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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전문

방송시간[토] 20:20~21:00 / [일] 23:20~24:00 (재방)
제작진진행 : 최휘 / PD: 장정우 / 작가: 김은진
[열린라디오 YTN] 국민의 알권리? 조두순 말도 국민이 알아야 하나?
2024-03-18 02:42 작게 크게
[열린라디오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4년 03월 16일 (토요일)
■ 진행 : 최휘 아나운서
■ 대담 : 심석태 세명대 저널리즘 대학원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휘 아나운서(이하 최휘) : 한 주간 뉴스를 꼭꼭 씹어보는 미디어 비평입니다.오늘은 심석태 세명대 저널리즘 대학원 교수와 전화로 만나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심석태 세명대 저널리즘 대학원 교수(이하 심석태) : 네. 안녕하세요.

◇ 최휘 : 교수님. 오늘 주제는 관행적 따옴표 보도입니다. 요즘 기사들을 보면, 큰 따옴표가 붙은 기사들이 많이 보여요. 이걸 '따옴표 저널리즘'이라고도 하던데. 여기에 대해 먼저 설명 부탁드릴게요.

◆ 심석태 : 네. '따옴표 보도'. '따옴표 저널리즘'. '받아쓰기 보도'. 이런 식으로 얘기를 많이 하죠. 언론학자들이나 시민단체 등에서 비판을 많이 하고요. 특히 조국 전 장관 사태 때 기억 아마 나실텐데. 검찰 쪽에서 취재를 해서 보도를 하면, 조국 전 장관 지지하는 쪽에서는 검찰 발 받아쓰기 보도다 이렇게 반발을 했는데. 취지는 왜 검찰 주장을 일방적으로 전하느냐. 이런 취지였죠. 원래 따옴표라는 건 누군가 말을 하거나 주장을 했을 때 그걸 직접 인용한다는 표시죠. 이게 어떻게 보면 보도의 기본이 사실을 전하는 것이니까, 누가 의미 있는 말을 하면 인용을 해서 보도하는 건 기본이라고도 할 수 있죠. 그런데 우리가 따옴표 저널리즘이다 이렇게 비판적으로 언급하는 건, 어떤 주장을 일방적으로 전하는 것 아니냐?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그래서 누군가의 확성기 역할을 한다. 이런 것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는 것이고요. 조금 더 나가서 생각을 해보면 보도라는 것은 무조건 누군가 무슨 말을 한다 그러면 전하는 것이 아니고. 그것이 사실이 맞는지. 또 합당한 근거가 있는지. 뉴스 청취자나 독자가 접할 필요가 있는지 이런 것들을 따져서 적절한 수준에서 전달을 하는 것이 맞는건데. 예를 들어서, 만약 어떤 취재원이 말을 많이 한다고 그걸 줄줄이 길게 보도를 하고, 또 말을 했다고 하면 무조건 보도하고, 그러면 안 되겠죠. 예를 들어서 유명인들이 SNS에 뭐라고 한마디만 하면 그대로 기사를 옮기는 것, 그것도 마찬가지로 문제죠. 유명인의 말이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있으니까, 보도를 할 수는 있는데. 말만 하면 무슨 소리를 해도 그냥 중계를 한다 이건 보도라고 보기는 좀 어려운 거죠. 이럴 때 주로 '따옴표 저널리즘'이라는 비판이 많이 나옵니다.

◇ 최휘 : 그렇군요. 교수님이 이전 방송에서도 이런 중계하듯 하는 이런 지나친 받아쓰기 보도는 지양해야 한다. 여러 차례 말씀해 주셨는데. 최근 한 언론 보도에서도 이게 논란이 됐습니다.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이 야간 외출 제한 명령을 어기고, 재판에 넘겨졌는데. 재판에 출석하면서 했던 말들이 낱낱이 보도가 된 건데요. 교수님은 보시면서 어떤 생각 드셨어요?

◆ 심석태 : 아마 많은 청취자들이 이번에 그 기사를 보고 "이게 무슨 소리야?" 했을 것 같아요. 저도 마찬가지였고요. 그래도 많은 언론에서 기사를 다뤘으니까, 사람들은 이런 경우에 무슨 의미 있는 사건이 있었나 하고 찾아볼 수도 있죠. 그런데 막상 기사를 클릭해서 열어보면, 약간은 횡설수설하는 내용에. 또 과거 자신의 성범죄의 경우에 피해자 시각에서 볼 때는, 2차 가해에 해당하는 내용도 들어있었던 것 같습니다.

