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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전문

방송시간[월~금] 06:40, 12:40, 19:40
제작진진행: 이원화 변호사 / PD : 김세령 / 작가 : 강정연
까만 봉지 속 처참한 토막 시신, 범인은 뇌 영상 제출하며 정신 장애 호소?
2025-03-11 19:36 작게 크게
■ 방송 : FM 94.5 (06:40~06:55, 12:40~12:55, 19:40~19:55)
■ 방송일 : 2025년 3월 11일 (화)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안광희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원화 변호사 (이하 이원화) : 도심 속 빽빽하게 들어선 빌딩 숲에서 하루 종일 일에 치이다 보면 이게 사람 사는 건가 숨이 턱턱 막힐 때가 있습니다. 아마 많은 분들 공감하시겠죠? 이럴 때 도심 속에 작게나마 자리 잡은 공원 그리고 산은 언제나 힐링의 명소가 되곤 하는데, 수원시 중심부에 위치한 팔달산이 딱 그랬습니다. 높진 않았지만 정상에 오르면 동서남북으로 시야가 탁 트여서 많은 분들이 찾곤 했죠. 김 씨 역시 비슷한 이유로 그날 팔달산을 찾았습니다. 등산객 김 씨가 발견하고 자지러지게 놀란 이것은 과연 뭐였을까요? 그곳은 검은색 비닐봉지 속에 들어 있던 사람의 시신의 일부였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장기 일체가 사라진 사람의 몸통이었죠. 경찰은 즉각 수사에 나섰습니다. 경찰은 해당 사건을 대대적으로 알리며 공개 수배에 나섰습니다. 현상금으로 5천만 원이 책정됐죠. 과연 이 시민의 제보는 해당 사건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됐을까요? 그리고 장기 매매 아니냐 지역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이 사건의 결말은 과연 뭐였을까요? 오늘 사건X파일에서 이 사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이원화입니다. 오늘도 로엘 법무법인 안광희 변호사와 함께합니다. 변호사님 어서 오세요.

◆ 안광희 변호사 (이하 안광희) : 안녕하세요. 안광희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변호사님은 길을 가다가 토막 시신을 발견했다면 어떨 것 같으세요?

◆ 안광희 : 아무래도 처음에는 제 눈을 믿기 어려워서 영화 소품이 버려졌을 거라고 되뇌면서 도망갈 것 같습니다.

◇ 이원화 : 근데 그런 다큐멘터리를 보면 처음에 발견하신 분들이 마네킹인 줄 알았다 이런 얘기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변호사님처럼 생각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이 프로그램 진행하면서 마음먹게 된 게 하나 있는데 봉지에 든 토막 시신을 발견하는 케이스가 워낙 자주 나오다 보니까 어디 다니다가 뭐가 담겼는지 모르는 봉지는 절대 열어보지 말자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 같거든요. 오늘 다뤄볼 이 사건 역시 일반 시민이 토막 시신을 발견하게 된 그런 케이스죠.

◆ 안광희 : 네 그렇습니다. 40대 남성 등산객이 2014년 12월 4일 13시경 수원 팔달산에서 토막 시신이 든 검은색 비닐봉지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충격적인 사실은 봉지 안에 장기 일체가 사라진 몸통 시신과 목장갑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런데 혈흔은 없었습니다. 더 충격적인 것이 있긴 합니다.

◇ 이원화 : 토막 시신이라는 것 자체도 충격인데요. 더 충격적일 게 뭐가 있나요?

◆ 안광희 : 토막 시신에 장기가 없는 몸이었고 시신 일부가 발견된 이곳은 사건 2년 전 인육 논란이 있었던 오원춘 사건이 발생한 지점과 불과 1.4Km 떨어진 곳이었습니다. 인근에 사는 주민들은 또다시 일어난 토막살인 사건으로 공포에 떨기 시작했고, 일각에서는 장기가 거의 없던 점에서 장기 매매나 인신매매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괴담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 이원화 : 경찰 입장에서는 시민들의 불안과 괴담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범인을 검거하는 게 중요했겠다 싶습니다.

◆ 안광희 : 문제는 피해 여성의 신원 파악이 어려웠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토막 시신을 부검한 결과 혈액형이 A형인 30대 여성으로 추정했습니다. 경찰은 시신 발견 지점 인근을 뒤졌으나 단서를 찾지 못했고, 수색 인원을 대규모로 늘려 투입해 산을 샅샅이 수색했습니다. 시신 조각을 찾기 위해 팔달산 인근에 설치된 CCTV 11대 가량을 확인했지만, 시신이 담긴 듯한 봉지를 들고 움직이는 사람의 모습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7곳이 넘는 진입로에서 누가 어디로 드나들었는지 알 수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 이원화 : 쉽진 않았겠다 싶긴 하네요.

