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4년 11월 2일 (토요일)
■ 진행 : 최휘 아나운서
■ 대담 : 김헌식 문화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휘 아나운서(이하 최휘) : 뉴미디어 트렌드입니다. 오늘의 뉴미디어 트렌드는 김헌식 문화평론가와 함께하는데요. 매번 전화로만 말씀을 나누다가 오늘은 직접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평론가님 어서 오세요.
◆ 김헌식 : 네 안녕하세요.
◇ 최휘 : 반갑습니다. 오늘은 연예계 소식들 준비해 오셨는데 안타까운 소식 먼저 이야기를 해보면 배우 김수미 씨가 돌아가셨습니다. 갑작스럽게 별세하셨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놀란 분들이 많습니다. 원래 건강상 지병이 있으셨던 걸까요?
◆ 김헌식 : 일단 고혈당 쇼크사가 공식적인 분석으로 최종 사인이었습니다. 근데 당뇨 수치가 500이 넘게 나왔거든요. 대체적으로 공복 혈당의 정상 범위는 한 70에서 100 정도 되잖아요. 근데 500이었다고 하니까 엄청난 수치였는데. 사실 이렇게 체내 혈당이 급격하게 상승하려면 의식장애나 혼수상태에 빠질 수 있는데. 평소에 당뇨를 앓고 계셨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뭔가 외부 요인 때문에 500까지 나온 게 아니냐는 이런 분석들이 나왔습니다. 얘기 나온 것이 ‘뮤지컬 친정엄마의 체불 때문에 스트레스가 가중되었을 것이다’라는 이야기했는데. 사실 지난 5월에도 친정엄마 공연 뒤에 너무 힘들어가지고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었거든요. 그 뒤에 퇴원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끝내 기력을 회복하지 못한 게 아니냐는 이런 분석이 나왔는데. 안타까웠던 거는 생신이 고작 하루 지난 뒤에 이렇게 목숨을 잃으시게 돼서 더욱 안타까움을 더하게 됐습니다.
◇ 최휘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다시 한 번 빌고요. 워낙 왕성한 활동을 펼쳐 오시다가 향년 75세의 일기로 별세하셨거든요. 1970년 데뷔하셨으니까 50년이 넘게 연기를 해오셨어요. 대표작이 참 여러 가지가 떠오르는데. 어떤 게 있을까요?
◆ 김헌식 :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전원일기’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데요. ‘수사반장’을 시작으로 해서 ‘손님’, ‘주인’, ‘백년손님’들에 출연했고요. 1980년에 전원일기 일용 엄니로 출연을 하셨죠. 그래서 국민 엄마의 다른 면을 보여줬는데 그러다가 이제 TV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에서는 굉장히 코믹한 연기 변신을 하게 됐고 이때를 기점으로 해서 영화 ‘가문의 영광’ 시리즈에 계속 출연을 하시게 됐고요. 그 뒤에 ‘맨발의 기봉이’ 같은 작품에도 출연을 했습니다. 무엇보다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맹활약을 했는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건 이제 ‘수미산장’이나 이런 요리 예능만 생각하는데 그 82년과 85년에도 ‘오늘의 요리’ 등을 통해서 이미 요리 프로그램을 진행한 바가 있는데. 아무래도 이제 다양한 볼거리를 보여주는 그런 음식 프로그램으로 변환된 상황에서 ‘수미산장’ 등에서 큰 역할을 했었다. 이렇게 보시면 되겠습니다. 어쨌든 김수미 씨는 이렇게 이제 우리 ‘국민 엄마, 할머니’에서 이제 약간 코믹한 연기 그리고 예능에서 정말 ‘요리 달인’ 그런 캐릭터까지 다양하게 구사해 오셨습니다.
◇ 최휘 : 김수미 씨를 대표로 키워드가 지금 막 정리가 되는 것 같은데. 요리 또 국민 엄마, 할머니 또 코믹한 연기, 욕쟁이 할머니. 이런 것도 있었잖아요. 사실 뭐 지금이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지만 당대 여배우가 ‘구수한 입담의 찰진 욕설’ 이런 이미지를 안고 가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거든요.
