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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전문

방송시간[월~금] 06:40, 12:40, 19:40
제작진진행: 이원화 변호사 / PD : 김세령 / 작가 : 강정연
등산객 살인마 잡은 결정적 증거, 현장서 발견된 담배 꽁초 아닌 친딸의 증언
2025-02-18 17:26 작게 크게
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

■ 방송 : FM 94.5 (06:40~06:55, 12:40~12:55, 19:40~19:55)
■ 방송일 : 2025년 2월 18일 (화)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김수민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원화 변호사(이하 이원화) : 2008년 9월의 어느 날 인천 만월산의 한 등산로에서 50대 주부 남 모 씨가 칼에 수차례 찔려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사인은 경부 자창 흉기로 목이 찔려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죠. 경찰은 즉각 수사에 나섰습니다. 경찰은 담배꽁초에 남은 DNA를 사건 해결의 키로 보고 피해자의 주변 인물은 물론 당시 만월산을 오른 등산객들까지 총 1054명을 조사했습니다. 당시까지만 해도 단일 사건으로는 DNA를 최다 수집한 전례 없는 수사이기도 했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그렇게 해당 사건은 장기 미제가 되는 듯 했습니다. 전주에서 절도범으로 수감 생활을 하게 된 남성 권 씨의 DNA가 만월산 살인 사건의 현장 속 DNA와 일치하게 된다는 사실이 전해졌습니다. 이제 남은 건 범죄자를 법의 심판대에 올리는 일뿐이다 생각했죠. 과연 이 사건은 어떻게 됐을까요? 오늘 사건 X파일에서 이 사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사건 X파일 이원화입니다. 오늘도 로엘 법무법인 김수민 변호사와 함께합니다. 변호사님 어서오세요.

◇ 김수민 변호사(이하 김수민) : 네 안녕하세요 김수민 변호사입니다. 반갑습니다.

◆ 이원화 : 네 변호사님 혹시 등산 좋아하세요?

◇ 김수민 :  네 등산 좋아합니다.

◆ 이원화 : 네 근데 이 사건이 알려지고 혼자 등산하기 겁난다 이런 여론이 일었던 그런 기억이 있는데 인천 만월산의 등산로에서 발생했던 그런 사건이죠.

◇ 김수민 : 네 2008년 9월 10일 이른 아침 인천 만월산의 한적한 등산로에서 인근 주민이던 50대 여성이 칼에 수차례 찔려 경부 자창 즉 목 찔림으로 사망한 사건입니다.

◆ 이원화 : 보통 이런 사건 같은 경우 시신이 한참 동안 발견되지 않다가 등산객에 의해 발견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사건 같은 경우는 어땠습니까?

◇ 김수민 : 한 부부 등산객이 등산로를 올라가다가 산 중턱쯤에서 여자 비명소리를 들었고, 올라가다가 한 남성이 미소를 머금고 손에는 신문지로 길이 약 30cm 정도의 얇은 막대기 같은 것을 들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올라오자 등산로가 아닌 길로 도망치는 것을 수상히 여겨 빠르게 신고를 해서 시신이 금방 발견될 수 있었습니다.

◆ 이원화 : 물론 그 사람이 이 사건의 범인이다. 100% 단정할 수는 없겠지만 강력히 의심될 만한 그런 상황이긴 한 것 같습니다. 거기다가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라고 해 주셨는데 더 오싹해지는 것 같기도 하고요.

◇ 김수민 : 네 여자 비명 소리 서늘한 미소를 머금고 흉기를 들고 있는 남성의 수상한 도주 오싹하죠. 경찰은 부부 등산객의 진술을 토대로 수사를 시작을 했고, 등산로 입구를 비추는 CCTV에는 피해자가 이날 오전 7시쯤 만월산에 올라가는 모습이 찍혀 있었는데 영상에는 그가 가방을 메고 있었지만 발견 당시에는 가방과 휴대전화가 모두 사라졌던 점을 비추어 경찰은 피해자가 혼자 산을 오르다가 강도를 만나서 소지품을 빼앗기고 흉기에 찔려 살해당한 것으로 보고 이에 만월산을 찾은 등산객을 용의선상에 올렸습니다. 하지만 만월산은 만수동, 간석동, 부평동과 인접해 있는 데다가 공식적으로 알려진 등산로도 10개에다가 주민들이 오가는 샛길까지 포함하면은 입구는 수십 개에 달할 정도로 광범위했기 때문에 등산객 모두를 파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죠. DNA 조사자는 1054명으로 단일 수사로 DNA를 최다 수집한 이례적인 수사였지만 안타깝게도 DNA가 일치하는 자는 없었습니다.

