니다. 그건 정부 쪽에 좋은 재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조금 전에 소장님 말씀하실 때 의사가 하도 안 구해지고 구하기 어렵다는 말씀하셨는데요. 결국 소장님의 인맥을 활용해서 영입을 했다는 얘기가 정말 독특하게 들렸습니다.

◇임경수: 예. 근데 의사 뭐 진짜 공무원에도 안 나오고 그래가지고 서울 아산시 함께 있던 동료 의사들, 심지어는 제 1년 후배도 모셔오고요. 그다음에 연세의대 출신이니까는 선후배, 그다음에 전주와 광주의 또 친한 친구들 이런 친구들을 다 동원해 가지고 의사들을 초빙해 모셨습니다.

◆최수영: 참 그래도 농촌 지역으로 초빙해 모셨다는 건 지소장님의 인품과 인격에 다 동의하신 거네요. 돈 보고 온 게 아니라요. 현재 그러면 보건지소의 상황 그러니까 어느 정도 인력과 규모로 근무하고 있습니까?

◇임경수: 지금 고부면 보건지소에 있는데 고부면 인구가 한 2600명밖에 안 되고요.

◆최수영: 면 단위니까요.

◇임경수: 예. 고령자가 한 50%인데 대개 70~80대라서 운전도 못 하시고 정상 보행도 어려운 분들이 많습니다. 최근 2~3년 동안 이 고부면에는 병의원과 약국도 전혀 없어서 감기 들어도 택시 타고 20~30분 나가야지만 감기약을 구할 수 있는 상황이었죠. 그런데  제가 오고 나서부터는 조금씩 환자가 늘어서 매일 한 20여 명의 환자를 진료하고 있고 그런데 또 지난달에는 바로 옆에 있는 보건지소에서 공보의가 또 제대를 해서 그쪽 인구까지 유입되고 있습니다.

◆최수영: 그러면 하루 한 40~50명 환자를 보시겠네요.

◇임경수: 많을 때는 한 30명까지 되는데요.  다음 달부터 몇 명으로 늘지가 지금 걱정입니다.

◆최수영: 우리 소장님 혼자서 커버를 하시는 거잖아요. 그러면 거기 혼자서 처방전서부터  전부 이를테면 상담까지 전부 다 하실 텐데  힘드시겠습니다.

◇임경수: 그래도 행복합니다. 

◆최수영: 지금 계시는 곳이 보건지소에게 옥탑에 있는 5평짜리 옥탑방이라고 하셨는데요. 춥고 덥고 생활하기에는 열악할 것 같은데요.

◇임경수: 좁은 옥탑방이라서 불편한 게 너무 많고요. 지난 겨울은 진짜 얼어 죽는 줄 알았습니다.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없지만 다만 장점은 출퇴근 시간이 한 30초밖에 안 걸린다는 장점이 있기에 견디고 있습니다.

◆최수영: 옥탑에서 1층까지 내려가시는 데 30초면 좋죠. 그런 장점을 또 이렇게 해학적으로 말씀해 주시네요. 소장님께서 오늘 이런 말씀하시는 기저와 배경에는 결국 지방의료의 붕괴라는 게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지방 의료의 붕괴를 막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 결국 젊은 의사들이 와서 충원되면 이게 해결이 되는데요. 방법이 안 보이십니까?

◇임경수: 근데 지방은 대부분 인구 소멸 지역이면서 의료 취약지역이라서 교육 환경, 문화시설 의료 환경 등이 너무 열악해 가지고요. 젊은 의사들이 가족과 생각을 하기에는 어렵다고 생각듭니다. 더욱이 지역 주민도 계속 감소하는 추세라서 이곳에서 평의원을 개업해도 수익을 내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그다음에 이런 젊은 사람한테 와서 니가 희생하라 하는 게 너무 어렵고 제 대안으로는 이런 시니어 닥터들. 은퇴 후에 사회공헌하고 싶은 분들을 영입하면 충분히 가능할 거라 생각합니다.

◆최수영: 결국 젊은 의사들은 자녀 교육이라든가 사회 인프라 이런 모든 수익 구조 이런 것들 때문에 어려우니까 차라리 어느 정도 경륜을 갖추시고 은퇴하신 분들로 충원하는 게 현실적이다 그렇게 말씀하시는거죠?

◇임경수: 그분들은 여유 있는 귀촌생활을 오히려 동경하고 있거든요.

