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조태현 기자
■ 방송일 : 2024년 9월 6일 (금요일)
■ 대담 :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조태현 기자 (이하 조태현) : 오아시스, 세계적인 밴드죠. 브릿팝 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달군 소식이 있었죠. 컴백 기념 콘서트 연다고 해서 영국이 떠들썩하다고 하는데요. 단순히 이것만으로 떠들썩한 건 아니고요. 티켓 가격도 시끌시끌한 배경 가운데 하나입니다. 실시간으로 금액이 오르는 그런 시스템을 적용한다고 하니까 좌석 하나에 1천만 원을 웃돌기도 했다고 해요. 여기에 대해서 팬들의 원성도 자자합니다. 들쭉날쭉한 티켓 가격 어떻게 책정된 걸까요? 그리고 이런 시스템이 왜 필요한 걸까요? 관련 내용은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평론가님 나와 계십니까?
◇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 (이하 김헌식) : 예 안녕하세요.
◆ 조태현 : 오아시스가 재결성했다는 소식이 상당히 많은 분들에게 기쁜 소식이 된 것 같은데 공연 가격이 논란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1천만 원까지 올랐다는 소식 전해졌는데 상황이 어떻습니까?
◇ 김헌식 : 네. 사실 이것 좀 구분해서 말씀을 드려야 되는데요. 1천만 원까지 올라갔다는 건 ‘리셀’ 그러니까 ‘재판매 티켓 가격’이 그렇다는 겁니다. 재판매 가격이 800만 원에서 1,055만 원까지 이렇게 치솟은 그런 상황인데 그렇다고 해서 티켓 가격이 오르지 않은 건 아닙니다. 대개 좌석에 따라서 13만 원에서 89만 원 정도 되는데요. 그런데 한 2~3배 정도 높은 가격에 판매가 돼서 원성이 자자했던 겁니다. 예를 들면 26만 원짜리가 62만 원에 예매가 됐다라고 해서 결과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그런 상황이 되겠습니다.
◆ 조태현 : 26만 원짜리가 62만 원이 됐다. 영국 정부에서도 이 문제를 지적하는 것 같아요. 어떤 반응 같은 거 나온 게 있습니까?
◇ 김헌식 : 네 정치권에서도 반응이 있었고 정부 기관에서도 규제를 하고 있습니다. 영국에는 시장경제 규제기관인 경쟁 및 시장 당국 줄여서 CMA라고 하는데요. 이것에 관련돼서 소비자보호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밝혔습니다. 그래서 ‘다이내믹 프라이싱’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 적용하겠다고 밝혔는데 불공정한 상업 관행에 관여했는지, 소비자에게 다이내믹 프라이싱이 적용될 수 있다는 명확한 정보를 제공했는지, 소비자들이 짧은 시간 안에 티켓을 사도록 압력을 행사했는지에 대해서 조사할 것이다 이렇게 밝혔고요. 오아시스 측 같은 경우에는 “티켓 판매에 다이내믹 프라이싱 정책이 사용될 것이라는 것을 전혀 몰랐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티켓 판매에 관련돼서는 경영진 소관이다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 영국뿐만이 아니고요. EU 집행부인 집행위원회가 판매 행위에 대해서 EU 소비자법 위반 소지가 있는지 검토에 나섰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티켓이 전 세계적인 공연이기 때문에 영국에만 한정되는 이슈는 아니거든요.
◆ 조태현 : 그렇겠죠. 근데 다이내믹 프라이싱이라고 말씀을 해 주셨는데 이게 뭡니까?
◇ 김헌식 : 다이내믹 프라이싱. 다이내믹이라는 것은 역동적이라는 뜻이죠. 다이내믹 코리아 이런 얘기도 하는데요. 그래서 우리가 흔히 티켓 가격은 정해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S석, A석 이렇게 정해져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 다이내믹 프라이싱을 접목시키게 되면 이게 바뀌게 됩니다. 그래서 이것을 ‘유동가격제’, ‘가격 변동제’라고 하는데요. 공급보다 수요가 많으면 정가보다 높게 가격을 책정하고 반대로 공급보다 수요가 낮으면 가격을 낮게 책정하는 방식인데 소위 말해서 ‘시가에 따른다’ 이렇게 얘기하는 것. ‘그때그때 달라요’가 되겠습니다.
