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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전문

방송시간[토] 20:20~21:00 / [일] 23:20~24:00 (재방)
제작진진행 : 최휘 / PD: 장정우 / 작가: 김은진
[팩트체크] 급격히 늘어난 곤충, '벌레 혐오'가 본질적인 문제!
2024-09-01 05:34 작게 크게

[열린라디오 YTN]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방송일 : 20240831(토요일)

진행 : 최휘 아나운서

대담 : 선정수 팩트체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최휘 > 지난 한 주간 있었던 뉴스들 가운데 사실 확인이 필요한 뉴스를 팩트 체크해 보는 시간입니다. 선정수 팩트 체커와 만나보죠. 안녕하세요.
 

선정수 > 네 안녕하세요.
 

최휘 > 오늘 확인해 볼 내용은 곤충과 관련한 이야기입니다. 최근 몇 년 동안 러브버그, 팅커벨 이런 생소한 이름의 벌레들이 급격하게 늘어나서 주민들의 고통이 크다는 보도가 많이 나왔거든요. 그런데 서울시의회가 이런 벌레들을 구제할 수 있도록 근거 조례를 만든다고 하는데요. 시민단체들은 여기에 또 반대를 하고 있다고요.
 

선정수 > 네 서울환경연합 등 57개 시민환경단체들로 이뤄진 대발생 곤충 방제 지원 조례안에 반대하는 시민모임은 지난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의회에 발의된 서울특별시 대발생 곤충 관리 및 방제 지원에 관한 조례안에 대해서 비판했습니다.
 

최휘 > 서울시의회가 대발생 곤충을 방지하자는 내용의 조례를 발의했는데 환경단체들이 반대하고 나섰다는 겁니다. 먼저 조례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봐야 될 것 같아요.
 

선정수 > 네 조례안을 살펴보면요. 시민들에게 상당한 불편을 유발하는 대발생 곤충의 적절한 관리 및 방제 지원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시민들의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보장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렇게 되어 있고요. 또 감염성 병원체를 매개하지는 않지만 주거, 상업지역 등 시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지역에 대량으로 출연하여 시민들에게 상당한 신체적 정신적 피해 또는 불편을 주는 곤충 이걸 대발생 곤충으로 정의를 했고요.
그리고 시장의 책무로 대발생 곤충의 적절한 관리 및 방제 지원을 위해 필요한 시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렇게 규정을 했고요. 또 방제 시 관련 생태계 교란 및 인체에 미칠 악영향을 방지하기 위해 친환경적 수단 등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이렇게 단서를 달아놨습니다.

 

최휘 > 언뜻 봐서는 좋은 내용인 것 같거든요. 꼭 필요한 내용을 담은 것 같은데, 왜 이 벌레가 정말 대량으로 새카맣게 날아와서 주택에서는 창문도 못 열고 상점에서는 손님들이 피해서 도망간다는 보도까지 나왔거든요. 이런 벌레를 방제하는 거를 서울시가 지원해야 한다. 그리고 방제할 때는 친환경적으로 해야 한다 이런 내용이 담긴 것 같아요.
이 조례안의 제안 이유는 어떤 건가요?

 

선정수 > 조례안을 발의한 윤영희 서울시 의원을 시민 불편을 큰 이유로 꼽고 있는데요.
윤 의원은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최근 지구온난화와 도시 환경 변화로 인해서 러브 버그 또는 팅커벨과 같은 곤충이 대량으로 발생해 시민의 일상생활과 경제활동에 큰 불편을 초래하고 있으며, 그 발생 시기가 빨라지고 발생 지역 또한 점차 확산하는 추세이다. 현행 법률과 조례상 관련 규정의 미비로 시민들의 민원 폭증에도 서울시는 적극적으로 방제할 수 없는 실정으로 올해 5월 기준 서울시에 접수된 러브버그 관련 민원은 8,121건이며 이는 1년 전보다 약 45% 증가했다. 이에 대발생 곤충에 대한 체계적 관리 및 방제 지원 근거를 마련하되 친환경적 방제를 권고하여 생태계에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쾌적한 도시환경 조성과 시민 불편 해소에 기여하고자 한다 이렇게 제안 이유를 밝혔습니다.