◇ 최휘 : 언론의 역할 하면 교수님도 앞서서 언급해 주셨습니다만. 국민의 알 권리라는 게 있잖아요? 이 관점에서 이번 논란을 살펴보면, 조두순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국민이 꼭 알아야 하는 건가? 라는 생각을 했거든요.

◆ 심석태 : 보도라는 게 어떤 정보를 사회적으로 확산시키는 중요한 행위죠. 과연 이번에 그 조두순의 발언을 정제하지 않은 상태로 전달한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 건지. 우리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은가 싶습니다. 특히, 전통 언론들의 경우에는. 특히,  그 중에서도 나름 언론 윤리를 중요하게 취급한다고 주장하는 언론들까지 이번에 그 보도 대열에 동참을 해서, 인터넷에 차별성 없는 기사들을 많이 쏟아냈죠. 아마도 조두순이라는 이름만 들어가면, 어느 정도 인터넷에서 조회수도 나올 것이기 때문에 그런 것을 노린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고요. 아마 기억하실 텐데. 과거 조두순이 출소해서 거주지로 가는 동안에 일부 유튜버들이 조회수를 노리고 차량 위에 올라가거나, 길바닥에 드러놓는 행동까지 했던 게 아마 기억나실 겁니다.

◇ 최휘 : 네. 기억납니다.

◆ 심석태 : 이번 보도를 엄밀하게 생각을 해보면. 과거 그런 '사이버 렉카'라고 흔히 비판을 했습니다만. 그런 사람들과 이번에 했던 보도 사이에 근본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는가? 이걸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고요. 이 비슷한 사건이 또 있었죠. 과거에 한강변 의대생 사망 사건이요. 그 때도 숨진 의대생 이름만 들어간 기사를 내면, 그 기사를 어떤 제목에 그 의대생 이름만 집어넣으면, 일정한 조회수가 나왔다고 하더라고요? 그 당시에도 많은 유튜버들이 몰렸었고. 전통 언론도 같이 몰려서 기사를 많이 생산을 했죠. 거기에 만약에 어떤 조그마한 의혹이라도 있으면, 해소해야 한다는 식으로 말을 했지만. 냉정하게 생각을 해보면, 당장 조회 수가 나오니까 그 이슈를 활용하려는 것이 아니냐? 이렇게 의심해 볼 수 있었는데. 이번 같은 경우에도 흉악한 성범죄자에 대해서 사회적으로 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느냐? 이런 공적 의제를 다루기 위한 수준에서 또 그런 관점에서 다뤘다면 문제가 없고, 공익성도 있는 보도라고 할 수 있는데. 무분별하게 정리되지 않은 발언을 그대로 중계한 것은 보도라고 볼 수 있는 것인가? 그렇게 의심을 해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 최휘 : 맞습니다. 공적 의제는 없고. 조두순의 의미없는 말. 횡설수설하는 말들은 국민들 입장에서는 사실 굳이 보고 싶지도 않고, 알고 싶지도 않을 것 같거든요?

◆ 심석태 : 그렇습니다.

◇ 최휘 : 이런 조두순의 발언 같은 것들을 보도할 때. 지켜야 할 원칙이나 기준은 없습니까?

◆ 심석태 : 언론 윤리 관련해서 여러 가지 복잡한 원칙들이 있죠? 그런데 제가 지난번에도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항상 세 가지 기본 원칙에서 출발하면 된다고 말씀을 드립니다. 이게 사실성, 공익성, 독립성인데. 이번 건 같은 경우에는 제일 중요한 게 공익성인 것 같습니다. 그 사람의 말이 조도선의 말이 공익적으로 우리 일반 소비자에게 전달되어야 할 정도의 가치가 있느냐? 이걸 따져야 되는 건데. 그것이 만약에 없다면 아무리 사실성이 있고, 누가 시켜서 하거나 편들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기사 가치는 없는 거죠. 그리고 또 하나가 고민해야 될 원칙이 역시 이제 공익성 원칙에서 출발하는 건데. 피해 최소화라고 하는 원칙이 있습니다. 이게 어떤 보도가 공익적으로 어느 정도의 필요는 있다 하더라도, 누군가에게 명확하게 피해를 주는 것이라면. 그 이익과 피해를 잘 비교해서 보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건데요. 이번 사건 같은 경우에는 조두순의 과거 범죄에 관련해서 피해자가 분명히 있고, 그가 만약에 조두순이 공개적으로 활동을 하고, 발언하는 것이 보도가 되고 한다면. 그 피해자에게는 생각하고 싶지 않은 상황이겠죠? 아무런 공익적 가치도 없는 발언을 기사로 다루는 것은 이런 측면에서 봐도 문제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볼 수 있습니다.

