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4년 08월 17일 (토요일)
■ 진행 : 최휘 아나운서
■ 대담 : 선정수 팩트체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휘 > 지난 한 주간 있었던 뉴스들 가운데 사실 확인이 필요한 뉴스를 팩트 체크해 보는 시간입니다. 선정수 팩트 체커 전화로 만나보죠. 안녕하세요.
◆ 선정수 > 네 안녕하십니다.
◇ 최휘 > 오늘 주제는 여름을 뜨겁게 달궜던 파리 올림픽에 대한 팩트 체크인데요. 올림픽 관련해 잘못 알려진 정보들 바로 잡는 시간 가져보겠습니다. 먼저 짚어볼 내용은 성전환 복싱 선수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세계 많은 언론들이 이 성전환 복서 논란에 대해 보도를 했는데요. 잘못 알려진 게 있다고요?
◆ 선정수 > 여자 복식 66kg급 우승자인 알제리의 이마네 캘리프 선수와 57kg급 우승자, 대만의 린유팅 선수에 대한 논란이 있었습니다. 러시아가 중심이 된 국제복싱연합 IBA라고 부르는데요. 여기서 지난해 3월 두 선수가 성별 검사를 통과하지 못해 여자 경기 자격 기준과 일치하지 않는다 이러면서 실격 처리를 했습니다. 그리고 IOC에 이를 통보했는데요. 이 IBA는 규정을 개정해서 남자 경기는 XY 성염색체를 보유한 사람끼리, 여자 경기는 XX 성염색체를 보유한 사람끼리 겨루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IOC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두 선수의 올림픽 출전을 허가했는데요. 지난 1일 이탈리아의 안젤라 카리나 선수를 상대한 이마네 캘리프 선수는 46초 만에 기권승을 따냈습니다. 당시 이탈리아의 카리니 선수는 경기 후에 악수를 거부하고 기자회견에서도 상대 선수의 성별에 대한 의구심을 품고 있다는 걸 암시하는 발언을 하기도 해서 논란의 기름을 끼얹었습니다. 이 카리니 선수는 코가 너무 아파서 경기를 계속할 수 없었다. 남자 선수들과도 자주 경기를 하는데 오늘 펀치는 너무 아팠다. 오늘 경기가 내 인생에서 중요한 경기가 될 수도 있었지만 나는 내 인생을 지켜야만 했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 최휘 > 여기까지만 보면 상대 선수는 남자였고 불공정한 경기였다는 뉘앙스가 느껴지는데요.
◆ 선정수 > 그러나 논란이 커지자 카리니 선수는 나중에 언론 인터뷰에서 이 모든 논란은 나를 슬프게 한다. 상대 선수에게 미안하다면서 이 캘리프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습니다.
이어서 악수 거부는 의도한 바가 아니고 올림픽이 연기 속으로 사라져서 화가 났던 것이다.
캘리프를 다시 만난다면 꼭 껴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국제올림픽위원회 IOC가 그가 경쟁할 수 있다고 밝혔다면 그 결정을 존중한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IOC는 이 IBA의 검사가 합법적이지 않다고 비판을 했습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우리에게는 여성으로 태어나고 여성으로 자랐고 여성으로서의 여건을 가지고 있고 여성으로서 수년간 경쟁해 온 2명의 건투 선수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누가 여성인지에 대한 정의를 소유하고 싶어 합니다라고 말하면서 이 IBA를 비판했습니다. 이전에 IBA 러시아인 회장인 우마르 크렘레프는 DNA 검사 결과 두 선수가 XY 염색체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것이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실격된 이유라고 주장을 했습니다. 이 IBA는 또한 캘리포의 체내에서 높은 수준의 남성 호르몬이죠. 테스토스테론을 언급했는데요. 그러나 검사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고, 캘리프는 자신의 생물학적 마커를 공개한 적이 없기 때문에 이 IBA 측의 주장을 신뢰하기에는 근거가 빈약하다 이런 비판이 많았습니다.
◇ 최휘 > 국제복싱연합의 이 염색체 검사 결과 캘리프 선수와 린유팅 선수 모두 남성을 의미하는 XY 염색체가 나왔다는 건가요?