◆ 안광희 : 그렇습니다. 경찰의 대대적인 수사에도 범인과 피해자를 특정할 만한 단서는 나오지 못했고, 일각에서 수사가 장기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습니다. 경찰은 수원 토막살인 사건을 공개 수배로 전환하며 거동이 수상한 사람의 신고를 받았습니다.

◇ 이원화 : 사건에 도움이 될 만한 그런 제보가 혹시 들어왔습니까?

◆ 안광희 : 일반적으로 공개 수배한다고 해서 의미 있는 제보가 들어오는 것은 아니라서 쉬운 상황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경찰은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해서라도 범인을 잡아야 하니까 공개 수배를 한 것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떤 한 여성이 경찰서로 찾아왔습니다. 

◇ 이원화 : 누구였죠? 

◆ 안광희 : 김 모 씨의 언니가 2014년 12월 8일 밤에 한 파출소를 찾아 실종된 김 씨를 찾기 위해 가출 신고를 했었습니다. 경찰은 사건과 관련성을 확인하기 위해 김 씨 언니의 DNA를 채취해 국과수에 의뢰했고, 팔달산에서 발견된 토막 시신과 DNA가 일치한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이에 경찰은 피해자가 김 모 씨라고 특정하였습니다. 며칠 뒤에 또 다른 제보 전화가 한 통 들어왔는데 경찰은 이 전화를 받을 때만 해도 이 제보가 사건의 해결에 핵심적인 제보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 이원화 : 어떤 제보였죠?

◆ 안광희 : 월세방을 계약한 사람이 보름 동안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집주인이 제보를 한 것입니다.

◇ 이원화 : 언뜻 들어서는 이 사건이랑 전혀 상관이 없을 것 같긴 한데요. 

◆ 안광희 : 그렇죠? 

◇ 이원화 : 그래도 어쨌든 경찰이 해당 남성의 집을 찾아갔겠네요?

◆ 안광희 : 네 그렇습니다. 반지하 월세방은 토막 시신이 최초로 발견된 팔달산 등산로와 직선거리로 약 1.1Km 떨어져 있었습니다. 월세방 임차인은 박춘풍이란 사람인데 사건 발생 10일 전 부동산 중개업자를 통해 현금 20만 원을 주고 해당 월세방을 가계약한 뒤 종적을 감췄습니다. 경찰의 현장 감식 결과 월세방의 화장실에서 혈액 양성 반응이 나왔으며, 토막 시신 유기에 사용한 것과 같은 비닐봉지 40여 개, 장갑, 세제 등이 나왔습니다.

◇ 이원화 : 피해 여성과는 일면식이 있었던 사이였나요?

◆ 안광희 : 피해 여성 김 씨는 중국 국적의 조선족 남성 박춘풍과 교제하는 사이였습니다.

◇ 이원화 : 피해자와의 관계도 그렇고 집 내부에서 발견된 증거들도 그렇고 누가 봐도 범인이 거의 확실해 보이는 그런 상황인 것 같기는 한데요. 관건은 박 씨가 어디에 있는지, 혹시 잠적한 건 아닌지 이 부분 아니었을까 싶거든요.

◆ 안광희 : 경찰은 박춘풍을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해 추적했습니다. 박춘풍의 인적 사항을 파악한 경찰은 탐문 수사 끝에 그가 팔달구에 있는 한 치과에 자주 간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경찰은 치과 CCTV를 통해 그가 영어 이니셜이 새겨진 야구 모자를 쓰고 방문했다는 것을 파악했습니다. 그리고 박춘풍이 동생의 휴대폰을 사용했다는 점을 알고 휴대폰 위치 추적에 나섰습니다. 이어 경찰은 박춘풍이 수원역 주변에 있었던 것을 파악하고 그곳을 탐문하다가 박춘풍이 모텔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형사들이 박춘풍에게 신원을 묻자 긴장한 박춘풍은 대답을 하지 않았고 함께 있던 여성이 박춘풍이라는 것을 알려줘서 검거했다고 합니다.

◇ 이원화 : 범행은 인정하던가요?

◆ 안광희 : 경찰은 박춘풍이 동거했던 김 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토막 내 유기한 것으로 보고 범죄 사실과 나머지 시신 유기 장소 등을 추궁했지만 박춘풍은 묵비권을 행사했습니다. 경찰은 계속된 조사를 통해 박춘풍을 상대로 정확한 신상, 범행, 동기사건 경위, 나머지 시신 유기 장소 등을 조사하고 있었으나 박춘풍은 계속 불리한 진술에 대하여 묵비권을 주장하고 수사에 비협조적이라 난항을 겪었습니다. 계속 범행을 부인하던 박준풍은 경찰의 강력한 증거 제시와 심경의 변화로 12월 13일 새벽 3시 무렵 범행을 시인하고 시신 유기 장소를 진술했습니다. 

