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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전문

방송시간[월~금] 06:40, 12:40, 19:40
제작진진행: 이원화 변호사 / PD : 김세령 / 작가 : 강정연
공사장에서 발견된 백골 변사체, 광대뼈 성형 흔적으로 범인까지 검거
2025-02-25 18:52 작게 크게
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

■ 방송 : FM 94.5 (06:40~06:55, 12:40~12:55, 19:40~19:55)
■ 방송일 : 2025년 2월 25일 (화)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박지현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원화 변호사(이하 이원화) : 때는 2008년 겨울 경기 화성시에 있는 우음도 갈대밭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굴삭기 기사로 일하던 A 씨는 그날도 어김없이 무성하게 우거진 갈대를 밀어내기 위해 우음도를 찾았다고 하죠. 우음도 갈대밭에서 발견된 그것은 신원조차 알 수 없던 백골 상태의 시신이었습니다. 이에 당국은 발칵 뒤집혔죠. 당시 지금은 일명 강호순 사건이라 불리는 부녀자 연쇄 살인 사건을 해결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던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그야말로 수사 당국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 하지만 수사팀을 더 답답하게 했던 건 이미 백골화 돼 버린 시신과 야외인 탓에 현장 보조는 꿈도 꾸지 못해 피해자의 신원을 확인하는 게 너무나도 어려워 보였다는 점입니다. 그렇게 절망적인 상황인 듯 보였던 그때였습니다. 광대뼈 축소술이란 성형 수술을 받았다는 정보는 과연 피해자의 신원을 밝히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었을까요? 그리고 피해자가 왜 누구에게 살해를 당했는지도 밝혀낼 수 있었을까요? 오늘 사건 X파일에서 이 사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사건 X파일 이원화입니다. 오늘도 로엘 법무법인 박지현 변호사와 함께합니다. 변호사님 어서 오세요.

◇ 박지현 변호사(이하 박지현) : 네 안녕하세요. 로엘 법무법인의 박지현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강력 사건들 살펴보다 보면 백골 시신이 된 피해자가 발견되는 케이스들이 생각보다 제법 있거든요. 백골 시신의 경우는 피해를 입은 이 사람이 당초에 누구인지 파악하는 것부터 그것부터가 시작이니까 시간도 훨씬 더 많이 걸리지 않을까 싶고 오늘 변호사님께서 소개해 주실 이 사건 역시 백골 시신이 발견됐던 그런 사건이죠.

◇ 박지현 : 네 맞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사건 역시 피해자의 시신이 백골로 발견되어 해결에 어려움이 있었던 사건입니다. 2008년 11월 경기도 화성시 송산면의 한 갈대밭 근처 공사장에서 갈대숲을 밀어내고 있던 굴삭기 기사님이 작업 도중에 하얀 물체를 발견하고 잠시 작업을 멈추게 됩니다. 그리고 곧 그 굴삭기 기사님은 그 하얀 물체가 사람 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 이원화 : 사람 뼈인지 동물 뼈인지 구분이 가능했을까 싶기도 하고요. 굴삭기 기사님이 정말 많이 놀라셨을 것 같은데요.

◇ 박지현 : 당시 굴삭기 기사님도 처음에는 동물뼈인가 했다. 근데 한눈에 봐도 모양이 심상치 않아서 대수롭지 않게 치울 일이 아니었다 싶었다면서 경찰에 신고를 했다고 진술을 한 바 있습니다. 당시 현장에는 회색 니트와 운동복, 바지, 수건 2장, 흰색 꽃무늬가 달린 검정 브래지어 정도가 발견됐고 옆에 시신을 옮기는 데 사용된 것처럼 보이는 대형 가방도 하나 발견되었습니다.

◆ 이원화 : 쓸 만한 게 있었나요?

◇ 박지현 : 당시에 발견된 물품만으로는 파악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나마 당시 피해자가 신발을 신지 않고 있었다는 점이 좀 특이했고, 경찰은 이를 통해서 이제 타살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과 범인이 맨발 상태의 시신을 갈대숲 한가운데까지 옮겨와서 유기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어 피해자가 갈대숲 한가운데까지 맨발로 걸어오진 않았을 테니까요. 한편 피해자의 시신을 옮기는 데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형 가방은 뭐 이렇다 할 단서가 되지는 못했습니다.