◆ 이원화 : 듣기만 해도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겠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 김수민 : 그나마 현장에서 증거가 하나 발견되었기 때문에 경찰은 이렇게 광범위한 수사를 벌인 것인데요

◆ 이원화 : 네 증거 어떤 거죠?

◇ 김수민 : 현장에서 발견된 유일한 증거로 장미라는 담배 브랜드의 꽁초 2개가 있었는데요. 담배꽁초에서는 피해자의 타액과 신원 미상의 남성의 타액이 검출된 것입니다. 피해자 가족의 증언에 따르면 피해자는 흡연자이기는 하지만 해당 브랜드 담배를 피우지 않기 때문에 담배는 용의자의 것일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그리고 사건 발생 보름이 넘어가던 때에 또 다른 증거가 추가로 발견되었는데요.

◆ 이원화 : 어떤 거였죠?

◇ 김수민 : 사건 발생 17일이 지난 9월 27일 한 통의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범행 현장에서 약 500미터 떨어진 만월산 터널 옆 배수로에서 칼끝이 부러진 채로 다이어리 캘린더 속지에 둘둘 말려 노란 테이프로 고정된 칼집과 과도가 발견되었고 과도에서는 소량의 혈흔까지 검출되었습니다. 하지만 DNA를 검출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어서 직접 증거가 되지 못했고, 그렇게 범행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증거들이 발견됐음에도 수사는 4년째 해결되지 못하고 미제로 남는 듯했습니다.

◆ 이원화 : 캘린더 속지라고 하면 신문지랑 좀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아까 말씀하셨던 그 목격자 진술이랑 일부 일치되는 부분이 나오는 것 같아서 유의미한 어떤 증거가 나온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근데 말씀하신 걸 들어보니 미제로 남게 되는 듯 했으나 결국에는 용의자를 잡아냈다 이런 취지로 들리는데 제 예상이 맞습니까?

◇ 김수민 : 네 맞습니다. 현장에 남은 담배에서 검출된 DNA와 일치하는 남성을 발견한 것이죠.

◆ 이원화 : 누구였죠?

◇ 김수민 : 네 구체적으로 용의자에 대하여 말씀드리자면 4년이 지난 2012년 9월 전주에서 빈집 털이를 하다가 구속된 50대 권 모 씨의 DNA가 만월산 살인 현장에 남은 담배에서 검출된 DNA와 일치한다는 정보가 입수된 것입니다. 권 씨는 특수강도 강간 빈집털이를 비롯해 친딸 성폭행 등 전과 8범이었고, 게다가 그에게는 과거 여성 등산객을 강관한 전과도 있었습니다. 마침 사건이 벌어진 해에는 인천 도화동에 거주하며 일용직으로 근무했던 것으로도 드러났죠.

◆ 이원화 : 사건 X파일을 진행하면서 특히 많이 느끼게 되는 부분인데요. 이 DNA법이 정말 많은 사건을 해결하는 핵심 키가 되는 것 같습니다. 이건 진짜 잘했다 싶어요.

◇ 김수민 : 그렇죠 아무튼 경찰 수사는 탄력을 받게 된 것이죠. 권 씨는 범행을 완강하게 부인했습니다. 그는 강도는 해도 내가 사람을 죽일 그런 위인은 못 된다 그럴 배짱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현장에서 검출된 DNA를 증거로 재심했음에도 불구하고 증거가 조작된 거 아니냐며 반박하고 급기야 사건 발생 당일에 자신은 인천이 아닌 천안에 있었다는 알리바이를 대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인천에 연고가 있는 권 씨 딸과 친형을 만났습니다. 딸은 경찰 조사에서 우리 아버지는 짐승이라고 말했고, 친아빠에게 성폭행 당한 조카를 15년간 돌봤던 권 씨의 친형도 친동생이지만 나쁜 놈이라고 진술하기도 했습니다. 두 사람의 진술은 권 씨를 더욱 범인으로 확신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국과수는 부검 결과 피해자의 몸에서 과도가 부러질 만한 상처가 없었다는 이유에서 발견된 과도가 여성을 살해한 범행 도구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 이원화 : 보강 수사가 절실해 보이긴 합니다.