◇ 이원화 : 이 사람은 왜 그랬답니까? 

◆ 안광희 : 박춘풍은 김 씨와 말다툼을 하다가 밀었는데 김 씨가 벽에 부딪히면서 넘어져 사망했다고 하면서 우발적인 범행임을 주장했습니다. 경찰은 여자관계 문제에 따른 불화로 추정했습니다.

◇ 이원화 : 우발적 살인이었다고 이야기했다지만 앞서 변호사님께서 말씀해 주신 집에서 나왔다는 그런 물건들 있잖아요. 그런 내용들을 돌이켜 보면 굉장히 계획적이지 않았나 이런 생각이 들거든요.

◆ 안광희 : 네 그렇습니다. 우발적인 범행이었다는 박춘풍의 주장과는 달리 국과수의 감식 결과 목을 졸린 흔적이 발견되었고, 반지하방을 계약할 당시 본인의 신분을 철저히 숨기는 등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행동했다는 정황이 발견되었습니다. 뒤늦게 박춘풍이 반지하방과 별도로 여관에 방을 잡았다고 밝히면서 반지하방은 오로지 시신을 토막 내기 위해 계약했다는 것이 확실시되었습니다. 게다가 김 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일부 훼손했던 장소에 혈흔에서 DNA 감식을 위해 국과수에 의뢰했으나 DNA 훼손 상태가 심해 감식이 불가능했는데 거의 프로 수준으로 혈흔을 닦아냈기 때문이라는 언급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사건이 토막 사건이라고 말씀드렸는데 12월 4일 팔달산에서 최초로 김 씨의 몸통이 발견된 후 경찰은 12월 13일까지 팔달산 수원천변 오목천동 야산에서 김 씨의 머리, 살점, 장기, 왼쪽 팔, 오른쪽 다리 등을 수습했습니다. 하지만 그 후로 아직까지도 김 씨의 오른쪽 팔과 왼쪽 다리 등 시신의 일부는 아직 수습하지 못했습니다. 제주 용담동에서 12월 9일 발견된 신원 미상의 왼쪽 다리가 김 씨의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확인 결과 아닌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박춘봉은 팔달산에서 발견된 비닐봉투, 장기 없는 상반신이 발견된 그런 비닐봉투를 산속 70센티미터 깊이에 파묻었으나 냄새를 맡은 산짐승이 땅을 헤쳐 놓는 바람에 밖으로 나와 등산로까지 굴러 떨어져 지나가던 등산객에 의한 발견으로 된 것으로 보입니다. 산짐승이 아니었다면 박춘풍의 완전 범죄는 가능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장기매매를 위한 살인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습니다만, 경찰은 피해자가 장기매매의 희생자라는 것에 대한 사건 초반부터 부정적이었습니다.

◇ 이원화 : 사실 시민들 입장에서는 충분히 그런 의구심을 가질 수 있는 상황인 것 같아요. 그런데 경찰이 그렇게 봤던 거는 어떤 이유에서였죠?

◆ 안광희 : 처음 발견된 시신에서 신장이 남아 있었는데 장기 매매가 목적이었다면 신장을 남겨둘 리가 없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장기매매는 요구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에 표면상으로는 자발적 장기 기부라고 하고 뒤에서 돈을 받는 방법이 주로 사용되고 이식이 가능할지도 모르고 신선도 유지도 어려운 불특정 피해자의 장기를 매매하는 경우는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SNS를 통해 유포되는 괴담에 대해서 사실이 아닌 글들이 유포될 경우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고 사자, 즉 돌아가신 분에 대한 명예훼손 등의 법적인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 이원화 : 근거 없는 그리고 다수에게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는 괴담들은 법적으로도 문제될 수 있다는 점 유의하셔야 할 것 같고요. 아무튼 재판에 넘겨졌겠죠?

◆ 안광희 : 네 그렇습니다. 검찰은 박춘풍에 대하여 살인 사체 손괴 사체 유기로 기소하였고 검사는 사형을 구형했습니다. 1심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되자 박춘풍은 살인의 고의를 부인하며 항소하였고 검사는 무기징역이 가볍다는 이유로 항소하였습니다. 그런데 항소심 재판 중 특이한 진행이 있었습니다. 박춘풍의 뇌 영상을 촬영해 양형 자료로 검토하였습니다. 뇌 영상 자료를 직접 재판에 활용하는 것은 이 사건에서 처음이었습니다. 박춘풍은 사이코패스 진단을 받지 않았으나 뇌의 일부가 손상됐고 기능도 많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이원화 : 그러면 혹시 이 부분이 감형 요소가 됐나요?

◆ 안광희 :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재범 위험성은 인정하기 어렵다며 전자발찌 명령은 파기되었습니다.

◇ 이원화 : 사건X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 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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