◆최수영: 최근에 젊은 의사 얘기가 화제가 된 적도 있었습니다. TV 프로그램에 강원도 인제에서 근무한다는 30대 후반 내과 의사가 출연했는데 하루에 100명 넘게 환자들을 보더라고요. 그 지역  주민 분들이 가장 걱정하는 게 이 의사가 결혼해서 도시를 떠날까 봐 걱정한다고 해서 화제가 됐고요. 이게 약간 정치권에서도 소환되는 그런 일이 있었는데요. 이분은 그래서 자기는 거기 못 떠나겠다 이런 얘기를 했다는 거잖아요. 

◇임경수: 맞습니다. 이게 지금 취지가 굉장히 좋으신 분들이 저희 의사회에도 한 5%에서 10%는 분명히 계시거든요. 그분들의 취지대로 지원만 해주면 되는데 의외로 막상 해보면 장벽들이 많더라고요. 그거를 정부와 지자체에서 좀 풀어주면 이런 의료 취약 지역도 의사를 구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입니다.

◆최수영: 알겠습니다. 우리 소장님께서 가장 먼저 만드셨던 응급의학과, 사실은 가장 필요한 과이지만 또 반면에 기피하는 과이기도 하지 않습니까? 어떤 마음으로 만드셨습니까?

◇임경수: 저는 본래 외상외과를 했습니다. 여러분 잘 아시는 이국종 선생 같은 그런 외상외과를 하다가 교수 자리가 없어 가지고 응급실장을 맡게 됐어요. 1년 동안이요. 교수 자리 동안 그런데 응급실 와서 보니까는 수술방에 올라가시는 분들은 진짜 행복한 사람들이더라고요. 교통사고 현장이나 이송 중에 많이 돌아가시고 또 응급실에서 검사받다가 돌아가시고 그래서 이게 뭔가 응급 의학측에 문제가 있다 그래 가지고 시작하게 됐습니다.

◆최수영: 그러시군요. 기피과에서 벗어나려면 환경이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부 있습니다. 소장님 보시기에 무엇이 가장 먼저 개선돼야 혹은 선행돼야 된다고 생각을 하십니까?

◇임경수: 이게 군대 50만 60만 대군이 전쟁이 없어도 항상 대기 상태로 기다리지 않습니까? 마찬가지로 응급실도 그래야 되는데 응급실은 군대와 마찬가지로 365일 24시간 그대로 근무하면서 정부 지원은 미흡하고 수익성도 낮으니까 결국은 자꾸만 병원이 인원을 줄이게 되는 거죠. 그러니까 최소 인원만 고대 근무하면서 근무 강도는 높고 피로도가 높으니까는 자꾸만 이탈하게 되는 거죠.

◆최수영: 악순환이 되죠. 

◇임경수: 그래서 결국은 젊은 의사들이 응급실을 선택할 수 있도록 근무 환경을 개선해 주고요. 스트레스도 적게 받게 보호자의 마찰도 줄여주고요. 그 다음에 가끔 쉴 수 있도록 한 서너 명이 대기하면 괜찮은데 이게 꼭 밤에 한두 명이서 하다 보면 또 환자 몰리거든요. 또 보호자랑 마찰이 더 심해요. 그래서 이런 환경도 개선해 주고 또 정부에서는 각 의료기관이 충분한 인원을 배치할 수 있도록 재정 지원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수영: 알겠습니다.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며 인종 종교 국적 사회적 지위를 초월해 오직 환자에 대한 의무를 지키겠다. 바로 이게 그 유명한 히포크라테스 선서의 요지입니다.  그런데 지난 1년 의정 갈등 과정을 놓고 보면 이 선서가 무색해졌단 지적이 많아요. 히포크라테스 선서한 의사들은 다 어디 갔느냐 이렇게 묻고 있는데뇨. 지난 일년을 좀 되돌아봐 주신다면요? 

◇임경수: 글쎄요 제가 너무 전문가는 아니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의사와 정부의  상호 충분한 협의 없이 정책이 시작되지 않았습니까? 그래  이게 결국은 의정 갈등이 격화로 연결이 됐는데 의사에게 책임과 의무만 강조하지 말고 의사도 국민의 한 사람이니까 선택의 자유가 보장돼야 생각합니다. 다만 의사 수도 중요하지만 현재 같이 특정 의료 분야로 의사가 너무 편중돼 있거든요. 그래서 의료를 바로잡을 정책이 우선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최수영: 알겠습니다. 오늘이 정부가 정한 의대생 복귀 마감 시한일입니다. 재적이란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 의대생들이 속속 복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여전히  등록 후에 재휴학이나 수업 거부 움직임은 아직도 변수로 남아 있는데요. 이렇게 지금 갓 새내기로 시작하는 후배들에게 해주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임경수: 글쎄요. 저는 나중에 자신과 국가를 위해서 큰 일을 하려면 일단은 수업에 충실히 해 가지고 훌륭한 의사가 될 수 있는 지식을 먼저 습득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수영: 훌륭한 의사가 되기 위한 지식 습득이요. 

