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조태현 기자
■ 방송일 : 2024년 11월 6일 (수요일)
■ 대담 : 공정거래위원회 약관특수거래과 신용호 과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조태현 기자 (이하 조태현) : 청명한 가을 하늘, 선선한 바람. 요즘 캠핑하기 너무 좋은 계절입니다. 그런데 온라인을 통해 예약한 캠핑장에 막상 가보면 사진에서 보던 모습과 너무 달라 실망하는 소비자들이 많다고 하는데요. 그동안 예약 플랫폼들은 캠핑장의 문제라며 발뺌해 왔지만, 이제는 플랫폼들도 책임지게 되었습니다. 관련 내용, 공정거래위원회 약관특수거래과 신용호 과장님과 자세한 이야기 나누어 보겠습니다. 과장님, 안녕하세요?
◇ 공정거래위원회 약관특수거래과 신용호 과장 (이하 신용호) : 네 안녕하세요.
◆ 조태현 : 지난달 말, 공정위에서 캠핑장과 자연휴양림 예약 플랫폼의 불공정 약관 시정 내용을 발표했다고요? 약관을 수정하게 된 배경을 들어볼 수 있을까요?
◇ 신용호 : 코로나 이후 캠핑 인구가 증가하고, 온라인 플랫폼이 더욱 활성화되면서 캠핑장을 예약하는 방식도 크게 변하고 있는데요. 과거에는 전화나 캠핑장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소비자가 직접 캠핑장을 예약했다면, 이제는 주로 플랫폼을 통해 예약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때 소비자는 플랫폼상의 사진을 통해 캠핑장 정보를 얻고, 그 정보가 사실과 다르지 않을 거라는 신뢰를 바탕으로 캠핑장을 선택·예약하게 되는데요. 이처럼 플랫폼에서 제공되는 사진·자료 등 정보는 소비자의 선택을 좌우하는 핵심적인 정보로서 그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소비자원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캠핑장 플랫폼 이용자의 46%가 플랫폼상의 사진과 설명이 실제와 달라 불편했다고 답변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랫폼들은 해당 정보의 정확성 등에 대해 책임을 회피하는 것으로 나타나, 약관상 플랫폼의 책임이 어떻게 규정되어 있는지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 조태현 : 몇 달 전 저희 프로그램에서 소비자원의 실태 조사 결과 살펴보면서 불만족 사례가 많다, 전해드렸던 기억이 나네요. 그렇다면 이번에 공정위에서 어떤 예약 플랫폼 약관을 심사했고, 해당 약관에는 어떤 문제가 있었나요?
◇ 신용호 : 최근 이용 비중이 높은 캠핑장 전문플랫폼인 땡큐캠핑, 캠핑톡, 캠핏을 비롯하여 숙박시설·캠핑장 등을 모두 다루는 숙박 종합 플랫폼인 야놀자, 여기어때 등 5개 캠핑장 예약 플랫폼, 그리고 자연휴양림 예약 플랫폼인 숲나들e의 약관을 우선 살펴보았습니다. 이들 약관에는 플랫폼이 통신판매중개자라는 이유로 귀책 유무나 책임의 정도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플랫폼의 책임을 일률적으로 면제하는 약관을 두고 있었습니다.
◆ 조태현 : 캠핑장 예약 플랫폼을 운영하면서 책임을 무조건 면제하는 건 상당히 문제가 있어 보이는데요. 이에 대해 자세히 말씀해 주시겠어요?
◇ 신용호 : 네, 플랫폼 약관에는 플랫폼의 중개 책임을 비롯해 사업자의 법적 책임을 광범위하게 면제하는 조항들이 다수 있었는데요. 특히, 가장 문제시된다고 본 것은 플랫폼상의 캠핑장 사진이 실제와 다르거나, 과장 혹은 왜곡된 경우에도 이에 대해 플랫폼이 전혀 책임지지 않는다는 조항이었습니다. 플랫폼에 올라온 캠핑장 사진은 입점업체인 캠핑장이 직접 촬영한 것이 대부분이지만, 때로는 플랫폼이 직접 촬영하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플랫폼 내 캠핑장은 가을단풍·뷰맛집·사진맛집 등 각 플랫폼의 마케팅 기법에 따라 전략적으로 배치 및 소개되고 있습니다. 이렇듯 소비자가 플랫폼을 통해 접하는 정보에는 플랫폼이 직·간접적으로 상당히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는데요. 그럼에도 그동안 플랫폼들은 부정확한 정보에 대해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약관을 통해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해 왔던 것입니다.
◆ 조태현 : 소비자들은 ‘신축 캠핑장’이라는 안내와 사진을 보고 예약했는데 막상 가보니 너무 허름하거나, ‘바다뷰’를 보고 싶어 예약했는데 가림막으로 가려져 있다면 정말 난감할 수밖에 없겠네요. 사진 관리가 제대로 안 된 데엔 플랫폼 책임을 명시해 두지 않은 약관이 큰 몫을 한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플랫폼들도 잘못된 정보에 대해 책임지게 되는 건가요?