◆ 김헌식 : 그렇습니다. 그래서 예를 들면 일용 엄니 할 때는 나이가 32살밖에 안 됐는데 노인 역할을 해야 되잖아요. 그래서 일용 엄니 배역을 하기 싫어가지고 3개월 동안 제주도로 도망간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복귀를 하지 않으니까 김혜자 씨가 그때 또 같이 출연했었잖아요. “아니 네가 이렇게 잠적을 해버리면 박은수 씨하고 김혜정 씨, 아들하고 며느리 역할로 나온 두 배우가 밥줄이 끊어지는 거 아니냐.”라고 하니까 김수미 씨가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해요. 그래서 다시 나왔다고 하는데. 그만큼 여배우가 그런 할머니 이미지가 각인이 되면 다른 배역을 하는데 좀 장애가 되니까 힘들었고. 그 뒤에 또 다시 욕쟁이 할머니 이미지가 더해지게 됐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참 이게 쉽지 않았는데 오히려 좀 역발상을 했다고 그래요. 강아지랑 동네 산책하면서 중학생들이 “욕해 주세요.” 라고 요구를 했다고 그래요. 그래서 한편으로는 ‘내가 왜 이런 상황이 됐나.’ 그렇지만 진짜 중학생에게 욕을 해줬다고 해요. 그랬더니 깔깔대고 재미있게 들었다고 해요. 그래서 결과적으로는 욕이라는 것이 누군가한테는 기분 나쁜 욕일 수도 있지만 이 김수미 씨의 욕은 누군가를 살리는 욕이었다. 그래서 욕쟁이 할머니가 한동안 또 인기를 많이 끌었었잖아요. 아무래도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들한테 위로를 전해주었던 그런 욕쟁이 할머니 캐릭터를 김수미 씨가 잘 보여줬다. 그래서 사람에게 상처 주는 욕도 있지만 사람의 한을 풀어주고 살리는 욕도 있다는 거를 김수미 씨가 방송 활동, 영화 활동을 통해서 잘 보여주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 최휘 : 욕쟁이 할머니가 벌써부터 그리워지는 거 같습니다.
◆ 김헌식 : 그러니까요.
◇ 최휘 : 또 김수미 씨 하면 또 방금 말씀한 요리도 빼놓을 수가 없는데. 손맛이 워낙 좋고 정이 많아서 동료 선후배 연예인들도 가족처럼 잘 챙겼다고 하죠.
◆ 김헌식 : 그렇습니다. 그래서 평소 인심이 넉넉하기로 굉장히 유명하고요. 그래서 영화 출연이나 예능에서 호흡을 맞춘 신현준, 탁재훈, 장동민 씨 같은 경우는 정말 양아들이라고 할 만큼 친한데. 그분들한테 음식을 대접하는 모습이 방송을 통해서 공개가 많이 됐고요. 또 윤영미 씨 같은 경우에도 이제 사연을 공개를 했어요. 그래서 평소에 초대를 받아 갔더니 막 한상 이렇게 차려서 너무 고마웠고. 또 칠순 잔치에 갔을 때도 내로라하는 유명인들이 너무 많이 와서 평소에 저렇게 베푸는 삶을 살았구나라는 걸 인식했다고 하고요. 또 이상민 씨 같은 경우에도 외국 촬영 때문에 곁에 있지 못했는데 평소에 했던 조언이 굉장히 기억에 남는다고 언급했어요. 김수미 씨가 이상민 씨한테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마”라고 했던 말이 너무 도움이 됐다는 거고 김종민 씨도 “주변 사람들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시던 분이었다.” 그리고 수미산장에서 함께했던 구혜선 씨 같은 경우에도 촬영이 끝난 후에 음식을 꼭 손에 쥐어주면서 배웅했던 기억이 떠오른다고 언급하면서 이렇게 평소에 특히나 후배들한테 살뜰하게 챙긴 면들이 일화로 많이 소개가 되고 있습니다.
◇ 최휘 : 또 50여 년의 연기 인생과 방송 활동을 통해서 김수미 씨가 우리 대중문화에 남긴 유산이 있다면 어떤 거라고 생각하세요?
