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조태현 기자
■ 방송일 : 2024년 11월 7일 (목요일)
■ 대담 :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조태현 기자 (이하 조태현) : 끝으로 트럼프의 재선이 우리 산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산업 업종별로도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데일리에 김정남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기자님 나와 계십니까?
◇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이하 김정남) : 네 안녕하세요.
◆ 조태현 : 오늘 출연하신 분들에게 다 이 질문 드리고 있는데 선거 어떻게 보셨습니까?
◇ 김정남 : 저는 특별히 선호하는 후보는 없었지만 그냥 예상대로 저는 나왔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 조태현 : 저도 선호하는 후보는 없었어요. 그냥 이렇게 말을 하고 안전책으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그러면 우리 지금 경제계들은 많이 긴장을 하는 것 같아요. 분위기가 어떻습니까?
◇ 김정남 : 사실 대선이 있기 전부터 재계에서 최대 관심사는 역시 미국 대선이었죠. 초박빙이라는 전망이 많았는데 생각보다 싱겁게 끝난 면도 있는 것 같고요. 그런데 그 기업 분들하고 얘기를 나눠보면 좀 많이 갈리기는 합니다만 아무래도 해리스가 당선이 되면 바이든 때 미국에 투자를 많이 했기 때문에 그런 정책 연속성 그다음에 불확실성이 좀 작다는 측면에서 좀 더 낫지 않겠냐 하는 그런 말들이 많았거든요. 근데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이 됐기 때문에 아무래도 대미 전략, 그다음에 미국과 거의 맞물려 있다시피 한 대중 전략 좀 더 정교하게 짜야 되지 않나 하는 그런 상황인 것 같습니다. 특히 트럼프가 전부터 공언했던 대표적인 공약들이 많은데 그게 대표적으로 보편관세가 있죠. 추후 나올 세부 정책들을 봐야 정확히 알 수 있겠지만 일단 기본 골자는 기존 대비해서 10%포인트 더 받겠다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당연히 해외에서 미국에 수출하는 업체들은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겠죠. 그러니까 미국 자국 산업을 보호하는 측면에서 나온 건데 이게 중국 같은 경우는 60%입니다. 그러니까 중국 제품을 아예 미국에 발을 들이지 못하게 하겠다는 선언과 같아 보이거든요. 그리고 바이든 대통령이 했던 첨단 보조금 산업 정책도 수정 가능성이 있습니다. 제가 미국에 한 2020년부터 3년 넘게 미국에 특파원 근무를 할 때 현지에 나와 있는 한국 기업인들이나 아니면 미국 현지 기업인들이나 보면 정말 많이 했던 얘기들이 그때 워낙 바이든이 제조업을 강조했기 때문에, 지금 미국은 완전 북부, 남부, 중부 이런 데 다 완전 미국은 지금 공사판이다 이런 말들을 정말 많이 했는데 그때 당시에 정말 많은 기업들이 현지에 공장 건설을 결정했거든요. 미국 투자라는 게 사실 쉬운 결정은 아닌데 그때 당시에 바이든 대통령이 워낙 좀 와달라 이런 것도 있었고 더 중요한 것은 미국 정부가 보조금을 많이 줬기 때문에.
◆ 조태현 : 뭐 엄청 뿌렸으니까.
◇ 김정남 : 네. 그런데 그 보조금을 만약에 축소하거나 하다못해 폐기하거나 뭐 이렇게 되면 정말 얘기가 많이 달라지는데요. 대미 사업의 전략 자체가 달라질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이건 정말 간단치 않은 거여서 아무래도 재계에서는 대미, 대중 사업 전략을 다시 좀 점검해 봐야 되는 거 아니냐라는 말들이 지금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 조태현 : 굉장히 불만들이 많고 굉장히 긴장도 많이 하고 그럴 것 같습니다. 산업별로 한번 살펴보도록 할게요. 우리나라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 이런 것들을 봤을 때 반도체가 가장 중요하다 해도 절대 과언은 아닌데요. 반도체 쪽의 여파는 어떻다고 보십니까?
