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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전문

방송시간[월~금] 06:40, 12:40, 19:40
제작진진행: 이원화 변호사 / PD : 김세령 / 작가 : 강정연
뇌종양 말기 여동생 억대 보험금 노리고 바다에 '풍덩' 소름 돋는 살인 계획
2025-03-20 16:30 작게 크게
■ 방송 : FM 94.5 (06:40~06:55, 12:40~12:55, 19:40~19:55)
■ 방송일 : 2025년 3월 20일 (목)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남채은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원화 변호사 (이하 이원화) : 지금으로부터 3년 전 부산 동백항의 부둣가에서 한 남매가 타고 있던 차량이 바다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 사고로 조수석에 있던 오빠는 탈출해 목숨을 건졌지만 운전석에 있던 여동생은 끝내 탈출하지 못하고 사망했죠. 이 사고로 사망한 여동생 A씨는 뇌종양으로 3개월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환자이기도 했습니다. 이에 경찰은 A 씨가 신변을 비관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은 아닌지 염두에 두고 수사를 이어갔는데, 그 과정에서 뭔가 석연치 않은 것들이 발견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경찰은 사고 직전 A씨의 사망 보험금이 대폭 오르고 수령자가 A씨의 오빠로 지정됐다는 사실도 알게 됐죠. 그렇게 A씨의 오빠에 대한 의심이 짙어지던 그때, 정말 믿을 수 없는 소식이 하나 더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즉각 이 사고의 연관성을 검토하기 시작했고, A씨의 오빠를 불러 심문을 이어가고자 했죠. 하지만 A씨의 오빠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과연 이 사건은 이대로 미궁 속으로 빠져버리고 말았을까요? 과연 이 사건의 진실은 뭐였을까요? 사건X파일, 지금부터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사건X파일 이원화입니다. 오늘은 로엘 법무법인 남채은 변호사와 함께합니다.변호사님 어서 오세요.

◆ 남채은 변호사 (이하 남채은) : 안녕하세요. 남채은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참 씁쓸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던 그런 사건이 아니었나 싶은데요. ‘부산 동백항 추락 살인’으로 불리는 사건이죠. 어떤 일이 있었던 건지 차근히 짚어볼까요?

◆ 남채은 : 지난 2023년 5월 3일 부산 기장군 일광읍 동백리 소재 동백항에서 경차 1대가 빠졌다는 신고를 받고 구급대원들이 출동했습니다. 당시 차량에는 남매가 타고 있었는데, 조수석에 있던 오빠는 탈출했으나 운전석에 있던 여동생은 빠져나오지 못하고 숨진 사건입니다.

◇ 이원화 : 조수석에 타고 있던 오빠는 다행히 목숨을 건졌는데 운전석에 있던 동생은 안타깝게도 사망했군요.

◆ 남채은 : 네, 구급대원들이 안전띠를 맨 채 의식을 잃은 상태였던 동생을 물속에서 구조했으나 끝내 사망했습니다. 사망 당시 숨진 여성은 뇌종양 말기로 기대 수명이 3개월밖에 남지 않은 상태였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동생이 신변을 비관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습니다.

◇ 이원화 : 만약 그런 상황인 거면 자신뿐 아니라 자신의 오빠도 사망할 수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이라는 걸 알고 있었을 텐데요.

◆ 남채은 : 네, 당초 해경은 오빠가 여동생의 극단적 선택을 인지하고도 제지하지 않았다고 보고 자살 방조의 혐의를 두고 수사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사고를 수사하던 중 석연치 않은 정황들이 드러났고 이에 해경은 수사 방향을 바꾸게 됩니다.

◇ 이원화 : 상황을 달리 볼 만한 뭔가가 나오기라도 했던 건가요?

◆ 남채은 : 해경은 사망한 여성의 오빠가 수억 원의 보험금을 노리고 살인을 미리 계획하고 실행한 것이라고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

◇ 이원화 :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는데 이게 계획 범죄였다고요? 심지어 이 오빠가 운전석에 타고 있었던 것도 아니고 조수석에 타 있지 않았습니까?