 

최휘 > 이 조례안의 제안 이유를 쭉 말씀해 주셨는데 환경단체들이 이걸 반대하는 이유는 어떤 건가요?
 

선정수 > 오늘의 팩트체크 주제이기도 한데요. 친환경적 곤충 방제는 사실인가 이런 겁니다. 다시 말하면 환경을 해치지 않고 특정 곤충을 없앨 수 있는가 이런 물음이거든요.
이 시민모임은 해당 조례안은 생태계에 이로운 곤충이더라도 시민의 정신적 피해와 불편을 이유로 방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서 지금까지 380명에 달하는 시민들이 반대 의견을 제출한 바 있습니다 이렇게 밝혔습니다. 또 대발생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나 과학적인 근거 없이 불편하다는 민원만을 근거로 적극적인 방제를 가능하도록 하는 이 조례안이 통과될 경우 곤충에 대한 공포와 혐오감을 키우고 어떤 곤충도 죽일 수 있는 데스노트가 될 수 있습니다. 친환경적 방제를 권고한다고 하지만 특정 곤충만을 죽이는 친환경 방제 방법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지적을 했습니다.

 

최휘 > 그러니까 러브버그, 팅커벨 동양 하루살이를 타깃해서 이걸로 방제를 한다고는 하지만 다른 곤충도 죽일 수 있고 이게 친환경적 곤충 방제라는 건 없다라는 게 이 환경단체들의 주장인데 천연 유래 성분으로 만든 살충제 같은 거 있잖아요. 그걸 이용한다거나 살충제를 뿌리지 않고 끈끈이 트랩 같은 걸 이용하는 방법으로는 어떻게 안 될까요?
 

선정수 > 이 조례가 상정하고 있는 것처럼 어떤 벌레의 개체수가 갑자기 폭증을 해서 살충제를 뿌린다고 가정을 하면 일단 살충력이 굉장히 뛰어나야 되는데요. 현재까지 개발된 제충국 이런 천연 유래 성분 살충제가 있긴 한데 이것들의 효과가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천연 유래 성분이라고 해서 친환경이냐 이건 또 따져봐야 하는 문제고요. 살충제는 말 그대로 벌레를 죽이는 약이잖아요. 벌레는 사람보다 자연에 더 가깝고요. 벌레가 어떤 이유로 늘어났는데 사람이 불편하다고 약을 막 뿌려서 벌레를 죽인다면 그걸 과연 친환경이라고 볼 수 있을까 이런 근원적인 문제가 제기되는 것도 있고요. 그리고 좀 더 넓은 시야로 보면 생태계는 먹이사슬로 이루어져 있잖아요. 근데 벌레 한 종류를 싹 없애버린다고 하면 그 벌레를 잡아먹는 상위 포식자가 먹이를 구하기 어렵게 되죠. 그리고 그 벌레가 먹었던 먹이원이 있을 텐데요. 가령 다른 벌레를 잡아먹었다고 한다면 그 벌레의 수를 조절하는 조절 기능이 사라지게 되는 거죠. 그리고 만약에 이 살충제를 사용했는데 이게 살충제의 생물체의 체내에 배출되지 않고 쌓이는 성분이다 그러면 이 먹이 사슬을 따라서 생물 농축을 일으킬 수가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전체 생태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거죠.
그리고 이 끈끈이 트랩 같은 걸 많이 설치한다고 가정을 하면 이게 생각만큼 벌레를 구제하는 효과를 거두기는 어려운데 까맣게 이렇게 벌레가 달라붙은 채로 주렁주렁 어딘가에 매달려 있는 게 굉장히 도시 미관을 해치게 됩니다. 그리고 구제 대상 벌레 말고도 다른 많은 벌레들이 함께 죽는 악영향도 우려가 되고 있고요.

 

최휘 > 사실 근데 이 팅커벨과 러브 버그가 익충으로 알려져 있거든요. 그런데 앞서 살펴봤듯이 이게 한꺼번에 많은 대량으로 정말 와서 날아들다 보니 주민 민원이 굉장히 많이 들어온 걸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문제들을 일으키나요?
 

