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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전문

방송시간[월~금] 06:40, 12:40, 19:40
제작진진행: 이원화 변호사 / PD : 김세령 / 작가 : 강정연
며느리 친구 남편이 왜? 미제사건 '골든타임' 직전 검거한 고부 살인 사건 범인
2025-02-24 15:03 작게 크게
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

■ 방송 : FM 94.5 (06:40~06:55, 12:40~12:55, 19:40~19:55)
■ 방송일 : 2025년 2월 24일 (월)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박지현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이원화 변호사(이하 이원화): 살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최적의 시간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게 아마 일반적인 시각일 겁니다. 사건은 증거를 통해 해결해야 하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그 증거가 훼손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죠. 일각에서는 6개월 정도가 지나도록 용의자조차 특정하지 못하는 경우 통상 미제 사건으로 분류된다고 합니다. 오늘 전해드릴 이 사건 역시 그 데드라인을 앞두고 있던 그런 사건이었습니다. 30대이던 남성 김 모 씨가 계속해서 전화를 걸던 상대는 바로 자신의 어머니였습니다. 분가를 하고 서울로 올라와 혼자 살던 김 모 씨는 부산에 살고 있던 자신의 어머니에게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같이 안부 전화를 했다고 하죠. 그런데 그날 이상하게도 어머니는 물론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던 자신의 할머니마저 전화 통화가 되지 않았습니다. 김 모 씨는 즉각 불안함을 느꼈고 다음 날 아침 곧장 부산으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죠. 문을 열고 들어간 아들의 눈에 들어온 장면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했습니다. 집안이 온통 피투성이였죠. 자신의 어머니와 할머니 모두 누군가에게 살해당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용의자를 특정하는게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렇게 별다른 성과도 없이 두 달이란 시간이 훌쩍 지나버렸죠. 여성이 살해를 당하던 날 함께 점심을 먹었던 친구의 남편이 해당 사건의 유력 용의자라는 말.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순간인데요. 도대체 친구의 남편은 왜 이런 짓을 저질렀던 걸까요? 오늘 사건 X파일에서 이 사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사건 X파일 이원화입니다. 오늘도 로엘 법무법인 박지현 변호사와 함께합니다. 변호사님 어서 오세요.

◆박지현 변호사(이하 박지현): 네 안녕하세요. 로엘 법무법인의 박지현 변호사입니다.

◇이원화: 이 사건을 두고 미제로 남을 수도 있었던 그런 사건이다 이야기들 하고 있던데 어떤 일이 있었던 건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부산 가야동에서 발생했던 그런 사건이죠?

◆박지현: 네 오늘 말씀드릴 사건은 부산 진구 가야동의 한 건물 4층 가정집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입니다. 이 집에는 당시 87세의 시어머니와 그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던 66세의 며느리 정 씨가 함께 거주하고 있었는데요. 정 씨의 아들은 장성해서 오래전 분가하고 서울에서 거주 중이었습니다. 아들은 멀리 떨어져 산다면서 7년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어머니와 전화로 안부를 묻고 살았다고 합니다.

◇이원화: 매일같이 부모님의 안부를 챙긴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 정말 대단하다 싶어요.

◆박지현: 네 정말 진심을 다했던 효자였던 것 같습니다. 아들은 2014년 1월 7일에도 평소처럼 어머니와 친할머니의 안부를 묻기 위해서 전화를 했는데 좀처럼 전화를 받지 않았습니다. 도통 전화가 연결이 안 되니까 아들은 불안하고 걱정되는 마음에 바로 다음 날인 1월 8일에 곧장 어머니와 할머니가 사는 집으로 향했습니다. 아들은 잠긴 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섰는데 경악을 금치 못하는 상황을 발견했습니다.

◇이원화: 어떤 상황이었죠?

