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조인섭 변호사
□ 출연자 : 김규리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조인섭 변호사(이하 조인섭) : ‘더 늦기 전에’... 이 말은 저마다 다르게 들릴 겁니다. 가슴에 꿈을 품고 살아온 사람에겐, 바로 지금 도전해보라는 ‘응원’으로, 건강을 돌보지 않았던 사람에겐,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경고’로... 마음 따로 말 따로인 사람에겐 솔직해질 수 있는 ‘주문’처럼 들리겠죠. 응원도 되고, 경고도 되고, 또 주문도 되는 말, ‘더 늦기 전에.’ 여러분은 어떤 걸 하고 싶으신가요?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지금 바로 문을 열겠습니다.
◇ 조인섭 : 당신을 위한 law하우스, <조담소> 김규리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 김규리 변호사(이하 김규리) :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김규리 변호사입니다.
◇ 조인섭 : 오늘은 어떤 고민이 기다리고 있는지 먼저 사연부터 알아보겠습니다.
■ 사연자 : 저는 21년 6월 남편과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저희는 대학 동기로 만나 10년 동안 연애하다가 결혼했는데 결혼한지 1년쯤 지나면서 남편은 이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직 스트레스 때문인지 사소한 일로도 자주 다퉜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남편을 이해하려고 노력했고 임신 계획도 세웠습니다. 그런데 반년뒤 남편은 갑작스럽게 이혼을 요구했습니다. 이혼할만한 문제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저는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남편은 재산분할이라며 저에게 2억 원을 이체했고 협의이혼 관련 서류를 작성하라고 강요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남편에게 이혼하지 말자고 설득했고이런 일을 전해 들은 시댁 식구들이 오히려 제 편을 들어주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던 중 지인에게 남편이 다른 여성과 만나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제주도행 비행기에서 애정행각을 했다는 이야기였는데 지인이 말한 그날은 남편의 2박 3일 지방출장날이었습니다. 그날 이후 남편의 소지품을 살펴보니 한 여성과 다정하게 찍은 사진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이 여성은 저와도 인사를 나누었던 남편 직장 동료였습니다. 제가 듣기로 혼인 생활이 파탄에 이른 경우 부정행위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데 남편은 이미 저에게 이혼을 요구하고 재산분할금까지 지급했는데 이런 경우 혼인 생활 파탄으로 볼 수 있나요? 사실 저는 남편과 이혼하고 싶은 생각이 없고 상간녀에게도 위자료를 꼭 받아야겠다는 생각도 없습니다. 다만 상간녀로부터 남편과 다시 만나지 않겠다는 확답을 듣고 싶습니다. 확답을 들으려면 상간녀와 꼭 소송을 해야 하나요? 소송을 해야 한다면 이혼하지 않고 상간녀에 대한 소송을 진행할 수 있나요? 또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는데 소송 절차를 통해 추가 증거를 확보할 수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 조인섭 : 남편분의 부정행위가 있었던 사안이네요. 먼저, 남편에 대한 이혼 청구를 하지 않으면 별도로 상간녀에 대한 소송도 진행할 수 없는 것인지부터 살펴볼까요?
◆ 김규리 : 네, 배우자와 제3자 사이에 부정행위가 있었던 경우, 그 책임을 묻기 위해 꼭 배우자에 대한 이혼 청구가 전제되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3자가 부부의 일방과 부정행위를 하였다는 그 자체가 원칙적으로 불법행위를 구성하는 것으로서 이혼과는 별개로 상간자에게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할 수 있는 것이고, 결국 해당 부정행위로 인해 배우자에게 이혼까지 청구하게 되는 경우에는 해당 사건이 ‘이혼을 원인으로 하는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로서 가사사건으로 분류가 되는 것입니다.
◇ 조인섭 : ‘이혼을 원인으로 하는 손해배상 청구’가 될 경우 차이점이 있을까요?
◆ 김규리 : 가사사건으로 분류가 될 경우, 가사소송법 제2조에 따라 가사사건에 대한 심리와 재판은 가정법원의 전속관할로 하기 때문에 가정법원에서 사건이 진행되게 됩니다. 사실 당사자분들이 이로 인해 크게 차이점을 느끼시기는 어려우시겠지만, 만일 기존에 일반 민사법원에서 이미 상간자에 대한 소송을 진행하고 계시다가 결국 이로 인해 이혼 소송까지 진행하시게 된 경우에는 민사법원에서 진행 중이던 사건이 가정법원으로 이송되어 심리된다는 점 참고해주시면 좋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아무렴 이혼까지 이르게 된 상황으로 해당 부정행위가 혼인 관계에 미친 영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통상 실무적으로는 민사법원보다 가정법원에서 비교적 더 높은 위자료를 명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조인섭 : 소송 절차를 통해 확보 가능한 증거들은 어떤 것이 있을지요?
◆ 김규리 : 상간 소송을 진행하는데 가장 어려움이 있는 것이 상간자가 특정되지 않거나 부정행위에 대한 증거가 다소 부족한 경우입니다. 적어도 소송을 진행할 수 있을 정도로는 상간자의 인적사항이 특정되어야 하는데, 보통 상간자의 휴대전화번호 또는 차량, 직장에 대한 사실조회 등을 통해 상간자의 인적사항을 특정하고 있습니다. 부정행위에 대한 증거 역시 다양한 방법으로 확보를 하고 있는데, 통상 통신사에 대한 수발신기록, 요새 많이들 사용하시는 카카오톡의 로그 기록, 거주지에 대한 출입 차 기록, 숙박업소 관련 결제내역 또는 금전거래가 있는 경우 배우자 명의의 은행거래내역 등도 조회가 가능합니다. 특히 숙박업소 등의 CCTV 역시 확보가 가능한데, CCTV 영상은 그 보관 기간이 길지 않아 법원에 신속하게 증거보전을 신청하여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고, 우리 사안의 경우에는 출입국내역을 조회해보는 것도 도움이 되겠습니다.
