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조인섭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조인섭 변호사(이하 조인섭) : 내 인생의 주인공은 당연히 나인데, 내가 나를 조연으로 둘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건, 우리 인생은 드라마와는 달라서, 방송 회차가 충분히 남았다는 겁니다. 자! 인생이라는 드라마를 가득 메우는 주인공이 되어 보시죠.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오늘은 리얼 극장 Day입니다.
◇ 조인섭 : 당신을 위한 law하우스, <조담소> 오늘은 여러분의 사연을 드라마로 꾸민, <조담소 리얼극장>으로 함께 합니다. 자... 오늘의 주인공들... 먼저 만나볼게요.
◆ 남(주인공) : 저는 결혼을 약속한 사람이 있습니다. 게임 유저 연말 모임에서 처음 만났어요. 모임에 나가니까, 다들 저보다 열 살 정도 어리더라고요? 이십대 초반? 대학생도 있었습니다. 삼십대는 저 혼자더라고요. 그래서 왠지 민망하기도 하고... 그냥 집에 갈까... 고민하고 있을 때 그녀가 먼저 말을 걸었습니다.
◈ 여 : (어린 목소리) 혹시... 닉네임이 ‘월급천재 차은우’님이세요? 누굴까 궁금했는데 차은우 닮진 않았네~ ㅋㅋ 그럼 그렇지~~ 저는 ‘구파발 불주먹’이에요.
◆ 남 : 아~ 불주먹 님이시구나~ 여자분일 줄은 몰랐어요~ 제가요, 차은우는 절대 될 수 없지만 월급 천재가 되긴 할거예요. 유망 중소기업의 부장이거든요. 초특급 승진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죠!
◈ 여 : 그럼 돈 진짜 많이 벌겠네? 와~ 이 아저씨 멋있다~ 우리 친하게 지내요~ 오빠라고 부를게요~~
◆ 남 : 사실... 저는 월급 천재도 아니었고 부장도 아닌... 중소기업 대리였는데, 어차피 가볍게 만날 사람들인데, 뭐 어떠냐 싶어서 저를 좀 과대포장 했습니다. 근데... 그녀와 깊게 사귈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실제로 구파발에서 살았던 그녀는 강남에 있는 회사에 취직했는데, 야근할 때마다 비교적 회사에서 가까운 저희집에 오곤 했습니다.
◈ 여 : 오빠... 나 출퇴근하는 거 힘들어서 자취할까봐. 우리 회사 야근도 많잖아.
◆ 남 : 자기야! 굳이 자취할 필요가 뭐 있어! 나랑 살면 되지~~ 안 그래? (느끼하게) 앞으로 쭉~~영~원~히~ 젓가락이랑 숟가락만 들고 와! 이미 우리집에 있긴 하지만~
◈ 여 : 뭐야~~ 지금 프로포즈 하는거야? 나 엄마 아빠한테 얘기한다?
◆ 남 : 우리는 결혼을 약속했고, 조만간 부모님께 인사드리러 가기로 했습니다. 제가 직업을 속이고 만나는 거라, 좀 양심에 찔리긴 했어요. 기회 봐서 솔직히 고백하려고 했죠.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여자친구랑 데이트를 하다가, 회사 동료를 만났고... 제가 부장이 아니라, 대리였다는 걸 들키고 말았습니다.
◆ 남 : (여자친구 눈치보면서) 자기야... 화... 많이 났어? 거짓말해서 미안... 나... 일부러 속이려고 한 건 아니었어. 진짜야. 대리이긴 하지만, 나... 회사에서 인정받고 있고 승진할거야! 믿어줘~
◈ 여 : (아무렇지도 않게) 오빠~ 왜 그렇게 내 눈치를 봐. 괜찮아~ 내가 오빠 직업 보고 오빠를 만난 줄 알아? 직업이 전부는 아니잖아!
◆ 남 : 그... 그렇지? 자기야! 내일 회사가야하잖아. 오늘도 여기서 출근할거야?
◈ 여 : 아니~ 나 출근 안 해!
◆ 남 : 어? 내일 휴가야?
◈ 여 : 아니~? 나 사표냈어. 공부하고 싶어서~ 그래서 말인데에~~~ 오빠아~~ 나 학원 다니게 돈 좀 빌려주면 안 돼?
◆ 남 : (잠시 갈등) 학...원? 무슨 학원?
◆ 남 : 결혼하고 칵테일바를 차리고 싶다는 여자친구를 위해서 저는 매달 학원비를 내줬고... 집에서 학원까지 멀다고 하길래, 차량을 구입할 돈... 거금 2천만원도 빌려줬습니다. 그저... 저를 용서한 여자친구가 고맙기만 했죠. 몇 달 뒤... 여자친구한테 문자가 왔습니다.
◈ 여 : 오빠! 아무래도 우리 그만해야할 거 같아. 엄마 아빠한테 얘기했더니 거짓말하는 버릇은 죽어도 못 고친대. (에코) 우리 헤어져!!