◆ 김헌식 : 일단 최근에 원고 쓴 것이 일부 발견돼 가지고 또 아드님이 그것을 언급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랬는데 후배들한테 남긴 말이 있었어요.
◇ 최휘 : 어떤 건가요?
◆ 김헌식 : ‘이곳은 버티면 언젠가 기회가 오기 때문에 슬럼프가 왔다 하더라도 끝까지 열심히 유지해라. 그러면 기회가 온다.’ 이런 말도 했고 또 조연론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방송국에 들어와 보니까 나 같은 미모는 흔했다. 미모로 승부에서는 경쟁력이 없었다면서 그러면 아무도 관심이 없는 엄마 역을 내가 먼저 잘 해야 되겠다고 해서 연습 또 연습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일용엄니나 욕쟁이 할머니 캐릭터가 그냥 나온 건 아니라는 얘기를 하고요. 심지어 김혜자 씨한테 이런 말도 했어요. ‘아니 국민 엄마인데 요리를 못 하면 되겠느냐’라고 해서 자신은 요리를 굉장히 열심히 했다고 이렇게 이야기를 하거든요.
◇ 최휘 : 캐릭터의 완성을 위해서도 요리를 하셨나 봐요.
◆ 김헌식 : 그러니까 단순히 이미지만 아니고 실제적으로 요리를 통해서 완성을 했고. 또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렇게 정말 엄마 같이 후배들을 챙기는 모습, 실천하는 모습을 잘 보여줬기 때문에 조연이라 하더라도 평생 이렇게 열심히 했다. 그래서 후배들한테도 “나 평생 조연이었어.” 이렇게 당당하게 밝히면서 힘을 북돋았거든요. 사실 윤여정 씨 같은 경우에도 조연으로 출발했지만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던 것이 또 미나리에서의 조연 역할이었잖아요. 또 할머니 역할이었고. 이 조연에 대한 어떤 의미들을 대중문화 관점에서 잘 살릴 수 있는 그런 실천을 김수미 씨가 잘 보여준 것 같습니다.
◇ 최휘 : 정말 주연 같은 조연이셨죠? 버티면 언젠간 기회가 온다는 말씀도 기억에 남네요. 분위기를 바꿔서요. 요즘 가요계의 핫한 소식, 로제의 아파트 열풍이 심상치가 않습니다. 지금 이 노래 인기가 어느 정도입니까?
◆ 김헌식 : 이제 처음에는 인터넷을 중심으로 반응이 있었죠. 그 스트리밍 사이트 스포티파이에서 최단 기간 케이팝 가수 여가수로서 1억 조회 수를 달성을 했고요. 또 유튜브에서도 최단기간 1억 뷰를 달성하더니 이번 주에 2억 조회 수를 달성을 했습니다. 그리고 공식 차트를 보면 영국부터 먼저 발표가 됐는데 오피셜 차트에서 4위를 했고 또 빌보드 차트 핫100에서는 8위를 했습니다. 역시 좀 이게 다르구나라는 생각을 했던 것이 뭐냐 하면 대개 영국의 오피셜 차트가 우리 케이팝에 좀 깐깐하거든요. 근데 빌보드보다 차트 순위가 높은 거예요. 그래서 이 블랙핑크가 유럽에서 역시 인기가 있구나. 그리고 영국에서 또 훈장까지 받은 적이 있거든요. 그런 점에서 오히려 영국이 먼저 반응을 더 크게 보였다고 이렇게 볼 수가 있겠습니다.
◇ 최휘 : 깐깐하기로 알려진 영국에서 4위에 든 게 최초라고 하죠?
◆ 김헌식 : 그렇습니다. 케이팝 여성 솔로 아티스트로서는 최고 기록입니다. 그래서 그전에는 이제 블랙핑크가 아이스크림으로 13위까지 올라 갔었고요. 또 빌보드 핫100 같은 경우에는 정국이나 지민 1등을 했고 싸이의 강남 스타일이 2위를 7주 연속 하긴 했는데. 여자 가수 같은 경우에는 이렇게 높이 차지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런 점을 우리가 또 높이 평가해야 될 것 같습니다.