◆ 조태현 : 공연 쪽에서도 시가가 적용되기 시작했다. 우리가 말씀하신 것처럼 일반적으로는 S석, A석, B석 이렇게 해서 정해진 가격 여기서 할인 좀 받고 이렇게 하는데 이렇게 되면 가격이 달라진다는 거잖아요. 이렇게 하는 이유가 뭡니까?
◇ 김헌식 : 이렇게 하는 이유는 사실 유통업계에서 시작이 됐던 것인데요. 공연업계에서 하는 이유는 일단 성수기에는 인기 있는 공연의 가격을 높게 책정하고 덜 인기 있는 공연이나 비수기에는 가격을 낮게 책정해서 더 많은 관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또 가격을 높게 책정하면 초과 예약된 공연에 대한 수요를 줄일 수 있는, 그러니까 비싸니까 좀 더 주춤할 수 있다는 예측이죠. 가격을 낮추면 덜 인기 있는 공연에 대한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든지. 또 비인기 시간대에도 좌석을 채울 수 있어서 또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그런 분석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역동적인 다이내믹 프라이싱 가격 정책을 하게 되면 관객의 행동과 선호도에 대한 참고 자료들을 얻을 수가 있고 또 향후 공연을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도를 하고 있는 겁니다.
◆ 조태현 : 그러니까 성수기, 비수기 가리지 않고 관객을 유치할 수 있고 인기, 비인기에도 영향을 미칠 텐데 그렇다면 인기 공연의 경우에는 가격이 올라가게 될 테니까 암표 같은 걸 막는 효과도 있다고 볼 수 있는 건가요?
◇ 김헌식 : 사실 암표에 관련돼서는 좀 설명이 필요한데요. 사실 암표상들은 정상가에 사서 고가에 파는 행태를 보입니다.
◆ 조태현 : 그렇죠.
◇ 김헌식 : 그런데 팬들은 고가라도 살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이죠. 열혈 팬이라면 더 그렇고요. 그렇기 때문에 정상적인 표를 구할 수 없을 때 암표라도 사는 행위가 나타나는데 그런데 티켓 가격이 높아지게 되면 암표상들은 살 생각을 덜하게 될 수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마진이 좀 덜 남을 수 있거든요.
◆ 조태현 : 그렇겠죠.
◇ 김헌식 : 또 반면에 다이내믹 프라이싱 체제 안에서 가격이 올라도 팬들은 그것을 구매하려고 합니다. 왜냐하면 비싸도 살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비싸게 구매하는 분들은 진짜 팬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결국 가격이 높게 책정이 돼서 진짜 팬에게 돌아가고 또 높아진 가격에 상응해서 암표상이 아니고 아티스트 측의 수익이 돌아갈 수 있는 것 아니냐 그래서 암표상으로 돌아갈 몫이 줄어들고 팬들은 팬들 나름대로 가격을 지불하면서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 애초의 의도가 되겠습니다.
◆ 조태현 : 참 이게 애매한 부분 같습니다. 저 같아도 프레디 머큐리가 살아돌아온다 그러면 전 재산을 털어서라도 갈 것 같으니까. 이게 좀 애매한 것 같은데 아무튼 최근 들어서는 AI 인공지능 시대가 됐잖아요. 그러면서 이런 다이내믹 프라이싱 이것도 더 고도화되고 본격화됐다라고 이야기를 하던데 가격 책정이 어떻게 수요에 따라서 실시간으로 결정되는 겁니까?
◇ 김헌식 : 스마트 모바일 환경이 있다 보니까 개인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다 체크하게 됐죠. 결제 내역이나 이런 것들을 실시간에 볼 수 있고 가격 변동도 분석할 수 있고. 특히 AI가 자동적으로 분석을 해주기 때문에 예전에는 말이 수요에 따라서 공급 가격이 움직인다 이렇게 했지만 실제로 데이터 분석 기술이 그렇게 안 됐었는데 스마트 모바일 시대가 되면서 점차 부각이 됐고 특히 AI가 자동적으로 분석을 해준다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티켓값을 조정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처음에 올라가다가 또 떨어질 수 있는 거거든요
◆ 조태현 : 그렇죠 그렇죠 예.