◇임경수: 그다음에 선배 의사들이 저희가 방향을 잘 잡아줄 테니까 나중에 사회에서 돈도 좋고 명예도 좋고 나중에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 참여해 주시기를 원합니다.

◆최수영: 고견이십니다. 서울 의대 교수들이 성명문을 냈습니다. 우리는 여러분들에게 실망하고 절망하고 있다. 이들 중 우리 우리의 제자 후배가 있을까 두려움도 느끼고 오직 면허 의사 면허 하나로 전문가 대접을 받으려고 하는 모습도 오만하기 그지없다. 현재의 투쟁 방식과 목표는 정의롭지도 않고 사회를 설득할 수도 없어 보인다. 화제가 됐던 표현이었습니다. 전문의와 의대생 복귀를 막는 단일대오 요구는  파시즘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는데 우리 소장님도 참 의료계 원로시니까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임경수: 저도 의대 교수로 퇴직은 했지만 이게 저희 나라 곳곳에 어려운 분들이 너무 많거든요. 그러니까 의대 학생이나 전공이나 교수나 진짜 환자의 입장에서 다시 한 번 눈높이를 낮춰주시고 어려운 환경에 직접 한번 경험도 해보시면서 서로 서로 대화해서 상호 협동하면 어떨까 그런 아쉬움이 참 많습니다.

◆최수영: 보건지소장이 임기 2년의 계약직 공무원이라고 들었습니다. 소장님 평생에 없던 공무원 생활, 직접 겪어보니 어떠십니까?

◇임경수: 제가 공무원을 원했던 것도 아니고요. 보건지소로 근무 하려니까 그게 해야 된다고 그래서 했는데 공무원이 되니까 정년퇴직 후에 제가 고소득 병원장 할 때도 연금을 받았거든요. 3년 동안 매달 받던 연금도 공무원이 되니까 완전히 없어지고요. 급여는 연금의 3분의 2 정도를 받으니까 놀면 450, 일하면 300만 원 받게 되더라고요. 그다음에 원룸의 사택은 너무 낡고 유지비용도 다 개인 부담해야 합니다. 그래서 솔직히 너무 당황했고 한 두세 달은 계속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많았습니다.

◆최수영: 현실적 고민도 하셨군요. 환자가 대부분 어르신들 아니겠습니까? 인기가 굉장하시다는데요. 어르신들도 젊은 의사 좋아할 것 같은데 왜 이렇게 우리 소장님에 대해서 인기가 좋은지 궁금합니다.

◇임경수: 저도 마음의 여유가 생기니까요. 환자분들의 말씀을 10분, 20분이고 계속 듣습니다. 그러면서 환자분이 또 이해하실 때까지 계속 설명을 해드리고 몸짓 발짓도 해 드리고 그러니까 좋아하시는 것 같습니다.

◆최수영: 아이고 그러니까 한마디로 말씀하시면 경청과 설득의 힘이다. 설명의 힘이다. 독초와 독버섯에 관한 연구도 하시고 책까지 내셨다 이런 얘기 들었는데 이쪽도 그렇게 전문가이십니까?

◇임경수: 아닙니다. 제가 응급약 만들면서 여러 가지 생각했는데 독초는 전혀 모르겠는데 외국 측을 찾아봐도 이거는 식물이 완전히 다르더라고요. 국내에서만 자라는 독초 독버섯 기초 자료를 수집하고 사진도 찍고 그래서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퇴직 전까지도 중독 정보센터가 필요하다. 꼭 국내에서 만들어야 된다는데 아직 그걸 못 만들었는데요. 제가 모은 자료들이 나중에 의료 정보로 활용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최수영: 아마 유익한 자료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늘 소장님 말씀은 여기까지 들어야겠습니다. 오늘 소장님께서 주신 말씀들 잘 들었습니다.

◇임경수: 감사합니다.

◆최수영: 소장님 감사합니다. 쌀롱 드 상암. 오늘은 임경수 전북 정읍시 고부보건지소장님과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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