◇ 김정남 : 네. 앞에랑 비슷한 얘기인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그동안 미국 투자 많이 늘렸거든요. 삼성전자는 이미 다들 아시다시피 텍사스주 테일러 반도체 공장 짓고 있고, 제1공장 같은 경우는 2026년도부터 가동을 시작할 거고요. 하이닉스 같은 경우는 인디애나주에 2028년부터 최첨단 패키징 공장을 가동할 예정입니다. 둘 다 똑같죠. 바이든 대통령의 주요 정책이었던 반도체법이라고 그러죠. 그 ‘칩스법’이 어떻게 바뀔지 주시하고 있는데 삼성 같은 경우는 칩스법에 따라서 64억 달러, 그러니까 약 9조 원이나 됩니다. 그리고 하이닉스 같은 경우는 한 6300억 정도. 그러니까 4억 5천만 달러 정도 지원받기로 돼 있는데 이 문제가 뭐냐면 반도체 같은 경우는 너무 천문학적인 투자가 필요한 산업이라는 겁니다.
◆ 조태현 : 기본적으로 조 단위는 그냥 우습게 넘어가니까.
◇ 김정남 : 그렇죠. 그러니까 SK하이닉스가 갖고 있는, SK그룹에서 이게 최태원 회장이 저번에 그러니까 올해 7월에 대한상공회의소 간담회 할 때 했던 말이 참 많이 회자가 됐었죠. “공장 하나 지을 때 20조 원 든다” 뭐 이렇게 얘기를 했으니까 저희가 보통 한 5조, 10조만 돼도 정말 초대형 빅딜이라고 할 정도인데 20조 원 투자하면 사실은 기업 한 기업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미국 정부가 만약에 보조금을 안 준다면 인디애나주에 지으려고 했던 그 공장도 다시 생각해 해봐야 될 것 같다 이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그만큼 미국 사업을 할 때 정부 보조금이 중요하다는 뜻인데 만약에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표 반도체 부분을 뒤집는 경우를 생각해 보면 국내 기업들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공장 건립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이 점은 인지를 해야 될 것 같고, 사실은 아직은 어떻게 정확히 나온 건 없고요.
◆ 조태현 : 모르죠. 아직은.
◇ 김정남 : 유지될지 축소될지 아니면 더 확대할지 그건 아직 알 수 없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워낙 예측 불가하고 그렇기 때문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정권 초부터 정책이 나올 텐데 그 정책을 하나하나 보면서 득실을 따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이런 말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 조태현 : 정책을 뒤집는 게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어떻게 해야할지는 알 수가 없는 분위기기 때문에 좀 걱정들을 많이 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 김정남 : 그렇죠.
◆ 조태현 : 중국 때리기도 많이 하고 중국에 대한 견제도 더 강화될 것 같고 이렇게 미중의 기술 패권 전쟁이 더 심화한다면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에 미칠 영향 이것도 적지 않을 것 같은데 어떻게 보세요?
◇ 김정남 : 네. 이것도 참 만만치 않은 문제입니다. 제가 아까 말씀드렸듯이 관세율만 봐도 트럼프 대통령이 얼마나 중국에 적대적인지 알 수 있죠. 그 한국 기업들 입장에서는 제가 전에 몇 차례 말씀을 드렸지만 D램 시장에서 창신 메모리가 빅4로 올라서려고 하는 그런 목전에 와 있는 상황이고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도 양쯔 메모리라는 회사가 굉장히 잘하고 있습니다. 중국 기업들의 메모리 생산 능력이 굉장히 급성장하고 있는데, 특히 이 상황에서 중국 최대 IT 기업인 화웨이라는 회사는 반도체 설계도 하고 스마트폰도 만들고 통신 장비 같은 경우는 세계 최대 회사거든요. 이 화웨이를 정점으로 해서 중국 내에 있는 여러 IT 기업들이 서로 사주고 팔아주고 하면서 자급자족에 나서고 있는 상황인데,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한국 기업들 입장에서는 특히 레거시 구형 공정 메모리를 중심으로 해서 중국 내 수요가 점차 줄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가 우리 한미 동맹이잖아. 그리고 일본까지 껴가지고 한미일 우리 동맹이잖아. 이런 식으로 해가지고 한국 기업들한테 ‘중국을 배제해라’ 이런 식으로도 제가 생각할 때는 얼마든지 요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조태현 : 그럴 수 있을 것 같아요.