◆박지현: 아들이 들어선 집엔 우선 와인병이 산산조각 나서 거실 바닥에 흩어져 있었고, 거실에는 어머니가 머리 위에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었습니다. 어머니가 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 바닥에 피가 4m 정도 퍼져 말라 있는 상태였다고 합니다. 할머니 또한 작은 방에서 피투성이로 발견되었고요. 당시 할머니를 덮고 있던 흰색 이불이 피가 스며들어서 절반 이상 빨개진 상태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두 사람 모두 숨이 멎은 상태였습니다.

◇이원화: 추정을 해 보자면요. 금품을 훔치기 위한 강도 살인이었다거나 아니면 원한이 있는 누군가가 살인을 한 두 가지 정도가 떠오르는데 어땠습니까?

◆박지현: 경찰도 이제 현장을 살펴보니까 안방 장롱 안에 있는 보석함이 부서져 있고 범인이 집 안을 뒤진 흔적이 여기저기서 발견됐고 화장실에는 욕조에 물을 담가 놓고 거기에 어머니 핸드폰을 넣어두는 것이 발견됐는데요. 그리고 가스 밸브 바로 밑에 관이 날카로운 흉기에 반쯤 잘려서 가스가 조금씩 새어 나오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점을 통해서 경찰도 범인이 많은 흔적을 남기고 갔고 강도 사건이지 않았을까 라고 생각을 했는데 경찰이 조사하면서 어머니가 43억 원 정도 가진 재력가라는 걸 알게 돼서 고부를 살인한 사람의 동기가 원한 또는 재산일 거라고 파악했습니다.

◇이원화: 집 안에서 벌어진 범죄였기 때문에 범인이 집에 어떻게 들어왔는지도 관건일 것 같거든요?

◆박지현: 네 맞습니다. 그런데 범인이 이 집에 자물쇠를 부수고 들어갔거나 강제로 침입한 흔적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런데 경찰이 수사 과정에서 할머니가 최근 치매 증상을 보여가지고 어머니 정 씨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주변 사람들에게 집 비밀번호를 알려줬던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를 토대로 비밀번호를 알고 있던 누군가가 흔적을 남기지 않고 집 안으로 들어와서 범행을 저지르고 도주한 것으로 추정하였습니다.

◇이원화: 현장에서 DNA라든지 범인이 남기고 간 흔적 같은 거는 없었을까요?

◆박지현: 범인이 집을 온통 다 뒤져놨는데 이상하게도 범인의 DNA나 지문이 거의 발견되지 않았고 유일하게 경찰이 발견할 수 있었던 건 지문의 일부인 쪽지문 3점과 부산에서만 100명 이상이 구매한 K제화의 베스트 시리즈 260mm의 족적 이것뿐이었습니다.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린 경찰은 어머니 정 씨와 할머니가 둔기로 맞은 횟수에 주목을 했는데요. 할머니가 9번을 맞은 것에 비해 어머니가 무려 25차례나 둔기에 맞았다는 점에서 범인의 주된 범행 대상이 어머니 정 씨였던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이에 경찰은 정 씨 주변 사람들을 수사했는데요. 뚜렷한 혐의점을 가진 사람을 찾을 수는 없었습니다. 경찰의 남은 희망은 이제 CCTV만 남은 상태였는데요. 경찰은 수사 초기에 현장 주변 일대 CCTV 139대를 확보하고 화면 속에 등장하는 1,215명의 사람들과 차량 2,255대의 정보도 수집해 둔 상태였습니다. 또 사건 발생 시간 전후로 운행된 13개 노선 버스 125대에 설치된 블랙박스까지 확보했습니다. 그러던 중에 경찰은 우연히 현장에서 단서가 될 만한 물건을 발견합니다.

◇이원화: 현장에서요 어떤 거였죠?

◆박지현: 할머니가 발견된 작은 방 옷걸이에서 수상한 모자 하나를 발견한 건데요. 모자 안에는 박범찬이라는 이름이 새겨져 있었어요. 그런데 유족들이 이 모자도 그 이름도 모두 처음 보는 거라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유족들의 진술을 토대로 해당 모자가 범인의 모자일 것으로 추정했고 범인과의 관련성을 추적을 열심히 했는데 안타깝게도 성과는 없었습니다. 이에 경찰은 신고 보상금 2천만 원을 내걸고 모자에 수배 전단지를 제작해서 배포하기도 했습니다.