◇ 김수민 : 네 그래서 수사팀은 발견된 증거들을 다시 뒤집고 탐문을 추가로 이어나갔습니다. 이 과정에서 사건 전날 권 씨가 고등학생 딸과 다툰 후 다음 날 가출한 딸을 찾아 나섰고, 당시 딸의 다이어리를 갖고 나갔다는 행적을 입수한 거죠. 이후 권 씨의 딸은 경찰이 현장에서 찾은 칼집 종이를 펼쳐 보이자 자신의 다이어리 속지가 맞다고 답했고, 다이어리는 학원에서 나눠준 것이기 때문에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권 씨를 충분히 의심할 만한 상황이었죠.

◆ 이원화 : 굉장히 설득력 있는 증거로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 김수민 : 그렇죠. 그래서 검찰은 권 씨가 등산로에서 금품을 노리고 피해자를 살해한 것으로 보고 강도 살인죄로 기소했습니다.

◆ 이원화 : 네 결과는 어떻게 됐습니까?

◇ 김수민 : 그런데 2014년에 진행된 1심 재판에서는 권 씨에게 무죄가 내려졌습니다. 국과수 분석 결과를 비롯해 권 씨의 타액이 묻은 담배꽁초가 범행과는 무관하게 현장에 떨어져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이유였고, 또 딸의 진술이 증거 능력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더욱이 등산객 부부가 마주했던 범인으로 의심되는 남성의 사진을 보고 이보다 살 집이 더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같은 사람인지 모르겠다고 답변한 것도 판결에 영향을 미쳤던 것이죠.

◆ 이원화 : 자 이제 들으시는 분들 입장에서는 누가 봐도 살인의 증거 같은데 이걸 왜 인정하지 않냐 답답하실 수 있습니다만 재판을 하다 보면 불가피한 경우들이 있죠.

◇ 김수민 : 네 충분히 답답하실 수 있죠. 그렇지만 형사 재판에서는 범죄 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발견된 정황 증거보다는 좀 더 직접적인 증거가 필요했던 거죠. 검찰은 1심 판결에 대하여 즉각 항소하고 수사팀은 더욱 객관적인 증거를 찾아 나섰습니다. 사건 일주일 전부터 당일까지 이슬비가 내려 등산로가 다 젖어 있던 것과는 달리 현장에서 발견된 담배꽁초가 물기 없이 마른 상태였던 점을 미루어 보아 담배꽁초는 사건이 벌어지기 직전에 버려졌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또 딸의 다이어리에서 12월 속지가 찢겨 나간 것을 확인한 수사팀은 칼집으로 사용된 다이어리 속지가 12월이었다는 점을 증거로 제시했죠.

◆ 이원화 : 이번에는 어떻게 됐습니까? 1심과 다른 결과 이끌어냈나요?

◇ 김수민 : 2014년 9월 진행된 항소심 재판부는 범인이 현장에서 피해자와 함께 담배를 피웠다고 보고 수집된 증거를 모두 인정하여 1심 판결을 뒤엎고 징역 20년을 선고를 했고, 2015년 2월 대법원은 권 씨에게 징역 20년을 확정했습니다. 딸은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의심되는 과도에 대해 원래 우리 집에서 쓰던 건데 예전부터 끝이 부러져 있었다라는 결정적인 증언을 했고, 동네의 한 마트 관계자로부터도 권 씨가 평소 장미 담배를 즐겨 피웠다는 증언까지 확보한 수사팀은 권 씨를 압박해서 자백을 이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 이원화 : 보통 가족이라고 하면 있던 죄도 감춰주는 게 물론 절대 그러면 안 되겠지만 그게 일반적인 경우인데요. 딸이 적극 나서서 진술을 한 걸 보니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되는 그런 사건인 것 같습니다.

◇ 김수민 : 네 아무래도 범인의 자녀 역시도 부친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사실이 있기도 했고, 아무튼 한 사람의 용기가 피해자의 유족을 위로하고 범인이 앞으로 더 많은 피해자를 양성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이원화 : 네 범죄를 계속 저지르는 거를 더 이상 감출 수가 없는 거죠. 사건의 X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고요. 여러분은 모두 변호 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X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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