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조인섭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조인섭 변호사(이하 조인섭) : 한 사람의 삶을 보면, 인생은 한 편의 드라마죠. 그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물이 몇 명이고, 어떤 사건이 벌어질지는 모르겠지만, 결말은 해피엔딩일 겁니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오늘은 여러분의 사연을 드라마로 꾸미는 리얼 극장 Day입니다.
◆ 여(주인공/30대) : 저는 결혼한지 2년 정도 됐고요, 아직 혼인신고는 안 했고 결혼식만 올렸죠. 아기는 신혼여행지에서 생겼어요. 허니문 베이비~ 제 남편은 ‘꽃미남’이 아니라, ‘골미남’입니다. 골프에 미친 남자... 어느 정도냐면요, 제가 아기를 낳고 산후조리원에 있을 때도 골프 라운딩 다니느라 코빼기도 안 비췄을 정도였죠. 지금도 그래요. 주중에는 골프연습을 하고, 주말에는 라운딩 다니느라 집에 있는 법이 없다니까요~ 제가 잔소리를 하면 이렇게 말을 하더라고요.
◈ 남(남편/30대) : 여보~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냐! 내가 나 좋으라고 땡볕 아래서 골프채를 휘두르겠어? 다 당신이랑 우리 아기를 위해서라고~ 아~~~ 불쌍하지 않냐? 이게 가장의 비애야!! 어! 그래!!! 원시시대!! 옛날 원시인들처럼 작대기 하나 들고 가족을 위해 사냥 나가는 거라고~
◆ 여 : 남편이 하는 말... 좀 어이가 없긴 했지만,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저희 남편... 사업을 하고 있거든요. 접대를 해야하니까... 골프를 하는 거라고 생각했죠.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남편이 라운딩 간다고 집을 나갔는데, 베란다에 골프 가방이 그대로 있더라고요. 그런 일이 몇 번 반복되니까 좀 의심스러웠습니다.
◈ 남 : 아~ 역시 집이 최고야! 난 이렇게 집에서 우리 아기랑 당신이랑 있는 게 제일 좋더라.
◆ 여 : 당신 어제 골프 약속 있었다고 했지? 집에 골프가방이 그대로 있던데?
◈ 남 : 아~ 그...그거? 선물 받은 게 사무실에 하나 더 있거든. 그거 들고 나갔지~
◆ 여 : 경기도 쪽엔 비 왔는데... 비 맞으면서 필드에 나간거야?
◈ 남 : 아... 비? 비가 왔었나?.... 그래 비 왔지! 하~~ 말도 마라~ 내가 이렇게 산다~~ 대한민국 가장이 이렇다!! 응? 마누라와 애를 먹여 살리겠다고~~ 비를 맞아가면서 말야!!
◆ 여 : 사실... 그날 비 안 왔는데... 오바 떨면서 거짓말하는 남편을 보니까 어이없더라고요. 몇 번이나 남편의 뒤를 쫓고 싶었지만, 아기가 있어서 그럴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 남편의 표정이 많이 어두워졌습니다. 밥을 먹다가도 전화가 울리면 새하얗게 질린 얼굴을 하고는 전화를 하겠다면서 밖으로 나가더라고요.
◈ 남 : (당황해하면서) 어? 전화 왔네. 당신 먼저 밥 먹고 있어. 나 전화 통화 좀 하고 올게.
◆ 여 : 또? 여보~ 국 다 식겠어~ 밥 다 먹고 전화 통화 하면 안돼? 아니면 그냥 방에서 전화통화 하든가 굳이 밖에 나가는 건 또 뭐야~
◈ 남 : 아니... 나간 김에 편의점에서 사올 게 있어서 그래. 아무튼... 먼저 먹어...