◇ 최휘 : 말씀해주신 사실성, 공익성, 독립성. 이런 것들이 부재한 받아쓰기 보도. 따옴표 보도를 계속 기자들이 쓰는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 왜 이렇게 자주 사용하는 걸까요?

◆ 심석태 : 이게 말씀 아까 드린 대로 언론은 보도의 어떤 보도를 하는 것이 기본 임무라고 생각을 하죠. 기자는 기본적으로 사실을 보도하는 사람이고. 그러니까 누군가 무슨 말을 하거나 의견을 밝히면, 보도를 하는 것이 불가피한 경우도 많습니다. 가령 대통령이 무슨 말을 하거나 또는 야당 대표가 무슨 주장을 하면 그대로 인용을 해서 보도를 하죠.그런 것들을 우리가 모두 따옴표 저널리즘이라고 비판하지는 않아요.이를테면 아주 고도의 공인이 아주 중요한 어떤 발언을 한다면 그대로 옮기는 것이 언론의 의무이기도 하죠. 그렇지만 만약에 어떤 유명한 사람이라고 해서, 그 사람의 말을 그대로 다 옮기는 것이 이렇게 정당화될 수 있냐? 그건 아닌 거죠. 특히 일부는 만약에 그렇게 바로 전달을 한다 하더라도. 곧바로 그 발언이 사실인지. 근거가 있는지. 이런 것들을 따지고 분석하는 보도가 이어져야 되는 거죠. 속보 매체가 아니라면, 애초에 그렇게 기본적인 검증을 다 한 뒤에 보도를 하는 게 맞고요. 그리고 우리가 종종 혼돈하는 것 중 하나가 발언이라고 하는 것을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어떤 장관이 "나 사퇴해"라고 사퇴한다고 발언을 하면. 그건 그 자체로 기사도 있고, 기사가 되기도 하고, 속보성도 있죠. 그런데 어떤 똑같은 장관이, 누군가 다른 정치인이나 어떤 집단을 비판하는 발언을 했다면. 이건 근거 없는 것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상대방 반론도 받아야 되고요. 그 발언이 사실인지, 근거가 있는지, 이런 것들을 다 확인해야 되는 거죠. 이제 아까 제가 최초에 말씀드린 조국 전 장관 사태 때로 돌아가본다고 하면. 검찰이 누군가에 대해서 무슨 혐의를 두고 있다라고 말하면 그걸 그대로 중계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반론도 취재해야 되고. 그 말이 어느 정도 타당한 건지 이런 것도 확인해야 되는 거죠. 그래서 언론이 종종 무책임하게 그냥 누가 무슨 말을 했으니까, 나는 보도하고. 그걸로 끝이야라고 이야기하는 경우들이 있는데. 이건 대단히 무책임한 태도라고 볼 수 있죠.

◇ 최휘 : 그러면은 기사 가치가 없는 무분별한 따옴표 보도. 앞서 말한 조두선 기사도 그렇고요. 이런 것들은 어떤 클릭수를 유도하기 위한 조회수를 얻기 위한 이유도 있을까요?

◆ 심석태 : 그렇습니다. 저는 이게 기본적으로 조회수 경쟁에서 나온 거라고 생각을 하고요. 그러니까 2번 같은 경우에는 전형적으로 조두순이라고 하는 어떤 중대 범죄 전력자를 마치 셀럽 유명인 취급한 거란 말이에요? 어떤 유명 인사가 연예인이든, 어떤 그런 사람들이 공개적으로 말을 하거나 행동을 하면. 사실 그렇게 공익적인 의미는 없다 하더라도 보도를 하는 경우들이 있죠. 그렇지만, 조두순처럼 사회적으로 분명히 피해자가 있는 그런 범죄자의 발언을 어떤 정치적인 사건에서 또는 유명인이 셀럽이 하는 발언처럼 중계하는 것은 트래픽 외에는, 조회수를 올리기 위한 것 외에는 달리 이해하기가 어렵지 않나 싶습니다.