◆ 이원화 : 사건을 해결하려면 이 피해자가 누군지 신원 파악이 우선이지 않을까 싶은데 이게 가능했나요?

◇ 박지현 : 이미 피해자의 시신이 백골 상태였고 시신 주변에서 피해자의 신원을 파악할 수 있는 물건을 발견하지는 못해서 피해자의 신원을 파악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이제 피해자의 뼈를 분석하는 방법이었습니다. 피해자의 시신을 인도받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피해자의 두개골과 엉덩이뼈를 보고 피해자가 여성임을 먼저 파악했습니다. 보통 남성의 두개골이 여성의 두개골보다 크고 길고 두껍고 여성의 엉덩뼈는 남성의 엉덩뼈보다 튼튼하고 폭이 넓기 때문에 이를 토대로 피해자가 여성임을 파악할 수 있었던 겁니다. 또한 국과수는 이제 피해자가 20대에서 30대 초반이라고 파악했는데요. 주로 아래턱의 각도로 나이를 파악할 수 있는데 이는 아래턱이 꺾이는 각도가 성장하면서 작아지다가 다시 노화를 거치면서 커진다는 사실을 근거로 합니다. 이에 더해서 이제 피해자가 162에서 170cm 정도의 키를 가졌던 걸로 파악했는데요. 이제 키는 팔과 다리 길이의 부위별로 상관계수를 곱해서 산출을 해요. 사람마다 팔 다리 길이가 각기 달라서 상관계수를 곱하더라도 정확한 키를 산출하기는 어려워서 넓은 범위의 추적만이 가능한 상태였습니다.

◆ 이원화 : 네 뼛조각만 보고 그런 것까지 파악이 가능하다는 게 신기하긴 합니다만 문제는 말씀해 주신 그 신체 정보와 나이에 해당하는 여성이 너무 많을 것 같아요.

◇ 박지현 : 네 맞습니다. 이런 경우를 이제 서울에서 김 서방 찾기 라고 하죠. 조금이라도 범위를 좁히기 위해서 경찰은 피해자의 시신과 함께 발견된 옷의 유통 과정을 역추적해 보기도 했는데 발견된 옷들이 이제 중국에서 대량 생산된 제품이라 유통 과정을 파악하는 건 좀 어려웠습니다. 경찰은 탐문 수사도 병행을 했는데요. 경찰이 그런데 동네 사람들로부터 들을 수 있는 말은 이제 거기는 사람이 가는 장소가 아니다라는 말뿐이었고요. 수상한 사람을 보거나 만났다는 사람도 없었고 인근 논에 이제 물을 대기 위해서 새벽부터 외출을 한다는 동네 주민도 외지인이 눈에 띈 적은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제 수사가 진전되지 않고 보름이 넘어가니까 경찰은 공개수사로 전환을 했고요. 신고 보상금 500만 원이 박힌 전단지를 배포하기도 했습니다.

◆ 이원화 : 결국 공개수사로 전환이 됐군요.

◇ 박지현 : 네 피해자의 시신 발견 당시가 지금은 강호순 사건으로 알려진 경기 서남부 연쇄 살인 사건으로 한창 온동네가 시끄러울 때여서 오늘 사건의 피해자가 이제 연쇄 살인 사건의 네 번째 피해자 아니냐라는 말이 많았고요. 이제 당시 연쇄 살인 사건의 범인인 강호순이 잡히지 않을 때라서 경찰로서는 마음이 굉장히 급한 상태였습니다.

◆ 이원화 : 강호순과 연관이 있던 사건은 맞나요?