◇ 김정남 : 이미 한국 기업들은 이런 정치적인 것들을 배제하고 현재 시장 자체만 봐도 중국 공장의 생산 비중이 점차 감소할 게 불가피해 보이는데 일각에서는 정말 최악의 경우에는 트럼프 집권 기간, 그러니까 한 4년 정도 되겠죠. 그 기간에 중국 사업에서 정말 거의 손을 떼다시피 할 정도의 그런 시나리오까지 짜야 되는 거 아니냐라는 그런 말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 조태현 : 알겠습니다. 지금 또 걱정이 되는 산업 분야가 있어요. 자동차, 배터리 이쪽이 아닐까 싶은데 상황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 김정남 : 네. 자동차도 마찬가지죠. 특히 자동차 산업 같은 경우는 트럼프가 대미 무역흑자에 굉장히 민감한 사람인데 대미 무역흑자가 굉장히 큰 산업입니다. 자동차 같은 경우에는 대미 무역흑자가 굉장히 큰 품목이기 때문에 작년 같은 경우는 자동차 산업이 289억 달러 무역흑자를 기록했는데요. 트럼프가 이렇기 때문에 한국산 자동차에 대해서 추가로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미 트럼프 캠프는 무역적자의 원인으로 한국만 얘기한 건 아니지만 여러 나라의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을 지목을 하기도 했거든요. 워낙 트럼프가 예측 불가하고 미국 우선주의 성향이 강하다 보니까 한국이 동맹임에도 불구하고 이 흑자폭이 큰 자동차를 시작으로 해서 다른 산업군까지 하나하나 칼을 들이댈 수도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어야 될 것 같고요.
◆ 조태현 : 그렇다면 인플레이션 감축법, IRA가 굉장히 영향을 많이 미치게 될 텐데 만약에 이런 것들에 변화가 생겼을 때 배터리 산업은 어떨 걸로 보세요?
◇ 김정남 : 배터리 산업도 사실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나라가 배터리 산업에서 공장을 많이 짓고 있죠. LG 에너지 솔루션이나 SK온 같은 경우가 미국 IRA에 따른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 ANPC 의존도가 굉장히 높은데 만약에 트럼프 대통령이 여기에 손을 댄다고 하면 미국의 투자 혜택이 줄어들 수 있다. 그래서 한국 기업에는 악재가 될 수 있다 이렇게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조태현 : 알겠습니다. 이런 부분도 걱정이 많이 되는데 그렇다면 우리 기업들도 어떻게 대응을 해야 될 거 아니에요? 워싱턴에서 어떻게 움직이고 있습니까?
◇ 김정남 : 예. 제가 과거에 특파원 근무할 때도 몇 차례 인터뷰했던 석학인데 게리 허프바우어라는 피터슨 연구소의 연구위원이 있는데 예전에 재무부 차관보까지 했던 분이거든요. 얼마 전에 대한상의에 오셨길래 제가 한번 이런저런 안부 좀 묻다가 좀 여쭤봤는데 그분이 대선 전에죠 물론. 한국 기업들이 워싱턴 게임을 본격적으로 해야 할 때다 이렇게 지금 조언을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삼성전자나 현대차 이런 기업들은 이미 워싱턴 대관오피스를 많이 늘리고 있는데 그것보다 더 늘려야 되고 대관 투자도 더 많이 해야 된다. 특히 지금 워싱턴 정가의 주요 화두가 산업보조금이라는 게 허프바우어의 얘기였는데, 미국 행정부와 의회를 상대로 해서 산업보조금이 화두이기 때문에 그런 정보전에서 다른 나라들에 뒤처지면 절대 안 된다. 이 정보전에 뒤처질 경우에는 고스란히 기업 실적과도 연결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얘기를 했었습니다. 원래 미국이라고 하면 우리가 구글이나 이런 거 생각하면 천재들이 막 차고에서 만들어서 빅테크 되고 이렇게 생각하는데 지금 최근 몇 년간은 미국 정부가 직접 굉장히 많이 나서서 유럽처럼 보조금도 많이 주고 하는 그런 상황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미국이 나랏돈을 쏟아 부어서 제조업 붐을 일으키려고 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한국이 제조업이 강하기 때문에 이런 상황들을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 조태현 : 말씀하신 것처럼 기업들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기업만이 할 일은 아니고요. 정부가 정보전을 벌이는 기업들을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 이런 목소리도 충분히 나올 것 같고 필요해 보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와 함께 산업별 여파 짚어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김정남 : 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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