◆ 선정수 > 네 그렇게 이야기를 했는데요. 이야기만 했을 뿐 검사 결과를 상세하게 밝힌 적은 없습니다. 그리고 여태까지 공개된 자료만 놓고 보면 이마네 캘리프가 성전환자라는 증거는 없습니다. 우리나라 보도에서 성전환자다 이렇게 모습을 받고 보도를 한 기사들이 많았었는데요. 오히려 이 알제리는 성전환 수술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는 점과 이마네 캘리프의 출생 관련 기록, 그리고 어릴 적 사진 여자답지 못하다면서 괴롭히는 남자 아이들의 주먹을 피하며 권투 재능을 발견했다. 뭐 이런 일화들. 그리고 여자가 운동하는 것에 반대하는 아버지의 반대를 또 이겨낸 사연, 여권 기록, 선수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쭉 여자로 활동하고 있다는 점 이런 것들을 비춰보면 이마네 캘리프는 여자로 보는 게 더 타당해 보입니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 스포츠계에서 축출당한 이 러시아가 IOC의 평판에 흠집을 내려는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있는데 그중에 하나다 이게 이제 서방의 입장이고요.
그런데 우리나라 다수 언론들은 별다른 근거 없이 이 이마네 캘리프를 성전환자로 보도를 하고 있는 것이죠. 조금만 더 취재해 보고 확인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는 건데도 확인을 게을리한 측면이 있습니다.
◇ 최휘 > 이것도 굉장히 오래된 논란거리인데요. 여성 운동 선수에 대한 성차별적 시선 이번에도 문제가 됐다고요?
◆ 선정수 > 네 그렇습니다. 여성 운동 선수의 유니폼이 불필요하게 노출이 심한 형태로 디자인되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과거 우리나라 여자배구도 이런 논란이 있었던 적이 있고요. 그런데 최근 논란이 됐던 종목은 비치 발리볼입니다. 에펠탑을 배경으로 경기장을 만들어서 굉장한 호평을 받은 종목인데요. 남자부 경기에서는 헐렁한 민소매 상의와 트렁크 차림으로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여자부 경기에는 비키니 수영복을 입은 선수들이 대부분이었는데요. 이게 여성을 상품화한다는 비판이 굉장히 오래전부터 제기가 돼 왔었습니다. 그래서 국제배구연맹은 2012년 런던올림픽부터 복장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노출을 율법으로 금지하는 이슬람 국가 출신 선수들을 위해서인데요. 이후에도 이런 종교적 이유를 제외하고는 비키니 수영복을 착용하는 선수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경기 중에 모래밭에서 뒹굴게 되는데 소매가 있는 긴 옷을 입으면 모래가 끼어서 불편하다 이런 이유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뙤약볕 아래에서 경기하는데 긴 옷을 입으며 덥다 이런 것도 이유였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체코 선수들은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레깅스 긴 바지를 입고 출전하기도 했습니다.
◇ 최휘 > 올림픽 경기 중계 화면에서도 성차별적 요소가 많이 있었다고 하는데 어떤 영상인가요?
◆ 선정수 > 유독 여자부 경기에는 여성 운동 선수의 외모를 부각시키는 영상이 많았던 게 사실입니다. 또 성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특정 신체 부위를 집요하게 비춘다든지 이런 식의 영상들이 있었고요. 비단 올림픽 영상뿐만 아니라 인쇄 매체들의 사진 편집과 제목, 기사 구성도 여성 운동선수의 실력보다는 외모를 부각시키는 내용이 많았었습니다. 미녀 어쩌고 저쩌고 뭐 이런 식으로요.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이번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이 공식 올림픽 방송사가 촬영 스태프들에게 여성 선수를 남성 선수와 같은 방식으로 촬영하라 이런 지침을 내렸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습니다. 올림픽 중계방송의 표준 화면을 촬영해서 송출하는 올림픽 방송 서비스 OBS의 야니스 엑사르초스 CEO는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요.