◇ 박지현 : 피해자의 시신이 이제 강호순 사건이 발생하던 지역에서 발견됐기 때문에 언론에서도 연쇄 살인 사건의 네 번째 피해자가 아닌지 조명이 집중되기도 했는데요. 강호순과 연관이 있었는지는 많이 궁금하시겠지만 백골 시신으로 발견된 피해자에 먼저 집중해 주셔야겠습니다. 왜냐하면 국과수에서 피해자의 백골 시신을 분석하면서 얻어낸 결과 외에 부검이나 더욱 중요한 정보를 담은 상세 결과를 전달하면서 경찰 수사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 이원화 : 그게 뭐였을지 궁금한데요. 어떤 거였죠?

◇ 박지현 : 특이하게도 피해자가 광대뼈 축소술 그러니까 안면 윤곽 성형 수술을 받은 흔적이 있다는 것이었어요. 안면 윤곽 성형 수술은 지금도 위험한 수술이긴 한데 당시 2008년에는 엄청난 고난도 수술이어서 대학병원이 아니고서야 함부로 할 수 없는 수술이었습니다.

◆ 이원화 : 당시가 2008년이라고 하셨으니까 안면 윤곽 수술을 받은 여성이 지금보다는 확연히 적었을 것 같은데요.

◇ 박지현 : 네 경찰도 바로 그 점에 집중했습니다. 그래서 경찰은 이제 화성 수원 안산 그리고 지금도 우리나라 성형외과 대다수가 몰려 있는 서울의 강남 성형외과를 탐문하기 시작했습니다. 경찰이 탐문한 성형외과 병원만 1700여 곳이었는데 병원에서 개인 정보를 얻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근데 애초 진료 기록이 민감한 개인 정보를 담고 있어서 열람하기 쉽지 않은 탓이 가장 컸습니다.

◆ 이원화 : 그렇죠 뭐 천 개가 넘는 기관인데 그 기관을 일일이 다 영장을 받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수사팀이나 사건 해결을 바라는 저희 같은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답답한 일입니다만 병원 입장에서 보면 그것도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죠.

◇ 박지현 : 놀랍게도 경찰들은 그래서 각 병원마다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서 찾았어요.  병원을 찾아갔습니다. 근데 그랬더니 이게 소문이 났는지 이제 병원 운영에 방해가 되는 것 같다고 느낀 병원 직원이나 원장들이 압수수색 영장이 없어도 입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경찰들은 발로 뛰는 탐문에 더해서 성형외과 병원 원장들이 회원으로 가입해 활동하던 홈페이지가 있어서 거기에 성형 수술 자국 피해자의 절개된 자국이 나타난 피해자 두개골 사진을 올렸습니다. 같은 수술이라도 의사마다 수술 방법에 차이가 있다 보니 절개 흔적으로 자신이 한 수술이라는 걸 누군가 알아챌 수도 있다라는 기대를 했던 겁니다. 그래서 이런 수사를 통해서 경찰은 이제 최근 3년간 안면윤곽 성형 수술을 받은 20,30대 여성 1949명을 추릴 수 있었는데요. 경찰은 이제 각 여성의 연락처를 확보하고 생존 여부를 확인하면서 명단을 다시 작성하고 연락이 닿지 않는 사람들 실종이나 가출 신고가 들어온 사람들을 적어 내려갔습니다. 이렇게 추려내서 연락이 되지 않는 여성 몇 명이나 되었을지 한번 예상해 보실 수 있으실까요?

◆ 이원화 : 글쎄요. 근데 이분들이 그냥 일방적으로 연락 안 받는 분들도 생각보다 많을 것 같아서 글쎄요. 한 500명은 될 것 같은데요.

◇ 박지현 : 얼추 비슷하게 맞추셨습니다. 무려 650명이었습니다. 당시 남모르게 수술을 받기 위해서 가명을 쓴 사람이 많았던 탓이 컸습니다. 경찰은 이제 다른 방법을 쓸 수밖에 없었는데요. 그래서 시신과 신체적 특징이 비슷한 사람들의 가족을 일일이 수소문해서 DNA 일치 여부를 확인했고, 그 과정이 무려 2개월이 걸렸습니다. 그러다가 명단 속 여성 중에 곽 모 씨의 부모와 연락이 닿았는데요. 곽 씨의 가족들은 이제 이미 딸이랑 5년 전부터 연락 끊고 살아서 어디서 뭐 하는지도 모른다. 실종된 사실도 전혀 몰랐다. 그래서 가출 신고도 전혀 안 되어 있는 상태였습니다. 곽 씨는 유흥업소 종사자로 2006년 3월에 성형외과 병원에서 이제 안면윤곽 성형 수술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 이원화 : 그 여성이 백골로 발견된 피해 여성일지 확인은 가능했나요?