◇이원화: 최대 2천만 원이라는 신고 보상금까지 걸렸던 만큼 뭔가 해결의 실마리가 나왔으면 하는 그런 바람인데 어땠습니까? 성과가 좀 나왔나요?

◆박지현: 수배 전단지의 배포로 대중의 관심은 얻었는데요. 쓸 만한 제보는 확보하지 못했고 오히려 SNS 상에서 애먼 사람이 용의자로 몰려가지고 수사에 혼선이 생기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그렇게 수사상 별다른 진전 없이 두 달이 넘어갔는데 다행히 경찰이 사건 발생 두 달 만에 새로운 단서를 포착했습니다.

◇이원화: 어떤 거였죠?

◆박지현: 바로 CCTV였습니다.

◇이원화: 근데 수사 초기에도 CCTV는 다 수색을 하지 않았었나요?

◆박지현: 수사 초기부터 CCTV를 확보해서 수색한 건 맞는데 현장 증거로 더 이상 확보할 수 있는 단서가 없자 경찰이 더욱 정밀하게 각 영상을 분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범행 현장에서 남쪽 방향으로 150미터 아래 대로변을 찍고 있는 한 CCTV 영상이 사건 발생 당일인 1월 7일 어머니 정 씨가 아들의 전화를 받지 않고 있던 오후 1시 38분쯤 한 은색 차량이 CCTV 사각지대에 주차되는 것을 포착했습니다. 그리고 5분 뒤에 검은색 점퍼를 입은 남성이 차량 쪽에서 범행 현장으로 향하는 모습을 발견했는데요. 경찰은 이를 토대로 같은 날 오후 4시 14분쯤 같은 대로변을 지나던 시내버스의 블랙박스를 분석해서 은색 차량에 같은 남성이 다시 탑승하는 것을 찾아냈습니다. 그리고 해당 남성이 어머니 정 씨가 사건 당일 만났던 지인의 남편이라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이원화: 피해자랑 그럼 아는 사이였던가요? 이 사람?

◆박지현: 네 맞습니다. 피해자 정 씨 어머니 정 씨는 사건 발생 당일 오전에 헬스장에서 운동하고 오후 1시쯤 동창을 만나서 밥을 먹고 3시까지 쇼핑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경찰이 CCTV로 추적한 용의자가 바로 어머니 정 씨의 동창의 배우자였던겁니다.

◇이원화: 아니 도대체 친구의 남편이 왜 그런 짓을 저질렀을까 짐작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 같은데, 보통 이런 경우에는 내연 관계를 의심하기도 하고요. 사이가 안 좋거나 그런 게 있었는지 의심을 하기도 하는데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나요?

◆박지현: 특별히 용의자가 아내의 친구인 어머니 정 씨와 사이가 안 좋거나 어떤 관계가 있거나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경찰도 수사 초기에 지인의 남편을 용의자로 지목하기도 했는데 용의자가 어머니 정 씨와 면식이 있는 사이이고 당시 1억 5천만 원 정도의 돈 때문에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던 상황이라 약간 용의자의 프로필과 딱 맞아떨어지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경찰이 초반에 용의자를 수사할 때는 용의자가 법적 공방을 이어가고 있고 그렇지만 외견상 당장 돈이 급해 보이지도 않고 교회 장로로 신실한 종교 생활을 이어가는 사람이었고, 피해자의 장례식에 참석해서 아들을 위로하는 모습을 목격해서 도저히 어머니 정 씨를 살해했다고 보기는 어려웠습니다. 어쨌든 객관적인 정보를 경찰이 확보했으니 이번에는 놓치지 않았습니다. 다만 아직 용의자가 범행을 저질렀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어서 용의자를 임의 동행해서 조사를 시작했는데요. 용의자에게 사건 당일 오후 1시 38분부터 오후 4시 14분까지 뭘 했냐라고 물어봤더니 용의자가 근처에 다니는 스크린 골프장이 있어서 갔다. 그래서 실제 범행 현장 근처에 스크린 골프장이 있긴 했어서 경찰이 스크린 골프장 화장실 구조와 위치를 묘사해 보라고 질문을 했더니 용의자가 머뭇거리면서 대답을 못 하더라고요. 그러더니 갑자기 용의자는 사실 내연녀가 있다 그래서 내연녀랑 차에 있었다 라면서 말을 바꿨습니다. 근데 이게 경찰이 용의자가 내연녀라고 주장하는 여성한테 전화를 해봤는데 역시나 그 여성은 용의자랑 내연관계도 아니고 그날 같이 있지도 않았다라고 답변했습니다.