◆ 남채은 : 사건을 수사하던 해경은 추락사고 이전에 5천만 원에서 5억 원으로 오른 여동생 보험금의 수익자가 오빠로 지정된 사실을 알게 되면서 수사는 새 국면을 맞게 되는데요. 결정적으로 현장 CCTV에 남겨진 사고 상황을 토대로 촬영, 현장 실험 등을 한 결과 해경은 계획된 범행이라고 결론지었습니다.

◇ 이원화 : CCTV에 뭐가 담겨 있길래 그랬을까요?

◆ 남채은 : 사고 당시 차량 조수석에 탑승했던 오빠는 운전석에 있던 여동생의 운전 미숙으로 일어난 사고이고 정확한 상황은 보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는데요. 해경은 현장 CCTV를 분석하던 중 오빠가 조수석에 있던 동생을 운전석으로 옮기는 듯한 모습을 포착했습니다. 또한 해경은 멈춰 있던 사고 차량이 서서히 바다로 직진하는 상황에서 조수석에 있던 오빠가 운전석 쪽으로 몸을 한껏 기울인 듯한 모습이 영상에 담긴 점에 주목해 오빠가 여동생을 운전석에 태운 후 조수석에서 차량을 조작해 바다로 추락시켜 여동생을 숨지게 했다는 의혹을 가지게 됐습니다. 해경은 사고 현장 CCTV를 통해 오빠가 여동생을 사고 차량에 태우고 인적이 드문 물가를 지속 물색했고, 사고 전날에도 해당 차량을 몰고 동백항을 방문해 사전 답사 후 사고 지점 부근에서 예행연습까지 한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또 이상한 점은 사고 당일 영상에 오빠가 사고 전 차량 뒷좌석과 트렁크에서 휴대전화 등 짐을 꺼내 차량 밖에 두는 모습이 찍힌 건데요. 그는 사고 후 소방대원에게 휴대전화가 들어 있으니 짐을 가져다 달라고 부탁해 짐을 되찾아가기도 했다고 합니다.

◇ 이원화 : 희한하네요. 그러니까 오빠라는 사람이 동생의 사망 보험금을 받기 위해서 여동생이 마치 극단적 선택을 한 것처럼 사고사를 꾸몄다 이런 거네요.

◆ 남채은 : 네, 맞습니다. 사고 당시 오빠는 여동생의 운전 미숙으로 사고가 났다고 진술했는데, 여동생은 뇌종양이 악화돼 혼자 거동하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이라 운전을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이게 끝이 아니라 경찰은 더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 이원화 : 여기서 더 놀라울 게 뭐가 있을지 모르겠는데 뭐였을까요?

◆ 남채은 : 사건 발생 1년 전 남매의 아버지 역시 인적이 드문 낚시터에서 차량이 미끄러져 강으로 추락하는 사고로 익사한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당시 오빠는 아버지와 낚시를 마치고 헤어졌으나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실종 신고를 했는데, 119 구조대는 강바닥에 가라앉은 차량 운전석에서 사망한 아버지를 발견했습니다.

◇ 이원화 : 이때도 또 오빠가 옆에 있었네요. 지금 사고와 굉장히 유사한 방식이었던 것 같은데요.

◆ 남채은 : 네, 공교롭게도 아버지와 여동생이 잇따라 차량 추락 사고로 목숨을 잃은 현장 모두의 오빠가 있었는데요. 사고 당일 아버지와 함께 낚시터에서 점심을 먹으며 마지막까지 함께 있었던 사람은 오빠였다고 합니다. 당시 아버지도 암 투병 중이었는데 부검 결과 몸에서 불면증 치료에 쓰이는 향정신성 약물인 졸피뎀 성분이 검출됐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사망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는다며 운전 미숙에 의한 단순 사고로 사건을 종결했습니다. 이후 아버지의 사망 보험금 1억 7천만 원은 남매에게 지급됐습니다. 게다가 보름 전에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 이원화 : 이 사고랑 아버지 사고 말고 또 다른 사건이 또 있었다고요?