◇ 최휘 : 이게 워낙 따라 부르기도 쉽고 중독성 있는 멜로디를 갖고 있다 보니까 수능 금지곡으로 급부상했더라고요.
◆ 김헌식 : 아니 어떤 누리꾼이 그렇게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수능 한 달 남았는데 로제가 인터넷에 독을 풀었다. 우리 떨어뜨리려고 하는 거냐.’ 이렇게 얘기를 할 정도로 정말 이 후렴구 ‘아파트, 아파트’가 귀에 맴도는 그런 노래죠.
◇ 최휘 : 중요한 시험을 앞두신 분들은 이 곡을 피하시길 바랍니다. 지금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앞서 말씀해 주신 것처럼 해외에서도 반응이 아주 뜨거운데. 뮤직비디오를 보면 브루노마스가 태극기를 들고 건배를 외치는 모습도 새롭습니다. 외국인들도 아파트를 한국식으로 발음하면서 술 게임을 하는 영상이 SNS에 올라오고 있거든요. 지금 한국의 술자리에도 관심이 이어지는 것 같아요.
◆ 김헌식 : 윤수일 씨의 아파트 같은 경우는 ‘별빛이 흐르는~’ 이렇게 하지만은 로제 아파트는 ‘술빛이 흐르는 거 아니냐.’ 술자리에서 좀 낯설고 대면 대면할 때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서 친숙하게 만들려고 아파트 게임을 하는 건데. 결국에는 아파트 게임 자체만이 아니고 그러면 한국의 술 문화는 뭐냐. ‘이 참에 내가 다 알려주마.’라고 해서 로제가 따로 영상을 통해서 공개를 했거든요. 그래서 ‘우리 술 문화는 소맥이다.’ 이렇게 소개를 했죠. 그래서 소주에다가 맥주를 타는 거다. 이렇게 얘기를 했고 또 술에는 안주가 빠질 수가 없기 때문에 안주도 소개를 했죠. 마른 오징어뿐만이 아니고 마른 오징어를 찍어 먹을 수 있는 청양고추와 마요네즈를 섞은 소스를 또 소개를 하는가 하면 또 식사를 우리는 또 곁들이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세계적으로 코로나19를 거치면서 김치가 건강식품으로 부각이 됐는데 ‘우리 김치볶음밥 만들어가지고 먹는다.’라고 까지 이야기를 하면서 김치볶음밥, 마른 오징어 이런 것까지 다 화제가 되는 그런 상황이 됐습니다.
◇ 최휘 : 로제 씨가 애국자네요. 이러다가 K-주류 문화, 소주까지 글로벌 진출하는 거 아닌가요?
◆ 김헌식 : 사실 우리가 ‘아닌 밤중에 홍두깨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요. 윤수일 씨도 홍두깨 맞았어요. 갑자기 역주행을 해가지고 200% 이상 스트리밍을 듣는 분이 늘어났고.
◇ 최휘 : 원조 아파트네요.
◆ 김헌식 : 그걸 구축 아파트라고 얘기를 하고 로제 아파트를 신축 아파트라고 하는데 또 누리꾼들은 그걸 믹스해가지고 선을 보이고 있어서 반응이 좋으니까 이거를 ‘복층 아파트다.’ 이렇게까지 얘기를 하고. 그래서 결국에는 우리가 SNS가 주로 아이돌 그룹을 중심으로 해서 케이팝만 주목받는 거 아니냐고 이렇게 얘기할 수 있지만 이런 사례를 보게 되면 예전 가수들도 다시 부각시켜내고 상생할 수 있는 것을 잘 보여주잖아요. 그래서 신구세대의 조화 이런 점을 생각할 수가 있었습니다.
◇ 최휘 : 좋네요. 앞으로 더 흥하길 바라면서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헌식 : 감사합니다.
◇ 최휘 : 지금까지 김헌식 문화평론가였습니다. 열린라디오 YTN 오늘 순서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저희 프로그램은 YTN 라디오 홈페이지와 앱, 유튜브와 팟빵을 통해서도 다시 들으실 수 있습니다. 오늘 끝 곡은 로제와 브루노마스의 아파트 준비했습니다. 저희는 다음 주 이 시간에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아나운서 최휘였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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