◆ 여 : 남편은 하루가 다르게 수척해졌습니다. 왠지 걱정이 되더라고요. 사업이 잘 안 되는 건가 싶었습니다. 혹시 내가 걱정할까봐 말 못하고 끙끙대는 게 아닌가... 싶고... 그동안 의심했던 게 너무 미안해지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남편이 친정엄마한테 부탁해서 보약도 짓고... 우리 연애하던 시절에, 남편이 너무나도 좋아하던 간장게장 식당에 전화해서 주문을 넣어놓기도 했습니다.
◈ 남 : 이거 참... 큰일인데? 나 도둑맞았네?
◆ 여 : 도둑맞았다고? 어디서? 뭐 없어졌어?
◈ 남 : 아니... 식탁 위에서 밥도둑을 만났다고~ 웬 간장게장이야?
◆ 여 : 감동 받았어? 많이 먹어~ 당신이 좋아하는 그 식당에서 받은 거야. 아기 낳고 나서 한 번도 못 갔잖아~ 당신 요즘 밥도 잘 못 먹고... 너무 안돼보여.
◈ 남 : 와... 정말? 사람들이 대한민국 3대 도둑으로, 배우 김태희랑 결혼한 비... 한가인 남편 연정훈... 그리고 간장게장이라잖아? 오늘부로 나에게 3대 도둑은 바로... 간장게장, 당신... 우리 딸이다! 내 마음을 뺏어간 도둑!
◆ 여 : 으이그~ 말이나 못하면! 당신은 배탈 때, 구명조끼 안 입어도 될 거 같아. 설사 바다에 빠지더라도 입 때문에 둥둥 뜰테니까!
◈ 남 : 오~ 그래? 나 수영 못하는데 너무 잘됐다!!
◆ 여 : 남편이 또 저렇게 푼수같이 말하는 걸 보니까 그렇게 사업이 어렵긴 해도 심각한 건 아닌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안심을 했고 육아를 하다보니 시간이 정신없이 흘러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집으로 법원 등기가 왔습니다. 뭔가 싶어서 뜯어봤는데... 하.... 상간 소송 소장이더라고요. 읽어보니까... 남편이 우리랑 같은 아파트에 사는 유부녀랑 바람이 났더라고요.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골프 연습장에서 눈이 맞았다고 합니다.
◈ 남 : 미안해... 진짜... 그냥... 골프 파트너로 만난거야. 당신은 골프 안 좋아하잖아... 근데 그 여자는 골프장에 자주 오니까... 그 뭐냐... 오피스 와이프처럼 골프 와이프라고 생각하면 돼. 나는 오로지 당신뿐이야!
◆ 여 : 말인지 막걸린지 모를 얘기를 하니까, 너무 황당하더라고요. 그동안 남편이 허옇게 질린 얼굴로 전화받으러 나간 건 그 유부녀 남편한테 들켜서 그런 거였습니다. 합의금을 요구 받았다고 합니다. 그런 줄도 모르고 남편을 걱정하고 보약에 간장게장을 사다 먹인 제가 싫어집니다. 저... 어떻게 해야하죠? 변호사님! 도와주세요!!!
◇ 조인섭 :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오늘 사연의 주인공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여 : 변호사님... 남편이 바람피운 걸 알게 됐어요. 보통 이럴 땐 다들 어떻게 하시나요? 다들 이혼하시나요?
◇ 조인섭 : 갑자기 남편에 대한 상간 소장을 받으셔서 많이 당황하셨을 것 같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남편과의 혼인을 유지할지 해소할지에 따라 대응이 달라질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먼저 남편의 부정행위로 더 이상 혼인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생각하시면 사실혼을 해소하면서 남편과 상간녀를 피고로 해서 사실혼 부당해소를 이유로 한 위자료 청구를 하시고, 추가로 남편에게는 자녀에 대한 양육비 청구나 재산분할 청구를 하실 수 있으실 것으로 보이고, 만약에 혼인을 유지하시겟다고 하시면 상간녀만 피고로 해서 민사 소송으로 위자료 청구를 하실 수 있으실 것으로 보입니다.
