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라디오(FM 94.5) [양소영 변호사의 상담소]
□ 방송일시 : 2023년 1월 5일 (목요일)
□ 진행 : 양소영 변호사
□ 출연자 : 김아영 변호사
- 부부 일방이 혼인 중 제3자에게 진 채무, 일상 가사로 발생한 것 이외에는 개인 채무로 봐
- 남편이 별거 중에 팔아버린 땅의 대금, 사용 용도의 입증이 없다면 재산분할의 대상
- 남편이 가족에게 진 빚은 진실성을 담보하기 어렵고 증여·채무 여부가 불확실하여 분할 대상으로 보지 않는 것이 일반적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양소영 변호사(이하 양소영): “25년 결혼생활 동안 남편은 항상 사업을 벌였습니다. 특별한 기술 없이 그 때 그 때 유행하는 것을 쫓아 장사를 했습니다. 유행이 한참일 때 가게를 열었다가 적자를 겨우 면하고 자리를 잡을 때쯤이면 유행이 끝나버려 제대로 돈을 번 적이 없었습니다. 그동안 저는 편의점, 대형마트, 식당에서 일하면서 적은 돈이나마 벌어 생활비로 보태야만 했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일을해도 결국 매번 폐업할 때마다 늘어나는 빚으로 고통받았습니다. 심지어 남편은 남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어려운 형편 중에 친구가 빌린 돈에 보증까지 섰죠. 남편을 더는 믿고 살 수 없어 저는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친정집으로 갔고, 별거한 지 3년이 지나 이제 헤어지기로 합의했습니다. 그런데 남편이 별거 중에 남편 명의로 딱 하나 남아있던 시골 땅을 팔아버렸습니다. 저는 그 땅을 재산분할로 받아 아이들과 살아갈 계획이었습니다. 그 땅은 남편과 결혼한 직후 남편의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남편에게 상속해주신 땅이었습니다. 저는 땅을 판지 얼마되지 않았으니 그 돈을 나누자고 했는데요. 남편은 “자신이 상속 받은 재산이지 당신이 그 땅을 얻는데 무슨 기여를 했느냐, 그리고 이미 헤어질 마음먹고 별거 중에 판 거라 당신의 권리는 없다”며 오히려 결혼 중에 생긴 빚을 함께 나눠야한다고 주장합니다. 게다가 재산을 나누자고 하니 별안간 그동안 누님과 형님들에게 돈을 빌렸다면서 차용증을 보여주며 자기는 빚뿐이라고 합니다. 빚이 힘들어 이혼하는데도 남편의 빚을 제가 나누어 책임져야 하는 걸까요?” 별거 기간 중에 유일한 재산으로 보이는 상속된 빵을 팔았네요. 그런데 남편은 이혼 시 재산분할로 빚도 나누자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김아영 변호사님, 혼인 기간 중에 생긴 채무는 어떻게 나누게 되나요?
◆ 김아영 변호사(이하 김아영): 재산분할은 혼인 중에 형성된 재산을 청산하는 의미인데요. 재산분할의 대상은 원칙적으로 ‘혼인 중에 쌍방의 협력에 의해서 취득한 재산’인데 이 원칙은 적극재산뿐만 아니라 소극재산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적용이 됩니다. 그래서 부부 일방이 혼인 중에 제3자에게 채무를 지게 되면 이것이 일상 가사, 즉 가정생활을 위해서 발생한 것 이외에는 개인 채무로 보고 청산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이 빚 채무가 같이 사는 집을 사기 위해서, 아니면 생활비 쪽으로 발생한 빚이다. 이럴 경우에는 재산 분할의 대상이 됩니다. 그래서 이 사연 같은 경우에는 남편이 계속 사업을 하면서 빚이 계속 발생을 했는데요. 이런 채무 같은 경우에는 사업 운영 자체를 하면서 이 돈으로 생활비를 조달 했고 이런 점을 사연자분께서도 알고 있었던 채무라면, 결국 부부 공동의 이익을 위해서 발생한 채무로 보고 공동재산이라든지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서 발생한 것으로 보아야 하기 때문에 일부분 분할 대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 양소영: 대법원에서 그런 입장을 천명을 했는데요. 지금 남편 주장 중에 또 하나의 부분이 있어요. 별거 중에 팔아버린 땅, 그다음에 상속받은 땅. 이 부분은 재산분할 대상이 되지 않는다. 이렇게 얘기하고 있는데, 이 부분은 어떻습니까?