◇ 최휘 : 받아쓰기 따옴표 보도에 대한 이야기 나누고 있는데요. 이게 또 문제가 되는 게 논란의 여지가 있는 사실들을 확인도 하지 않은 채, 마치 생중계하듯 보도를 하다 보니, 여론을 오도하는 문제도 발생하고 있거든요? 사실 저는 이런 기사들 보다 보면, 이런 발언들이 모두 사실 확인 과정을 거치고 보도되는건지 궁금하거든요. 어떤가요? 교수님?

◆ 심석태 : 그렇습니다. 누군가 무슨 주장을 해서 그대로 중계를 하다 보면, 그 주장이 명백하게 틀렸을 때도 생기겠죠. 과거에는 장관급 인사가 공개적으로 한 발언이 결국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난 경우도 있었고요. 특히 제가 볼 때는 정치인 출신 장관이나 공직자들의 발언은, 사실관계를 잘 확인하지 않으면 언론이 책임지기 어려운 상황이 생길 수 있죠. 정치적인 상황에서 특히 이런 일이 많이 벌어지는 것이. 정치인들은 말을 가지고 정치를 하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일단은 자신의 말이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만 하면, 그 정치인들로서는 반은 성공한 거죠. 언론이 만약에 그런 말들을 확인하지 않고 보도를 해버린다면, 정치인들이 그런 식으로 언론을 악용하는 것에 협조하는 것과 같은 똑같은 효과가 생기겠죠.

◇ 최휘 : 선거에 출마하는 정치인, 정당인들의 막말 실수하는 발언 등이 이제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팩트 체크 없이 보도가 되면, 이게 선거에도 영향이 있지 않을까 우려도 되거든요?

◆ 심석태 : 그렇습니다. 지금 총선이 특히 코앞에 다가와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런 문제가 있을 것 같습니다. 선거를 앞두고 지금만 하더라도 거친 말들이 많이 나오고 있고요. 조어도 조심을 해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누군가가 특정한 형태로 상대방을 어떤 프레임에 빠뜨리기 위해서 말을 만들어냈는데. 그것이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것 같으니까 언론들이 쉽게 사용해서 그 말을 확산시키는 경우들도 있고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선거에 임박해서 함부로 상대를 의미하는 공격을 하고. 언론이 중계를 해서 일단 논란을 키워주고 나면, 정작 당사자는 발을 빼버리는 경우들도 많이 생깁니다. 언론을 선거에 아주 영리하게 악용을 하는 건데. 언론이 무책임하게 받아쓰기를 하지 않는다. 그리고 누가 무슨 발언을 하더라도 우리는 잘 따져서 검증해서 보도를 한다. 이렇게 한다면, 정치인들도 자신이 그렇게 막말을 하더라도 중계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을 하면. 그런 발언 자체가 줄어들겠죠.

◇ 최휘 : 그렇겠네요.

◆ 심석태 : 그리고 사실 기자들조차, 이건 저도 현업에 있을 때 목격을 한 사례들이기도 합니다만. 이게 사실일까라는 의심이 드는 상황에서도, 일단 유력 인사가 말을 하면. 그대로 옮기는 경우들이 있거든요? 그래서 이건 그 사람이 말을 했으니까 보도한다라고 그 뒤에 숨지 말고. 그 말이 전달해도 되는 공익성이 있는 말인지, 최소한의 근거를 갖춘 말인지는 확인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코로나19가 터졌을 때 전통 언론에 대한 이용도가 크게 올라갔었거든요? 그만큼 우리 국민들이 아직은 언론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그 기대를 고려한 보도 태도를 갖는 게 필요해 보입니다.

◇ 최휘 : 이런 식의 보도가 계속된다면, 언론의 신뢰성에도 문제가 되겠죠. 경각심과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교수님, 감사합니다.

◆ 심석태 : 감사합니다.

◇ 최휘 : 네, 지금까지 세명대학교 저널리즘 대학원 심석태 교수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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