◇ 박지현 : 네 다행히 백골 시신에서 DNA를 추출할 수 있었고 이를 곽 씨 어머니의 DNA와 대조할 수 있었습니다. 대조 결과 이 백골 시신의 주인이 곽 씨임이 밝혀졌어요.

◆ 이원화 : 아 정말 다행이다 싶은데 이제 남은 건 왜 이 여성이 누군가로부터 살해당했는지 그리고 그 누군가는 누구였을지 이걸 밝혀내는 일 같은데요.

◇ 박지현 : 네 피해자의 신원을 파악한 경찰이 피해자 주변을 탐문하면서 혐의점이 있는 사람을 찾기 시작했는데요. 금방 곽 씨가 일하던 유흥주점 동료들로부터 곽 씨가 당시 한 남성과 동거 중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곽 씨의 집 CCTV를 확인해서 동거남이 고 모 씨인 걸 확인했고, 경찰은 고 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했습니다.

◆ 이원화 : 음 피해 여성과 동거를 하던 사이였군요. 그런데 동거한 사이였고 강력한 의심이 든다고 해도 그 사람이 했다는 그런 직접적인 증거가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 박지현 : 네 맞습니다. 바로 그 부분이 관건이었는데요. 고 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한 경찰이 고 씨를 조사하다가 2007년 10월쯤 고 씨가 중고차 매매상을 통해서 그랜저 XG를 처분한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당시 경찰은 곽 씨가 같은 해 5월쯤 실종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었는데요. 이제 차량에 남아 있을 흔적을 확보하기 위해 그랜저 XG를 추적하기 시작했습니다.

◆ 이원화 : 그런데 시간이 시간도 한참 지났기 때문에 차량의 흔적이 남아 있었을지, 그리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해도 그 차를 이용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지 않겠습니까? 어떻게 됐나요?

◇ 박지현 : 맞습니다. 이제 경찰도 해당 차량에 엄청난 희망을 걸었던 건 아니었습니다. 상식적으로 중고차를 구매하면 사용 전에 꼼꼼하게 세차를 했을 거고 그럼 증거들 역시 다 사라졌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으니까요. 근데 이제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경찰은 고 씨가 팔아버린 차량의 새 주인을 찾아서 만나러 갔습니다. 다행히 새 주인이 흔쾌히 조사에 응해서 조사를 시작했는데 당연히 이제 육안으로는 아무것도 발견할 수 없어 없었어요. 하지만 이제 시간이 지난 혈흔에도 반응해서 발광 현상이 나타나는 루미놀 시약을 뿌렸더니 기억자 모양으로 발광 현상이 나타나 이제 시신을 담았던 가방에서 피가 스며 나오면서 가방 모양대로 자국이 남은 걸로 추정되었습니다. 그리고 DNA 감식 결과 피해자의 혈액이라는 것이 판명되었습니다.

◆ 이원화 : 앞서 연쇄 살인마 강호순의 또 다른 피해자가 아니냐라는 이야기 나왔습니다만 그건 아니었네요.

◇ 박지현 : 네 맞습니다. 뭐 강호순의 또 다른 피해자는 아니었지만 섬세한 과학 수사를 통해서 범인을 잡아 피해자의 억울함을 해소할 수 있었던 그런 사건이었습니다.

◆ 이원화 : 재판에 넘겨졌겠죠?

◇ 박지현 : 네 물론입니다. 고 씨는 살인 및 사체 유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무기징역이 선고되었습니다.

◆ 이원화 : 네 사건 X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 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X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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