◇이원화: 내가 안 했다 부인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 된 것 같아요.

◆박지현: 네 근데 이런 상황에서도 용의자는 뻔뻔하게 범행 사실을 부인했는데요. 하지만 경찰은 용의자가 운영 중이던 가리비 양식장 인근 건물 2층에서 그 K제화 베스트 시리즈 신발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신발을 감정했더니 그 현장에서 발견된 족적과 일치한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신발 실밥에서 어머니 정 씨의 혈흔이 검출되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용의자가 범행 사실을 인정하였습니다. 용의자가 범행 사실을 인정하면서 그날의 진실을 털어놓았는데 용의자는 그날 차에서 내려 곧바로 어머니 정 씨의 집으로 향했고, 다른 피해자인 할머니가 용의자가 와서 부동산 임대업자다라고 하니까 문을 열어줬고요. 집으로 침입하는 건 성공했는데 1시간이 지나도록 어머니 정 씨가 귀가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더 기다리기 어려웠던 용의자가 미리 준비된 장갑을 끼고 둔기를 휘둘러서 할머니가 있는 작은 방으로 들어가서 할머니를 살해했습니다.

◇이원화: 그리고 나서 도망간 게 아니라 정씨까지 처리를 하려고 기다린 거네요?

◆박지현: 네 무려 2시간 동안이나 피해자 정 씨를 기다렸습니다. 2시간 뒤에  어머니 정 씨가 귀가를 하자 용의자는 다시 한 번 정 씨를 향해서 둔기를 휘둘렀습니다. 정 씨가 와인병까지 던지면서 저항을 했는데 소용이 없었고, 이후에 용의자는 욕조에 물을 담아서 휴대폰도 버리고 구두에 묻은 피도 닦고 하면서 강도 사건으로 위장하기 위해 가스 밸브도 절단하고 보석함을 망가뜨리는 그런 치밀함도 보였습니다. 이후 용의자는 정 씨의 지갑을 들고 나왔고요. 범행 당시에 입었던 검은색 점퍼는 트렁크에 넣어 두었다가 근처 아파트 쓰레기 분리수거장에 버렸고, 범행 도구는 피해자 정 씨 집 옆에 공사장에 세워져 있던 트럭에 던져버렸다고 합니다. 증거를 인멸한 용의자가 사우나에서 목욕을 하고 나왔다고 진술했는데, 실제 사우나 CCTV를 확인해 보니 용의자가 웃으면서 나오는 장면이 찍혀 있었습니다.

◇이원화: 이 사람이 재판에 넘겨졌겠죠 당연히 그 재판 결과가 어땠습니까?

◆박지현: 재판부는 범인에 대해서 무기징역을 선고했고요.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되었습니다. 오늘 사건처럼 범죄자들이 돈 때문에 다른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사건이 참 많이 발생하는데요. 돈이 물론 삶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이긴 합니다만 돈으로 그 가치를 비교할 수도 없는 생명, 또 누군가의 가족이자 소중한 사람을 앗아갈 이유가 될 없다는 것을 언젠가는 강력 범죄의 범죄자들도 깨닫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피해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이원화: 사건 X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 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X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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