◆ 남 : 너무나도 어이없었습니다. 다 용서한다더니 이제와서 부모님 핑계를 대다니요? 여자친구한테 딴 놈이 생긴 게 분명했습니다. 이렇게 이별 통보를 받으니까, 여자친구한테 빌려준 돈이 생각나나고... 열불이 나더라고요. 근데 이 여자가 저를 수신차단했나봐요. 아무리 전화를 걸어도 안 받고 문자도 확인 안 하는 거 있죠? 그렇다고 내가 뭐! 포기할 줄 알고?
◆ 남 : 저는 그 여자의 계좌로 100원씩 입금하면서 ‘빌려준 돈 내놔’ ‘양심불량’ ‘돈 돌려줘’ ‘돈 안주면’ ‘너랑 못 헤어져’ 이런식으로 입금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근데요... 솔직히 그녀를 붙잡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 깨톡으로 선물도 몇 번 보냈죠.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이죠?
◆ 남 : 이 여자가 저를 고소했습니다. 제가 스토킹을 했다나 어쨌다나!!! 저는요... 그냥 여자친구랑 다시 잘해보고 싶어서 그런겁니다. 제가 그렇게 잘못했습니까? 변호사님~~ 저 좀 도와주세요.
◇ 조인섭 : 인생 드라마의 주인공들과 함께 하는 시간...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리얼 극장> 오늘의 주인공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고요?
◆ 남 : 제가요... 여자친구랑 결혼하기로 약속했는데 헤어진거거든요? 여자친구 마음을 돌리려고 선물도 보내고 했던 건데 그게 범죄인가요?
◇ 조인섭 :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18조 제1항 등에 의하면 스토킹행위를 전제로 하는 스토킹범죄는 행위자의 어떠한 행위를 매개로 이를 인식한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킴으로써 그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의 자유 및 생활형성의 자유와 평온이 침해되는 것을 막고 이를 보호법익으로 하는 위험범이라고 볼 수 있어 행위자의 행위가 객관적, 일반적으로 볼 때 이를 인식한 상대방으로 하여금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라고 평가될 수 있다면 현실적으로 상대방이 불안감 내지 공포심을 갖게 되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스토킹행위에 해당하고 이것이 지속되거나 반복되면 스토킹범죄가 성립하게 됩니다.
◇ 조인섭 : 사연자분의 경우 일방적으로 약혼자가 거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반복하여 메시지를 보내고 연락을 시도하는 행위는 스토킹범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 남 : 네? 스토킹이요? 아니~ 그럼! 난데없이 헤어지자고 하는 여자친구한테 매달리지도 못해요? 그냥 입 꾹 다물고 헤어져줘야 하는 건가요?
◇ 조인섭 : 사연자분의 계속적인 연락 시도 행위는 약혼자에게 지급한 돈을 찾기 위함이 주목적이었지, 협박을 하거나 다시 사귈 의사로 행한 것이 아닐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상대방이 거절의 의사를 분명히 하였음에도 같은 내용의 메시지를 3차례 이상 반복하면 스토킹행위에 해당한다고 보는 경우의 판결도 있어서 그 범위는 정의할 수 없으나, 판결 추세로 보면 상대의 거절의사가 분명하다면 그 이상의 관계회복의 노력은 어떤 형태로든 삼가야 할 것입니다.
◆ 남 : 아~ 진짜.. 어쨌든 저랑 여자친구는 결혼 약속을 한거거든요? 제 여자친구는 제가 자기를 속였다면서 결혼은 없던 걸로 하자는데 제가 손해배상... 뭐 그런 거 해줘야 하는 건가요?
◇ 조인섭 : 약혼자가 사연자의 직업 등을 믿고 약혼을 하였는데, 이것이 기망에 해당하에 약혼을 파기, 해제하게 되면 이에 대한 책임이 있는 사연자는 약혼자에게 민법 제806조 제1항, 제2항에 의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즉 위자료 지급을 구한다면 이에 대하여 지급을 해주어야 할 것입니다.
◆ 남 : 사실... 여자친구가 바람피웠는지 안피웠는지 그거라도 좀 알려고 몰래... 뒤를 밟은 적 있거든요... 혹시... 그것도 스토킹이 되나요?
◇ 조인섭 : 여자친구가 처벌을 바라지 않아도 고소가 되고 조사가 이루어지면 처벌이 될 수 있고, 스토킹범죄에 대한 인정 범위가 넓어지고 있기에 지속적인 행위로 여자친구의 생활형성의 자유가 침해 되는 사정에 이르게 되면 처벌될 수 있으므로 부정행위를 확인하기 위한 미행이라 하더라도 스토킹범죄가 될 수 있습니다.
◆ 남 : 그럼... 제가 여자친구한테 빌려준 돈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돈은 돌려 받을 수 있을까요?
◇ 조인섭 : 증여인지 대여금인지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사귈 당시에 여자친구에게 많은 금전적 혜택을 주셨을 수는 있지만 그것을 돌려받기 위해서는 차용증을 작성하셔야 됩니다. 사실 사귀는 사이에서 차용증 작성해달라고 하긴 이상하지 않습니까? 문자메시지 등으로 언제까지 갚을 것인지에 대한 나용이나 빌려주는 것이라는 말 등을 증거로 확실하게 남겨놓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 조인섭 :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여러분의 사연을 드라마로 꾸민, <리얼극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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