안타깝게도 일부 경기에서 카메라 촬영진이 남성 선수와 여성 선수를 다른 방식으로 화면에 담아서 여전히 여성 선수들을 향한 고정관념과 성차별이 남아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이렇게 지적을 했습니다. 카메라가 유독 여성 선수를 클로즈업 하는 장면을 자주 보여주는데 이런 경향의 바탕에는 무의식적인 편견이 깔려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 OBS의 CEO는 여자 선수들이 다른 사람보다 좀 더 매력적이거나 섹시해서 올림픽에 와 있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엘리트 운동 선수로서 그 자리에 있는 것이다. 이렇게 강조를 했습니다.
◇ 최휘 > 이번 2024 파리 올림픽 대회에는 양성평등을 강조했는데 여전히 이런 성차별적 요소가 많이 발견이 됐던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언론도 성차별 인터뷰를 해서 논란이 있었죠.
◆ 선정수 > 네 양궁 3관왕이었죠. 임시연 선수를 인터뷰한 SBS의 유튜브 채널이 논란을 빚었는데요. SBS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스브스 스포츠의 지난달 27일 이 임시연 선수를 인터뷰한 동영상이 게시가 됐습니다. 취재진은 먼저 이렇게 턱에 활자국이 있습니다. 이렇게 물었는데요. 취재진이 언급한 활자국은 양궁 활 시위와 턱의 마찰로 생기는 겁니다. 이에 대해서 임 선수는 이제 그냥 묻어졌습니다. 이미 착색이 됐습니다. 이렇게 덤덤하게 답을 했는데요. 취재진은 시술할 생각이 없냐고 되물었고, 이 임시현 선수는 은퇴하고 해야 할 것 같다 이렇게 웃으면서 넘겼습니다. 레슬링 또는 유도 등 격투기 종목 선수들을 살펴보면 귀가 이렇게 부풀어 있는 만두귀 이개혈종이라고 하는데요. 이런 영광의 상처들이 있어요. 근데 이런 걸 보면서 남자 선수들한테 시술할 생각 없습니까? 이렇게 묻는 취재진은 없겠죠.이건 운동 선수의 성별에 따라서 영광의 상처를 대하는 취재진의 방식이 다르다는 걸 느끼게 하는 부분인데요. 아직도 갈 길이 멀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들게 하는 인터뷰였습니다. 그래서 비판도 많이 받았고 결국 해당 채널은 관련 내용을 유튜브에서 삭제했습니다.
◇ 최휘 > 올림픽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는 지적도 많이 나오고 있거든요. 이러다가 올림픽이 없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더라고요.
◆ 선정수 > 이번 파리 올림픽 개회식은 기록적으로 저조한 시청률을 나타냈습니다. 방송사들이 IOC에 거액을 주고 중개권을 사들이면 방송사는 광고 판매로 비용을 상쇄시키는 구조인데요. 시청률이 낮으면 방송사들이 중개권을 사들일 이유가 없는 거죠. 그런데 예전처럼 애국주의나 국가주의가 힘을 잃으면서 나라별 메달 경쟁이 크게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고요. 그리고 스포츠로 하나되는 세계, 평화를 위한 올림픽 이런 메시지도 예전만큼 울림을 주지 못하고 있거든요. 게다가 올림픽 개최 도시들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서 경기장을 건설하고 기반시설을 설치하면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도 향후 올림픽 유치 경쟁이 예전만큼 매력적이지 못하게 될 것이다 이런 관측이 많이 나오는 배경입니다. 이번 파리 올림픽도 겉으로는 친환경을 표방하면서 굉장한 예산 절감 노력을 많이 했거든요. 그런데 이게 선수와 관중들에게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하면서 향후 개최국들은 어떻게 비용을 낮출 수 있을 것인지 더 골머리를 앓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일각에서는 여러 나라에서 기존 시설을 활용할 수 있도록 종목별로 분산 개최해야 한다 이런 주장도 나오고 있고요. 기후변화로 인해서 극단적인 폭염을 피할 수 있도록 하계 올림픽이 아닌 춘계 추계 봄가을에 열리는 올림픽을 기획해야 한다 이런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 최휘 > 파리 올림픽 요모조모와 잘못된 정보들 짚어봤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선정수 > 네, 고맙습니다.
◇ 최휘 > 네, 지금까지 선정수 팩트 체커였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