◇ 김헌식 : 왜냐하면 굉장히 열성 팬들이 몰려들었다가 그 팬들이 소진하게 되면 떨어질 수 있는 거기 때문에 계속 지켜봐야 되는 그런 시스템이 되겠습니다. 그래서 대표적인 기업이 바로 이번에 논란의 중심에 섰던 ‘티켓마스터’입니다.
◆ 조태현 : 티켓마스터요.
◇ 김헌식 : 티켓마스터에서 예매할 때 보면, 다이내믹 프라이싱이 적용되는 플래티넘 티켓이 기본값으로 선정이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처음 이용하시는 분들은 이 사이트의 특성을 몰라서 그냥 구입을 했다가 나중에 보니까 이게 다이내믹 프라이싱이었다라는 것을 아는 경우가 있어서, 원성을 사는 경우가 있는데요. 그런데 이런 시스템에서 성공 조건은 예측이 부정확하면 티켓이 팔리지 않거나 가격이 낮게 책정될 수 있는 것이고 또 시스템 및 관리 및 운영의 복잡성이 더하기 때문에 알고리즘과 데이터 분석 기술이 일단 전제가 돼야 되는 그런 조건이 있다고 보겠습니다.
◆ 조태현 : 그러니까 빅데이터, AI 이런 발전과 맞물려가지고 다이내믹 프라이싱도 좀 더 활성화되고 있다.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최근에 다른 사례들도 있습니까? 오아시스 말고.
◇ 김헌식 : 대표적으로 언급이 되는 것이 테일러 스위프트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죠. 싱가포르 공연이 크게 문제가 됐었는데요. 싱가포르 같은 경우에는 공연 가격이 120만 원까지 올라갔어요.
◆ 조태현 : 120만 원이요.
◇ 김헌식 : 이게 원래 대체적으로는 한 49달러에. 그러니까 우리나라 돈으로 말씀드리면 6만 5천 원에서 한 60만 원 선인데 이게 120만 원까지 올라가고 특히 암표 가격은 1억 원까지 올라간 그런 상황이 문제가 됐고요. 그 다음에 미국 뉴욕에서 열린 드레이크 공연 같은 경우도 일반 티켓 가격이 원래 70달러에서 330달러였는데 이게 1200달러까지 치솟기도 했고 또 록 뮤지션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공연 같은 경우는 4천 달러 그러니까 532만 원까지 치솟습니다. 영국 가수인 톰 그레넌 같은 경우는 아무래도 영국 출신이다 보니까 가격 변동제에 대해서 좀 약간 낯설었는지 관객들을 위해서 가격 변동제 옵션을 취소하는 그런 적극적인 조치도 보여져서 미국과 영국의 온도 차이가 좀 있습니다.
◆ 조태현 : 알겠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다이내믹 프라이싱. 변동 가격제. 이런 거 평론가님이 보시기에는 총평을 하자면 좀 어떻게 보시나요?
◇ 김헌식 : 일단 비인기 공연 등에 대해서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할 수가 있겠습니다. 그런데 인기 공연의 경우에는 오히려 티켓 가격만 올라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왜냐하면 인기 가수의 콘서트나 공연은 비수기가 없기 때문입니다. 항상 대기하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이번에 크게 논란이 됐던 것이 15년 만인 데다가 오아시스가 90년대 엄청난 인기를 끌었기 때문에 올드 팬들이 굉장히 많거든요. 그러니까 말씀하셨듯이 다 팔아가지고 팔이라는 분들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공연에서 이렇게 다이내믹 프라이싱을 하게 되면 가격이 굉장히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점. 이런 점에 대해서 좀 예측을 못한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장기적으로 볼 필요성도 있는데요. 소비자의 어떤 선택, 관객들의 구매 성향을 분석해서 맞춤식으로 제공할 수 있는 여지도 있지 않겠는가라는 조심스러운 예측을 해보게 되고. 어쨌든 일반 유통 산업과는 공연 산업 특히 케이팝 공연 같은 경우는 좀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좀 분별을 해야 될 필요성이 있을 것 같습니다.