◇ 신용호 : 네, 맞습니다. 기존 약관에 따르면 플랫폼상의 정보가 사실과 다르거나, 정확하지 않더라도 플랫폼은 이에 대해 전혀 책임지지 않고 그 책임을 입점 캠핑장이 모두 부담하도록 하였다면, 이제는 해당 정보의 부정확성 등에 플랫폼의 고의나 과실이 있는 경우 그 책임을 부담해야 합니다.
◆ 조태현 : 플랫폼이 책임을 지는 것 외에 소비자에게 올바른 정보가 제공될 수 있도록 플랫폼 사업자들에게 특별한 의무가 부여됐다고 하는데, 어떤 내용인지 자세히 들어볼 수 있을까요?
◇ 신용호 : 플랫폼에 게재된 캠핑장 사진이 최근의 실제 모습을 담고, 현장에서 적용되는 위약금 등 규정이 플랫폼상의 정보와 일치하도록 플랫폼이 입점 캠핑장들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점검 안내를 공지하도록 하였습니다. 소비자에게 보다 정확한 정보가 제공될 수 있도록 플랫폼에 대해 이와 같은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도록 약관에 명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5개 캠핑장 예약 플랫폼도 시정을 위한 공정위와의 협의 과정에서 ‘정보 현행화 점검 안내‘ 조치를 사업 개시 이후 처음으로 시행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조치는 앞으로도 주기적으로 계속 시행될 예정입니다.
◆ 조태현 : 정말 필요하고 중요한 부분을 시정해 주셨는데요. 이제는 소비자들이 중개 플랫폼을 믿고 캠핑장을 예약할 수 있게 되는 날이 오길 기대해 봅니다. 이외에도 120여 개에 달하는 상당히 많은 조항을 시정했는데요. 이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 신용호 : 총 121개 조항 중 약 74%에 해당하는 89개 조항이 플랫폼의 책임을 면제하는 조항이었습니다. 그간 플랫폼들은 중개자라는 이유로 많은 책임을 회피하고 있었던 것인데요. 앞서 말씀드린 제공 정보에 대한 책임 외에도 캠핑장 내에서 발생하는 휴대품 분실이나 시설물 훼손, 서비스 이용 도중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손해에 대해 플랫폼의 귀책이 있다면 당연히 책임지도록 하였고, 소비자와 캠핑장 간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에도 플랫폼이 중재 역할을 하거나, 그 해결을 위해 신속하게 조치를 취하는 등 플랫폼이 마땅히 해야 할 역할도 약관에 구체적으로 명시하였습니다.
◆ 조태현 : 이외에 소비자가 꼭 알아야 할 시정 내용이 있을까요?
◇ 신용호 : 네, 취소·환불과 관련된 불공정 약관이 있었는데요. 캠핑은 야외에서 이루어지는 만큼 자연재해나 도로 통제 등으로 인해 차량 이동이 금지되는경우 캠핑장 이용도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일부 약관에서는 이러한 외부적 요인을 고려하지 않고 주차 불가 사유에 해당하면 무조건 취소·환불을 제한하고 있었는데요. 이제는 고객의 사정과 무관한 경우에는 취소·환불이 가능하도록 시정하였습니다. 또한, 소비자가 예약을 취소하는 경우 환불은 원칙적으로 결제 수단과 동일한 방법이나 현금으로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일부 약관에서는 자사 플랫폼 포인트로도 환불할 수 있도록 하여, 이를 시정하였습니다.
◆ 조태현 : 캠핑 이용자들에게 정말 유익하게 많은 약관이 시정된 거 같습니다. 그렇지만 이번 시정은 예약 플랫폼을 대상으로 한 것인 만큼 개별 캠핑장, 자연휴양림의 불공정 약관에 대해 우려하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지자체, 민간이 운영하는 캠핑장에 대한 별도의 점검 계획은 있으신가요?
◇ 신용호 : ‘24년 2월 기준 각 지자체에 등록된 캠핑장 수는 약 3,800개, 자연휴양림은 180개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캠핑장과 자연휴양림이 전국적으로 많이 분포해 있는 점을 고려하여 이번과 같은 직권조사를 우선 시행하기에 앞서 자율 시정을 독려할 계획인데요. 이를 위해 공정위는 관계부처, 관련 협회와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주요 불공정 사례와 소비자분쟁해결기준 등이 개별 캠핑장, 자연휴양림에 깊숙이 확산될 수 있도록 문화체육관광부와 산림청과 협력하여 적극 안내·홍보하였고, 조만간 대한캠핑장협회, 자연휴양림협회의 소속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직접 약관 교육도 실시할 예정입니다.
◆ 조태현 : 공정위가 약관 시정 외에도 소비자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청취자들께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실까요?
◇ 신용호 : 이번 조치는 주요 캠핑장 및 자연휴양림 예약 플랫폼 약관의 사업자 면책 조항을 대대적으로 시정함으로써 플랫폼의 책임과 역할을 강화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플랫폼은 현대사회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생활 수단인 만큼 이번 시정 내용이 여러 분야의 플랫폼에도 확산되길 기대하고, 앞으로도 공정위는 플랫폼을 비롯해 국민 생활과 밀접한 다양한 분야에서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불공정한 거래관행이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조태현 :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공정거래위원회 약관특수거래과 신용호 과장님이었습니다.
◇ 신용호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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