선정수 > 징그럽다는 이유 이게 굉장히 많고요 그러니까 불쾌감을 준다 뭐 이런 거죠.
너무 많이 날아와서 창문을 열어놓지 못하겠다, 몸에 달라붙는다, 불을 켜놓을 수가 없다 이런 이유들이 대부분입니다. 너무 많고 징그러운 것 말고는 그런데 사람에게는 해를 끼치지는 않는다고 해요. 러브버그는 붉은 등 우단 털파리라는 정식 명칭을 갖고 있는데요.
다른 털파리과 곤충과 마찬가지로 보통 암수가 짝짓기한 상태로 날아다녀서 이 별명이 러브 버그라고 불리는 거거든요. 그런데 이 유충은 흙바닥에 살면서 낙엽과 유기물을 분해하고요.
그리고 상위 포식자인 물고기나 새의 먹이가 되는 인간의 이로움을 주는 익충으로 분류가 됩니다. 그리고 팅커벨은 동양하루살이의 별명인데요. 동양하루살이는 불빛을 보고 달려들어서 미관상 불편을 주지만 이미 퇴화하였기 때문에 사람들을 물지 않고 감염병을 옮기지도 않는 무해한 곤충입니다. 게다가 이 하루살이 유충들은 물고기 먹이가 되고요.
성충은 새들의 먹이가 되기 때문에 이 생태계 먹이 피라미드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최휘 > 네 무분별하게 죽이게 되면 먹이 사슬이 자칫 무너질 수도 있는 그런 문제도 있는데 근본적인 해결책은 없을까요?
 

선정수 > 이 사람이 벌레를 혐오하는 많은 이유가 있는데요. 그중에 가장 큰 것은 아마 병을 옮긴다는 이유일 겁니다. 여러 가지 학설들이 있는데요. 결국에는 학습을 통해서 곤충을 혐오하게 된다 이런 가설이 유력한 것 같습니다. 실제로 아이들은 벌레를 만지거나 관찰하는 것에 별로 거리낌을 느끼지 않잖아요. 그러다가 나이가 들어가면서 벌레를 싫어하게 되죠. 이런 벌레로 인한 불쾌감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은 벌레를 아예 없애버리는 방법이 있을 수 있는데요. 사실 이런 방법은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모기는 인간을 가장 많이 죽인 곤충으로 꼽히는데요. WHO에 따르면 매년 40만 명 이상이 말라리아로 사망을 하고 4만 명 이상은 뎅기열로 사망을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일본 뇌염, 치쿤구니야병, 황열병, 지카바이러스 이런 것들도 다 모기가 옮기는 치명적인 질병인데요. 인류는 모기를 박멸하기 위해서 오랫동안 싸움을 벌였지만 모기를 없애지 못했습니다. 이 모기를 없애기 위해서 DDT라는 강력한 화학약품을 사용했지만 결국에는 내성이 있는 모기가 등장을 하고 말았죠. 대발생하는 붉은 등 우단 털파리나 동양하루살이를 잡기 위해서 살충제를 뿌린다고 해도 박멸은 어렵습니다. 특히 동양하루살이 같은 경우에는 물이 비교적 깨끗한 지역에서 서식하거든요. 그래서 서울에서는 강동, 송파 지역에서 많이 발견되고요. 그리고 구리, 하남 이런 한강 상류 지역에서 많이 발견되는데요. 여기가 상수원 보호지역이라서 살충제를 뿌릴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또 이게 최근에만 그런 게 아니고 야구 좋아하시는 분들은 아마 잘 아실 텐데 잠실야구장에 동양하루살이가 불빛을 보고 날아드는 이런 현상이 굉장히 오래됐거든요. 그러니까 이 근본적인 문제는 아예 곤충을 싹 박멸시키는 것보다는 혐오감을 어떻게 줄여나갈 것인가 이게 더 근원적인 문제인 것 같습니다.
 

최휘 > 같이 우리는 자연과 공존해야 하는 시대라는 걸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선정수 > 네 고맙습니다.
 

최휘 > 지금까지 선정수 팩트체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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