◆ 남채은 : 네, 숨진 여동생의 자동차 추락 사고가 처음이 아니었는데요. 이 사고가 발생하기 약 보름 전에도 부산 강서구 생곡동 둔치도 부근에서 여동생이 타고 있던 티볼리 차량이 바다로 추락한 사고가 있었습니다. 다행히 수심이 낮아 인명 피해로는 이어지지 않았으나 당시 사고를 신고한 사람은 오빠였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은 이들이 사고의 원인이 운전 미숙이고 아무 이상이 없다고 설명해 현장에서 철수했다고 합니다.

◇ 이원화 : 이게 정말 아주 기가 막힌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겠지만 사실 그럴 확률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경찰은 어떻게 대응했습니까? 오빠에 대한 수사를 더 강화하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 남채은 : 네. 경찰은 동백항 사고를 통해 오빠에 대해 여러 의혹이 제기되자 아버지 사망 사건과 오빠의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아버지 사망 사건에 대해서도 재수사를 검토하며 오빠를 한 차례 불러 조사했고, 동백항 사고에 대해서는 오빠가 보험금을 목적으로 사고를 위장한 것으로 보고 살인 및 보험사기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오빠는 영장 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고 잠적했고, 오빠는 한 달 뒤 경남 김해시 한 농로에 주차된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 이원화 : 그러면 이게 어떻게 되는 거죠? 이 여동생 사건의 진실이라든지 그 전에 있던 아버지 사망에 대한 진실 모두 알 수 없게 돼 버린 건가요?

◆ 남채은 : 네, 오빠의 사망으로 결국 아버지 사망 사건은 영구 미제로 남게 됐습니다. 하지만 동백항 사건의 경우 오빠가 사망했으나 그것이 끝이 아니었습니다.

◇ 이원화 : 오빠의 범행이라면 사망했으니까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되는 것 같은데 혹시 다른 뭐가 있었나요?

◆ 남채은 : 네, 아버지 사망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 처리됐으나 동백항 사건은 공동정범으로 지목된 자가 한명 있었습니다.

◇ 이원화 : 공동정범이라고 하면 공범이 또 누가 있었던 것 같은데요.

◆ 남채은 : 네, 바로 오빠와 동거 중이던 여성인데요. 해경은 오빠의 동거녀가 동생의 보험금을 목적으로 범행을 공모했다고 보고 공범으로 구속했습니다. 동백항에서 추락한 사고 차량이 원래 동거녀 소유였는데 동생은 1차 추락 사고가 발생한 지 며칠 뒤 동거녀 소유였던 사고 차량이 여동생 소유로 명의가 변경됐고, 여동생 명의의 보험금이 10배 증액된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 이원화 : 그러게요. 이렇게 적극적으로 협조를 했던 정황이 나타나기 시작한 거네요.

◆ 남채은 : 동거녀는 동생의 1차 추락사고 당시에도 오빠를 태워오기 위해 다른 차량을 운전해 뒤따라가기도 했는데요. 경찰은 동거녀가 오빠와 함께 거동이 힘든 동생을 데리고 인적이 한산한 물가 등 범행 장소를 함께 물색하는 등 사전 답사를 하고 사고에 대해 미리 서로 이야기를 나눈 정황 등을 확인해 동거녀를 살인 공모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 이원화 : 이 동거녀 본인은 범행을 인정을 했나요? 어땠나요?

◆ 남채은 : 동거녀는 끝까지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며 자신은 무관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동거녀는 당시 타지에 사는 딸이 부산으로 온다고 해서 함께 놀러 갈 장소를 찾아본 것이지, 범행 장소를 물색한 것이 아니라며 10대 자녀를 증인으로 신청하기도 했습니다.

◇ 이원화 : 그런 거 치고는 자신 소유였던 차량이 여동생 명의로 변경되고 이런 것들에 대해서 설명이 좀 부족할 것 같은데, 좀 궁색한 변명이 아닌가 싶어요. 재판에 넘겨졌습니까?

