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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전문

방송시간[월~금] 11:40, 15:40 , 20:40
제작진진행 : 조인섭 / PD : 서지훈 / 작가 : 조경헌
"남편 불륜 확실한데 증거 부족...스파이앱 설치해 확인해도 될까요?"
2024-11-06 07:22 작게 크게
□ 방송일시 : 2024년 11월 6일 (수)
□ 진행 : 조인섭 변호사
□ 출연자 : 유혜진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사연자 : 저는 결혼 10년 차 주부입니다. 남편의 여동생과 제 여동생이 친구인데, 두 사람의 주선으로 처음 만났죠. 우리는 만난지 1년만에 결혼했고, 아들과 딸을 낳고 지금까지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저희 부부는 폭풍 전야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남편은 원래 다정하고 가정적인 편이었습니다. 술도 안 좋아하고 친구도 없는 편이라서 퇴근하면 곧장 집으로 와서 아이들과 시간을 보냈죠. 그런데 언제부턴가 매일같이 늦게 들어오고 한밤중에 전화가 오면 밖에 나가서 받기 시작했습니다. 회사 일이 바쁘다는데, 왠지 느낌이 안 좋았습니다. 바람을 피우는 것 같았죠. 그런데 심증만 있을 뿐이지 물증이 없습니다. 한동안 증거를 잡으려고 노력해봤지만, 워낙 철두철미한 사람이다 보니, 쉽지 않더라고요. 아직 아이들이 어리기 때문에 이혼 생각은 한번도 안 했습니다. 남편에게는 다시는 바람 피우지 않겠다는 각서를 받고 상대 여자에게 위자료도 받고 싶을 뿐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스마트폰에 설치하면 통화내용이나 문자메시지, 사진 같은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앱이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앱 판매업자에게 물었더니, 간통죄가 폐지됐기 때문에, 상간 소송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불법이라고 문제 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하더라고요. 비용이 만만치 않긴 하지만, 법적인 문제가 없다면 그렇게라도 증거를 확보하고 싶습니다. 사용해도 될까요?

◇ 조인섭 변호사(이하 조인섭) :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남편이 불륜을 저지른 증거를 찾고 싶어하는 분의 사연이었습니다. 요즘엔 스마트폰 앱이 정말 다양하게 나온 것 같아요. 스마트폰에 설치하면 위치 추적은 물론이고 문자 메시지와 사진도 볼 수 있는 앱이 있네요. 실제로 그런 앱을 사용하시는 분들 많으시죠?

◆ 유혜진 변호사(이하 유혜진) : 

◇ 조인섭 : 사연자분이 상간 소송을 준비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간통죄가 폐지된 이후로 상간 소송이 많아지고 있죠?

◆ 유혜진 : 네, 다들 잘 알고 계시는 대로 예전에는 배우자 있는 사람과 불륜 행위를 저지르면 간통죄로 처벌받았습니다. 간통죄는 벌금형이 없고, 오로지 징역형만 있었기 때문에 성행위의 증명도 그만큼 엄격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2015년 성(性)에 대한 국민의 법 감정이 변했고, 처벌의 실효성이 의심되며, 성적 자기 결정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간통죄에 대하여 위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간통죄가 폐지되고 나서는 상간 소송이 상간자를 합법적으로 응징하는 유일한 방법인 상간 소송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 조인섭 : 그렇군요. 간혹 잘못 알고 있는 분도 있는데, 상간 소송은 배우자와 이혼해야만 제기할 수 있는 건 아니죠?

◆ 유혜진 : 네, 간통죄는 친고죄였습니다. 친고죄란 고소가 있어야 처벌할 수 있는 범죄를 말하는데요, 따라서 간통죄는 배우자의 고소가 있어야 처벌할 수 있었고, 배우자가 간통을 종용하거나 용서하였을 때는 고소권도 상실되었습니다. 또한, 당시 형사소송법 제229조에 따라, 고소하기 위해서는 혼인을 해소하거나 이혼소송을 제기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소송을 취하하거나 다시 혼인하면 고소 취소로 간주되어 가정을 지키고 싶어 하는 배우자는 간통 고소를 하지 못하고 계속 고통받아야 하는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상간 소송은 민사 소송이기 때문에 고소와는 무관하고, 이혼하지 않는 경우에도 상간자에 대해서 위자료 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 조인섭 : 상간 소송에는 증거가 중요하다고 하죠. 보통 어떤 증거가 필요할까요? 상간 소송을 제기하면 상간자가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기도 하나요?

◆ 유혜진 : 상간자를 상대로 한 위자료 청구 소송에서는 부정행위를 확인할 수 있는 사진,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메시지, 통화나 대화 녹음 등 증거가 중요합니다. 특히 배우자가 부정행위를 인정하는 말을 녹음해두었다거나, 외도 사실을 인정하는 진술을 하면 승소하기가 다소 수월해집니다. 그리고 위자료 소송을 진행하면 상간자는 대부분 불륜 관계를 부인하고 잡아떼거나, 원래부터 부부 사이가 좋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어떻게든 책임을 회피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증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 조인섭 : 상간 소송에서 승소 판결이라고 한다면, 청구한 위자료를 최대한 받아내는 결과를 말하는 것일 텐데요. 위자료는 어느 정도로 정해지나요?
 