◆ 조태현 : 확실히 공연만 봤을 때는 비인기 쪽에는 긍정적인 어떤 효과가 있을 수 있겠지만 인기 쪽에서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이 정도로 이해를 하면 될 것 같은데 그런데 말씀하셨던 상황을 보면 사례도 많고 계속적으로 확대 적용이 되는 그런 분위기인 것 같단 말이죠. 앞으로 이런 것들이 공연계에 더 자리를 잡을 가능성 이런 것들은 어떻게 보십니까?
◇ 김헌식 : 일단은 암표 방지 관련해서는 좀 눈여겨봐야 될 필요성이 있을 것 같습니다. 경매 시장과 같은 상황이 돼버릴 수 있기 때문에 결국 한정 없이 뛰어오르는 것이 또 경매 시장이잖아요. 그런데 중요한 거는 경매 시장에서 만약에 구입하는 물건은 원래 가격보다도 더 뛰게 되는데 공연 시장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왜냐하면 이 공연 같은 경우는 일반 소비재가 아니고 그러니까 일반 소비자 같은 예를 들면 운동화다 그러면 그냥 그대로 사용할 수 있지 않습니까? 지속 가능성이 있는데 공연 같은 경우는 완전 한정판입니다. 그 일정 시기가 지나면 그 티켓은 의미가 없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암표 가격은 천정부지로 갈 가능성이 높다. 특히 가치소비를 하는 분들은 인터넷을 통해서 얼마든지 구매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어떤 특수성을 생각하지 않으면 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고 문화적 차이도 좀 많이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 조태현 : 암표를 막는 데 근본적인 방법이 되기는 좀 어려울 수도 있겠다 이렇게 봐도 되는 겁니까?
◇ 김헌식 :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성공시키려면) 전제조건이 있는데요. 바로 상한선을 정해야 되는 것이죠. 최근에 유통업계에서도 2배 이상 가격은 뛰지 못하도록 상한선을 제시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얼마 정도까지만 허용을 하겠다는 식으로 정하지 않는다고 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지 않겠는가라는 생각이 들고요. 그 다음에 암표에 관련돼서는 단순히 다이내믹 프라이싱 가지고만 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조치들이 병행해야 가능할 것으로 생각이 듭니다.
◆ 조태현 : 알겠습니다. 그런데 오아시스 공연 가격이 너무 비싸졌다 이런 보도가 나오면서 오히려 공연하는 밴드 이미지라든지 그 예술가의 이미지 이런 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 이런 것들은 없습니까?
◇ 김헌식 : 있습니다. 그래서 공연하는 밴드들 같은 경우에는 티켓 판매라든지 운영에 관련돼서는 잘 모르는 경우가 있는데, 비난은 다 이런 밴드나 그룹들이 받게 되는 그런 상황이죠. 그렇기 때문에 아티스트와 경영의 어떤 합의 이런 것들이 일단 중요할 것 같고요. 그렇지 않게 되면 평판이 훼손될 수 있고 일부 또 잠재되어 있는 팬들도 잃을 가능성이 높거든요. 예를 들면 오아시스는 올드 팬이 있지만 ‘오아시스가 그렇게 유명해?’라면서 한번 볼까라고 했던 분들까지도 안 올 수 있는 그런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에 이런 점에서 잠재적 팬들 잠재적 소비자까지도 놓칠 수가 있다는 점을 생각을 해야 되겠습니다.
◆ 조태현 : 공연 한번 보러 가볼까 하다가 에이 비싸다. 그냥 유튜브로 보자. 이렇게 될 수도 있다.
◇ 김헌식 : 그러면 곤란하겠습니다.
◆ 조태현 :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와 함께 가격 변동제, 다이내믹 프라이싱의 장단점에 대해서 살펴봤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헌식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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