◇ 조인섭 : 남편이 재산분할금을 지급한 것은 어떤가요? 사실상 혼인 파탄으로 인정되어 상간 소송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을까요?
◆ 김규리 : 우리 대법원은 혼인생활 중인 부부가 일시 이혼에 합의하고 위자료 명목으로 금원을 지급하거나 재산분배를 하였다고 하여 해당 사정만으로 그 부부관계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안 역시 남편이 사연자분에게 이혼을 요구하거나 재산분할금 중 일부라며 돈을 지급한 사실만으로 그 혼인 관계가 파탄되었다고 볼 수 없고, 더욱이 사연자분이 남편의 이혼 요구에 확정적으로 동의한 사실이 없는 데다가, 오히려 남편에게 부부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하자는 의사를 표시하거나 시댁 식구들과도 계속해서 연락을 주고받으며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였기 때문에 상간 소송을 진행함에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 조인섭 : 사연자분은 상간 소송을 진행하는 것보다도 소송 절차 외적으로 남편과 상간녀의 관계를 정리하길 원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 김규리 : 별도의 법적인 절차를 통하지 않고 당사자들 사이에 사적인 합의를 진행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통상 상간자와 협의를 하는 경우 위자료 액수, 지급기한 및 지급 방법 등 관련 사항도 함께 명시하여 정리를 하고 있는데, 우리 사연자분의 경우에는 위자료 지급 여부가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입장이신 것 같네요. 결국 상간자와 남편분이 다시 만남을 갖는 등 동일한 잘못을 반복하지 않는 것을 가장 원하시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경우에는 다시 만났을 경우를 대비해 위약금과 위약벌을 별도의 합의조항으로 정하여 심리적으로라도 경고를 함으로써 그 의무 이행을 조금이라도 확보해볼 수는 있겠습니다.
◇ 조인섭 : 위약금과 위약벌이 무엇인가요? 그 액수를 마음대로 정해도 문제될 여지가 없나요?
◆ 김규리 : 위약금의 약정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되는 것인데, 쉽게 말해 다시 만남이 반복될 경우 지급하여야 할 손해배상액, 즉 위자료 액수를 미리 정해두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다만, 손해배상액의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에는 민법 제398조 제2항에 따라 법원이 적당히 감액을 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아무리 당사자들 사이에 협의가 된 내용이라고 하더라도, 그 협의에 대한 위반행위의 행위태양이 비교적 경미하다거나 통상적인 위자료 액수에 비교했을 때 너무 고액의 위약금을 약정한 경우 법원이 일부를 감액하여 인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 조인섭 : 위약벌은 어떤가요? 위약벌도 감액이 가능한 것인가요?
◆ 김규리 : 우리 대법원은 위약벌은 손해배상액의 예정과 그 내용이 다른 것으로서 앞서 말씀드렸던 민법 제398조 제2항을 위약벌에도 유추적용하여 그 액을 감액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어요. 위약벌 약정은 손해배상과 관계없이 그 의무 위반 자체에 대한 제재벌로서 위반자가 그 상대방에게 지급하기로 자율적으로 약정한 것이기 때문에 사적자치의 원칙에 따라 계약 당사자의 의사가 최대한 존중되어야 하므로 법원이 쉽사리 개입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다만, 사안에 따라, 위약벌의 경우에도 의무의 강제로 얻는 채권자의 이익에 비하여 약정된 벌이 과도하게 무거울 때에는 일반조항인 민법 제103조에 따라 일부 또는 전부가 공서양속에 반하여 무효라고 판단하는 경우도 있으니, 함께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 조인섭 : 자, 지금까지 상담 내용을 정리해 보자면... 이혼청구 없이도 상간자에게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할 수 있으며 이혼이 청구될 경우 해당 사건은 가사사건으로 분류됩니다. 이혼을 원인으로 하는 손해배상 청구는 가정법원에서 진행되며 민사법원보다 가정법원이 더 높은 위자료를 주는 경향이 있습니다. 상간 소송 증거로는 상간자의 인적사항, 카카오톡 로그 기록, 은행 거래내역, CCTV 영상등이 있으며 특히 CCTV는 신속히 확보해야 합니다. 남편이 재산분할금을 지급했다고 해서 혼인 파탄으로 볼 수 없으며 오히려 사연자분이 부부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한 점을 고려한다면 상간 소송 진행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법적인 절차 없이 상간자와 합의하여 위자료, 지급기한 등을 정할 수 있으며 불륜의 반복을 대비해 위약금과 위약벌을 합의조항으로 정할 수 있습니다. 위약금은 반복적인 잘못에 대해 미리 정해두는 손해배상액으로 액수가 지나치게 높으면 법원이 감액할 수 있습니다. 위약벌은 의무 위반에 대한 제재이며 위약벌 역시 과도할 경우 무효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김규리 변호사와 함께 했습니다.
◆ 김규리 : 감사합니다.
◇ 조인섭 :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는 유튜브를 통해서 다시 듣기 하실 수 있습니다. 궁금한 점이나 건의할 사항이 있으면 댓글 달아주세요.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