◆ 여 : 근데요... 저랑 남편이랑 혼인신고를 안 했어요. 위자료 청구를 할 수 있을까요?
◇ 조인섭 : 네. 사실혼이어도 위자료 청구와 재산분할 청구는 가능합니다. 사실혼도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을 뿐이지, 부부이기 때문에 부부로서의 권리, 의무를 가지게 됩니다. 물론, 상속과 같이 혼인신고를 한 법률상 배우자 사이에서만 인정되는 권리가 있기는 하지만 사실혼 부당 해소로 인한 위자료나 재산분할은 사실혼에서도 인정이 됩니다.
◆ 여 : 재산분할 된다고요? 그렇다면 궁금한 게 더 있어요. 남편이 결혼 전부터 사업을 하고 있었거든요. 그것도... 재산분할 할 수 있을까요?
◇ 조인섭 : 네. 사업체의 경우에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될 수 있는데요. 개인사업인 경우에는 감정을 통해서 사업체의 가치를 파악해서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시킬 수 있고, 만약에 법인인 경우에는 주식을 재산분할에 포함시킬 수 있습니다. 법인은 법에 의해 인격이 부여된 별개의 인격체로 보기 때문에, 법인 재산 자체를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시키지는 않고, 남편이 가지고 있는 법인 주식을 남편의 재산으로 보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입니다. 다만, 사업체가 재산분할에 포함된다고 하더라도 기여도를 가능한 높게 인정받기 위해서는 준비를 잘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재산의 형성뿐만 아니라 유지에 대한 간접적 기여가 인정되기는 하지만, 혹시라도 직접적인 기여로 인정받으실만한 사정이 있으시다면 이 부분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잘 준비하셔야 기여도를 높게 인정받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 여 : 직접적인 기여? 그게 뭔가요?
◇ 조인섭 : 예를 들어, 사업을 시작할 때 사업 자금을 대줬다던가 대신 대출을 받아주셨다던가 하는 것이 있을 수 있겠구요. 꼭 돈 문제가 아니더라도 남편이 부재중일 때 업무를 대신 처리하신 적이 있으시다거나 직접 회사 업무 중 일부를 맡으셨다면, 이러한 것들도 직접적인 기여로 주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여 : 아~ 그렇구나... 아! 또 궁금한 게 있어요. 양육비요... 아기가 어리니까 이혼하게 되면 제가 키우게 될 것 같은데 사실혼 관계에서도 받을 수 있어요?
◇ 조인섭 : 네. 사실혼 관계더라도 당연히 양육비를 청구할 수는 있습니다. 다만, 사실혼 관계에서 태어난 자녀는 혼외자이기 때문에 먼저 인지라는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인지는 친부가 혼인 외의 출생자를 자신의 자녀라고 인정하는 것인데요. 친부가 스스로 인지 신고를 할 수도 있고, 만약에 친부가 인지 신고를 하지 않고 별다른 이유 없이 거부하면, 자녀나 친모가 친부를 상대로 인지청구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인지청구소송에서는 보통 원고가 유전자 검사를 신청하고 법원에서는 유전자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판결을 내리게 됩니다. 친모의 인지 청구가 인용되면, 혼외자에 대한 양육비도 청구할 수 있게 되고, 반대로 남편은 면접교섭을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
◆ 여 : 아... 혼인신고를 안했기 때문에 제 딸이 혼외자가 되는군요. 좀 충격이네요. 사실 지금은 이혼할지 어떻게 해야할지 머릿속이 복잡해서 결정을 못내리겠어요. 좀 더 고민을 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조인섭 : 네, 좀 더 생각을 해보세요.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오늘의 사연자분을 만나봤습니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조담소는 언제나 당신과 함께 합니다. 마지막 곡 들려드리면서 저는 이만 인사드립니다. 지금까지 ‘로이어 조인섭’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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