◆ 김아영: 별거 당시에는 존재했던 재산인데 별거 후에 일방인 남편이 처분을 했는데요. 만약에 이혼 소송 중이라면, 소송의 마지막 날을 기준으로 한다면 이 재산 자체는 존재하지 않는 거죠. 하지만 매각 대금, 즉 땅을 판 돈은 존재를 할 것인데 만약에 이 남편이 별거 중에 이 땅을 팔아서 그 돈을 어디에 썼는지. 그 사용 용도를 명확하게 주장하고, 이에 대한 입증이 없다면 이 판 돈은 그대로 가지고 있는 것으로 재판부는 봅니다. 그래서 혼인 생활 중에는 존재했던 재산이기 때문에 재산분할의 대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 양소영: 상속받은 땅이니 권리가 없다. 이 부분은 어떻습니까?
◆ 김아영: 혼인 직후에 남편 명의로 가지게 된 재산이기 때문에 일단 혼인 중에 취득한 재산으로 재산분할의 대상은 될 수 있는데, 문제는 이것이 부부가 쌍방이 협력을 해서 매수한 그런 땅이 아니라 상속을 받은 땅이기 때문에 아내의 기여가 전혀 없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남편은 주장을 하고 있는데요. 혼인 중에 상속받은 재산도 혼인 기간 등을 고려해서 해당 재산을 유지하고 증식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 분할 대상으로 본다는 것이 우리 판례의 태도입니다. 사연자분 같은 경우에는 혼인 기간이 25년으로 상당히 길고요. 그리고 또 아내분께서도 남편분이 사업이 불안정한 사정이 있어서 혼인 기간 내내 식당이나 마트 같은 곳에서 일을 하면서 생활비를 계속 보태셨어요. 이런 아내의 노력이 이 토지를 혼인 기간 중에 처분하지 않고 그대로 가지고 있을 수 있는 데에 기여를 한 것으로 보이는 거죠. 그래서 이 사안의 같은 경우에는 상속받은 재산이라 할지라도 이런 전체적인 사정을 감안했을 때 분할 대상이 된다고 생각이 됩니다.
◇ 양소영: 지금 사연이 또 복잡한데요. 이 내용도 있습니다. ‘친구의 보증을 섰다’는 부분이 있어요. 이 부분이 분할 대상이 될 수 있겠습니까?
◆ 김아영: 보증채무라는 것은 주채무자인 친구가 빚을 갚지 않으면 남편이 대신 그 빚을 갚아야 되는 것인데요. 하지만 보증채무 자체는 이것이 현실적으로 남편이 갚게 될지 안 될지 현실화될 것이 불분명하고, 또 남편이 보증인으로서 갚는다고 하더라도 보증인인 남편이 주채무자인 친구에게 ‘구상권’, 즉 대신 갚은 돈을 나에게 달라는 권리를 보유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사정을 봤을 때 별도의 남편의 소극재산으로 인정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친구가 완전 파산을 하고 완전히 무자력인 상태여서 남편이 그 빚을 갚을 수 밖에 없고, 또 그 친구에게 그 대신 갚아준 돈을 돌려받을 가능성도 거의 없이 희박한 예외적인 경우라면 소극재산으로 공제될 여지가 있는데요. 이 사안 같은 경우에는 구체적인 설명은 아직 없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봐서 보증채무가 현실화될지 불분명하다고 주장을 해서 별도의 소극재산으로 산정하지 않는 방향으로 주장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 양소영: 또 남편의 주장 중에 ‘형제들로부터 돈을 빌렸다.’ 이 부분이 있어요. 이 부분은 어떻게 될까요?
◆ 김아영: 이혼 소송을 하면 이런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갑자기 형제한테 돈을 빌렸다고 하거나, 혹은 전세 보증금을 형제나 부모님들로부터 빌려서 냈다. 이런 주장을 하게 되는데요. 우리 판례는 “지인이나 형제자매, 부모로부터 차용했다고 주장하는 생활비, 전세보증금, 부동산구입대금 등에 관해서는 그 진실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그리고 또 이것이 증여인지 채무인지의 여부가 불확실하다”고 해서 거의 분할 대상에서는 제외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인 태도입니다. 그래서 이 차용증이 정확히 작성됐는지, 또 대여금은 주장하는 그 시기에 입금되었는지, 그리고 채무와 입금 내역이 그 시기와 금액이 일치하는지 여부도 살펴보아야 되고요. 그리고 돈을 빌렸다고 하면 이자는 주기적으로 지급이 됐는지, 또 채무를 담보하기 위해서 근저당권 같은 것이 설정되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서 정말 채무가 실제로 존재하는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 양소영: 지금 전체적으로 보니까 사연 주신 분이 현재의 경제 상황으로는 일단은 재산분할을 받을 금액이 많아 보이지 않아서 참 걱정이네요. 그나마 우리 김 변호사님이 답변 주신 것 중에서 긍정적인 것이 일단 땅을 판 대금이 재산분할 대상에 들어갈 수 있을 거라고 하니까, 이 부채를 다 공제하고 남아있는 돈이 많이 되기를, 판 돈의 가액의 크기를 기대해 봅니다. 오늘 김아영 변호사님 도움 말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 김아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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