◆ 남채은 :네. 검찰은 동거녀를 살인, 자동차 매몰, 자살 방조, 미수, 보험사기 방지 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겼고 1심 공판에서 징역 10년을 구형했습니다.

◇ 이원화 : 조금 적은 거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들긴 하는데, 문제는 누가 봐도 계획범죄인 듯 보입니다만 이걸 입증해 낼 수 있냐 이 부분이 아닐까 싶은데 특히 이 사건 같은 경우에는 운전석에 있던 게 동생이고 그러니까 조수석에 있던 오빠가 차량을 조작한다는 게 물리적으로 가능하냐. 사실 그래야만 살인 혐의가 적용이 가능해지는 거 아닐까 싶기도 하거든요. 실제로 제대로 입증이 안 돼서 살인 혐의가 무죄로 나왔던 그런 케이스도 있잖아요.

◆ 남채은 : 네, 이 사건과 유사한 사건으로 2018년 12월 전남 여수에서 발생한 금오도 선착장 사고가 있는데요. 남편이 승용차에서 잠시 내린 사이 경사로에 있던 차가 직진 후 바다에 빠지며 조수석에 탑승한 아내가 사망했던 사건입니다. 당시 검찰은 인양된 사고 차량의 사이드 브레이크가 잠기지 않았고 기어가 중립 상태에 놓여 있다는 점에 주목해 CCTV 영상에 남편이 사고 후에도 당황하지 않는 모습이 찍힌 점, 10억 원이 넘는 아내의 보험금 수익자가 사고 20여 일 전에 남편으로 바뀐 점 등을 토대로 남편을 살인 및 자동차 매몰 등 혐의로 기소했고, 1심 재판부는 무기징역을 선고했습니다. 그러나 차량 현장 실험 결과 사고가 시작된 특정 지점에 사이드 브레이크를 채우지 않은 차를 중립기어로 둔 상태에서 조수석에 탄 사람이 상체를 움직이며 차가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되자 항소심 법원 및 대법원은 차량 실험 결과와 남편이 차를 미는 등의 행위를 했다는 직접 증거가 없는 점 등을 들어 살인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판결을 내리고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상 과실치사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금고 3년을 선고했습니다.

◇ 이원화 : 제가 항상 느끼는 거는 이런 사건이 있을 때마다 항상 보험이 문제가 돼요. 보험이 문제가 되고 보험금 수익자가 갑자기 변경이 되고 그런 이상한 정황들이 자꾸 발견이 되는 거죠. 그러면 이번 사건 같은 경우는 어땠습니까? 입증을 해냈나요?

◆ 남채은 : 네, 경찰은 차량 현장 실험을 진행했는데 조수석에서도 차량 조작이 가능하다는 점이 밝혀졌습니다. 더욱이 현장 CCTV 분석 결과 오빠가 사고 전날 현장을 사전 답사하면서 운전석에서 조수석으로 옮겨 탄 후 브레이크 등이 계속 꺼졌다 켜졌다 반복됐고 운전석에 아무도 없는데도 차가 조금씩 움직이는 모습이 영상에 남아 있었습니다. 1심 재판부는 동거녀를 살인 사건의 공동 전범이라 판단해 1, 2차 범행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5년을 선고했는데, 동거녀와 검찰 모두 1심 양형에 불복해 항소했습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이 사건은 ‘생명을 보험금 편취의 도구로 사용했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계획적인 범행이지만 피고인은 시종일관 범행을 부인하고 있어 원심의 형이 가벼운 것으로 보인다’며 동거녀에 대해 징역 8년을 선고했습니다.

◇ 이원화 : 공동정범이라고 하면서 징역 8년을 선고한 건 좀 경한 거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들기는 합니다.

◆ 남채은 : 맞습니다. 아버지와 딸은 추락 사고로 익사하고 아들은 스스로 목숨을 끊어 아버지 사망 사고는 여전히 의혹이 풀리지 않고 있는데요. 기막힌 우연의 일치인지 실제 보험금을 노린 아들의 반인륜적 악행인지 철저히 수사에 진실을 밝혀야겠습니다.

◇ 이원화 : 사건X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 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X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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