◆ 유혜진 : 위자료 액수는 부정행위 경위, 부정행위 내용 및 가담 정도, 부정행위 기간, 부정행위 발각 후의 정황, 혼인 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정해집니다. 불륜을 저지른 배우자와 이혼하는지도 하나의 중요한 판단 요소인데요, 이혼하게 된다면 위자료 액수는 더 올라갑니다. 예전에는 외도 증거가 충분하고 외도로 배우자와 이혼하면 2천만 원에서 3천만 원, 이혼하지 않으면 1천만 원에서 2천만 원 정도 인정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법원은 배우자 외도로 겪는 정신적 고통과 소송을 하느라 들이는 비용과 수고에 비해 액수가 크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는 추세이고, 따라서 위자료 액수를 높이는 분위기입니다.

◇ 조인섭 : 결국 법원에서 외도, 즉 부정행위로 인정받아야 위자료를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군요. 법원이 부정행위를 판단하는 기준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시죠.

◆ 유혜진 : 흔히 외도라고 하면 육체적 성관계를 떠올리기 쉽습니다. 그런데 성관계 없이, 배우자 아닌 사람과 정서적 교류만 나누는 형태의 정신적 외도도 법원에서는 부정행위로 인정됩니다. 실제로 법원은 아내가 아닌 다른 여성과 휴대전화 끝자리를 동일하게 설정하고 하루 수십 통의 문자와 전화를 주고받은 사실이 인정된 사건에서 위자료 지급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러한 법원 입장에 따르면 직장 내에서 배우자처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동료를 일컫는 '오피스 와이프'나 '오피스 허즈번드'도 자칫하면 넓은 범위의 '정신적 외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결국 배우자의 부정한 행위는 간통, 다시 말해 성관계에 이르지 않더라도 부부의 정조의무와 부양, 협력 의무에 충실하지 않은 일체의 행위를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 조인섭 : 사연자분은 남편과 이혼할 생각은 없지만, 상간녀에게 최대한 위자료를 많이 받아내기 위해 남편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증거를 찾을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법적으로 문제될 수 있죠?

◆ 유혜진 : 네, 만약 사연자가 남편의 잠금장치 패턴과 비밀번호를 알아내 메신저나 이메일을 훔쳐보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침해행위) 위반으로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남편 스마트폰에 자동녹음 앱이나 스파이앱 같은 불법 앱을 설치하면 어떻게 문제될 수 있을까요?

◆ 유혜진 : 남편 스마트폰에 불법 앱을 설치하면 개인정보보호법, 통신비밀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위반 소지가 있습니다. 불법 앱으로 상대방, 즉 남편의 스마트폰 내 정보를 얻는다면 개인정보처리자인 앱 개발사가 이를 수집하여 제3자인 사연자에게 전달하는 것으로 평가받을 수 있어, 개인정보보호법 제17조, 제1조, 제23조 위반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타인 간의 대화를 몰래 녹음하는 것도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 위반이고, 불법입니다. 또, 불법 앱을 설치한 행위 자체가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위반입니다. 정보통신망법 제48조에서는 정당한 사유 없이 정보통신시스템, 데이터 또는 프로그램 등을 훼손, 멸실, 변경, 위조하거나 그 운용을 방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전달 유포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정보통신망법 제49조에서는 누구든지 정보통신망에 의하여 처리·보관 또는 전송되는 타인의 정보를 훼손하거나 타인의 비밀을 침해·도용 또는 누설하여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불법 앱을 남편 스마트폰에 설치하게 되면, 사연자는 불법 앱을 이용하여 정보통신망에 의해 처리, 전송되는 상대방의 정보를 확보하는 셈이 됩니다. 따라서 앱 개발사와 사연자 모두 남편의 비밀을 침해, 누설한 것으로 평가되어 정보통신망법 제71조 벌칙 규정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 조인섭 : 불법 앱 설치는 생각보다 여러 법을 위반하는 셈이 되어, 무거운 처벌을 받을 가능성도 높아보입니다. 그렇다면 사연자분이 합법적으로 증거를 수집할 방법이 없을까요? 

◆ 유혜진 : 불법 앱 설치는 앞서 말씀드린 대로 여러 법 위반 소지가 있는 데다가, 사연자가 법원을 통해 얼마든지 합법적으로 증거를 확보할 수 있는 방법도 있어, 권해드리지 않습니다. 법원에 사실조회를 신청하면 남편의 카드 명세를 받아볼 수 있는데, 카드 명세서에 2인 이상의 항공기 표가 결제된 기록이 있다면 배우자의 출입국 기록을 추가로 신청해서 남편 옆 좌석에 누가 앉았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불륜이 의심되는 상대와 여행을 간 사실이 확인되었을 때는 역시 법원을 통해서 숙박 내역 등 여행사 자료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법원에 신청하여 통신사와 메신저 회사에 수발신내역을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 조인섭 : 자, 지금까지 상담 내용을 정리해 보자면... 상간 소송은 민사 소송이기 때문에 이혼하지 않고도 상간자에 대해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위자료는 부정행위의 상황과 기간, 혼인 기간 등에 따라 정해지며 이혼하게 된다면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상간소송을 하려면 부정행위를 입증할 증거가 필요한데요, 남편 스마트폰을 몰래 보거나 불법 앱을 설치하면 정보통신망법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사연자분이 합법적으로 증거를 찾으시려면, 법원에 사실조회를 신청해서 남편의 카드 명세서, 출입국 기록, 숙박 내역 등을 수집할 수 있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지금까지 유혜진 변호사와 함께 했습니다. 

◆ 유혜진 : 네 감사합니다.

◇ 조인섭 :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는 유튜브를 통해서 다시 듣기 하실 수 있습니다. 궁금한 점이나 건의할 사항이 있으면 댓글 달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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